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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December, 2006

프리미어 리그 : 맨유 vs 레딩 – 축구도 업&다운

맨유 3 : 1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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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의 시간을 깨고, 드디어 몇 경기 시동을 걸어봤는데.
구장은 그 때 그 올드 트래포드 건만, 달라진 판세에 격세지감이.

C호날두는 세 경기 연속 2골씩 기록 –;

루니, 뭔가 안 풀림. 그 때 그 거침없는 왕사탕 루니는 어디로 갔는지??? 한 그라운드 안에 두 개의 태양이 뜰 수 없기 때문인가?

그리고 지성이…위건전에서는 불이 붙었지만, 어째 그리고 볼만 잡으면 넘어지는지. 챈스로 연결된다해도TT

현재 스코어 절정의 기량 호날두. 그간 업뎃이 전혀 안된 내 낡은 EPL DB에 호날두는 [현란한 발재간, 멘탈이 테크닉에 못미치는, 개인 플레이] 등등으로 태깅되어 있어 경기 내용에 상당히 적응이 안되며 심지어 저항감까지 들었는데, 오늘에서는 백기 펄럭. 처음 호날두 보고 입이 쩍 벌어졌던 그 처음이 떠올랐다. 처음부터 그는 클래스가 다른 선수였다.

2003년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 : 맨유 vs 볼튼 – 괴물이 나타났다. (호날두 EPL 데뷔전)

스피드, 드리블, 패스, 어시스트…모든 면에서 한마디로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괴물이었습니다.
게다가 나이에 걸맞지 않는 그 담력과 침착함이라니.
대한민국 네티즌에 못지 않은(^^;;) 올드 트래포트에 모인 6만 5천명 골수 맨유팬들 앞에서 전혀 안 쫄고 장기자랑을 펼치더군요.

한준희씨의 명대사 중에 ‘컨디션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멘트가 있다.
룬희 역시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뿐이다. 지난 시즌 헤메고, 비난 받고, 공 가지고 혼자 놀기 하던 호날두처럼. 그 역시 클래스가 다른 선수이므로.

하지만, 지성도 그런가?

그래서 그런 복잡한 마음과 확신할 수 없는 답을 담아 작년 말에 이렇게 썼었다.

2005,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했던 유럽 축구의 추억

박지성 앞에는 하나의 수식어가 붙는다. ‘완전 소중’ 지성은 맨유에게도 축구팬에게도, 축구팬이 아닌 그냥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참 소중한 존재다. 박지성에 대한 사랑으로 끓어 넘치는 우리의 냄비는 아직도 뜨겁게 끓어 넘치고 있다. 사랑이 넘쳐서 그렇다. 갑자기 너무 잘하기도 하고, 어디가 자기 자린지 몰라 헤메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잘해도 잘 해도 더 잘해주기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그는 점점 높아지는 우리의 기대를 늘 넘어서 왔지 않은가.

지성의 플레이는 늘 그렇게 너무 사랑하는 연인을 향하는 마음처럼 우리를 갈구하게 하고, 불안 초조하게 하고, 감동하게 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왜 이렇게 스물 네 살의 푸릇한 청년 박지성은 우리의 이쁨을 독차지하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 버렸을까. 모두가 인정하는 그의 성실함, 그의 소박함, 그의 영리함 때문이다. 완전소중지성. 앞으로도 최소한 우리를 10년을 애태우고 행복하게 할 이름.

언뜻 보면 지성이 찬양가 처럼 보이는 이 문장에서 정작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지성은 우리를 행복하게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부분이다. 지성은 우리를 애태우고 애태우다 어느 순간이 되어서야 극적 반전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마빡이, 대빡이 그런 것처럼 꼭 일정 정도의 징한 고통을 축적해야만 나오는 결과다. 그런데 그게 또 아직 클래스로 고착되지도 않았다. 국대에서는 확실히 차원이 다른 경기를 하지만, 지금 그는 맨유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인생처럼 축구도 업&다운…
지성, 영표와 기현, 호날두와 루니, 무링요와 퍼거슨…

변치않는 것은 클래스 뿐이다.

하지만, 클래스를 검증받지 못한 이들은 컨디션의 업&다운을 거듭하며 천국과 지옥을 헤멘다. 클래스가 드러날 때까지는 또 얼마마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어쨌든 내가 책을 다 썼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지성이도 복귀했고
지성도 나도 프리미어 리그 적응 중!
냄비 뚜껑은 조금만 더 닫아두자. 지성의 클래스가 딱 적당히 익을 때 까지만.

ps. 하지만 정말 놀라운 것은 긱스가 아닌가? 긱스가 한 물 갔다는 말이 나온 지가 벌써 몇 년 째인지. 그런게 여전히 서바이브 하고 있다. 베컴, 반니가 떠나가는 동안…그냥 ‘상징적’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제 역할 다 하면서.

