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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September, 2010

안개 속의 티샷

2010/9/25 글렌로스CC 8시 6분 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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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때로는 안개 속에서 더 똑바르게 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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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버디!

특이하게 버디 인증서도 발급해 준답니다.

내가 생각해도 완전 멋있게~~ 투온 에이프런에서 내리막 S자 칩인!

롱퍼팅 4개 쏙~. 드라이버 짱짱하게 ..그리고도 106개.

지난 번에 꼭 짚어 얘기한 굿샷 오잘공 즐비 버디까지치고 110개 한 형국-_-

그 포스트의 주장에 따르자면 이런 건 별로 안 반가워야 되는데

근데 간만에 버디잡으니 기분 완전 좋던대? ㅋㅋ (다시금 인간이란..)

다시 한 번, 잘 모으기!

모두 다 내 안에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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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a
photo by mipal, iphone4

한가위 맞이~한강 출격

할 일도 있었건만, 폭우가 지나간 쨍한 하늘에 맘을 뺏겨
홀린 듯 다 제끼고 고장난 잔차를 끌고 나가…수리를 하고, 한강으로 출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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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비슷한 맘이었는지, 수많은 잔차인들이 출동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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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역시 하늘,

성산대교 합수부에서 바라본 토실토실 실하게 살오른 뭉게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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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국회 의사당 보이고 …쨍한 가을 하늘 아래, 강바람 가득히 품고 달리는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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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클레멘타인~ 흙탕물로 변해버린 한강가에 낚시대를 드리운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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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날리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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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각자의 방식으로 긴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난 서강대교까지 왕복 35km 샤방샤방~어제 실패한 라이딩과 하늘 담기 미션 두 가지 모두 수행 완료! ^^V

원래 계획은 가로수길까지 잔차로 가서, 보고 싶었던 두 사람을 깜짝 놀래켜 주고 싶었는데…

힘들기도 하고, 갑자기 집에 있는 제사 음식을 고추장, 참기름에 막 비벼먹구 싶은 생각이 들어 집으로 후딱 와버렸다.

집에 와 밥 비벼먹구 나니 졸리고…(인간이란, 쩝!)

좀 있으면 금요일, 긴 연휴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 동네 주차 실태

날이 넘 좋아 풀착장하고 잔차 타러 나갔더니, 몇 십 미터 가지도 못하고 바로 고장나 주시고.

하늘이 반짝 개는 듯 하여, 황급히 하늘 찍으러 나갔는데…금방 먹구름 몰려오고.

찍을 건 차 밖에 없다. 정말 이 좁은 골목에 왠 차들이 일케도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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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우리 집 앞,,,한치의 틈도 주지 않는 숨막히는 일렬 행진. 모두 다 내 주차 경쟁자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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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나는 공간마다 3중 4중 켜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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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등교길도 이 동네 주민들에게는 주차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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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사람 드나들라고 만들어 놓은 좁다란 동네 골목 골목들이
죄다 한 사람 빠져나가기도 힘든 일렬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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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내 마음이 꼭 이래…얽히고 설켜 도망가고 싶음
갈구하는 조용하고 단순한 삶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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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이 동네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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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걷는 법을 배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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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통 수단을 찾아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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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대를 통해 이 동네 삶의 질에 대해 눈뜨게 됐고
차 한 대 때문에 35년 넘게 좋아하며 살아왔던 이 동네가 싫어질 것 같아 두렵다.

한 번 실감된 감정을 되돌리기란 너무 힘든 일이니까.
그때부터는 이 동네에서의 삶이 그저 지긋지긋한 견디기가 되어버릴 뿐일 테니까.

아,,,이런 것 따위 눈 뜨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차라리 모를 것을.

Jiyai & Me

Jiyai & Me [동영상]

혹시나 기회되면 사진 한 장 같이 찍고 싶었는데, 이렇게 운좋게 한 프레임안에 잡혔어요.
울 지애와 함께 TV출연~~ ^^V

KLPGA 챔피언쉽, 딱 군대 간 첫사랑 애인 면회가는 대딩처럼 두근두근…88CC로 향했습니다.

18번홀 그린, 아직 선수들은 10번홀도 못 왔는데 갤러리들의 기다림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귀엽게 인터뷰하는 지애만 봤지만, 그런 지애를 좋아하지만
당근히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필드 위의 지애는 차가운 지존포스를 내뿜었습니다.

지애가 보여주는 해맑음의 바닥은 건조한 사막입니다.

그런 지애를 좋아합니다.

