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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January, 2007

마커스 로버츠 트리오 : 낯설고 아름다운 스탠다드의 세계

마커스 로버츠 트리오 내한 공연
2007.1.27 (토) 오후 8시 장소 : 예술의 전당

이 세계에서 나는 길치야. 문을 열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쏟아지는 낯선 음표들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그 때마다 난 내가 품에 가진 단 하나의 나침반을 들고 여디가 어디쯤 인지를 목측해 봐.
한 알의 까만 콩나물 안에 갇혀 있던 무수한 음들을 대기 속으로 산산히 풀어내 버리는 듯한 저 해체의 느낌은 키스 자렛과 닮아있군.
하지만, 그처럼 어느 순간 인간계를 넘어 닿을 수 없는 영원의 세계 속으로 넘어가 버리는 듯한 고양감과는 다른 것 같아.
노력. 인간. 오랜 협업. 이해. 지적인 분석. 엄정하게 훈련된 방식을 통해 구사하는 자유로움.
그들은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자유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그에 반응하는 것은 내 머리가 아니라 내 몸.
체계와 맥락없는 머리의 서툰 안내 대신 지터벅과 블루스, 스윙과 쿠반 리듬을 기억하는 몸의 신경들이 나서서 길을 찾는 거지.
불완전한 몸의 측량은 때로 엉뚱한 곳에 이르게도 하지만, 내가 어디 있든 심연의 저 편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음들은 낯설고도 아름다워.
해변에 부딪친 파도가 수 만 갈래 물거품으로 쓸려 나가듯, 원 위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파열된 음들이 다시 모여 감미로운 형상을 만들어 낸다.

도저히 이 곡이 Embraceable You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 내 앞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는 느낌.
한 두 어 시간 진행된 이 공연을 해석하고 공부를 하자면, 최소한 몇 학기는 수업료를 내야 할 것 같지만.

피아노 + 베이스 + 드럼. 이 단촐한 조합에 예당의 무대는 너무 휑해서, 이런 공연을 이런 환경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제서야 제 흥을 찾은 듯한 연주자들이 신나게 연주한 마지막 앵콜곡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에서 그 거리는 완전히 좁혀지고 말았다.
멋진 것에 아낌없이,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 행복했던 시간….아, 근데 너무 짧다. 이런 건 완전 폭식하구 싶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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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에는 서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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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촐한 멤버 싸인. 1,000원 짜리 프로그램은 광고 투성이로 실망스러웠지만, 마커스 로버츠가 직접 쓴 프로그램 노트에서 극적 반전이 있었다.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인생과 맞서기 위해 그리고 승리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주장하기 위해 우리는 블루스를 찾아 나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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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분위기

알모도바르의 첫 번째 영화 <페피, 루시, 봄> : Raw is Ori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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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i, Luci, Bom Y Otras Chicas Del Monton, 1980

# Raw, 날 것.

1980년, 라 모비다의 한 복판에서 스크린 속으로 뛰쳐 들어간 서른 살의 ‘영계’ 알모도바르를 만나다.
백색 카운터 너머 그는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고기 덩어리를 썰어 싸구려 필름에 둘둘 말아 내 앞에 던져 놓는다.
필름에서 배어나오는 선홍색과 뜨거운 김. 역한 살코기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봐요. 난…”

하지만 눈을 뗄 수 없다. 그는 미친듯이 날뛰는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잘라낸 것이다.

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희생할 준비까지 되어 있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댓가는 영화에 필요한 여러 가지 없이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거였죠.
좋은 조명 기술자와 같은 핵심적인 것들을 포함해서요.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런 상황에 영화를 맞추어야 했습니다.
촬영은 엉망이었지만, 난 촬영이 핵심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1981년 9월 contracampo誌 알모도바르 인터뷰 First Film : Pedro Almodovar 중

# Soul, 영혼

첫 영화에서부터 남자들은 휙 지나가 버리는 배경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는 깔깔거리며 어깨동무하고 인생의 한 다리를 건너는 여성들의 연대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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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피 : 넌 영혼을 가지고 있어. 중요한 건 그거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께. 너에게 맞는 곡도 고를거야.
봄 : 하루 안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
페피 : 이봐 기운내. 새로운 인생이 네 앞에 펼쳐져 있어.