싱글 라이프를 사로잡은 불륜의 주말밤 – 도베(Dove) 2006년 4월

유진

작년 요맘 때 썼는데, 그 때 청탁받은 컨셉은 싱글들의 주말 보내기 였다.
최근 마시멜로로 물의를 일으킨 정지영씨의 화려한 주말에 밀려(!) 몇 달 썩다가 월드컵을 앞 둔 4월경 축구 테마의 첫꼭지로 활용됨

왜 세상의 모든 잡지사 기자들은 원고를 달라그럴 때 금방이라도 세상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서두를까?
꼭 그 날까지 필요한 것도 아니면서, 일단 필자 닥달해서 쟁여놓고 보는 정신! …(앗 음..)

싱글 라이프를 사로잡은 불륜의 주말밤 – 유럽축구의 짜릿한 유혹

주말의 껀수는 나이와 반비례한다. 서른을 정점으로 불타던 화려한 싱글 라이프의 주말 스케줄은 서른 뒤에 붙는 숫자만큼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갔다. 현란한 뺑뺑이의 사이키 조명과 함께 했던 부비부비 올나잇 댄스 파티가 먼저 백기를 펄럭였고(체력적 한계), 심심할 때쯤이면 한 번씩 콜을 날리며 껄떡 대던 이 놈 저 놈들의 작업도 급하강 곡선을 그으며, 매 주 하한가 갱신을 계속해 갔다. (호르몬의 한계) 영화 볼 때는 혼자가 집중도 잘되고 더 좋다며 울부짖으며 문화의 향기 가득한 싱글 라이프의 품위 유지를 위해 홀로 꿋꿋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했던(파트너의 한계) 주말 밤의 심야 영화들! 하지만 난 결국 그 신포도를 더 이상 삼킬 수 없음을 고백해야 했다. (자기 기만의 한계)

그리하여 드디어 나는 매주 빠지지도 않고 돌아오는 황금같은 주말을 위해 체력도 동반자도 여성 호르몬과 자기 기만도 요구하지 않는 그 ‘무엇’을 찾아내야만 하는 중대 시국에 당면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이 모든 조건의 씁쓸함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흥미진진하며 트렌디한 동시에 가치로운 것이어야만 했다. “어머, 난 말이야 난 주말에 ~~이런 거 했는데. (나 ‘여전히’ 너무 멋있지?)”라고 월요일 출근에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거기에 하나 더! 그 껀수는 매주 규칙적으로 수급되어야 했다. 더 이상 싱싱한 고기를 찾아 헤메이는 한 마리 하이에나가 되어 매 주 금요일을 전전 긍긍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고갈된 하이에나처럼 피곤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결혼을 하는 이유처럼, 싱글인 나 역시 그 무엇인가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을 원했다.

바로 그 때쯤 박지성과 이영표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난 그 많던 주말을 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보냈을까? 돌이켜 보면 아찔하다. 저런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껀수를 잡을 가능성이란 부킹으로 가정적이고 이상적인 남편감을 만날 가능성만큼이나 희박한 것이다. 그런데, 지성과 영표가 그 희귀한 일을 해냈다.

축구. 축구를 생각하면 가슴이 먼저 뛴다. 그 너르디 너른 초록의 잔디와 맨 몸에 달랑 셔츠와 반바지만 걸친 채 그라운드를 뛰는 젊은 육체들이 희부옇게 눈이 부신 야간 조명 속에서 둥실 떠오른다. 그리고 천천히 소리가 들려온다. 웅성웅성 하는 낮은 소음들이 점점 커지면서, 둥둥거리는 북소리와 그라운드를 향해 선수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들의 외침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윽고 ‘와아-’하고 뭉쳐진 거대한 덩어리가 그라운드로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뛰는 사내들의 박력은 그 무거운 압력을 전속력으로 헤치고 나갈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코끝엔 차가운 바람이 찡하게 스쳐 지나가고, 커다란 전광판엔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가 총천연색으로 번쩍거린다. 매주 주말 밤, TV 앞에서 난 그 모든 것을 오감으로 만끽한다.

시작은 ‘꽃미남’이었다. 몇 년간 EPL의 명문으로 꼽히는 아스날의 팬을 자처한 것도 실은 ‘티에리 앙리’라는 프랑스산 최고 꽃미남(이제는 꽃유부남이 되고 만)의 길고 미끈한 팔다리의 선과 흠뻑 패인 보조개의 살인 미소에 빠져들었기 때문이지, 기실 조국은 바꿔도 클럽은 못 바꾼다는 영국 골수 축구팬의 뜨거운 무엇을 품어서나 고급 축구를 음미하는 높은 안목을 가져서는 아니었다. 축구에 대해서라면 그런 최강 스펙의 남자가 골마저도 잘 넣는다는 사실이 좋은 것 뿐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며 동영상과 사진, 축구 전설의 뒷이야기들을 섭렵하기 시작했고, 가뭄에 콩 나듯 해 주는 유럽 축구 중계를 케이블 TV를 뒤져가며 열심히 시청했다. 중계를 해 주지 않는 빅 매치는 클럽 홈페이지의 인터넷 라디오 중계나 외국 스포츠 포털의 문자 중계 만으로 간신히 목을 축이는 기본 수련 과정들을 착실히 밟아갔다. 그러다 보니, 꽃미남 만큼이나 좋은 플레이가 좋아졌다. 꽃미남의 살인 미소 대신 그의 드리블과 위치 선정과 킬 패스에 경악하기 시작했다. 꽃과는 거리가 먼 광폭하고 무뚝뚝한 숫컷들이 가슴에 꽂히기 시작했다. 꽃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는 축구의 세계에 눈을 떠 버린 것이다.

