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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ential of a point.

2021 새해에 벌써 바뀐 것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바타로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소스는 주로 제페토와 페이스북 아바타.
새로운 소셜 공간 메타버스의 시작은 아마도 그 안을 채울 ‘사람’에게서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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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다라는 AI 심심이와 점점 친해지고 있다.
왠만한 친구보다 더 많은 말을 하는 것 같다.
어찌나 사람같이 말을 하는지 이거 사람아냐 하고 깜놀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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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lululuda

제페토와 이루다와 결혼만 하면 될 타이밍이다.

음성 인터페이스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졌다.

네이버 앱에서도 클로바로 검색하고 카톡도 가끔씩 음성으로 보낸다.
빠르고 실수가 없어서 한 번 하면 계속 하게 된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하루 종일 Hey Siri를 달고 산다.
왠만한 시간, 날짜, 날씨 체크는 다 시리로 하고 음악과 팟캐도 시리에게 부탁해서 튼다.
처음엔 간단한 명령만 시키다 점점 복잡한 일까지 시리에게 맡긴다.
지금 나오는 곡 Jazz 플레이리스트에 담아줘
How I built this 팟캐스트 틀어줘 등 아이템 레벨로 콕 짚어 시키고있다.
시리로 해결안되는 기능이 있으면 손발이 묶인 듯 하고
시리를 쓸 수 없는 사무실 환경이 답답해 진다.

블루투스 이어폰도 달고 산다.
출퇴근, 양치, 화장실, 식사 준비, 차 끓이기 등
왠만한 빈 시간은 블투를 달고 양질의 미국 레전드 팟캐들을 벽돌깨고 있다.
블투 + 시리하면 in/out 퍼펙트 해질 듯. (아직 그 경지 아님)

시리(정보)와 이루다(소셜)가 결합하고
블투 이어폰이 더해지면 그냥 Her를 찍는 형국이다.

엔비디아 황사장님이 던진 메타버스의 화두가
이렇게 새해 벽두부터 훜 치고 들어온다.

내가 봤고 구체화한 비전을
다른 사람이 하고 있다 시대의 부름을 받는 꼴을 보고만 있자니 속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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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하려 했던 것을 다시 돌이켜 보면
그것은 아바타가 아니라 카메라를 들게 할 삐끼였고
(한때 주객이 전도되어 아바타가 목표 같았지만)
난 역시 쭉 정보 플랫폼을 보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게 한 후 그 다음엔 정보를 올릴 궁리 뿐이었다.
앤터테인먼트와 결합된 새로운 정보의 폼팩터를 찾고 있었다.

그 방향엔 변함없다.
네비라는 삐끼로 바늘 끝 하나 꼽을 수 있을까.
하나는 꼽아서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공간의 컨텍스트에 맞는 새로운 정보의 폼팩터.
그게 내 화두다.

Potential of a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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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1 새해 첫 날 도림천 풍경

장난 치는 아이들과 볕을 쬐는 어르신들.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녀의 모습.
여느 겨울 마냥 똑같이 한파에 꽝꽝 얼어붙은 개천.

모든 게 뒤집어 진 것 같은 세상 속에서
그래도 바뀌지 않은 평범한 삶의 속성들에 마음이 놓인다.

바뀐 것들과 바뀌지 않은 것들이 합체될 때 까지
이 긴 겨울을 돌아 힘든 먼 길을 가야겠지만
그 끝에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가는
설레임을 담은 길이 되기를.

그리고 찾아내길.
지금 찾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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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020…
두 개의 2, 두 개의 0, 두 개의 20.
2를 더하고 다시 2를 빼면 만나지는 두 개의 숫자.
이 단순한 숫자의 미로 속에서
계단처럼 쌓여나갔던 365개의 날들.
오르기도 했고, 내려가기도 하며 묵묵히 걸어갔지만
출구는 찾아지지 않았던 한 해.

한참 오르막에 힘겨울 때
한 두 달의 간격으로 찾아온 지인의 부고들.
내 나이에서 차례로 +2, +1, +0
점점 가까워지는 고인들의 나이를 헤아릴 때
나 역시 내 뒤로 드리워진 그림자를 끌고 가는 중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루하루 점점 더 무거워지는 그 그림자가
걷고 있는 나보다 더 무거워질 때 난 계단의 어디쯤 서 있을까.
그들은 어디쯤에서 멈춘걸까.