자기 펏만 마치면, 다른 선수가 펏을 하거나 말거나
쌩하니 다음 홀로 이동해 버리는 콧대 높은 KLPGA 왕고들 사이에서.
(물론, 몇명만…우리 KLPGA선수들 대부분 다 이쁘고 착하잖아요)

끝까지 동반자들의 펏을 지켜보고
심지어 지애의 펏이 끝나자 우르르 이동하는 갤러리들을 향해
“움직이지 마세요~” 목청껏 외치는 지애입니다.

캐디도 아닌 지애가. 경기 진행 요원도 아닌 세계 탑클래스 지애가
다음 펏을 하는 선수를 위해 갤러리들에게 자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갤러리들이 자신과 함께 움직이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내 머리 속에 남는 딱 한 순간입니다.

골프를 칠 때, 어때야 하는지.
골프를 볼 때, 어때야 하는지.

그 어떤 샷메이킹보다 중요한.


“움직이지 마세요~~”

제가 필요한 건 트로피니까요. 상금은 아빠랑도 얘기했는데 전액 기부하기로 했어요.
1억 4천만원…좋은 일에 쓰일 거예요.

지애 보러 雨中 구름떼 갤러리가 모였습니다.
저도 그 중 하나였구요.
다들 지애 보러 온 거 맞죠? ^^

이렇게, 작년 11월 SKY72에서 열린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이후
꼭 10개월 만에 지애를 다시 만났습니다.

작년엔 모자에 싸인도 받았는데^^V

음…그리구 미안했어요.
다음 번엔 지애말대로 카메라 대신 눈만 가져갈께요.
그러니까 꼭 다시 오세요^^

기다릴께요!

※ 지난 포스트 : 에비앙 마스터즈 2010 – 지존이 돌아왔다! – July 26, 2010

90대를 치는 방법 – No 굿샷, No 트리플

폭풍 뒤 파랗게 개인 높은 하늘, 선선한 바람
신이 내린 날씨에 중앙 CC에서 96개를 쳤다.

겨울이 길어 못치고, 버닝하느라 못치고
5월이 다 되어서야 채를 잡고
120개에서 시작해, 작년 가을 타수로 돌아오는 데 꼬박 반 년이 걸렸다.

심지어 한 골프 모임에서는 120개도 넘개 쳐
최저타상을 받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엇박자의 극치였다.
아이언이 맞으면, 드라이버가 안 맞고,
드라이버가 쫙쫙 나가면 아이언 쌩크가 돌아버리게 만드는
황당한 엇박자의 연속…

그리하여, 여름 후반의 내 머리 속에서는 단 한 개의 단어만 남았다.

“잘 모으기”

내 안에 이미 굿 샷 드라이버와 굿 샷 아이언, 나이스 온과 나이스 펏이 다 들어있다.

이젠 잘 모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모을 수 있을까.

twit
(하…이 순간 지애 트위터…뭔가 공감대!)

그런 숙제를 안고 나간
중앙CC에서의 샷은 정말 그저 그런 샷의 연속이었다.

드라이버가 쫙쫙 나가는 것도 아니고, 아이언이 제대로 맞아 날라가는 것도 아니었다.

전반 48, 후반 48 똑같이 쳤는데
전반에만 파 2개 하고, 후반에는 파가 아예 없다. 죄다 보기와 더블의 연속.

하지만 전후반 통틀어 트리플, 양파도 없었다.
그러니까 특별히 잘 친 홀도 없고, 특별히 망친 홀도 없었다는 것이다.

파 3에서 원온에 포퍼팅 (쓰리퍼팅도 아닌!)에 더블을 할 지언정
포온을 하고 어이없는 첫 퍼팅으로 홀컵을 한참 지나쳐 내리막 퍼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땡그랑~투펏으로 막았다.

드라이버는 많이 안 나갔지만, 대부분 페어웨이를 지켰고
딱 한 번 티샷 해저드에 빠졌지만, 어쨌든 벌타받고 써드샷에서 올려서 보기로 막았고.
딱 한 번 티샷 슬라이스가 났는데 우측 바위에 맞고 앞으로 튀어 최장타를 기록했다. ㅋ
파 5에서 티샷, 세컨, 써드까지 죄다 삑사리를 냈지만, 마지막 우드샷이 기가 막히게 맞아 4온을 해 보기를 쳤다.

굿샷도 없었지만, 미스샷도 없었다. 그저 그렇게나마 어느 정도 전진했고
단 한 번도 벙커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야말로 근근~~~히, 어찌저찌 트리플만은 막으며 18홀을 떼웠다고 할 수 있는 플레이에서
라베는 아니지만 올베(올해 베스트)를 했다.
물론, 나에겐 한 홀 한 홀 더블로 막는 것조차 피말리는 숨막히는 플레이였다.