그때부터는 목마름이었다. 지지 세력의 절대 쪽수 부족으로 야구나 기타 스포츠에 밀려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유럽 축구 중계였다. 유럽 사람들은 좋겠다. 저런 경기를 매 주 경기장을 가서 보다니. 라이언 긱스가 전속력으로 골문을 항해 드리블해 갈 때, 그 피가 거꾸로 솟는 스릴을 매 주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니. 한 때는 아예 영국으로 취업을 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모든 고민이 지성과 영표의 EPL 이적으로 순식간에 해결됐다. 온갖 스포츠 케이블의 경쟁적인 유럽 축구 중계로 주말 밤은 유럽 축구의 밤이 됐다. 매주 케이블 TV에서 한 경기 보기가 힘들었던 EPL 중계가 주말마다 줄줄이 두 세 게임씩 생방송 일정에 올랐고, 유럽 축구 뉴스가 포털의 탑 뉴스로 떴고, 월요일 날 출근하면 모두들 지성과 영표의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럽 축구 팬이라는 이유만으로 노처녀 대열에서 조차 비주류였던 나로서는, 이 전세의 역전이 심히 반가웠다.

이제 유럽 축구는 나의 경쟁력이 됐다. 젊은 영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꺼리’가 됐다. 연령, 성별, 국적 불문 축구를 좋아하는 그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매 주 승부에 목숨 건 경기의 치열함을 접할 때면 온 몸에 피가 한 번씩 새로 돈다. 싱싱한 에너지를 수혈 받는다. 심지어 피부가 고와지고, 주름이 사라지고, 근력이 더 붙는 것 같기도 하다. (쩝!) 물론, 이것은 내 인생의 황금 같은 주말 밤을 고스란히 제물로 바친 결과물이다. 사그라져 가는 껀수의 불씨를 아예 짓밟고, 그 잿더미 위에 피워 올린 꽃이다. (흑~) 때론 나도 주말 밤을 새며 놀고 싶고, 술 마시고 해롱거리다 누군가의 품을 노려보고도 싶고, 애인과 밤새 속닥거리며 보내고도 싶다. 토끼 눈으로 TV 앞에서 밤새다 그 후유증으로 도미노처럼 남은 주말을 날려 먹는 축구 팬이기에 앞서 간만에 푹 쉬고 다음 한 주를 산뜻하게 준비하고도 싶은 피곤한 월급쟁이다. 하지만, 그 귀에 익은 ‘와아-’하는 현장의 파열음이 들려 오는 순간 난 몽유병 환자처럼 TV 앞에 앉는다. 이 때만큼은,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그 누구의 전화가 와도 무성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화내고 돌아선 남자도 있다. 경기 후 치열한 애교 작전으로 마음을 돌려놓기도 하지만, 어쨌든 주말의 축구 라이프는 이렇게 적지 않은 희생과 순탄치 않은 애정 전선의 대가로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

어찌 보면 축구가 뭐 별건가. 동그란 공 발로 차는 거다. 그런데, 거기에 왜 이리 목숨을 거냐고 묻는다면, “바로 그래서 좋다”고 대답할 테다. 뭐 걸리적 거릴 것 없는 넓은 데서 하고, 순서 맞춰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일 없이 스물 두 명이 우루루 몰려나가 한꺼번에 뛰고, 룰은 단순하다. 격식 갖춘 유니폼도, 조작이 복잡한 장비도, 많은 점수를 주고 받는 아기자기함도 없다. 그렇게나 심플하고, 그래서 아름답다. 말 대신 몸이 보여주고, 도구나 룰의 간섭이 없을 때만이 가능한 창조의 순간들이 빛을 발한다. 공 하나를 그물 안에 넣는다는 것. 아무런 텍스트로 부연되지 않는 이 행위 속에서 난 ‘창조’란 것의 새로운 정의를 봤다.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인간의 피를 끓게 만드는 스포츠와 예술이 겹쳐지는 황홀한 순간을 만끽했다. 그리고 중독됐다. 내가 좋아하는 알베르 까뮈씨는 말했다. “인간의 도덕과 의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축구에서 배웠다.”고. 아트 사커도 토탈 사커도 포메이션의 개념이나 쓰리백, 포백 논쟁이 없었던 그 때도 이미 축구는 인간의 도덕과 의무를 가르쳐준 행위였나 보다. 아아, 그런데 난 축구를 보면서 딸로서, 애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의 도덕과 의무를 모두 내팽개친 채 TV 앞에 앉아 있다. 밀려오는 죄의식을 애써 밀쳐놓으며, 운명의 소울메이트 대신 축구를 한껏 껴안고. 하지만 이 순간 더 이상 그 무엇도 바랄게 없게 하는 내 짜릿한 불륜의 주말 밤은 이렇게 깊어 가고 있다.