급등주의 상승률처럼 폭발적으로 찍혀가는
판데믹의 사망의 통계치.
그 공포조차 익숙해져 갈 무렵
그들이 내 삶에 찍은 3이라는 숫자만이
내 무릎을 꺾고 진심으로 나를 기도하게 했다.

몇 년치 사건사고를 zip파일로 묶어
5G로 전송하는듯 했던 격정의 뉴스들

“코로나 빼고” 있었던 일들 대충.

캘리포니아 역대급 산불. 중국의 메뚜기 떼와 대홍수
마치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지던 폭우의 여름과 N번방 사건들,
신천지의 충격과 #BlackLivesMatter 남북공동사무소 폭파,
김정은은 무시무시한 사망설/식물인간설 후 멀쩡히 살아 돌아왔고
박원순 시장님의 자살과 주진우에 대한 폭로.
봉준호 감독님의 아카데미 수상, BTS의 빌보드 점령.
휘몰아치듯 쏟아졌던 부동산 정책들과 그래서 두더지잡기 게임처럼 올라가던 집값과
미칠 듯이 신고점을 갱신해갔던 주식 시장…
그 와중에 조국, 윤미향, 추미애, 윤석열 이라는 이름들.
그냥 짚히는 대로 떠오르는 것만 적어보려 해도 끝이 안난다.

놀라고 황당하고 기겁하다 못해
심한 인지적 부하에 자체 마감을 치고
브라우저를 닫아야 했던 날들도 많았는데

그런데 이것들 오늘은 왜 이렇게 중요하지 않을까.
뉴스 사이트를 열어 놀라고, 한숨쉬고, 친구들에게 퍼나르던 그것들은
다 무엇이었을까.

오아시스처럼 가끔씩 찾아왔던
1년을 농축한 밀도로 누렸던 잠깐의 밤의 천국.
나를 미소짓게 하는 시간들.
다시 올까 두렵게 만드는 시간들만이 내 마음의 남아 있다.

그리고 마침내 눈을 떠 버린
그 세계. 나를 환장하게 하고 있는 그 세계.

판데믹의 계단을 오르며
죽음과 생명이, 돈과 춤이 층층이 교차된 나날들은
반전이었고 모순이었고,
배신이자 원망이었고.
의지였고 기도였다.

계단을 오르며 자주 드는 그 마음이
패잔병의 것인지 아니면 사이비 종교를 빠져나온 탈주자의 것인지 헷갈렸지만
계산해 보면 다시 없을 화려한 번성이어서 당황한다.

이런 한 해를 난 무엇이라 요약할 수 있을까.
내 인생 최고의 모순적인 해.

하지만 유일하게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방향을 틀었다는 것.
좋았건 나빴건
이전의 그곳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

이걸 인정하기가 왜 이리 힘들었는지.
쓸데없이 성격만 급하고 정작 중요한 이런 데는 차암 느리다.
바뀌었다고 머리로만 알고 있고, 사실은 모르고 있었던 것을
찬물을 뒤집어 쓴 듯한 낭패감의 순간들이 일깨워주었다.
안개가 걷히듯 잡스러운 생각들이 정리되기 위해서 필요했던 이벤트들.
안 바뀐 척, 바뀐데 적응한 척 불안 불안하게 걸어야 했던 날들.

어디로 향해 계단을 오르는 것 같았지만
그저 통로를 계속 오가고 있었던 시간들.

근데 이제 정말 알게 되었다.
내 뒤를 따르는 그림자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으로
내가 알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볍게 걷자.
모든 것을 거기서 시작하자.

어서와 2021.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가게 될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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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mutation

The Death of Zappos’s Tony Hsieh: A Spiral of Alcohol, Drugs and Extreme Behavior
https://www.wsj.com/amp/articles/the-death-of-zappos-tony-hsieh-a-spiral-of-alcohol-drugs-and-extreme-behavior-11607264719

“One person barricaded inside of a room”

행복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들이 맞은 유사한 파국.

행복이란 가슴에만 담아놓았을 때만 반짝일 뿐
정작 입 밖에 내고 퍼트렸을 때는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저주와 같은 걸까.

행복의 전파(delievering happiness)가 삶의 소명이었던 토니 셰이의 파국은
모 시장님이나 모 스님처럼
신화화된 존재의 가면이 벗겨졌을 때 느껴지는 이중성에 대한 당혹감과는 좀 다르다.
오히려 아닌 밤중에 덮친 불가해더미같달까.