돌아오는 길,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90대란 그냥 그저 그런, 딱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평범한 삶이다.
큰 실수만 없어도, 벙커같은 데 빠지지만 않아도 보기 플레이 정도의 삶을 살 수 있구나.
사람들의 박수와 찬사를 받을 만한 굿샷, 나이스 샷, 오잘공을 치지 않아도
트리플, 양파만 하지 않으면, 함정에만 빠지지 않으면 남들 하는 만큼 비슷한 건 할 수 있구나.

롤러코스터같았던 삶…
싸인코싸인 정도가 아니라, 때로는 끝나지 않는 탄젠트 곡선 같았던 날들을 생각해 봤다.
그것 대로 재미있었다. 많이 배웠다.
하지만, 96이라고 쓰여진 스코어카드를 쥔 이 순간, 안도한다.

버디를 잡고 110개를 치는 것 보다는
파 2개만 잡고 96개를 치는 게 더 좋다. ㅋ

나이도 있으니 이제 보기플레이 정도로는 살아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참 재미없는 생각이기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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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a
떡대만 LPGA ㅋㅋ 정/초/아/!

어쨌든 정규홀에서 96개 쳤으면, 모 올해 목표 타수는 달성했다 (치고~)
올 시즌 내 KPI는 타수가 아니다.

내 주변의 골프를 치는 지인들,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한 번씩 란딩을 나가 보고 싶다.

겨울나기를 위해 지방을 축적하듯, 그렇게 사람의 온기를 축적하고 싶다.
내 시간을, 마음을 골프를 통해 나누고 싶다.

세어 보면 몇 번 안 남은, 올 가을 주말
마음이 바빠진다.

Heart – Alone – 돋네

정작 애들은 모르겠지만, 심지어 버럭 할지도 모르겠지만
방황이란 젊은애들에게 부여된 특권이죠. 아줌마 아저씨에게는 어울리지 않아요.

때잃은 장마비에 젖은 중년의 방황이란 그저 그 표현만으로도 민망 돋는 황송함일 뿐이외다.

그저 조금 산보를 했을 뿐이라고 눈치껏 가려야죠.

나이들어 슬퍼지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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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비 쏟아지는 날, 귀가 찢어지도록 지르는 보컬에 미쳐 비에 미친 거리를 헤맨다.

Alone….

생뚱돋는 아줌마의 신파에조차 장단 맞춰줄 더한 신파스러움의 합리화가 필요했던 순간, Alone이 흘러나왔다.

근데 이 순간, 80년대는 정말 딱이다.

리피트 리피트 리피트…리피트 돋고,

방황돋네~ 방황돋아. 마을 어귀 물레방아 돌듯 방황도 돋고 나도 또 도네요.

확실히 밤입니다.

아주 아주 느리게 흘러가는 미친 비의 밤.

and the night goes by so very slow
oh I hope that it won’t end though
alone

아마추어의 룰, 프로의 룰

마치 스크린 부르듯, 후배의 급작스런 호출에 불려나간 란딩에서 올해 두번째 9자를 봤다.

캐디언니가 써 준 점수는 96. 카운팅 끝나고 호기롭게(?) 덧붙인다.

“나 96개 아니야. 올 보기 첫 홀에서 트리플. 그리고 파5 18번 홀에서 좀 긴 파 펏 놓친거…그게 어떻게 OK냐. 99개야 99개.”

OK는 낙장불입이라는 지인들의 만류에도 당당하게 솔직담백한 제 타수를 주장한다.

그렇게 그 짧기로 유명한 더반에서 9자를 두 개나 봤다.

몇 번 못 나간 올해 란딩에서 아주 제대로 체면을 구겼던 드라이버가 80점 정도는 받아준 덕분이다. 연습그린에서 한 30분 집중 퍼팅 연습을 한 효과로 쓰리펏을 줄인 것도 한 몫했다. 숏게임은 한 50점. 비록 이젠 제법이라 자평했던 아이언에서 빵점 쇼크를 받긴 했지만 말이다.

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드라이버가 맞아 들어가더니, 어이없는 아이언 쌩크가 발목을 잡는다. 전혀 몸이 돌지 않는다. 하지만, 99를 주장하는 내 목소리에 어쩐지 자신감이 어려있다. 그래도 9자 아니냐…라는 의기양양의 발로다.

그리고 하루 남은 아쉬운 주말, KLPGA 현대건설 서울경제여자 오픈 FR을 시청한다.