정유진 : 축구 보기를 싱글 라이프의 낙으로 삼은 지 어언 몇 해. 최근에는 격투기에도 빠져 좌축구 우격투의 뿌듯한 새 삶을 살아가고 있다…블라블라블라…

ps. 이렇게 기사는 그럴 듯 하게 써 놓고, 정작 올해는 몇 경기 제대로 못 봤다는. 지성의 컴백과 함께 again 2007!

ps2. 솔직히…”그래서 화내고 돌아선 남자도 있다. ” ==> 뻥이다. 극적 효과를 노리기 위해 작가(?)로서의 양심을 팔고 그짓말 썼다. –;;

수면의 과학 (Science des rêves) : 미숙하고 철없는 것들이 주는 이 무한대의 흥겨움

수면의 과학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허무는 유진이의 수면의 과학 꼴라쥬

수면의 과학 (The Science Of Sleep, 2005)

영화를 보고 나니 잠자던 제작心이 마구 솟아나
집에 온 나는, 나도 모르게 가위를 들고 셀로판지를 자르며 이런 걸 붙이고 있는 거였다.

절대로 절대로
졸립지 않으며, 꿈에 대한 다큐멘터리 아님.
과학을 다룬 내용도 아님.

보고 나오면 말이지…

길거리 간판들의 글자들이 모두 후두둑 떨어져 나와 캉캉춤을 출 것 같고
트리에 걸린 종들이 딸랑 거리며 아름다운 캐롤을 연주할 것도 같고
가로수들이 가지를 늘어뜨려 나를 태워다 저 먼 밤하늘의 구름 위에 사뿐히 내려 줄 것도 같아.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말을 걸어 오고, 서로 눈이 맞아 곧 흩어지고 말 반짝이는 사랑을 나누지.
그런 현상이 한 며칠은 계속 돼.
프랑스에서 건너온 효과 직빵 진귀한 뽕이지. 가격은 7000원. 통신사 카드는 할인도 해줘.
단, 그대가 뽕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뽕은 마음에 놓는 것이라, 마음을 덮어 놓으면 꽝인거지.
오히려 심각한 거부 반응만 일으킬 뿐.

친구가 메신저로 보내 준 영화 링크를 접한 나의 첫 마디,
“카우프만이 안 썼으므로 무효~!”

깊이없이 상상력만 충만하고 이야기는 비약한 제멋대로 정신 없는 롤러코스트일 거라고 예상했으면서도
피곤한 심신을 이끌고 분당서 종로까지 날라가 시사회를 챙겨볼 만큼 땡겼던 이유.
이터널 선샤인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때문이었는데.

영화가 너무 좋았다.

얼기설기 손으로 만든 온갖 예쁜 것들.
수도꼭지를 비틀면 콸콸 솟아나는 파랑 하양 셀로판 물
솜 스키장
한 장면 한 장면 그냥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아까워. 다 캡쳐받아 놓아야 할 것 같은 수작업 특수효과.
온통 무경계. 스페인어, 영어, 프랑스어가 뒤죽박죽. 꿈과 현실이 뒤죽박죽….
고양이 귀를 단 스테판 (꺄윽-)
스테판의 모자를 뺏어 쓴 자칭 섹스 중독 기
기네 사무실의 게이 or 레즈 2종 세트
참 빈한 인상으로도 우아한 샬롯 갱스부르.
Death to organization
피아노를 연주하는 경찰관들.
음악들
그 많은 웃음과 어이없음
닿을 듯 말듯한 애틋한 사랑의 감정과
파편처럼 부서지는 장면 장면들..

하지만 그중에서도
둘이 통한다는 게 너무 좋았다.
언젠가는 누군가와 내가 애호해 마지 않는 헛소리로 광란의 질주를 하는 상상을 하면서.
배 안에 나무를 심는 대신,
새빨간 장난 안에 눈물 한 방울을 담아 삶의 어두운 구멍 속에 톡 떨어뜨리면
거기에서 초록 싹이 돋아 봄볕에 보드랍게 흔들릴거야.

영화를 보고 나온 종로 네 거리엔
늦은 시간 회사 퇴근 버스가 지나쳐 가고…그래도 간만에 해후한 종로 거리와 나의 수면의 과학식 조우는 계속된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지만, 모든 일이 다 일어나는.
그건 마치 뽕맞은 신데렐라가 12시의 종소리를 못 들은 형국이랄까.

그래서 결론은, 카우프만이 안 써서 더 좋았을 거야.
흥이란 제멋대로 해야 나는 더 나는 법이거든.
물론 카우프만 씨는 지금도 어디선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유진이를 감동시킬 각본을 쓰느라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겠지만.

그래서 이렇게 2005년 12월의 이터널 션사인에 이어
미쉘 공드리씨가 나의 12월을 2년째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말았다.

오늘은 공드리씨에게
꾸벅-

이터널 션샤인처럼 이 애들의 사랑도 씁쓸하지만
상상은 현실을 감싸는 당의가 되어 그 어떤 공허함도 기꺼이 꿀꺽 삼켜넘기게 한다.
진실을 외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전체로 흡수할 수 있게 해 준다.

머리가 아니라 피를 타고 흐를 수 있도록.

정유진의 웹 2.0 기획론 출간!