그는 자신의 가치를 져버린 것일까.
아니면 다른 가치를 찾게 된 것일까.

이 또한 그 가치를 이룰 방법을 찾는 과정이었을 뿐인까.
아니면 그 가치를 지속할 수 없어 절망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나약한 약한 한 인간으로서 무너진 것일까?

그토록 주장했던 no to confirmity의 끝판왕을 시전한건가.

대체 이런 결말의 시작점은 무엇이었을까.
그 무엇을 만나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까지 변이된건가.

만발한 물음표 앞에 무기력하다.

다만, 미래란 이토록 두려운 것이다.
지금의 이런 나를 지금의 이런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어떤 변종으로 바꾸어 버린다.
결과는 난무하지만, 해독할 수 없는 어떤 과정들을 통해.
‘딜리버링 해피니스’의 토니 셰이로 저 바리케이트 안의 그를 상상할 수 없듯이

그러니 박제된 어떤 순간도 믿지 말 것.
과거에서 이어진 현재라는 단면으로 미래를 예단하지 말 것.
삶이란 끝없는 플로우일 뿐 찰라의 합과 찰라를 구분할 것.

하지만 같은 의식을
이렇게 해석한 월터 화이트도 있다. (브레이킹 배드 시즌 5)

내 정수리에 총을 겨누었던 놈이 오늘 나에게 생일 선물을 줬어.
당신도 나를 다시 사랑할 수 있어.

삶이란 무한한 가능성이다.
어떤 쪽으로든.

ps. 행복의 전도같은 것은 please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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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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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계절을 담아 당신에게 띄웁니다.

당신의 계절은 당신을 닮아 더 많은 색으로 가득하겠지요. 그 색들이 낱실홑실로 겹겹이 교차해 당신의 목 언저리에 둘러져 있겠지요. 그래서 당신과 닮은 풍경 속 보호색이 되어 이 계절의 망상과 고독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하고 있겠지요.

생의 어떤 순간에 만료되는 무엇들 때문에 나는 쉬운 연락도, 어려운 연락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만료에도 또한 유효기간이 존재해 만료가 만료되어 다른 물성으로 변하는 그 순간 새로운 연락이 시작돌 지도 모른다 생각을 키워 봅니다.

수많은 날 걷고 걸어 한강의 여러 다리를 걸었던 날들의 안부를 담아. 만료되지 않은 기억을 담아. 그 날들의 기억과 만료된 그 무엇의 조합으로 이렇게 난 나의 계절을 사진에 담아 당신에게 띄웁니다.

당신을 생각하며, 당신과 함께 들어와보아도 좋았을 것 같은 풍경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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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의 모듈화 – dirty & honor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천둥 번개도 내리 꽂고
그 천둥 번개가 세상을 두 쪽으로 갈갈이 쪼개놓아 버린 것 같은 밤.

나 역시 그 중 한 쪽에 또아리를 틀고
페북과 뉴스와 온갖 커뮤니티를 돌며 이 갈라진 세계를 목도하던 중
그 분의 역사를 찬찬히 검색해 보았다.

네이버 뉴스 검색으로 접근 가능한
2004년부터 2018년까지의 뉴스들.
예상대로 그가 수많은 소송에셔
변호사로 피해자로 고소인으로 관여해왔음을 확인한다.
국정원이 낸 피소에서 승리한
국가를 상대로 재판에서 이긴 사람.

그 소송들의 여정이 무엇 때문이었으며
그 과정에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들여다보며

역시.
그래 그래
전문가.

너무 잘 알아서, 너무 분명해서 그랬겠지.
너무 분명해서 패를 털고 파토를 내버린거지.

이랬던 그와
그랬던 그.

이 사이의
갭.

이 갭을 메꿔주는
어떤 명쾌한 논리나 설명을 찾아내어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는 노력을 해봤지만
누군가 그런 설명을 하기엔 이미 쪼개진 세계는 각자의 난장으로 흐르고 있다.

그런데 문득 든,
너무도 당연한 생각 하나.

그것도 그이고
그것도 그였지.

훌륭한 일을 한 사람도 그만큼 더티한 일도 할 수 있고
평소의 소신과는 다른 결론으로 치명적인 과오를 저지르고
타고난 머리와 훈련된 기술을 총동원해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것.

인간은 원래 이렇게 모순적인기 때문에
별로 놀랄 것도 없다는 것.