장수연. 고작 고 1, 17세 소녀가 어쩜 저렇게 다부지고 차분한가. 최근 KPLGA의 아마돌풍의 배경을 묻는 김하늘 인터뷰 대답처럼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는’ 아마추어라는…그 쟁쟁한 프로들로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자격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FR에서 김하늘, 김보경이라는 하늘같은 대선배와 붙어서도 전혀 흔들림 없었다. 참으로 의젓하고 꽉 찬 플레이였다.

그런데, 18홀을 마치고 샴페인 세례도 다 받은 다음 첫 우승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려는 순간, 클레임이 들어온다. 그린을 놓친 15번 홀에서 캐디백을 플레이하는 앞 쪽 깃대 방향에 놓은 것이 문제다. 그것이 비록 의도가 없었다 해도, 그 자체만으로 플레이에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수연이 어겼다는 골프규칙 8조2항 ‘플레이 선의 지시’에 대한 위반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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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플레이 선의 지시 (Indicating Line of Play)

a. 퍼팅 그린 이외
퍼팅 그린 이외의 곳에서 플레이어는 누구로부터도 플레이 선의 지시를 받을 수 있으나 스트로크하는 동안에는 플레이 선 또는 홀을 넘어서 그 선의 연장선 위에나 그 선 가까이에 아무도 세워 두어서는 안 된다. 플레이 선을 지시하기 위하여 플레이어가 놓아두었거나 플레이어의 승인 하에 놓여진 마크는 스트로크하기 전에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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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장수연 어린이는 2벌타를 받고, 2타 뒤진 채 18홀 마감한 이정은5와 연장에 들어가 우승을 놓친다. 아마추어가 우승을 하면, 상금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KLPGA 퀄리파잉 스쿨(Q School)을 거치지 않고 투어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현재 KLPGA 등록선수는 정회원, 세미프로, 티칭프로 등을 모두 합해 1,471명. 이 가운데 120명만 올시즌 경기 출전권을 획득했고 우승한 선수는 29명뿐이라고 한다. KPGA 기준 1/3600의 경쟁, 사시도 이보다 어렵지 않을 거라는 지옥의 바늘 구멍 레이스를 스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마침 쏟아진 미친 폭우로 경기는 중단되었고, 코스 관리팀은 스폰지를 동원해 그린에 고인 물을 빨아들이고, 더 이상의 빗물 흡수를 막고자 비닐로 그린을 덮고 난리도 아니다. 하지만, 저 지난한 과정을 감수하고도 지켜내야 하는 것이 바로 골프의 룰이었던가.

음…

더 반에서의 내 플레이를 다시 돌려본다. repeat 버튼 꾹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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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10-2. 스트로크 플레이 순서
a. 한 홀에서 가장 적은 스코어를 낸 경기자가 다음 티잉 그라운드에서 오너가 된다. 2번째로 적은 스코어를 낸 경기자가 그 다음에 플레이하며 이하 같은 순서대로 플레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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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키는 듯 하다가 중간에 아무렇게나 친다. 오너임에도 그늘집에서 공수한 김밥 먹다가 “니가 먼저 쳐” “내가 먼처 칠께” 아름다운 양보들…죄다 벌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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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홀의 플레이 도중
경기자들이 그 홀을 시작한 후에는 홀에서 가장 멀리 있는 볼을 먼저 플레이한다. 2개 이상의 볼이 홀에서 같은 거리에 있거나 홀로부터 거리를 결정할 수 없는 경우 먼저 플레이할 볼을 제비뽑기로 정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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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먼저 칠께요” 이런 말이라도 해 주면 다행이다. 걍 My way로 내 흐름따라 막 친다. 치는 쪽에서 앞에 누가 얼쩡거리면 “볼~~보세요 (원래는 fore~~라고 해야 한단다)”이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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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오구 (Wrong Ball)

b. 스트로크 플레이
경기자가 오구를 1회 이상 스트로크한 경우 그 경기자는 2벌타를 받는다. 경기자는 올바른 볼을 플레이하거나 규칙에 의한 처리를 하여 그 잘못을 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기자가 다음 티 잉 그라운드에서 스트로크하기 전에 그의 잘못을 시정하지 않거나 그 라운드의 마지막 홀에서는 퍼팅 그린을 떠나기 전 에 그의 잘못을 시정할 의사를 선언하지 않으면 경기자는 경기 실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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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 5, 잘 맞은 볼을 세컨샷에서 우측 언덕을 보냈다 다시 벙커행. 근데 벙커에서 유틸로 친 볼이 지대로 온이 되어 4온 2펏 보기로 막았다. 앗싸, 그린에 가 보니 내 볼이 아니네. 에라이…저 언덕에서 바뀌었나봐. 걍 언니가 그거 치세요. 응~~ 걍 실격이었구나.