영화 보다는 영혼을.
이렇게 시작되었다. 키카와 내 비밀의 꽃, 라이브 프레쉬에서 볼베르까지
오리진. 첫 페이지에는 그 모든 말씀이 다 들어가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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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없고 괴팍하고 섹시하고 강렬한 까르멘 마우라
알모도바르의 영매. 돈도 테크닉도 경험도…아무 것도 없이 달랑 영혼만 가진 이 영화에서 그녀는 그 영혼을 화면에 보여준다.

# Modern, 독재의 종말

얘들은 이상한 애들이 아니야. 그저 작용 반작용의 물리 법칙에 순응하는 평범한 자연인일 뿐.
독재의 사슬이 칭칭 감아놓은 네모 박스의 문이 열렸을 때
어둠 속에서 웅크렸던 시간만큼 더 세차게 튕겨져 나온 것일 뿐.
기나긴 독재의 시간 후 콜드터키와도 같이 몰아치는 한 순간의 불꽃놀이. 하지만 그 또한 얼마나 가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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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스미스 – 스페인 마을(Spanish Village, 1950)
“나는 스페인 마을 속으로 들어가 프랑코가 가져다 준 가난과 공포를 찍을 것입니다.”

알모도바르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모던한 인간이 되겠다’며
스페인 촌마을에서 마드리드로 뛰쳐 나와 프랑코의 죽음이 가져다 준 폭풍같은 자유와 혼란을 찍는다.

1950년 스페인 마을과 1980년 마드리드. 30년의 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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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얼굴을 가리는 방식& 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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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잣는 여인. 뜨게질 하다 내 팽개치고 희한한(?) 장면을 연출하는 그녀들
- 여자들은 강해. 현실을 이겨내지. ‘어떤’ 식으로든.

# Volver, 귀향

누군가 삐까뻔쩍 고급 자동차 끌고 고향으로 금의환향 했을 때,
동네 아줌마들 뛰어나와 양복 소매 붙잡고 촌스럽고 코 질질 흘리던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감개무량해 하는 것처럼
라 만챠로 귀향한 ‘거장’ 알모도바르를 만나고 나니, 자연스럽게 나 역시 그의 처음이 궁금해 못견뎠던 게지.
ㅎㅎㅎ 확인해 보니 역시 무지하게 촌티날리지만, 그게 그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니까.

하고 싶어서 죽겠는, 그 말을 하지 못하면 견딜 수 없는.
지루해서 숨막히는 전화회사 라이프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밀어넣으며
친구들 쌈지돈 긁어다 주말을 몽땅 바쳐 …그렇게 2년을 해서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말이 있니?

그게 있다면, 그 말이 해도 해도 모자라 그 후로도 26년 동안 그 얘기만 하다가
영화 열 일곱개를 만들며 세상를 떠돌 수도, 하다 지쳐 고향에 돌아갈 수도 있을 거야.

그는 볼베르에 이르러 그의 고향과 조우했고, 나는 페피루시봄으로 돌아가 알모도바르의 근원을 만났다.

나는 맨 처음 뭐였을까? 내 인생의 모더니즘은 언제 시작된걸까? 그 첫 페이지에는 뭐가 적혀 있을까?
아주 오래간만에, 내가 닿을 곳이 아니라 나의 시작이 궁금해졌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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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랩튼 내한 공연 : 영감님은 참 기타도 잘 치셔!

쥐어짜내서라도 감동을 받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부담스런 티켓 가격과
7시에 분당에서 출발해 1시간 이내에 체조 경기장 테이프를 끊어야 한다는 압박감
서울 동부 지역 교통 상황에 대한 무지함 등.

