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의 전쟁을 한 사람을 알고 있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건 1 쪽이다.
난 그가 그 난리통에 홀홀단신 뛰어들어가, 선전 포고를 하고, 이를 악물고 싸워나가고, 결국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걸고 대칼을 휘두르며 적들과 주변의 선량한 이들의 목을 베어가면서 그 무리한 전쟁을 이어가다, 결국 마지막 전투에서 살아남고 약간은 승리라고도 주장할 수 있을만한 결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투가 모든 전쟁의 끝은 아니어서 그 사람의 청청한 눈빛이 삭아가던 과정과 피로함이 영혼에 미치는 영향,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 않겠다는 절대 의지의 악전고투를 지난 몇 년간 지켜보았다.
그리고 늘 궁금했었다.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왜, 어떻게 저렇게까지.
과연 이 끝은 어떻게 될까.
결론은 흔해 빠진 ‘토사구팽’이었다. 지쳐가던 1은 간신히 남은 힘을 끌어모아 자신을 대리할 제3의 대장을 세웠고, 잠시 상황이 호전되는 듯 했지만 누수 역시 거기서 부터 시작되어 결국 모든 힘은 멀찌감치 떨어진 언덕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수퍼파월에게 헌납되었다. 100은 평정되었지만, 1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난 제3의 대장을 좋아한다. 물론 1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1에 대해서는 더 복잡한 역사와 감정이 쌓여있다. 난 제3과 1을 만나게 해줬다. 그래서 1의 전쟁으로 시작해 제3을 매개로 한 1의 퇴장으로 마무리되는 이 챕터가 각별하게 느껴진다. 나 역시 오랜 싸움을 함께 한 느낌이다. 사실 이곳은 15년 전 내가 싸웠던 전장이고, 내가 겪었던 유사한 고난의 기승전결이 묻혀 있었다. 구석기 시대 유물 발굴 탐사단이라도 나서야 밝혀질 일이겠지만.
사람들은 허탈함에서 역사를 쓰기 시작했는 지 모르겠다.
무상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를 읊었는 지도 모르겠다.
단 한 사람의 마음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 쫄보는 오늘도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을 듣고, 조율하고, 머리를 싸매고 꾀를 냈다. 담판같은 굵직한 결론은 없다. 난 1:1도 못해먹겠다고 투덜거리며 다시 그 치열했던 100: 1을 떠올린다. 부벽루 (浮碧樓)에 올라 허물어진 풍경 속에 그 화려했던 영화의 세월을 그리어 보듯.
그런 큰 싸움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다니.
굳이 일으키지 않았어도 될 전쟁을.
고작 저러자고.
무리한 전쟁을 하는 또라이 하나가 바꾸어 놓는 것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 많이 본 듯한 주제다. 하지만 가까운 현실에서는 별로 없는 이야기. 그조차 세상 속에 묻혀갈 뿐이지만, 어쨌든 지켜보는 내내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엇이든, 그 과정에서의 공과 과가 무엇이든, 100:1에 물러서지 않았음에 respect를 보내는 밤이다.
I will be your witness.
I will be silent.
But I will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