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Moive/TV

영화 세 편 : 벤자민 버튼/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작전

benjamin.jpg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넌 지나간 세월 앞에서 미친 개마냥 미쳐 버릴 수도 있어…운명을 탓하며 욕을 할 수 도 있어. 하지만 결국 끝이 다가오면 그냥 가게 나 둬야 해.

노인에서 시작해 역순으로 살아가야 하는 벤자민 버튼. 하지만 영화는 원치 않는 삶, 풀 수 없는 숙제가 강제된 이의 내면의 고뇌를 파고 들기보다는 불평하지 않고 자기에게 주어진 몫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벤자민의 삶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다.

사랑을 나누었던 여자가 하루 밤 사이에 갑자기 사라져도, 자기를 버린 아버지가 느닷없이 등장해도,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놀러 가도, 사랑하는 가족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순간이 와도, 그는 말없이 모든 것에 순응한다. 참 좋은 사람. 물려 받은 단추 공장 따위 관심이 없어 모든 걸 팔아 사랑하는 이와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사람. 욕심이 없다. 극단적인 비정상이 애초에 불필요한 욕심따위 거세해 버렸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 조건 속에서도 황폐해지기 보다는 삶의 지평을 넓혀가며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좋았다.

시간이 거꾸로 가든 똑바로 가든 영원한 것은 없으며, 뭐가 닥치든 어떤 인생을 보내든 우리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결론은 let it go라는 것. 영원하기를 바래야 마땅할 사랑하는 이와 보낸 그 짧은 스윗 스팟의 순간조차도, 그는 다음 순간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벤자민과 우리는 모두 같은 흐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벤자민의 담담함보다는 ‘유한’이라는 실존의 벽 앞에서 울부짖는 데이지의 절규가 더 가깝게 와 닿는다. 그 절규조차도 지속되지 않지만.

vicky.jpg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간만에 우디 알렌 영감님. 게다가 내가 동경해 마지 않는 스페인…그 중에서도 바르셀로나. 게다가 하비에르 바르뎀! …하비에르 바르뎀!! 말라비틀어진 건어물녀의 가슴조차 다시 콩닥콩닥 뛰게 만들 수 이 남자.

하비에르 바르뎀, 그 남자의 하체 수난기 (2007.10.10) ♨

각개로 보면 나에겐 더할 나위 없는 베스트이지만, 합쳐놓고 보면 좀 해괴한 조합이기도 하다. 뉴욕쟁이 영감님의 스페인 출장이라니, 게다가 페르소나 운운하기엔 너무 동떨어진 이미지의 바르뎀씨. 실제로 연인인 페넬로페 크루즈양. 하몽하몽에서의 그 끈끈하고 섹시한 두 분의 궁합이 어찌나 강력한지 아직도 눈에 선한데. 계열화시키면 180도 반대편에 찍히실 영감님의 영화. 영감님의 시니컬과는 영 거리가 멀 것 같은 열정으로 충만한 가우디의 도시. 이 의외의 콤비네이션이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컨텍스트에서 보게 만든다. 새로운 공간과 인물을 결합시킨 효과이다. 결국 소비하고 싶은 건, 혁명적이고 새로운 영화적 실험이 아니라 우디 알렌이었거든.

크리스티나는 실체도 없는 열정을 추구하지만, 재능이 동반되지 않은 열정은 초라하고 그 멋드러진 열정에 수반되는 인생은 피곤하기만 하다. 게다가 진정한 열정-모순 커플의 깍두기 노릇까지 해줘야 한다. 비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지만, 오비에도에서의 휴가를 통해 더 이상 과거의 안정된 삶에 만족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마주한다. 그들은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하비에르 바르뎀과 페넬로페 크루즈, 이 두 명의 들끓는 스페인 피는 삶의 클리쉐를 부서뜨리는 역할에 너무나 딱이다.