설레임을 한껏 돋울 샴페인 한 잔과 캐비어, 리무진 등등은 커녕
졸지에 3중고를 안고 떠난 길…

드디어 몇 달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대망의 2007년 1월 23일 8시 PM

난 무대 저편에서 걸어오는 에릭 클랩튼에 열광하는 대신
수서에서 올림픽 공원을 향해 달리는 3413번 버스 안에 서서 8시를 알리는 TBS의 시보를 듣고 있었다.
서울에 얼마나 많은 신호등과 교차로가 있는지에 대해 새삼스럽게 경악하며.

마침 흘러나오는 방송 첫 곡은 임희숙의 ‘진정 난 몰랐네’
“그토록 사랑했던 그 사람, 잊어버리고~~~ ” 에헤라디여~ 등에서는 한 줄기 식은 땀이 흐르는데…

다행히 이곳이 대한민국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집단적인 지각 사태에 공연이 늦춰져
뭐 무슨 일 있냐는 듯이 띠리딩 띵 ~ 띠리 띵띵 Tell the truth의 도입부를 연주하며 슬렁슬렁 무대로 걸어들어오는 그를 봤고,
돈없어 포스터 앞에서 잉잉 울며 포기했던 지난 공연 때 결심한 대로, 10년 만의 한풀이를 하긴 했지만.

키보드가 둘, 드럼, 베이스 그리고 기타가 자그만치 셋.
포인트는 기타를 셋이 나누어 친다는 거.
기타의 신, 그 한 분을 영접하러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이들에게 이 무슨 만행인가 싶지만
오늘의 공연은 한 명도 빼놓을 수 없는 특A급 세션들의 승리가 아닌가 한다.

리듬 섹션 (드럼, 키보드) 예술이었고,
다만 그 감동의 키보드가 아저씨인지 아니면 아주 팔힘이 쎈 할머니인지는 지금도 판단이 안 선다. -.-” (헤이 시즌 2의 수상한 가정부?)
그 머리 긴 기타 양반도 진짜 압권이더만. 어디서 그런 분이 튀어나오셨는지, 안 오셨으면 아주 섭섭했을 뻔 했다.

영감님의 포스란 아직 신선한 기를 마구 뿜어내는 이들의 중심에서 그들 하나 하나를 끌어다 이야기 나누며,
최상의 어우러짐을 만들어 내는 것!
솔직히 이 외딴 아시아에 와서 닳고 닳은 식상한 원맨쇼 찍고 가는 것 보다는 얼마나 훌륭한가 말이다.
그 수많은 누구 누구들처럼 말이다.

난 에릭 클랩튼이 신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음악이 길 잃고 집은 먼데 정처없이 헤매는 것 같은 피곤한 마음에 어떻게 말을 거는지는 알고 있다.

그렇게 그의 연주는 녹아들고 대화한다.
아마도 그것이 기타에 대해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에 기대는 이유이리라.
오늘 무대에서도 그는 그렇게 기타와 드럼과 키보드와 대화하며, 무대를 매혹적이고 농밀한 대화로 가득 채워냈다.
평생에 한 번을 경험하는 무대 아래 우리와는 달리,
지극히 편안하게, 일상적으로.
그러나 오쎈틱 하다는 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이기에,
난 육교 앞 4,000원 짜리 백반에 감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 그런 그의 연주에 배부르고 흡족했다.

특히 에릭이 앉아서 연주했던 가운데 어쿠스틱 섹션이 참 좋았던 거고,
Running on Faith와 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and out…생각해 보니 엄청 호강했네!

아쉽게도 내가 꼭 듣고 싶었던 두 곡은 끝내 나오지 않았지만
집에 와서 간만에 CD를 돌려 보니, 지난 십 수 년간 그의 음악을 들었던 이 방식도 여전히 좋다. :-)

Can’t find my way home

Let It Grow

‘길’ …내가 그의 노래 속에서 찾은 퍼즐 한 조각.
하지만 이 조각을 어디에 끼워야 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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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리그 : 아스날 vs 맨유 – 후덜덜 용호상박 초대박 라이벌전…왕자님들, 골을 넣다.