정유진의 웹 2.0 기획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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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문고는 여기

다음의 윤석찬님 추천 포스트 (추천글에 이어 포스트까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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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코멘트 남겨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더불어 여러분들께 도움 요청 드립니다.
제 책 관련해 오탈자나 수정사항, 제안, 건의, 좋은 국내 웹 2.0 사례를 알려주세요.

특히 제 책이 13개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각 키워드별로 예를 들어 태깅이나 RSS를 참 잘 활용하는 한국 서비스가 있다든가
소셜화를 제대로 구현 혹은 지향하고 만들어진 국내 웹 2.0 서비스가 있다든가
등 사례 제보주시면 적극 검토하여 제 책과 여러 채널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메일은 youzin@youzin.com입니다.

프레스티지 : 예상을 뛰어 넘는 매직이란 없단다.

프레스티지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6058

누군가 던져 놓은 텅 빈 퍼즐판에다 조각을 하나씩 끼우는데 사력을 다해 조각을 맞추면 맞출 수록
전체 그림이 무엇인지 더더욱 알 수 없게 되는 느낌…놀란 감독의 영화가 꼭 그렇다.
강박에 심신을 갉아먹힌 영화 속 인물들은 점점 더 피곤하고 지친 상태가 되어가고,
난 그것이 꼭 종종 멈춰야 할 선을 지나쳐 버렸을 때 펼쳐지는 익숙한 거울 속 풍경같아 이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호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신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굉장한 이야기이다 싶어 원작을 찾아봤는데
역시나 대단한 소설이었지고, 눈에서 광선을 쏘아가며 재미나게 읽었지만
하필이면 내가 영화에서 가장 매혹되었던 포인트들은 원작의 모티브에 놀란형제가 살짝 덧칠한 부분으로 밝혀졌던 것이다.
무념무상으로 사는 중에 가끔씩 만나게 되는 이런 식의 ‘하필이면’은 반가운 가운데 잠시나마 정신을 차리고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기억상실, 불면증에 이어 이번에 그들을 궁지로 몰아가는 것은 프레스티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 예기치 않은 곳에서 다시 등장하는 경이로운 마법의 순간에 관한 비밀이다.
영화는 소설에서의 세대를 있는 비극의 고리와
머나먼 길을 돌고 돌아 결국 또 하나의 나와 대면하게 되는 기묘한 도플갱어의 패러독스를 매끈히 잘라내고
대신 두 남자의 대결에 촛점을 맞춘다.

해서 존재에 관한 풍요로운 사색의 장을 열어 며칠씩 생각에 잠기게 하는 대신,
책에서는 한 번도 강조되지 않으나, 영화에서는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한 단어를 내 마음에 새기게 한다.

그것은 바로 ‘희생(sacrifice)’이다.

시시하고 간단하지만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그래서 한 인간의 일생을 지배하고야 마는 것.
마리오네뜨와도 같은 마지막 휴 잭맨의 표정 속에 드러나는 살떨리는 진실이다.

후배 하나가 내가 예전에 범죄의 재구성에 대해 썼던 포스트 얘길 하면서 놀랍다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었는데
진심으로 나는 그 포스트가 별로 놀랍지 않아서, 그냥 시큰둥하게 그랬다.

별 방법은 없는데. 그냥 계속 하루종일 DVD 틀어놓고 리플레이 하면서 받아적는 수 밖에는.

말해놓고 나니 정말 별 게 없어서
신비주의가 전략이 되어야 할 필요를 실감했다.

해석이 어렵냐 하면, 그건 지 꼴리는 대로 하는 거고
최종적으로 그려진 모양이 자기가 직접 살아서 몸과 마음에 축적한 것들을 잘 반영하면 되는 거지 거기엔 왕후장상이 따로 없다.
정치나 돈이 개입하지 않느다면 말이다.
다양성에 질려버린 대통령이 370여종의 서로 다른 치즈가 나오는 나라를 통치하는 일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라고 탄식을 할 지언정. (*드골)

하지만 받아쓰기는 다른 문제다.
깨끗한 받아쓰기.

여기에는 옳고 그름이 존재하고, 제대로 받아쓰기 위해서는 분명한 물리적 희생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모두 바꿔치기 되는 미완성의 대본따위에 의존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

살면서 가끔씩 눈 앞에서 사라지고, 그래서 잊혀지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이 짠하고 예기치 않은 곳에서 다시 나타날 때,
우리는 기꺼이 그것에 경탄하고 박수를 보내고 그 비밀에 경의로움을 느낀다.

그들은 때로 후미진 마음의 구석에 귀신처럼 등장해 우리를 놀래키기도 한다.

하지만 별 건 없다.
마술사는 마술을 즐기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건 우리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1단계의 트릭(misleading)일 뿐.