나라고 생각하는 나, 이럴 것이라고 흔히 받아들여지는 이면의 적나라한 실체를 까발리는 것. 영감님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잘난 주인공들은 그 모순 앞에서 당황하고, 스스로 예상치 못했던 결론 속으로 치달아 간다. 그 바닥에서 한 줌의 씁쓸한 진실이 걸러질 때까지. 그래봤자 고작 한 인간의 좁다란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무슨 CIA니 FBI니 외계인의 거대 음모를 밝혀내는 것보다 백 만배는 더 재미있다. 내 안의 펼쳐진 우주의 신비를 탐험하게 해 주고 그 지평을 넓힐 기회를 주는 진정한 어드벤쳐 무비다.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에서는 정말 간만에 부부일기나 애니홀 계열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바르셀로나의 두 달간 자신을 어드벤처한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비키를 작업하기 위해 데려간 기타 신이 넘흐넘흐 좋았다. 깊어가는 여름 밤 바르셀로나. 오래된 건물의 베란다에 드문드문 둘러앉아 황홀한 기타 연주를 듣는다라. …휴우. 그 오감의 어택에 인생을 다시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 봤자 돌아갈 수 밖에 없지만. 영감님의 이야기에서 딱 하나, 달라진 부분은 바로 이 결론이었다.

scam1.jpg
작전

박용하는 조승우, 김민정은 김혜수, 또 누구는 누구…타짜의 공식을 그대로 주식에 대입한 듯한 영화인데, 의외로 재밌었다. 영화 자체가 빼어났다기 보다는 영화가 건드리는 이야기가 한 번쯤 직간접으로 주식을 접해 본(당해 본?) 사람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려 자극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 가까이에서 들어봤던 말들, 쓰라린 경험들을 잘 비벼냈다.

그래도, 타짜보다는 한 수 아래다. 연기들도 조금씩들 어색하고. 특히 중심을 잡아줘야 할 김민정 캐릭터가 약했다. 고운 처자처럼만 보이고, 박용하에 맘 주는 부분도 너무 순진하시다. 좀 더 쎄게 하드코어로 밀어부쳐 줬어야 영화가 사는 건데. 명대사도 꽤 나오지만, 막말 한국어의 마법사 최동훈 감독에는 못 미친다.

돈과 욕망의 관계는 뻔하다. 그런데 알면서도 당하는 게 사람이다. 나는 예외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너무나 똑 같은 마음에 똑같이 처신하고 똑같이 당한다. 그걸 이용해 한 탕 헤쳐먹는 놈들의 작전 이야기는 범국민적으로 놀아난 대한민국 대표 재테크 주식을 더러운 한 면을 씁쓸히 곰씹게 한다.

# 기억나는 대사들

주식 시장에 그동안 꼬라 박은 수업료를 모았으면 그랜저 세 대는 뽑았겠다 – 현수
바닥인 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 주식 살인마 우박사
대가리 딸려서 깡통찼단 소린 죽어도 안해요 – 현수
주식은 전쟁이야. 미사일 팡팡 쏘는데 달랑 총알하나 들고 달려는 개미들 – 증권 브로커
아무리 발악을 해도.. 안되는 놈은 안되는게 세상이구만.. 좆같네.. – 독가스 황종구

CategoriesMoive/TV

체인질링 : A True Story

changeling.jpg

1920년대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2009년 대한민국의 오늘이 낱낱이 들어있다. 어이없는 공권력의 횡포와 촛불집회, 그리고 연쇄살인과 사이코패스까지. 심지어 그 싸이코패스의 인권까지도. 현재 상태 대한민국의 뜨거운 감자는 다 모아놨다. 엉뚱한 아이를 찾아 준 경찰에 맞서는 엄마의 눈물겨운 투쟁 정도로 기대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니 가장 선명한 것은 사이코패스의 불가해한 행적. 지난 몇 주 쏟아지는 뉴스에 속수무책으로 시달렸던 탓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힘겨웠다. 어설픈 정의의 구현대신, 희망을 가장한 고문의 뫼비우스 띄를 이어가야 하는 남은 자의 비극에 가슴이 먹먹했다.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죽음 앞에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에서 내 안의 감춰둔 공포를 대면했다. 닭장의 헐거운 틈을 찾아내는 생존에의 욕구가 가여웠다. 여유로이 썩쏘를 날리는 경찰의 표정에서 싸이코패스의 또 다른 얼굴을 봤다.