아스날 2:1 승!

여러모로 정신을 차리기 힘든 굉장한 ‘전쟁’이었다.

- 육상이냐 축구냐! 빠르다. 엄청 뛴다. 90분 내.내.!
피버피치의 탄환러너들. 해설이 못 따라갈 정도의 스피드와 육탄전.
공수전환 따라가는 카메라가 하도 순식같에 왔다갔다 해서 TV 보다 어질어질.

- 대체 니들은 포지션이 뭐니? 공격과 수비가 모두 11명씩.
조금 전에 골 넣던 루니와 파브레가스, 눈 깜짝 할 새 어느새 최전방에서 골 막고 있더라.
공격 수비 좌우측을 90분 내내 휘젓고 파고드는 무한 체력 ‘아데바요르 Unlimited’ ==> 진짜 진짜 굉장했다.
아프리카산의 DNA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 심판들! 대체 머냐. 누구 편인 것 같긴 한데, 누구 편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경기의 흐름을 심하게 좌우했던 오늘의 판정들.

- 그토록 삽질하다 오늘 같은 빅매치에서 골 넣어주는 룬희! 역시.. 넌.
하지만, 레만이 막은 골이 훨씬 멋지긴 했다. 멋진 골에 멋진 선방.

- 씨날도군. 뭔가 안 풀리기 시작함. (시작함? 역시 뭔가 삐딱해)

- 에브라, 불안불안 모드에서 좀 Crazy한 어시스트로 대반전. 하지만 결국 두 골 허용의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다는.
뭔가 느껴지는 바가 있음.

- 야신 모드 레만, 전반에만 한 4골은 넣은 것 같다.

- 전반적으로 아스날이 우세한 경기였고, 아스날의 공격력과 팀웍이 훨씬 돋보였으며 아스날이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긴 듯 하다.

- 맨유의 수비 역시 철벽이었다. 허나, 맨유의 중원은 누가 지켜야 할거나. 게임을 만드는 이가 없었다.

- 퍼기 할배와 벵거 교수님의 대조적인 용병술~ 오늘 두 분 스타일이 뒤바뀌신듯한. 그것이 결국 승패를 갈랐다.
어쨌든 경기 후 두 분의 악수란 참으로 쌩~했다는.

- 클리쉬, 에보우에, 레만 오늘의 수훈상. 아데바요르 오늘의 에너자이저상.
& 파브레가스 오늘의 파워 브레인상.
이런 정신없는 육탄전 속에서 우아하고 지능적인 아스날 축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한줄기 빛.
(그런데, 87년생이라는 거)

- 룬희, 반 페르시, 앙리. 이런 엄청난 경기에서 우짜든동 결국 공은 왕자들이 넣으셨다.
피가 다르다는 것은, 그런 것.

ps. 지성군! 보고 싶었소…하지만 당신 없이도 축구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려. :-)
자자..

귀향 (Volver) : 죽음과 함께 사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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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Volver, 2006)
- 왠 과부들이 이렇게 많나요?
- 이 동네 여자들은 남자보다 오래 살아.

이 여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거대한 풍차의 날개를 쉼없이 회전시키는 거센 흙바람 속에서 색색의 스카프를 둘러 쓰고 무덤의 먼지를 털어내지.

