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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October, 2011

밤은 길어. 걸어, 이 아가씨야.

NIGHT

몸은 줘도 마음은 주지 않는 쌀쌀맞은 계집같은 이 도시의 밤에는 유난히 혼자된 인간들이 많다.
갑작스레 정전맞은듯, 핸드폰 하나 붙들고 다들 어디론가 뚜두두 뚜두두…메이데이 메이데이.

NIGHT2

이맘때 쯤이면 한 번씩 해주는 집까지 걸어오기 놀이. 예당 찍자마자 나뭇잎 사이로 후둑후둑.
생존본능으로 차도에 뛰어들어가 잽싸게 택시 잡아타자, 빗줄기 와르르 쏟아진다. Mission fail…

왔다갔다 부지런한 택시의 와이퍼 사이로 쓸려가는 시간을 보았다. 허무하게 스러져가며 그려진 무늬가 예뻤다.

안녕, 블룸앤구떼

< 블룸앤구떼>가 문을 닫는다. < 블룸앤구떼>는 가로수길이 허허벌판이었을 때 제일 처음 오픈해, 오늘날 가로수길의 컨셉트를 제시한 명실공히 가로수길의 랜드마크다. 그게 벌써 7년 전…내 입사 시기보다 한 6개월 늦다. 오가는 사람도 적어서 겨울에 눈이 펑펑 내릴때면 통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가로수길 풍경이 얼마나 고즈넉했던지. 지금은 하도 인간들이 와글거려 그런 정취도 모두 사라졌지만.

마지막 날까지도 < 블룸앤구떼>는 아름다웠다. 두 미모의 여사장님께서 나같은 게으른 인간으로는 상상초월하는 지극한 감각과 정성으로 가꿔온 공간. 365일 테이블에는 시들지 않은 생화가 놓여져 있었다. 디지털하게 이루어지는 업데이트와는 차원이 다른 오프라인의 물리적 업데이트가 지난 7년간 쉼없이 싱싱한 숨결을 불어넣은 거다. 생화뿐만이 아니다. 눈길 닿는 곳곳의 섬세한 손기들. 그걸 유지하기 위해, 얼핏 보면 우아가 충만하신 두 사장님께서 얼마나 아둥바둥 물밑에서 오리발을 저었는지 알고 있다. 다는 모르겠지만. 언니들을 보면서 늘 감탄했었다. 반복되는 새벽 꽃 시장 품팔이…장보기…일부분은 시스템화 됐겠지만.

그렇게 만들어온 공간이 사라진다. 그 과정이 어찌나 오늘 날의 ‘한국살이’를 반영하는지.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모이고, 상권이 만들어진다. 대기업과 외국자본이 낼름거리다 쏙 빼먹는다. 그 과정에 전방위적 압박이 들어온다. 작은 가게주인들은 혀깨물고 퇴장한다. 어쩐지 익숙한 시나리오.

파리의 무슨무슨 카페처럼 몇 백년 이어지는 유서깊은 카페같은 건 한국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일까. 돈질 말고 문화라고 자부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좀 오래 있어주면 안되나. 홍대도 가로수길도 숨 조금 쉴만하면 바로바로 부스러기 냄새맡은 바퀴벌레처럼 자본이 들이닥쳐 개판쳐 놓는다. 돈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 대단한 돈으로 하는 일이 고작 불도저로 개성을 밀어내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모 의류 브랜드, 모모 프랜차이즈 커피숍 같은 걸로 도배해 놓는 거라니.

다행히 < 블룸앤구떼> 내년 3월에 그 부근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개인사업자, 소상공, 작은 기업, 벤처들이 낄 틈이 점점 작아진다. 메뚜기처럼 이리 저리 튀면서 빈 자리를 찾아내거나, 몰래몰래 낮은 포복으로 숨어 장사하던가, 운과 빽을 총동원해 라인이라도 타거나, 무리해서라도 부동산이든 기술이든 재료든 뭐든 디펜던시 낮추거나…모르겠다. 다들 어떻게 살아남는지 신기하고 대단할 따름이다. 어쨌거나 이제 가로수길 메인스트리트는 감흥제로. 변화가 진화가 아닌 순간을 이렇게 또 한 번 목격한다.

소풍

햇빛이 쏟아지는 백양나무숲. 가을 속에서 숨쉬고 왔다.

짧은 소풍. 왕복 300km 운전 떨렸지만… 잘 갔다왔다. 이제 어디든 갈 수 있겠지. 가을은 또 올테니.

우리 동네야

분노를 부르는 풍경이 있지.

살인을 부르는 풍경도 종종. 이건 약과야. 이 동네엔 애들이 많거든. 비등점이 낮아서 쉽게 펄펄 끓어오르는 아이들.

그치만 애들만 있는 동네는 아냐.

유치원에 손자를 마중나가 책가방을 대신 들고 말없이 손자 뒤를 지키는 할아버지.

유모차에 아기 대신 폐지를 담는 할머니도 계시지.

한 평 남짓의 떡볶이집. 어느 겨울 나는 이 가게에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떡볶이를 먹었었지.

한 평 남짓의 수선 겸 도장 가게. 내 신발 밑창은 모두 여기서 갈았어.

트럭에선 무려 케밥도 팔지. 이태원이 아니야. 아저씨는 인도 사람한테 직접 배워왔다며 아줌마한테 자랑중이셔.

뒷골목을 서성이는 청춘과

이 동네와 너무나 어울리는 쬐그만 트럭 하나

한강까지 달릴 수 있는 자전거길도 있어.

물론. 한강이랑 똑같은 멋진 구름도 있고~

이게 우리 동네야. 신림동. 이제는 신원동이래. 그래도 똑같은 우리 동네야.

골프…골프?!

골프친다는 게 가끔 죄스러울 때가 있다. 굶는 아이들 몇 달 먹여줄 수 있는 후덜덜한 그린피와 대책없이 깎인 산과 좋은 코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동원되는 촌로들. 그리고 여전히 버티고 있는 그들.

그래도 계속 친다. 너무 너무 좋다. 치면서 생각해 볼테다. 오늘 같이 좋은 골프를 미안하지 않게, 아니 조금은 미안해도 그래도 에이 좀 봐줘요. 나도 살아야지 하면서 계속 치려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tae

아이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Youtube>Magisto에 넣어보았다. 구글이 선택한 동영상 오토(!) 에디터 Magisto…Magic! 처음엔 그냥 마술같았는데 비슷한 영상을 여러 번 넣어보니 대략 로직도 보이고…그래도 업자에게는 의미심장한 서비스다. 30초 제한이 좀 아쉬움. 동영상 9개 넣었는데, 최소 1분은 만들어 주셔야죠! :)


골프장 가서 골프에 집중 안하고 놀기만 했다는 증거. 아 그니까, 공이 넘 안 맞으면 사람이 이렇게 될 수도 있다. 그니까 이런 거 무서우면 공 너, 좀 맞던가.

버디는 못하고 버디펏만~ 그래도 나이쓰 퐈아! ㅋㅋ 9홀에 파 2개. 다른 파도 2개. ㅋㅋ 모야!!

태광 CC. 가깝고 편안한 골프장. 그린피 몇 만원 비싸지만, 거리가 주는 심적 부담과 기름값, 가장 중요한 시간 등등을 생각하면 베리 굿! 으악. 어느새 좀 이따간 출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