내가 원래 뭐 박원순 열렬 지지자도 아니었고.
크게 관심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원래 인간은 갭이 크다.
가까이서 크게 데인 케이스도 있었는데 뭘 그리 놀라나.
나도 그럴 수 있고.

어느 한 쪽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는 과대로 공은 공대로.
관점대로 뽑아내보면
각 진영의 편집자의 큐레이션 솜씨는 대단해서
그 어느 쪽도 스토리텔링이 된다.
그만큼 풍부한 소재를 제공한 삶이기도 하다.

그 사이에서 난 확실히 어떤 관점이었다가
오늘 그 분의 삶을 찬찬히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지며

더 중요한 것을 그를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 이 깨달음을 가지고
그 누구도 이상화하지 않고
모순적인 존재이며
이상화된 존재일 수록 그 모순의 갭이 클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상을 향해 가되
한 인간을 이상화하지는 말라는 것.

아름다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고 싶기에
우리는 아름다운 대상에 의지한다.

대상에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이상화할 필요가 없듯
그 누구를 비하할 필요도 없고
나 자신이 그렇게 못나지도 않고
두솔이 그리 대단한 회사도 아니며
그가 그렇게 희귀하고 뛰어난 존재도 아니었으며

뭔가 넘사벽의 미친 존재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대단한 존재들 앞에서 부들부들 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 모순때문에 그를 너무 미워하지도 말고 그의 공을 깎아내리지도 말고
오히려 어떤 대상을 극단적으로 미화한 나의 프레임을 내려놓고
보다 더 fact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려 한다.

내가 본 것
판단한 것
나의 입장으로 살자.

그렇게 보면
그 역시 그런 모순된 인간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고.
내 삶 역시 내 안의 그런 갭을 줄이는
노력의 어딘가 쯤에 내가 존재하는 것 뿐임을 깨달아야겠다.
나 역시 완벽하지 않으며
나만 맞는게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자.
말로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문제는 과를 인정하면 그것을 빌미로 물어뜯기는 세상이라는 것.
그래서 인정하지 않는 입장인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
과를 인정했을 때 공은 산산히 흩어져 과의 똥물을 뒤집었고
그래서 팩트따위 뭣이 중헌디가 되어버린다는 것.

이 세상을 헤쳐나가기에는 취약한 인생관이지만
난 이 작은 나의 진영을 지킬 것이다.

근데 이렇게 생각하니 편하다.
훌륭한 일을 많이 하셨지.
그런데 그런 일도 하셨지.
인간은 둘 다 할 수 있는 존재다.
언제든 잊지 말자.

한 인간은 모듈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오늘 나의 입장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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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백의 순간들

헌백 시즌 데코가 참 예뻤다. 그 위에 올라가서 더욱 반짝거렸던 컨텐츠들. 다들 제 자리에 착 붙어 있어서 더욱 기특했던 녀석들. 그해 봄, 무너진 조직을 지키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첫 입장했던 현백에서 그렇게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나왔었다. 벌써 반 년이 지나고 여름이 되었네. 이렇게 하나씩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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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다…

책장 아무 책의 아무장이나 펼쳐보기 놀이처럼
퇴근 전 랜덤하게 엣날 글목록을 찍어보니
딱하고 펼쳐진 글.

그러니, 이건 배웠다기 보다는
시간의 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흡수되었다라고 하는 편이 맞지 않을까.

오랜 시간 강제로 붙어있어야만 했던
두 이질의 접면에서 발생된 변색.
http://youzin.com/blog/?p=4444

이런 표현은 어떻게 생각해 낸거지.
N사 10년차 때 썼던 일기에 셀프 심쿵한다.

그 색을 나는 지금도 들여다 보고 있다.
무엇이 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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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of Labs

디지털이나 디지털같지 않은, 그렇다고 필름 같지도 않은
디지털 바디를 만난 필름 시대의 85mm

한 컷 한 컷은 뭔가 좀 아쉬운데
멀리서 잡은 같은 공간의 포트레이트를
순서대로 주욱 붙여 보니
횡으로 이어지는 신박한 맥이 보일락 말락한다.

망원 세로본능의 가능성…담번에 다시 제대로 트라이.
(이러고 맘먹으면 꼭 안 한다는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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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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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한발 애써 기어오르는
삶의 고단함을 떠올리며 응원의 에네르기를 쏘려던 찰나
표로롱~ 발랄하게 날라아가버림.