볼베르(Volver), 나를 만든 땅으로 되돌아간다는 것.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가장 자연스럽고도 두려운 길
이 길 위로 부는 꺼지지 않는 바람 속에서,
검은 상복의 여자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뺨을 부비며 체온을 나눠.
여기는 마드리드도 바르셀로나도 아니야. 여긴 고향.
라 만챠에는 팜므 파탈도 옴므파탈도, 멀쩡한 사람의 머리를 돌아버리게 만드는 들끓는 열정도 없어.
다만 그녀의 어머니들이 그녀들에게 쏟는 한없고 지극한 사랑 뿐. TV따위에 뺏기지 않을 그녀들만의 사연이 만드는 비밀의 안개 뿐.
그래서, 이제 죽음은 파멸이 아니라 화해가 된다. 잡은 손을 놓지 않기에, 놓은 손마저 다시 잡게 해 주기에. 더 가까이 더 단단하게.
그 따스함으로 가득해 난 내 앞에 흘러가는 코메디에 실실거리다가도 자꾸만 눈을 비빈다. 졸려요. 어디론가 파고들어 꺼져들듯이 푹 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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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필요해요.
이 몇 년 동안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모두가 아무도 찾지 않는 낡고 텅 빈 고향으로 돌아가. 하지만, 걱정하지 마. 엄마가 곁에 있어 줄테니.
엄마 없이 그 먼 길을 어떻게 가겠니…

내가 기다린 11번째 알모도바르 영화는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서로의 손을 꼭 쥔 채 눈물 가득 웃고 노래하는 위대한 여자들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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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의 아름다움과 섹시함, 강렬함을 세상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감독, 알모도바르

그리고 그의 분신, 까르멘 마우라.

나는 내가 나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는 것 조차 의식하지 않았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까르멘과 80대에 느꼈던 것 같은 공감을 다시 공유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이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케미스트리, 그 모호하고 기적같은 일을 우린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까?”

나는 까르멘이 내 지시에 따라 대본을 읽는 것을 듣는다.
우리가 함께 “La ley del deseo(욕망의 법칙)”을 했을 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배를 두드린다. 17년.

~ “Volver” diary by Pedro Almodóv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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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리그 : 아스날 vs 블랙번 – 王리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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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스날 승!

Henry, brilliant! Absolutely wonderful goal!!!!!!

하프라인 이전부터 수비수 3명 달고 성큼성큼 뛰어가다가
파브레가스에게 살짝 넘겨 수비 라인 흐트러뜨린 다음, 가볍게 슛팅~
어흑..!!! 이 어마어마한 골을 하프 타임의 수면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라이브로 못 봤다는 거.지성이 골에 너무 기뻐하다가 그만…. 어쨌든 올해 EPL 최고의 골이 아닌가 싶다. (아직 1월–;;)
세상에 슛팅이란 것이 이런 게 쉬운 거였던가.

역시 앙리는 왕리라는 거.
왕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물론 왕이기 때문에 저런 골을 넣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침하게 종종종 뛰어가서는 그런 야릇한 30세 미만 여성 관람 불가(??) 허리 돌리기 세러모니를 하는 것도 다 용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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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참 많이 좋아져서 하루 만에 네이버 동영상 검색으로 영국판, 스페인 판까지
흥분지수 120% 해설자들의 괴성과 함께 실감나는 시청이 가능하긴 하지만
난 사실 그 순간에 XTM의 보조 해설로 나오신 듀어든 아저씨가 뭐라고 코멘트 했을 지가 더 궁금하다.
것두 블랙번의 골수팬임을 자처하는.
(그것은 선택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태어날 때부터 그랬으며 주변의 누구나 그러한 아주 당연한 거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자꾸만 블랙번 대신 We라는 표현이 먼저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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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사커 존 듀어든 인터뷰 – 축구는 내 운명

존 듀어든.
축구계의 박노자라구,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 축구에 대해 더 잘 아는 아저씨.
한국 축구에 관한 최고의 기사를 쓰시는 존 듀어든 기자.
최근에는 통계로 보는 K리그, 한국의 그 누구, 어떤 협회도 하지 못한 이런 놀랍고도 아름다운 시리즈를 진행하고 계신다.