하지만 거기의 피켓집회는 변화를, 희망을 만들어 낸다.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준은 80년 전 LA에도 못 미치는 것일까?

영화의 완성도니 이런 건 잘 모르겠다. 이 정도면 끝날 때가 됐는데 쯤에서 타협하지 않고 계속 밀어 부쳐 그 이상을 끌어내는 감독의 경지에 감탄할 기분도 아니다. 다만, 이 이야기를 선택했다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영화의 시작부에 A True Story라는 자막이 뜬다. 이 말의 정체는 영화가 전개될수록 더욱 소름끼친다. 현실은 언제나 픽션을 압도한다. 2009년 2월의 대한민국 역시, 그 현실을 살아내고 있다.

Categories유진이의 여행기포토 아카이브

22일 (목) Day 1: 하코다테 → 삿포로 상경, 작은 빛 사토리

뷰티플 재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9시 45분 KE773 인천공항 출발
12시 20분 하코다테 공항 도착 ~짠.

JR 홋카이도 노선도
http://www2.jrhokkaido.co.jp/global/korean/rmap/route_map.pdf

하코다테 in/out으로 정하고 JR트레인으로 삿포로를 오가며 오는 길에 노보리베츠 찍어주는 일정
삿포로에 비해 비행기 표 값이 반이다.

하코다테 역 트윈클 프라자에서 교환한
JR홋카이도 프리패스 3일권.

14,000엔 프리패스로 기간내 홋카이도 열차를 무한정 탈 수 있어 일본인들도 부러워하는 패스랜다.
하코다테 -> 삿포로 편도만 해도 8,000엔이라니 확실히 가격 메리트는 있다능.
5박 6일의 다소 긴 일정으로 여기저기 찍어주고픈 이들에게는 확실한 솔루션이다.

에끼벤 하나 사고 허겁지겁 13:29분 특급 Hokuto 11호 탑승.

철로를 따라 창 밖으로는 눈벌판과 함께 푸른 북해도의 겨울 바다가 펼쳐지고…

하코다테->삿포로 이동시
SEA VIEW는 우측 이므로 열차 예약할 때 right side, sea view를 원한다고 하면
그쪽 좌석을 잡아 준다.

열차 여행의 로망, 에끼벤~
에끼벤은 일본 열차에서 파는 도시락인데, 역별로 특색있는 지역 특산물을 담뿍 담아
열차 여행의 맛을 더해주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역에서 사도 되고, 열차 안에서 JR언니들이 판매도 함.

백만불 짜리 풍경을 바라보며 하코다테 해산물 모듬 도시락 냠냠~~
입안에 가득 퍼져나가는 짭쪼름한 바다의 맛. 넘 싱싱….햐이 좋아라.

우유, 푸딩, 치즈, 아이스크림…각종 유제품으로 손꼽히는 북해도에 와서 아이스크림을 빼놓을 수 없다.
기차안에서 바로 구매! 눈물만이 흐른다…
북해도 어딜가나 아이스크림 간판을 만날 수 있었다.

삿포로역에 도착하니 5시~ 해가 빨리 지는 북해도의 겨울 특성상 벌써 도시는 캄캄하고.


스스키노의 상징 니카 건물~

삿포로 최대 번화가인 스스키노 거리의 스스키노 그린1 호텔까지 카트끌고 이동.
삿포로 역< ->스스키노 걸어서 한 15~20분이면 커버 가능. 삿포로는 걸어서 관광하기 좋은 작은 도시다.

짐만 대충 넣고 관광객 본능으로 길을 나서
첫 번째 만난 테레비 타워.