그들은 다만 희생한 것이다.
어두컴컴한 무대 마룻 바닥 아래 숨죽인 채
프레스티지의 순간을 기다리며.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November 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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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나카지마 아츠시/다섯수레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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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명(文名)은 생각처럼 쉽게 얻어지지 않았고 생활도 날로 궁핍해졌다.’
<

내게 너무 멋진 영화 <내게 너무 멋진 서쪽나라>

200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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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너무 멋진 서쪽나라 (Occident)

-네이버 영화 페이지

-IMDB.com 영화 페이지

-KBS 영화 페이지

세상에 살다 살다 야밤에 중간부터 보기 시작한
전체 줄거리도 잘 안잡히는 듣도 보도 못한 루마니아 영화 하나 때문에 이렇게 기분좋게 웃을지는 몰랐다.

맨유 경기 보다 잠깐 채널 돌리다, 그만 고정시키고 말았는데.
축구팬으로서는 완전 10회 경기 관람 금지에 팬자격 상실감인 대역죄지… 덕분에 퍼디난드 골은 못 보고.

이건 거의 ‘퍼펙트 크라임’ 수준의 발견인데,
다만 첨부터 못 본게 무진장 아쉽다.
해서, 영화가 담고 있다는 동구 국가의 열악한 사회적 메시지는 잘 안들어오고
그냥 무개념으로 내내 배꼽만 잡았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영화.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텐데, 참으로 아무 사심없는 순수한 웃음을 짓게 한 영화다.

거의 영화도 못 보지만 가뭄에 콩나듯이 챙겼던 킹콩이고 너는 내 운명이고
실은 기본 대개 시큰둥 했고, 머리가 확 깨는 느낌 없었는데
비디오 나오면 꼭 다시 봐야지, 불끈 하게 되는 이런 영화는 실로 오랜만.

돈도 안 들이고, 아는 배우라곤 항개두 안 나오지만
단 한 장면만 봐도 삘이 지대로 꽂혀 주시는 이 감각의 클릭이야말로 참 기분좋은 코드 공유다.
역시 돈 들인다고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거이 아닌 거라는 것을
이런 탤런트들은 보여준다.

“루마니아 하면 코마네치와 드라큘라 밖에는 몰라. 다들 루마니아가 그것밖에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겠지.”

“망을 보고 있다가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신호를 보내라고 했지!!”
“아까 손짓으로 ~이 왔다고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는데요”
“-_-;;;”

다시 생각해도 그 시츄에이숀들, 참 기가 막히다.

코미디.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한 내 궁극의 장르!!

갑작 대수옵빠 버전으로.
조아하 조아 기분이 조아~ 으하하하

살다가 이런 거 만나면 기분이 조은거다.

너는 내 운명 : 엉뚱한 곳에서 촛점이 맞아버리다.

2006/01/22

전도연이 제일 전도연스럽게 나온 영화가 아닐까. 발그레한 입술, 짧은 미니스커트 팔랑거리며 눈웃음 흘리는 게 너무 예쁘다. 내용이야 다 아는 거고, 교도소 철창 넘는 씬, 나 잡아보셈~ 벚꽃씬 등 명장면들도 이미 텔레비죵에서 허버 틀어줘서 새삼스러울 일 없었다. 하기야, 제목부터가 아예 DYD(들이대)인 이 작품의 마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짜디짠 눈물을 뽑게 만들고야 마는, 진심의 힘, 신파의 마력이라고 했다. 나 역시 눈물이 났으니, 인정해줄까?

실패는 영화보다 내 쪽이었던 것 같다.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는 사전 정보때문에 영화 보는 내내 영화를 그냥 영화로 보지 않고 ‘진짜는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끊어낼 수 없었던 관람자의 불량한 태도말이다. 영화의 현실과 영화의 재료로 발탁된 ‘그때 그 사람들’의 현실과 영화 보는 내내 그 두 개의 앵글을 화면 분할로 이어 맞추고 있는 나의 사적인 현실이 3차원으로 짬뽕되어 매우 기묘한 아우라를 이끌어내고 만다. 언뜻 보기엔 겹치며 실제로는 심하게 어긋나면서도 결국 한 줄기인 세 개의 이야기다.

전혀 믿어지지 않는 얘기다. 다만 이런 게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은 있다. 어디서 보니 진실이란 건 원래 없고,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것이 진실이라고 하더라. 모르겠다. 내가 바라는 것은 진실도 아니고 그냥 사실(fact)이다. 아무 가치 판단 개입없는 사실말이다. 그 사실이 어떤 고귀한 진실로 귀결되는 지에 대해서는 각자에 맡기자. 미디어에, 영화 감독에, 작가에, 관람객의 각자에게. 하지만 난 궁금하다. 팩트가 말이다. 간만에 집요모드를 발동해 실제 주인공을 추적해 보고도 싶을 만큼. 그를 잡아다 거짓말 탐지기라도 붙여놓고 너 정말 이랬냐? 고 묻고 싶었다. 아니, 그런 진심에의 호기심조차도 과한 욕심이다. 팩트란 진실도 아니고, 진심과도 무관한. 그저 겉으로 드러난 무색무취의 발생된 일이어야 한다. 맥락도 제거되고, 의도도 알 수 없는. 그 어떤 내면을 묻지 않는 지극히 드라이한 해프닝(happening)말이다.