듀어든 = 한국 축구의 벼락같은 축복이라고. (김훈 선생님 광고글 패로디)
어떤 분야에 대해서든 이렇게 바라보고 정리해서 글을 써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분야를 애호하는 사람으로서는 가슴에 손을 얹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

축구의 존 듀어든씨
개발분야의 조엘 스폴스키씨
영화에서는 로저 에버트씨, 그리고 평론가 박찬욱님.
또 누가 있으려나 …웹 2.0의 정유진씨 (–;; ,,,쏘리)

그 분야에 대한 오래 경험과 깊은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통찰력으로 꽉 찬 뿌리 깊은 글.
그러면서도 누구나 따먹을 수 있는 높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달디단 과실같은 글.
상식적이라는 것은 얼마나 hot한가.
보편적이라는 것은 얼마나 sexy한가.

그런 그가 이런 골에 대해 뭐라고 했을지,
화가 났을 지 아니면 축구팬으로서 이런 멋진 골을 즐기는 마음이 더 컸을지
심히 궁금하다. 녹화 갖고 계신분?

=====
+< 부록>

늘 유진이를 웃게 만들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손뼉을 치게 만드는
토탈 사커 존 듀어든 컬럼

삶이 힘들어질 때마다 펼쳐보면 항상 푸하하하 웃음을 터트리면서 브라우저를 끄게 되는
한국 축구계에 길이 남을 존 듀어든 컬럼 산타 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
특히 이부분 ‘제 별명은 이게 뭐에요 대체…… 가정용 청소도구가 제 별명이잖아요!’
지금 봐도 너무 웃긴다. ㅎㅎㅎㅎ

축구계의 앙숙들 part 1
이 상황에 대한 해답은 디에고 마라도나가 알고 있었다.
“그 녀석들을 한 방에 가둬놓고 쓰러질 때까지 서로 펀치를 날리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문제가 깨끗이 해결될 것 같다.”

듀어든의 2006년 축구 일기 ②
안정환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곳은 서울 남산 기슭으로, 그는 홀로 산을 타며 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웃기는 것만 있는 건 아니다. 그의 탁월한 문제 의식을 느끼게 해주는 글들 몇 편

이운재의 잘못된 선택
K리그의 위기 – 정말 해도 너무하는 방송국들
차 감독님, 해설이 팀보다 중요한가요?
25분짜리 골키퍼는 필요없다
안정환의 이적은 왜 이렇게 힘들까!

프리미어리그 맨유 vs 아스톤빌라 – 이래서 지성

맨유 3:1 승

When Thought is clos’d in Caves, then Love shall show its root in deepest Hell.
사고가 동굴에 갇힐 때, 사랑은 가장 깊은 지옥 속에서 그 뿌리를 보여줄 것이다.

-윌리엄 블레이크

냄비가 들끓어 넘칠 때, 지성은 가장 지독한 야유 속에서 그 클래스를 보여줄 것이다.

-유진 -_-v

지성 1골, 1어시스트, 1 어시스트의 어시스트

지성이 때문에 너무 행복한 밤이다. 짜식…

간만에 활짝 핀 퍼거슨 할아버지의 천진난만한 웃음도 너무 기분 좋았구.
형욱씨 해설도 여전하구. (화이팅!)
룬희만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그 수 많은 슈팅에 크로스바까지, 될 듯 말 듯 안 되는 건 먼데. 크레이지 모드의 초임박?
호날도 녀석은 아무리 잘해도 어쩐지 쩜. … 그 또한 천재 계열이라지만 난 아직 여물지 않은 멘탈이 미심쩍다.
지금은 저래도 조금 우울해지면 걷잡을 수 없이 바닥파는 스타일이 아닐까 라는 의심이 모락모락.

아스톤빌라가 너무 무기력 모드여서, 경기 자체는 재미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지성이가 오기 전까지 맨유는 (여러가지 면에서) 너무 확고해 정 안가는 팀이기도 했군아.

