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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February, 2008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 책 표지에 관해 – “2.0 스럽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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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면 좀 덜 팔렸을까? 최종 심사에서 탈락한 표지.

신경을 많이 썼다.
“내용이 안 받쳐줘서 표지로 카바할라구~”라며 낄낄댔어도
실상 등줄기에서는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몸바쳤던 일이기 때문이다. 포장때문에 초친다면 죽을 것 같았다.

내 포인트는 명확했다.
올록볼록 어디선가 무질서하게 제멋대로 튀어나와 전체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이게 가장 2.0스럽다는 것.
결론적으로 저자가 강력하게 민 이 표지는 최종 선정에서 탈락됐다.

“이것 보세요. 이렇게 1장, 2장, 3장…제목들 딱딱딱 줄맞춰서 서 있는 거.
이거 2.0이 아니거든요. 이게 바로 1.0 이거든요.”

하지만 전해들은 영업쪽 포인트도 명확했다. 매대 파워에서 밀린다는 것.
결국 저자의 의견으로는 조금 더 2.0 스러웠던 이 표지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오프 서점에서도 꽤 팔렸다고 하니, 토를 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안도의 한숨~~
그리고 아마 그런 것이 바로 지금 한국의 웹 2.0의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말하고 싶고….^^

VERY SPECIAL THANKS TO 작업해 주신 현일 선배 & 저런 모든 개념을 탑재시켜 준 성원 선배

뮤지컬 <나인> :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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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같이 보러 간 오빠가 그러드라.
“저래봤자, 저 새낀 안돼.”

ㅋㅋㅋㅋㅋ 너무 욱긴다.
남자가 보는 남자, 너무 까칠하다. 또 예리하다!
여자가 남자를 볼 때처럼 이것 저것 보태주지 않으니까.

그렇담 나의 대답은 이런 것이어야 했을까?
“저 년들도 뻔해! 저래봤자야! 얼마나 갈지!!”

남자도 빤하고 여자도 빤하고
그들의 과정도 그들의 결론도 참으로 빤하다.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 없다지 않은가.
이야기만 그런가,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렇담 이런 빤한 인생에서
어떻게 살지가 요즘 내 화두이다.

빤하다는 것을 모를 때는
그래도 한 번뿐인 내 인생 뭔가 이색적인 것을 지향하며 살았지만
빤하다는 것을 안 이상
나이들수록 이색은 점점 궁상맞은 도피가 되어간다.
귀도의 자살 시도처럼 말이다.
그렇담 뭘 해야 할까? 누추한 일상의 재발견? 상식의 탑재?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으론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부디 내 인생에 단 한 개라도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가 떨어지게 해 주세요를 밤마다 간절히 기도하는
무척 오락가락중인 30대의 기로.
인생에서 새로 접어든 매우 흥미로운 스테이지다.

뮤지컬보다는 황정민을 보러 간 것이기 때문에
커튼 콜에서 힘 닿는대로 박수치며 목청껏 워~워~거리다 핀잔받았다 – -;;
춤이나 뮤지컬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무대 위의 황정민은 스크린의 황정민보다 훨씬 좋았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에너지,
그 중에서도 퐁퐁 솟아하는 깊은 맑은 샘물처럼 좋은 기운을 가진 에너지!
빤한 인생을 단 한 순간이라도 반짝거리게 만드는 기운을 가진 에너지!
그게 너무 필요해
우리는 뮤지컬도 보고 사랑도 하고 뽀뽀도 하고 글도 쓰고 읽고 온갖 것들을 하는 것이 아닐까.
황정민은 표 값에 넘치는 에너지를 전해 주었다.
물론 단체 구매로 꽤 싸게 손에 넣은 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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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말한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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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돌변해서~~~2008 가장 치명(????)적인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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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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얏호 즐거운 토요일~ 그의 여인들의 무리 속에 끼어

끝나고 데판야끼에 사케도 먹고, 메생이 국에 소주도 한 잔~
노래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and the show must go on…

또 한 살

한 살을 더 먹는다.
부른 배에 우겨넣는, 씹히지도 않는 질긴 가래떡처럼 안 내키는 또 한 살.
기왕이면 맛나게 먹어야지 생각을 고쳐먹어 본다.
근심이라는 양념도 마다않고
지혜라는 고명도 얹고
사랑하는 이들의 훈김으로 덥힌 따스한 국물에 훌훌 말아 먹어야지.
고프지도 체하지도 말고 딱 한 그릇만큼만 제대로 먹어야지.
차게 식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
그래서 살아내기 위해 또 한 번
엄마가 지난 밤 끓여 놓은 떡국을 넙죽 받아 먹는 설날 아침.
올 한 해는 또 뭐가 펼쳐질지
어떤 올가미가 목을 죄어올지
어떤 무지개가 천국을 보여줄지
늘 희구해 마지 않던 일희일비 없는 MDD(무덤덤)의 신천지가 비로소 열릴런지
오늘 아침의 나는 알 수 없다.
떡국으로 배를 채운 아침엔 그저 또 한 해 살아갈 것임에만 감사한다.

떡국도 다 소화되고 기특한 생각도 지나가고
은갈치 비늘처럼 반짝이는
푸른 소주로 찰랑대는 밤

우선 해야 할 일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못 보고만
새해의 첫 달빛을 목격하는 일.
결심은 내일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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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종소리 뎅뎅뎅)
아까 조 아래 있는 포스트(↓↓↓↓↓)는 새해 첫 포스트이자 새해 첫 뻥~~이요.
아쉽게도 새해 첫 달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달도 달빛도 저 너머에… 드문드문 티밥같은 별들만 차갑게 반짝였던 밤.
그런데도 마치 눈에 본 듯이 썼던 이유.
기도하는 마음만은 꼭 환하디 환한 달빛이 비추는 양 그랬다는거.
그리고 기대되는 올 한 해, 새해 첫 뻥도 개시할 겸~~ 룰루루

2008 월출제 – 첫 달 아래 기원해

moon.jpg(사진 출처 : 친구네서 슬쩍 오려옴…불펌의 사각사각)

달은 내 밤의 중심점이다.
그렇게 내 시선은 달에 붙들려
아무리 멀리 도망가도 나는 여전히
달과 나 사이의 반경을 벗어나지 못한 채 회전하고 있는 것이다.

나같은 야행형 인간은 일출이 아니라 새해 첫 월출(月出) 앞에 기원해야지.
나머지 364일은 수시로 해 떨어지면 돌변하는 늑대 소녀(곧죽어도 소녀랜다)가 되어
어둔 밤 달빛 아래를 헤매이면서
새해 첫 날이라고 별로 친하지도 않는 해 뜨는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머리 조아리는 거
조금 배신이지 않아?

태양보다 한 발 먼저 새해를 여는 첫 달빛 아래서
내 기쁨, 내 눈물, 내 죄의 목격자
채우고 이러짐에 소중한 순간들을 새겼던 이 달빛 아래서
반은 취해서 반은 제정신으로…
그래도 한결같은 온기로 비춰준 같은 달빛 아래서
기원하고 또 기원한다.

몰아쉬던 숨 가지런해 지기를
분주했던 맘 얌전해 지기를

이 달빛 아래서 그 어떤 나도 다시는 같아지지 않기를.

마음은 푸르게 물든다.
LOVE &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