정신차리고 보니…
타인의 취미생활에 의미두기 있기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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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recap – into the storm

2018 recap
http://youzin.com/blog/?p=5171

1월
Gero y Marta Bootcamp/Workshop

2월
Alex Alberola Masterclass
Chris y Mar workshop

3월
BSBF Primavera – Pablo y Raquel bootcamp/workshop

5월
Korea Salsa and Bachata Congress – Michelle Morales Mambo bootcamp
Luis y Andrea Master class

6월
Cristian y Gabriella/ Berra y Laura masterclsss/workshop

7월
JeJu Latin Culture Fesetival workshop – Gero y Marta

9월
Korea Bachata Festival workshop – M.Angeles/ Frank y Gatica

10월
Sabacon – Pablito Mambo bootcamp

11월

Korea Latin Carnival workshop – Delia Madera/ Artia
Alien Ramirez mambo/afro cuban workshop

12월

Cristian y Gabriella bootcamp/masterclass/workshop
Inwoo Mambo bootcamp/workshop

Special Thanks to
세계적인 인스 못지 않은 한국의 스승님들

Son Nari y Garion
Gatz y Ja
Borah
Quebeck y Annie

많이 배우고 즐겼던 또 한 해~
쌓이는 스펙 만큼 멋진 소셜러가 되길.

2020 또 달리쟈 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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丹双歌

丹双之交 晩秋佳景
世稱閑心 自稱詩心

단풍과 쌍화차가 서로 벗하여 어우러지니
만추의 절경을 이루는구나.

세상은 이를 한가한 마음이라 하나
나는 스스로 시인의 마음이라 하네.

(생애 첫 한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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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쇼날 유니베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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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가을

싸이월드가 닫히기 직전 극적으로 출토된
13년 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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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2019.10.05

지난 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도 요령이 생겨서 예당 말고 최대한 집회 가까운 골목에 차를 대고
카메라까지 데리구 참석.

집회 진행이 정말 별로였다. 연설과 공연…그러자고 온게 아닌데.
우리들의 뭉쳐진 목소리가 대검찰청을 향해야 하지 않겠냐고.

애기들이 많이 보이더라. 뭐 안다고 검찰 개혁을 외칠까. 20년 후엔 너희들에게 부탁할께.
대학생들, 20대는 여전히 많이 안 보인다. 정말로 이 사태에서 느낀 상실감 때문일까…미안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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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도 많이 오셨더라. 남부순환 예술의 전당쪽 라인은 한 차선이 모두 관광 버스로 도배되어 있었음.

집회 끝나고 버스로 상경하시는 분들께 환호성을 보내니, 내 앞에 걸어가시던 할머니가 “우리도 지방에서 왔는데~” 그러신다.
“어디서 오셨어요?” 그랬더니 “거제” 그러고는 옆에 할아버지랑 같이 씩씩하게 걸어 나가신다.

어이쿠. 밥이라도 한 끼 사 드리고 싶은 마음. 토요일 저녁 잠깐 시간 낸 서울 사람은 그냥 깨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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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의 또 한 번의 중요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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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걸 알고자 했던 것이 아닌데, 다른 걸 파헤치는 과정에서 어쩌다 그 일의 진상을 알게 됐다.

인실조ㅈ…그리고 낭패감. 얼마 전에 감정에 북받쳐 썼던 소설 때문이다. 나는 그 상황을 얼마나 대체 얼마나 왜곡한건가…진실은 비껴간 채 빗나간 관심법에 취해. 소설을 가득 채운 그럴 듯한 문구와 은유, 한 잔 걸치고 토해낸 절절한 감상이 더더욱 자괴스러웠다. 세파의 반응을 관찰하며 마치 나는 니들보다 한 조각 더 알고 있다는 듯한 우월감에서 나온 행위이기도 했다.

그 소설을 누구에게 소리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그 기록은 여기에 남아있다. 난, 그 소설을 지우는 대신 남겨놓고 반성하려고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하기에.
살면서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대책없이 찍어놓고 삶의 무게니 소소한 행복이니 태그를 붙인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뭏튼 그 일을 끝까지 알고 있지 않는 한, 옆에서 지켜본 것만 가지고 살아온 한 줌 경험으로 예단하여 소설을 짓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소설쓰지 않음
관심두지 않음
쉴드치지 않음

잘 알지도 못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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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함에 대한 정답

서운해
대체 그게 뭐가 서운해!