지난 한 주 네이버 메인에까지 오르는 지성이 뉴스에 내내 마음을 졸였는데.
역시 지성이 이번에도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버렸다.
그 골, 그 장면이 필요하다며 냄비를 끓였더만, 또 이렇게 갑자기 그 골 그 장면을 한 경기에서 세 번 씩이나 보여주는 전방위적 센스.
(역시나 시의 적절하게 지성의 현재를 진단한 형욱씨 조차
“그러니 박지성이 해결사가 아닌 연결자로서의 역할만 수행한다해도 그리 서운해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했건만)
그것도 맨 처음에 어리버리 골 놓치고, 슛팅한 거 걸리고 점차 OTL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질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걷어낸 볼 따라가서 …이 또한 참으로 지성스러운 골.

또 하나. 교체콜 받고 손뼉치며 나갈 때마다 느끼는 거, 지성이 왜 이렇게 섬섬옥수인건데. 누나 가슴 떨리게 시리… >_<

FA컵 : 맨유 vs 아스톤빌라 – 이래서 축구

일요일 밤에 잠 못자고 본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후반 인저리 타임에 역전골 넣어주는 센스!
온 몸에 소름 돋았다. 하필이면 솔샤르였다는 거.
==> 이 순간 한준희 버전의 “아아아악 솔샤르~~~”가 귓전에 들리는 것 같았다는.

다들 뛴다.

스물 셋 룬희도 뛰고, 스물 일곱 지성이도 뛰고, 서른 다섯 긱스도 뛴다. 다들 엄청 뛴다.
호날도가 뛸 때는 다리 모양이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두두두두두…..

굿이라도 한 판 해야 할 것 같은 삽질 모드 룬희는 그래도 어시스트 2개. (class)
베컴도 킨도 반니도 빠진 맨유에서 긱스가 주전으로 굳건한 이유는 저렇게 뛰어 주기 때문이다.

감동스럽다. 노동자 축구를 지향하는 퍼거슨 감독님.
게다가 그 안목이란.

공은 라르손과 솔샤르가 넣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퍼거슨 감독님!!!!!
축구 감독인지 영화 감독인지 분간이 안된다. 완벽한 교체, 완벽한 시나리오.

퍼거슨 감독님
(왠지 나에게 가필드를 생각나게 하는 퍼거슨 감독님)

교체한 오셔가 바로 볼을 나꿔 채더니, 역시 교체 투입한 ‘동안의 암살자’ 솔샤르간 한 건을 해 내고 만다.
빌려 온 라르손은 환상적인 플레이에 데뷔전에서 골까지 하나 넣고… 앞으로 맨유 경기 보는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라르손 완전 멋있다는 거.

라르손
맨유의 최전방은 말(馬)들이 지킨다~

맨유 수비수들
그러고 보니, 맨유의 후방도…
(라르손은 머리 땋은 퍼디난드??)

예감

지난 며칠, 내내 이 시가 입에서 흘러나왔는데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창 밖으로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어른들이 “비가 오려나…허리가 쑤신다” 하시는 것 처럼, 그렇게 내 마음이 먼저 눈을 감지한 걸까.

황동규… 너무 어린 시절에 만나 조그만 사랑노래처럼 내 마음에 깊이 박혀버린 ‘눈의 詩人’

소곡(小曲) 5

당신이 나에게 안도와 불안을 함께 주신 것은 나에게 기도가 있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혹 눈발이 드믄드믄 내리는 날 허전히 걸어갈 때에 그 의미는 마음 속에서 절박한 기쁨으로 바뀌어 오는 것이었읍니다. 눈 내리는 속에서 바알갛게 불밝힌 창을 바라보는 것, 새벽녘 캄캄한 꿈이 끝날 적 쯤에서 人馬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허나 다음에는 항상 떨리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 떨림 오래 계속되면 이제는 기도까지가 우스워지는, 우스움 속에서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세계, 그러나 거기로 다가가는 내가 까맣게 보이지 않습니다.

<정유진의 웹 2.0 기획론> 예스 24 컴퓨터 분야 1위

정유진의 웹 2.0 기획론

보온컵과 메이플, 김주원님의 압박을 제끼고
컴퓨터 분야 주간 Best 당당 1위

어제는 강남 교보에서 매진되었다는 소식도..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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