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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November, 2011

눈물

굽이진 좁은 철계단을 올라 옥상에 이르렀을 때, 어스름 여명이었다. 여기저기 제멋대로 꽃들이 피어난 옥상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난, 무언가의 부재를 통째로 실감했고 자제심의 한끝마저 놓아버린 채, 무기력하게 엉엉 울어버렸다. 옥탑 건물에 매점 아줌마가 쇠창살 너머로 나를 애닯게 쳐다보고 있었다. 난 눈물이 범벅이 된 채로 그녀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난..난…잃었어요.” 아마도 그렇게. 갑자기 아이들이 빵과 우유를 사겠다고 우르르 몰려왔다. 아이들의 인파에 나는 옆으로 밀쳐졌고…

순간 전개할 스토리가 바닥난 나의 무의식은 더 이상 꿈을 잇지 못하고 현실로 튕겨져 나왔다.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얼굴은 눈물로 뒤범벅되고, 베갯잇이 흠뻑 젖어있었다. 가슴께가 아팠다. 물리적인 아픔이었다. 자각해 본다면,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을 법한 통증. 꿈에서는 깨어났지만, 꿈에서 시작된 눈물도 통증도 그치지 않았다. 꿈의 어느 중간부터 시작되었을 눈물은 현실까지 이어져 오열에 가까운 클라이막스를 찍고 점차 잦아들었다.

어느 어두웠던 새벽이 기억났다. 그 새벽의 맑은 눈물이. 오늘은 주체할 수 없이 복받치는 눈물이었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자각한다는 것과 자각된 현실을 하루하루 산다는 것의 차이. 인식의 힘을 말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형태로 인식된 삶을 산다는 건 또 다른 문제이기에 가끔은 폭발. 그리고 다시 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