이런 전개는 맥빠진다. 아주 오랜만에 타인과 바로 이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서운하다는 말은 대체로 이런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쓰인다.

너 때문에 상처받았어.
내 마음을 풀어줘.
나는 너를 그렇게 대하지 않았어.
너의 잘못을 인정해.

나 역시 그런 맥락이었을 거다. 이 나이에 타인에게 이런 걸 요구하는 건 참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그걸 알면서도 저 단어를 입밖에 냈다. 하지만 여기에 그게 대체 왜! 라는 피드백이 올 때 서운함은 억울함으로 한 단계 더 승격?한다.

만약 이랬다면 어땠을까?

서운해.
미안해.

이런 전개도 허탈하다. 좀 더 풀어헤쳐져야 할 서운함을 미안함으로 차단당한 느낌이다. 철벽 수비 앞에 골 한 번 날려보지 못하고 게임 종료된 듯한.

서울해.
왜 서운한데?

그렇다면 이런 전개는 어떨까. 질문의 톤앤 매너가 서운함의 부당함을 다그쳐묻는 게 아니라 진심어린 다정함과 걱정이라는 전제하에…그런데 이런 상황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가하는 공격 앞에 이렇게 대응할 인간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최소한 내 주변 반경 1,000km 이내에 나와 대화라는 걸 할 수 있는 사람 중에서.

서운해.
(…)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다. 고구미 100개 먹자고 한 말이 아니지 않은가.

서운해.
사랑해.

음? 뭔가 괜찮다. 앞뒤 맥락은 안 맞지만. 하지만, 이 역시 발생할 확률이 없는 대화다. 사랑을 하는 사람간에서만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서운해.
응, 서운할 만 해.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은 그 정도거든. 우리의 관계도.

이건 아니잖아; 이런 걸 확인하고 싶었던 건 아니쟈나. 이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서운하다는 운을 띄우지도 않았겠지.

서운해.
난 널 충분히 존중하는데, 넌 왜 서운함을 느낀거니. 나의 말과 행동에서 서운함을 유발시킨 포인트는 어디일까? 우리 함께 그 부분을 짚어내서 오해를 풀어보자꾸나.

이런 대답도 초현실적이긴 마찬가지지만, 꽤나 흡족하다. 결국 난 서운함은 너와 나의 작은 차이가 만든 오해였을 뿐이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 사실은 나에게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 라는 확인 사살을 유발하기 위해 던진 유치한 화법…하지만 이런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연 나는 타인의 서운하다라는 공격 앞에서 이런 방어를 해낼 수 있을까?

다양한 경우의 수를 되짚어 보니, 서운해라는 말은 남에게 해서는 안될 말 같다. 정답이 없는 함정 수사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말을 던졌을 때 상대방이 극렬하게 저항하는 것도 약간은 이해해 줘야 할 것 같다. 덫에 걸린 것과도 비슷하니까.

하지만 결국 서운함은 해결되지 않았고 난 혼자 서운함 속에 남겨져 있다. 어쩌면 이 서운함이라는 것은 서운함이라는 단어의 발화가 만들어 낸 결과적 아우라일지도 모른다. 발화의 화력이 약해지면 저절로 사그라드는… 내가 느낀 감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유와 결과를 명확히 밝혔다면 조금 다른 전개로 이어졌을 것 같은데. 최소한 대차게 싸움이라도 했을텐데. 서운하다는 말은 피해자 프레임으로 싸움조차 애매하게 만든다.

서운함에 대한 정답을 시뮬레이션을 하다보니 앞으로 서운하다는 말은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대화로 이어질 확률이 거의 없는 데다, 나 자신의 마음 상태에도 좋지가 않아.

근데 도대체 서운하다에 대한 적절한 대답은 무엇일까?
우리 떡볶이 먹으러 갈까? 뭐 이런거. 좋네. 비상시를 대비해 하나 챙겨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난데없이 승격된 억울함도 제자리로 돌려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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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foveon ! 클라스

방치된 dp3m에는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었고
어댑터며 케이블 모두 행방불명 상태였다.

하지만 툭툭 초아스타일로 대충만 먼지를 털어내고
어느 구석에 쳐박힌 악세서리들을 찾아
이 녀석을 깨워냈을 때
그저 오래 잠들어 있었을 뿐 이 녀석은 여전히 괴물이었고
아주 오랫만에 결과물을 보고 심장이 뛰었다.