삿포로 야경 -_-a
거금 800인가를 들여 올라가봤더만, 왜 이리 좁고 낮고 별 볼 일 없는지.
철지난 일루미네이션도 썰렁하기 그지 없고. 대실망!


옆에 붙은 숍에는 테레비 타워 응용 상품들이 가득.
별 것 아닌 것도 별 거로 만드는 이들의 포장술에 다시 한 번 혀를 찬다.
그래도 중요한 건 펀더멘털이라규…소심하게 쭝얼.

왜 이리 재미가 없는지
지도도 안 보고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본다. 아..별 거 없어.
꿈에 그리던 삿포로가 왜 모냥이냐.


타누키코지
오도리 공원 남쪽으로 가로로 뻗은 아케이드 형태 상점가.
눈이 많은 삿포로에는 이렇게 지하도로와 아케이드가 발달해 있다.

으슥한 밤에 내 발길이 머문 곳은 당근… 타누키코지 6가에 위치한
살사바~ HABANA


쿠바 매니아인 KAJI군이 운영하고 있다.
입구부터 현란한 색채의 쿠바 느낌이 물씬~


일본 살사바 답게
바 가득히 쿠바의 악기와 민속품, 술, CD가 가득했다.
얘들은 이런 거 모아 놓는 게 낙이잖아.


빠질 수 없는 체의 초상화가 여기 저기 걸려있고


벽에도 빼곡~

정작 이 날은 2월에 열릴 < 삿포로 쿠바 영화제> 준비 모임이 열리는 날이라
다들 진지한 회의모드로, 리더도 없이 나 혼자 미친 여자처럼 춤을 출 수는 없었다. T_T
간만에 국제적으로 실력 발휘 좀 해 볼라 했더만~!

이 집에서 자랑하는 모히토라도 한 잔 걸치고 오려 했으나…쩝.
주말에는 파티가 있으므로 홈피에서 스케줄 확인하시고

HABANA 홈페이지
http://homepage.mac.com/salsacubana/habana.html

삿포로의 또 다른 살사바 El Mango~ 못가봤지만.
http://homepage2.nifty.com/salsa-viva/

어쨌든 얘네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몹씨 진지하다.
그리고 그 관심을 다시 컨텐츠화하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살사바를 열고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그 춤이 시작된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 배경이 되는 문화적 산출물을 집요하게 모으고, 포장하고 노출하고
다시 영화제와 같은 문화 축제로 이어 자국의 문화와 연결시키려고 한다.

이 작은 바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Golf Bar라구? 솔깃~
일본의 골프바를 체험해보자. 2층으로 고고씽~

한 면에는 야구 타석
다른 한 면에는 스크린 골프 타석이 배치되어 있고
한 쪽 구석에 바가 열려있는 오픈형 스포츠 바였다.

이렇게 옆에 붙은 바에서 칵테일 한 잔씩 시켜 놓고
스크린 골프를 즐기신다.

가격은 우리와는 달리 시간당 계산인데,
5시 59분까지는 시간당 1,200엔에, 10분 추가마다 200엔.
6시부터는 시간당 6,000엔, 10분 추가마다 1,000엔으로 대폭 올라간다.
4명이 칠 경우 1시간에 1인당 1,500엔 꼴.
빨리 치면 이익인데, 루틴에 좀 기신 분들은 지대로 민폐겠다.

한쪽에서는 야구를 하고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스크린 골프처럼 투수가 직접 피칭을 하는 시뮬레이션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타석을 고를 때부터 공 스피드에 따라 투수를 선정하는 시스템


해당 타석에서 잘 친 사람들은 이렇게 사진도 찍고 랭킹을 남겨준다.

한 번 휘둘러 보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고 다시 밤거리로~


삿포로의 밤


술 가게 디스플레이~
왠지 앤디 워홀도 떠올리게 하는 게 너무 유혹적이다. 참지 못해 들어가서 한 병 충동구매!!
이노무 술욕심…


라멘 요초코


작은 라멘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삿포로의 유명한 라멘골목이다.