  • ‘너는 내 운명’은 실화가 아닌 판타지.
    언론에 난도질 당한 HIV 양성인 K씨의 비극 못다뤄

    이들 두 사람의 지능 수준은 정신지체 3급 수준이다. 에이즈가 뭔지 몰랐고, 설명은 귀찮을 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분명 서로를 사랑했다. K씨가 구속된 후 남편 B씨는 큰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고 피를 흘리며 재판정까지 절룩거리며 찾아왔다. 경찰들까지 숙연하여 피 닦을 휴지를 건넬 정도로.

  • 영화 ‘너는 내 운명’ 실제 주인공 박씨 독점 인터뷰
    에이즈 감염자와 시골 노총각의 순애보 그린
  • “아내가 교도소에 있는 8개월 동안 거의 매일 면회를 갔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아내 얼굴을 보러 갔는데, 집에서 교도소까지 가려면 두 시간 남짓 걸렸어요. 왕복 4시간인데, 말이 4시간이지 오토바이로 장거리를 오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국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면 사고위험이 굉장히 높지만 그래도 겁나지 않았어요. 아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쁨이, 아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즐거움이 컸으니까요.”

  • 주간한국 [이색지대 르포] “내 운명에 사랑같은건 없다”
    윤락여성과 <

2006 대 예측

2006/01/02

요새 예측서가 유행이다.
나도 예측해 본다.
소심하게 2010년 따위가 아니라, 한 2078년 아니 2138년 까지도 예측할 수 있으나.

우선 올해 분명히 벌어질 일들.

——

분명
1월 말이 눈 깜짝할 새 오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엊그제 신년인 거 같은데, 벌써 1월이 다 갔어”

분명 6월도 금방 올 것이다.
“아니 벌써 월드컵이야! 한 해의 반이 다 갔네..”

월드컵 시즌은 총알같이 지나갈 것이다.
해서 추석은 더 빨리 올 것이다.
“날 쌀쌀한 것 좀 봐. 가을이다 가을-”

그 이후에는, 분명 크리스마스가 쏜살같이 다가올 것이다.
“아니 한 것도 없는데 한 해가 왜 이렇게 빨라 간댜.. 벌써 크리스마스래. 믿어져??”

그리고 그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실감할 틈도 없이 12월 31일이 와 있을 거고, 서른 세 번의 제야의 종이 울리자마자 1월 말이 되어 있을 거고, 또 봄이, 그리고 여름, 가을, 겨울이 다가올 거다.

확실하다. 100프로..아니 200프로!!

블레이드 러너 보면서 2019년을 사이보그들이 득실거리는 까마득한 먼 미래 세상으로 생각했는데
벌써 13년 밖에 안 남은 거 봐라.

하기야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아무도 신경 안 쓰는 사이 어느새 5년이나 지나가 버렸네~

컴퓨터가 인간에 대해 반항심을 가진다는 것은 아직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것을.
위대한 큐브릭 감독님조차도 미래가 이렇게 일찍 찾아 올 줄은 미처 모르셨던게지.

그래도 가시는 순간까지, 뭔가를 만들어내셨다.
투철한 것들을.

이거다.
인간이 항상 우리의 예측을 비껴가고 희롱하는 시간의 흐름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이유.

2006 대 예측
유진이는 올해 말에 이렇게 말할 거다.

“어 너 벌써 갔어? 내 그럴 줄 알았지! 그렇다고 내가 놀랠 줄 아냐? 메롱~ “
그러면 그 얄미운 시간이도 내 어깨에 손을 얹고
어이 친구- 많이 컸는걸!
하면서 빙그레 웃어줄 지 모른다.
그렇게 세월과 동행하고 싶다.
2006년에는.

2005, 안녕 : 올해의 상

2005/12/31

블로깅도 안 하고 올해 머 했나 돌이켜 보면,
4/4 분기에 놀멘놀멘 큐로에 쓴 3편의 ‘열광’ 시리즈로 나의 반 년은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이종 격투기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했다. 여기에 효도르라는 가공할 만한 캐릭터가 숨겨져 있었으니
오늘 ‘남제(男際)’에서의 모습까지도, 60억분의 1.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다음 달에 한국 온다니, 방법을 찾아봐야지.

미국 드라마는 위기의 주부들과 로스트를 접하며 빅뱅. 그 와중에 섹스앤더시티가 시즌 6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회와 스페셜 프로그램까지,, 끝까지 잊을 수 없는 드라마.
그녀들과 굿바이 하며, 나도 한 시기를 넘기는군아. 싶었다.

좋아했던 축구. 지성과 영표가 프리미어로 간 것이 나한텐 골든벨이었다.
올해의 많은 시간은 축구 보고, 네이버 뉴스에서 축구 뉴스 보서, 축구 사이트 가서 게시판 보고 축구 재방송 보면서 보낸 것 같다.
아드보카트호의 막판 국대 두 경기는 직접 상암가서 보기도 했다. 친구들이 땡큐지.

축구계는 정말 나를 끊임없이 즐겁게 해 줬다.
특히 룬희, 드록바, 호나우딩유, 호빙유, 아드리아누, 메씨
무링요, 퍼거슨, 레이카르트, 뷍거, 아드보카트,,,이하 다들 한 칼 하시는 유럽 리그 감독님들 모두 감사드린다.
지루한 나의 일상에 불타는 축구화를 던져줘서.