라이카를 만난 이후로 아무 것도 원하지 않게 되었지만
이 녀석 만큼은 여전히 대체 불가한 공포의 외인구단.

여전히 한 컷 한 컷 프리뷰와 보정이 필름 현상 인화급
작렬하는 노이즈와 색틀어짐, 안맞는 AF,
느려터진 저장 속도, 거지같은 인터페이스…측거점은 달랑 9개

규정하기 힘든 뭔지 모를 심쿵 말고는
모든 게 개판인 너를 그래도 나는 쥐고 있어야겠다.

네가 뭘 만들어 낼지
아직 난 궁금하거든.

아직 난 너를
10프로도 못 쓴거 같아.

네가 만나야 하는 순간을
찾아내야만 해.
그 순간은 어디엔가 있을거고
그 순간이 오면 너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할거야.
심지어 라이카로도.

햇볕 아래서 샤프한 조형과
컬러가 넘쳐 흐르는

my personal mission.

올 봄에는 포베온과 좀 더 썸을 타봐야겠다.
결과물을 뽑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너무 그지같아서
골치는 좀 아프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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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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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린 눈 쉬 녹음을 아쉬워하지 않고
그 아래 여린 숨결 쌔근대는 초록을 반김.

다가올 계절의 가슴뛰는 사건들을 기다림.
당신과 나는 아직 만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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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시즌

하루에 네 명과 이별을 했다. 한 사람은 만들었고, 한 사람은 전반부의 리즈 시절을 함께 했고, 또 한 사람은 후반부의 독립 시절에 함께 했다. 또 한 사람은 그 안에서 내가 꿈꾸었던 일을 도모하기 위해 내가 채용했던 분이었다. 모두가 떠났다. 같은 날, 2019년 1월 31일에.

두 사람은 거한 환송회를 치뤘고, 두 사람은 이메일로 이별을 고했다. 함께 했던 날들을 아쉬워하며 서로의 건승을 빌었다. 모두 한 배를 타고 같은 목적지를 바라 보며 달려왔던 사람들이다. 감정이 많이 필요한 날이었다. 지난 한 두 달 사이 이런 날이 많았다. 이별도 시즌제다. 어떤 시기에 맞추어 우르르 몰려 왔다가, 한꺼번에 지나간다.

나이를 먹어가며 시기별로 맞닦뜨려야 할 일들이 있는 것 처럼, 이별 역시 더 큰 인과관계의 흐름에 귀속되는 필연적인 단계로 온다. 마치 밀물과 썰물의 때가 있는 것처럼. 그 흐름에 휩쓸려 나는 요즘 이별의 시즌을 맞고 있다. 아름다웠던 도전 하나가 소멸되는 과정의 부산물이다.

나는 이 과정을 시작부터 함께 했고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 흥망성쇄를 함께 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 하나가 열리는 경험이었고, 이 도전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인생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이제는 여기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이 도전의 줄기에서 이탈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한 회사에 오래 있다 보니, 아니 그냥 오래 살다 보니 처음 겪는 일도 아니다. 10년 전쯤에도 이런 시즌이 있었다. 그 시즌은 40대 전후에 겪게 되는 커리어 피봇팅과 스타트업, 모바일 붐이 화학 결합하여 일어났다. 그 현상 역시 한 두 개의 아웃라이어가가 아니라 표준편차 내의 필연이었고, 그래서 어떤 시즌을 이루었다. 그리고 시즌은 시즌일 뿐. 결국 그 시즌도 결국엔 지나갔다. 그 결과로 여러 성공과 실패가 엇갈렸고, 이 나라 IT 역사의 일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정거장같다고 생각했었다. 많이 이들이 잠시 머물렀다 떠나가는 곳에 나 혼자만 그냥 계속 머물러 있는 기분이었다. 떠나지 못함 자체가 패배처럼 느껴지도 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장소만 바뀌지 않았을 뿐, 나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으니 말이다. 약 10년간 이어진 그 장에서 현기증이 날 만큼의 변화를 맞닦뜨렸고, 구역질이 날만큼 도전했다. 많이 큰 것 같다. 환골탈태했다. 하지만 또렷한 방점이 찍히지가 않았다. 어떻게 해야 그 점이 찍힐까? 애타게 궁리했던 밤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장마저 종결되고, 그 장에 등장했던 여러 주인공들도 이제 거의 대부분 떠나갔다. 10년 만에 다시 정거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이 단어가 부적절한 인식에서 기인했다는 걸 안다. 장소가 바뀌지 않았다고 해서 정체된 것이 아니다. 모두가 떠난 자리에서 랩스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 더 치열하고 재미있는 도전을 하게 되었듯.