이런 거야 좀 드문 예였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슬그머니 배꼽이 나온걸 알면서도 다시 티꼽기 귀찮아서(또한 민폐인지라) 걍 티샷 고고씽 한다던가, 파 3에서 해저드 보내놓고 과감히 멀리건~~을 외쳐 원온 투펏으로 파를 지키고 환호성을 올렸다던가, 채 두 개 들고 가서 암 생각없이 옆에 놓고 쳤다던가, 해저드에 퐁당한 볼을 대충 그린 근처에 놓고 쳤다든가, “좋은 데 놓고 치세요~” 카트 도로에 놓인 볼을 한~~참 안쪽 거의 페어웨이 가까이 붙여 쳤다던가, 내 채가 맘에 안 들어 친구 채를 빌려 쳤다던가 그냥…한 홀 한 홀이 죄다 벌타고 실격감이다. 대충 받은 수 많은 OK들은 제쳐두고라도 말이다.

이러고서도 9자를 봤다고? 에이, 농담이겠죠 ^^;;;

100돌이라, 110순이라 그래요. 라고 항변한다면 그야말로 난 골프를 치는 게 아니라 걍 골프는 모르지만 연습이라도 해볼까 해서 필드에 나왔습니다 라고 고백하는 꼴이 아닐까. 그렇다고 PDF로 270장에 달하는 골프 룰을 달달 외우고 다닐 수도 없겠다만 말이다. 어쩌면 골프를 치는 사람은 크게 100개 안쪽을 치는 사람과 바깥 쪽을 치는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그 말도 썩 틀린 거 같지 않다. 기본 룰을 갖추고 100개 안쪽을 친다는 것. 연습이 아닌 골프 라이프는 거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드라이버, 롱게임, 숏게임, 퍼팅 모두 겨우 과락을 면하지 않아야 가능한 100파. 캐디 언니가 적어주는 100파 말고 말이다.

올해 안에 그런 100파를 할 수 있을 지는, 그럴 수 있기를 항상 바라지만.

다들 쉽게 “제대로 셌어?”라고 묻고, “응, 또박또박은 셌지”라고 답하지만, 정말 그런가 하고 그 상황을 오리지널로 돌려보면…글쎄. 정말 그럴까. 정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니? 그 270 장에 하나도 안 위배될 수 있냐고. 그런 게 머리 아파 “골프는 즐기는 것” 심플하게 정리하고 가기도 하지만. 내 의지로 시작한 것도 아니나, 어쨌든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진지할 수 있는 기본 정도라도 갖추고 가고 싶은 게 솔직한 지금 내 바램이자 숙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PDF 270장을 숙지해야 하는데. 아이폰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도 고작 152장이었거늘…흑흑. 사는 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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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돌이의 룰과 프로의 룰은 서로 다른가? 우리는 같은 ‘골프’를 치고 있는 데 말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게, 골프이긴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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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느끼고 있는 것은
준엄한 270장의 룰로 첩첩산중인 경기보다 훨씬 더 힘든 것은
아예 룰이 없는 경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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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엄격하게 정의된 룰의 바운더리에 천착해
룰 따위 무시되는, 이 세상의 무수한 진짜 경기를 스스로 포기하게 될까봐
룰 없는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야생성을 아예 잃을까봐 한편으로 걱정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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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하고도 빙긋이 웃고 말 뿐,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던 수연 어린이는 경기 위원장으로부터 2벌타 확정 통지를 받고도 별다른 반론을 펼치지 않았다. 그냥 덤덤한 표정으로 스코어 카드의 숫자를 지우개로 지우고 파를 더블로 고쳐썼다. 하지만, 스코어 카드 수정을 완료하자 그때서야 아무 소리도 없이 수연 어린이 눈에서는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저 덤덤한 표정 속에 어떤 불안을 숨기고 있었는가…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구나.

기실 자기 잘못도 아닌 것을. 백을 매준 골프 대디, 제대로 캐디백 놓는 자리조차 숙지하지 못했던 미숙한 아마추어 캐디 아빠 탓이지만. 그래도, 책임은 선수가 진다. 그런게 골프고 인생이다.

이정민, 한효주, 장한나, 장수연….KLPGA 여자 선수들은 대개 다 이쁘다. 하지만, 이 상비군계 10대 어린이들은 정말이지 무섭도록 이쁘다. 이들이 있는 한, 앞으로 십 몇년 이상 KLPGA 재미없어질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내 중년의 즐거움을 책임질 무섭고 이쁜 10대들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