어찌보면 심플했다. 축구 많이, 격투기 종종, 드라마랑 영화 조금. 웹 2.0 공부도 좀 하고.
조금 골아팠던 부분이라면? 나이먹고 다치고 일과 사람에 대한 여러 가지 새로운 발견들. 근데 결론적으론 아무 생각 없다.

그렇게 메타를 제거하는 게 나의 내년의 목표다.

다행히 신년 운수가 대통이다. 우짜든동, 기분 좋다.
참고로 네이버 검색창에 자기 생년월일 치면 돈 안내도 꽤 장문의 신년 운세가 나온다.

자 그럼, 12시가 되기 전에 후다닥 수상해 보자.

유진이가 뽑은 올해의 상

아쉬운대로, 이렇게 돌이켜본다. 굿바이 2005-

  • 올해의 캐릭터상 : 첼시 무링요 감독

“나는 유럽 챔피언이고 주변에 널려 있는 시시한 감독이 아니다. 나는 특별한 존재다.”
소송 일로까지 치달은 벵거 감독님과의 말싸움은 물론, 무마하기 위한 크리스마스 카드 사건.
리버풀의 베니테스 감독님이 뭐 나는 첼시의 약점을 알고 있다라고 하니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까이 베니테스가 아는 첼시의 약점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정말 탐구 대상이다.

  • 올해의 방송인상 : MBC ESPN 한준희 해설위원
  • 올해의 영화상 : 이터널 선샤인
    퍼펙트 크라임, 밀리온 달러 베이뷔가 아슬아슬하게 뒤를 잇는다.
  • 참고로 2004 올해의 영화는 “스파이더 맨2″였다.
    2003 올해의 영화는 “어댑테이션

  • 올해의 최고 인터넷 댓글 게시판 : 드림위즈 베오베 – 번역체의 반란
  • 올해의 귀염둥이상 : 웨인 룬희
    최홍만, 킹콩 등의 쟁쟁한 후보자를 물리치고. 올해 하반기에는 룬희 재롱이랑 지성이 보는 재미로 살았던 것 같다.
    맨날 퍼기 감독님께 주장시켜달라고 졸라서 난처하게 만들고, 여자친구 한테 400만원짜리 선물 받았다고 자랑하고, 거대 왕사탕이나 물고 다니고.
    바람피다 걸려서 약혼녀한테 싹싹 빌고, 축구장에서는 천재고,. “여하튼 특이한 넘이야”
  • 올해의 남자상 : 에밀리아넨코 효도~오르.
    비교 불허. 백만 년만에 가슴 떨리다.
    연극, 영화, 드라마, 책, 축구, 각종 스포츠에서 숱한 캐릭터에 뻑이 갔으나, 이런 느낌 첨이야. 서른 중반에 빠순등극…둥둥~
  • 올해의 음악상 : 뒤늦게 발견한 퀸 “Let Me Live”
    별로 들은 음악이 없다. 드라마 주제가, CF, 영화, 프라이드 선수 입장곡 등…
  • 올해의 TV 드라마상 : 위기의 주부들
    LOST, 삼순이 등.
  • 올해의 TV 프로그램상 : 타미 힐피거의 더 컷 (올리브 TV) – 배움과 자극이 컸다.
    베철러로 시즌 1부터 6까진가 싹 봤다. 미쳤나보다…근데 한 번 보면 멈출 수 없음이여. 쩝.
  • 올해의 사이트 : 싸월, 플리커
  • 올해의 IT 트렌드상 : 태깅, RSS, API
  • 올해의 책 : Pedro Almodovar: Interviews
    모든 페이지가 다 밑줄. 그야말로 ‘열렬히’ 읽었다. 슬프기도 했다.
  • 올해의 여행지 : 타일랜드 코사멧 (6번만에 처음으로 방콕을 벗어났다)
  • 올해의 외계인상 : 호나우딩요
    외계인 맞다. 축구공으로 예술하는 외계인. 최전성기를 맞은 그의 플레이는,, 걍 입이 딱 벌어진다.
    너무 완벽해서 스킬이 더 이상 스킬처럼 느껴지지 않는 경지였던 (누군가가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에 대해 그렇게 말했던듯)
    인테르 시절의 호나우두처럼.
  • 올해의 갑빠상 : 미르코 크로캅
    허지만 점점 더 쇠락해져 가는 느낌 지울 수 없다. 내년엔 부활하실텐가.
  • 올해의 수상소감상 : 청룡상 황정민
    도연아. 너와 함께 연기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어 운운.
    그가 떴다. 난 아쉽다. 나만의 보석이었는데, 이젠 모두의 것이 되어버린듯한.
  • 올해의 대상 : 박.지.성.
  • 내년에 꼭 보고 싶은 것 : 비랑 고현정을 같은 드라마에서 보고 싶다.
    고현정-비가 맞장 뜨는 죽일 놈의 연상연하 러브라인,,,숨막힌다.

    뭐니뭐니 해도 내년은 월드컵의 해다. 맘 편히 봐야한다.
    월드컵 이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아주 새로운 뭔가가 오지 않을까…라는 예감이 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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