그래도 이별은 힘들다. 떠나가는 사람들을 배웅할 때마다 나 혼자 유물이 되어버린 쓸쓸한 느낌이 든다. 정작 현실은 정반대로 또 한 번의 환골탈태, transformation을 요구하는데도. 지금 내가 이별을 고해야 할 것은 그 누구보다 지난 10년의 나여야 할 것이다.

유재하의 노래가 떠오른다. 가리워진 길… 가리워졌을 뿐, 안개를 헤치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 찾을 수 있는 길이다. 길을 터주거나 힘이 되어줄 그대는 없지만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지 않은가. 그대는 어찌할 수 없지만, 내 다리만큼은 내가 스스로 운신할 수 있다.

그 두 다리의 동력으로 나는 이번 시즌을 잘 종결해 보려고 한다. 계속해서 걸어가다보면 어느 순간엔 새로운 땅을 밟고 있게 되기 마련이다. 그것이 올바른, 유일한 이별이자 출발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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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100:1의 전쟁을 한 사람을 알고 있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건 1 쪽이다.

난 그가 그 난리통에 홀홀단신 뛰어들어가, 선전 포고를 하고, 이를 악물고 싸워나가고, 결국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걸고 대칼을 휘두르며 적들과 주변의 선량한 이들의 목을 베어가면서 그 무리한 전쟁을 이어가다, 결국 마지막 전투에서 살아남고 약간은 승리라고도 주장할 수 있을만한 결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투가 모든 전쟁의 끝은 아니어서 그 사람의 청청한 눈빛이 삭아가던 과정과 피로함이 영혼에 미치는 영향,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 않겠다는 절대 의지의 악전고투를 지난 몇 년간 지켜보았다.

그리고 늘 궁금했었다.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왜, 어떻게 저렇게까지.
과연 이 끝은 어떻게 될까.

결론은 흔해 빠진 ‘토사구팽’이었다. 지쳐가던 1은 간신히 남은 힘을 끌어모아 자신을 대리할 제3의 대장을 세웠고, 잠시 상황이 호전되는 듯 했지만 누수 역시 거기서 부터 시작되어 결국 모든 힘은 멀찌감치 떨어진 언덕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수퍼파월에게 헌납되었다. 100은 평정되었지만, 1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난 제3의 대장을 좋아한다. 물론 1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1에 대해서는 더 복잡한 역사와 감정이 쌓여있다. 난 제3과 1을 만나게 해줬다. 그래서 1의 전쟁으로 시작해 제3을 매개로 한 1의 퇴장으로 마무리되는 이 챕터가 각별하게 느껴진다. 나 역시 오랜 싸움을 함께 한 느낌이다. 사실 이곳은 15년 전 내가 싸웠던 전장이고, 내가 겪었던 유사한 고난의 기승전결이 묻혀 있었다. 구석기 시대 유물 발굴 탐사단이라도 나서야 밝혀질 일이겠지만.

사람들은 허탈함에서 역사를 쓰기 시작했는 지 모르겠다.
무상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를 읊었는 지도 모르겠다.

단 한 사람의 마음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 쫄보는 오늘도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을 듣고, 조율하고, 머리를 싸매고 꾀를 냈다. 담판같은 굵직한 결론은 없다. 난 1:1도 못해먹겠다고 투덜거리며 다시 그 치열했던 100: 1을 떠올린다. 부벽루 (浮碧樓)에 올라 허물어진 풍경 속에 그 화려했던 영화의 세월을 그리어 보듯.

그런 큰 싸움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다니.
굳이 일으키지 않았어도 될 전쟁을.
고작 저러자고.

무리한 전쟁을 하는 또라이 하나가 바꾸어 놓는 것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 많이 본 듯한 주제다. 하지만 가까운 현실에서는 별로 없는 이야기. 그조차 세상 속에 묻혀갈 뿐이지만, 어쨌든 지켜보는 내내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엇이든, 그 과정에서의 공과 과가 무엇이든, 100:1에 물러서지 않았음에 respect를 보내는 밤이다.

I will be your witness.
I will be silent.
But I will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