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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May, 2010

몇 개의 우승

마스터즈 필 미켈슨의 우승은 반전이었다.

평생 타이거의 그늘에 가려 2인자에 머물러야 했던,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운명의 홀은 13번 홀이었다. 그린이 보이지도 않는 러프에서 한 치의 주저도 없는 샷으로 핀에다 붙였다. 우승이 확정되자 주인공은 유방암에 걸려 그를 필드에서 떠나게 만들었던 아내 에이미를 껴안았다. 그 포옹은 진실한 사랑은 마케팅용 쇼맨쉽 너머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반전의 어퍼컷이었다. 참 희한한 경기였다. 그토록 심심하던 PGA가 타이거가 복귀하자 마자 뜨거워졌다. 리더보드는 활활 타오르고, 필드에선 그림같은 샷들이 이어졌다. 4홀에서 5타를 줄인 안소니김, 스폰서 마크 대신 태극마크를 붙이고 나온 탱크의 선전, 신들린 샷들. 판은 타이거가 깔았지만, 주인공은 평생 그의 뒤를 쫓았던 미켈슨이었다.

벨 마이크로 클래식 세리팍의 우승은 희망이었다.

비록 우천으로 4R이 취소되어 연장전만으로 가린 우승이었지만, 그녀의 뚝심은 과연 드라이버샷에서도 전혀 흔들림없는 그녀의 허벅지만큼이나 탄탄했다. 우승을 결정지은 것은 3번째 연장전에서의 벙커샷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이 페어웨이를 지키고 정작 자신은 그린을 미스했을 때, 오히려 침착해지던 태도는 그녀가 무엇을 견뎌왔는지 상상하게 해 준다. 2년 10개월의 공백, 까마득한 후배들의 선전, 한 물 갔다는 비난…그 지독한 2년의 10개월의 벙커 안에서 그녀는 단 한 샷으로 멋지게 탈출했다. 두 손 꼭 모으고 언니의 선전을 기도하다, 챔피언 펏이 끝나자 달려나와 샴페인을 퍼붓던 지애, 희영들. 그 순간은 ‘인생의 빛났던 한 순간’을 다시 꿈꾸는 모두에게 전달된 희망이었다. 아직, 밀려나긴 너무 이르다. 인내할 수 있다면, 계속 노력할 수 있다면.

하지만, 가장 경이로운 우승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탐탁치 않아했던 선수에게서 나왔다.

JGTO 더 크라운스 이시카와 료의 우승…파이널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2개. 12언더, 58타를 치더라. 6개 홀 파를 빼고는 모두 버디. 슬램덩크같기도 했고, 묘기 대행진 같기도 했다. 가속이 붙어 날라가던 공이 핀 옆에서 마법에 걸린듯 멈춰선다. 그린을 미스하자, 칩샷이 돌며 홀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또 다시 그린을 미스하자 퍼터로 넣는다. 프런트 라인에서는 2홀 파를 빼고 모두 버디. 이 아이가 91년생이다. 왼쪽 심한 도그랙인 16번 홀에서는 아예 숲을 보고 최단거리로 직접 그린을 공략한다. 그린 주변은 모두 벙커. 3번 우드로 친 샷은 벙커로 쏙 들어가 버렸다. 이시카와료는 전 날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벙커에 넣는 것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말대로 벙커에서 핀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이런 경기는 다시 보기 힘들 것 같다. 재방송을 몇 번이나 봤는지…@.@ 이 아이는 58타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나 역시 이런 경기는 조만간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우승의 결정적 모멘트가 그린을 미스했을 때 나왔다는 점이다. 필 미켈슨의 13번홀 러프샷, 세리팍의 3번째 연장 치명적 벙커샷, 이시카와 료의 16번홀의 의도적 벙커샷…의도했건 아니건, 페어웨이가 아니었을 때 그들은 그들이 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를 샷으로 보여주었다. 엇나갔을 때, 실패했을 때, 물에 빠졌을 때, 사고 났을 때, 짜증이 날 때, excellence는 빛을 발한다. 그럴 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는 거다.

그게 아니면 어떻게 되냐고? 그 예시로는 PGA투어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3R에서 코스 레코드를 눈 앞에 두고, 그것도 18번홀에서 보기 좋게 쿼트러플 보기를 하던 최경주를 들 수 있겠다. 새벽에 숨죽이며 지켜보다 어찌나 황당하던지. 안타까웠다. 2년 전에도 최경주는 비슷한 사고(?!)를 친 적이 있다. 그 때 받은 메일 하나가 문득 떠올라 옮겨 본다(분명 개인 메일을 이렇게 공개하는 것을 기분좋게 이해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인생과 골프가 만나는 결은 너무나 다채롭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것은 그것을 해석하는 각자의 방식이다. 그 해석의 과정을 통해 골프는 단순한 레저나 스포츠 이상의 존재로 승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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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제 최경주 골프 보다가 뒤집어 졌습니다. 어떻게 막판에 양파를 하다니,,,,,,, 믿을 수 없거든여. 그레도 그게 골프입니다. 그리고 골프가 인생이구요. 아무리 잘 살았다고 하더라도 18번 막판 홀에서 망가질 수있는거,,,, 그리고 아무리 초반에 잘 안맞더라도 그냥 꾸준히 한타 한타를 잘 치며 내 게임을 해야 마지막에 스코어가 말을 해주는거,,,,,,,

드라이버에, 세컨드 아인언에, 칩샷 아무리 잘 쏘아도, 그 짧은 3피트 퍼트 하나 잘못 치면 말짱 도루묵 되는거 그런게 인생입니다. 어제 초반에 최경주 짧은 퍼트 3-4번 놓치는거 보고 정말 화납디다.

드라이버니 아이언이니, 칩샷이니, 퍼팅이니 모두 열심히 연습하고 한타 한타 최선을 다하세요. 100타를 깨겠다는 목적, 스코어보다 더 중요한건 매번 치는 한타 한타 마다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타수에 신경쓰지 말고,,,, 내가 현재 이 상황에서 가잔 잘 칠것 같은 채를 잡고, 가장 부드러운 스윙을 하는 거.,…

바꾸어 말하면

인생의 최종 목표보다 더 중요한건 매번 닥치는 순간 순간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거,,,, 인생의 최종 성공 여부에는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지난 주 여러가지 일 겪고, 또 최경주 골프 보면서 결심한게 있지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오늘부터는 더더욱 재미나게 살려고 합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 가서 없는거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아서 없는거고,,,, 결국 제일 중요한건 바로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만나고 있는 사람들,,,,,

2008.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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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가장 맑았다던 하늘…그냥 하루종일 바라보며 구름이랑 놀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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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에서도 택스가 붙는 럭셔리한 이 동네 색감은 반면 꽤나 동남아스럽다. 어느덧 여름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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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품은 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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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 시

입이 있어도 그 입을 열어 마음을 말할 수 없는 시간.
입은 닫힌 문. 영혼이 묶인 감옥의 문.

누구에게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두 영혼이
시 한 편을 통해 합체되었다.

누군간 그렇게 열심히 들여다 보아준다면, 그래서 시 한 편 완성해 준다면
고통 속에서라도 위로받을 수 있을텐데.

적정한 합의금 말고, 시 한 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