만류라멘과 게야키를 염두에 두고 간 나는 가벼이 PASS

잘 차려진 식당 분위기에 빈 테이블도 간간히 있는 만류라멘을 지나쳐
게야키를 찾아가 본다.


제법 줄을 서 있는데다
다닥다닥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왠지 클래식한 일본 라멘집 분위기.
결정적으로 택시 한 대가 와서 서는데, 일본 아주머니 두 분이 내리셔서 라멘줄에 합류하신다.
올커니~ 바로 여기당! 한 20분 대기 후 입장.


미소라멘 베이스에 마늘 토핑이 첨가된 마늘 라멘
극찬이 자자한 게야키 라멘~ 기대를 가지고 시식을 해 보았으나.
이게 왠일이니. 바로 물리고 싶은, 느끼함의 극치여.

많은 블로거들이 너무 맛있다고들 칭찬하셔서 기대가 많았으나
내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아, 2/3를 남겼다. 찬 물만 벌컥벌컥~


우울한 마음으로 라멘집을 나서니
때마침 거리는 녹아내린 눈으로 철벅철벅~

설국, 눈의 고장, 삿포로의 로망도 함께 녹아내리는 듯. T_T
더구나 북해도의 강추위에 대비,
가장 두꺼운 코트에 털스웨터 모자, 목도리, 장갑 2개, 방수 털장화로 무장한 나!
옷 안에 땀이 차서 쉰 내가 올라온다….OTL

에혀~~ 왜 이러냐. 이번 여행.
10년 여행 구력에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하고 떠난 여행도 없건만.
첫 날부터 이렇게 깝~깝..한 여행도 첨이다.

하코다테 공항 도착에서부터, 버스, 패스 교환, 에끼벤, 열차, 아이스크림, 숙소과 라멘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상대로 모든 것이 착착 진행이 되는데
가슴 속에는 허전함이 밀려온다.

이러려고 왔나?
사진으로 봤던 걸 보고
다른 사람들이 맛있다고 했던 것을 먹고
일정표에 짜여진 그걸 실행하려고
….그러려고 왔나?

서울에서 하코다테, 다시 삿포로까지 피곤한 나는
고민한다. 호텔로 …아니면??

사토리를 찾아가 보자.
Rock Bar SATORI.

유명한 삿포로의 카레수프집 피칸테(Picante.jp) 주인장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발견.

피칸테의 주인은
33년 전의 추억. 집세 16000엔짜리 작은 다다미방이 붙어있는 건물에서
70년대의 락을 살았던 이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아직도 스스키노에서 사토리라는 가게를 하고 있다고 했다.


ゆっくりだった時間の流れ。いろんな事がたくさんあった。不安だった。夢もあった。小さな光があったような気がする。
いつまでも元気でSATORIをやっていてほしい。
気が向いた時に合いにいくからね、牧野ちゃん。ありがとう。
느렸던 시간의 흐름. 여러 가지 일이 많이 있었다. 불안했다. 꿈도 있었다. 작은 빛이 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SATORI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
기분이 내켰을 때에 맞으러 가니까요, 마키노.고마워요.

피칸테 쥔장님 블로그 旅の途中・・・(여행의 도중에서)
http://blog.goo.ne.jp/office-voyage/e/bf784d7a8123030017ae80b3107511a8
(번역 by 인조이재팬 번역기)

그 포스트가 좋아, 사토리를 가고 싶었다.
록으로 청춘을 살고도 모자라,
여전히 삿포로 한 귀퉁이에서 락바를 하고 있는 그를 만나보고 싶었다.

SATORI 홈페이지
http://www.satori.ws

일본어는 한 마디도 못하고,
못 읽는 내가 친절한 삿포로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사토리로 왔다.

배도 부르고, 너무 피곤하고, 지치고, 덩달아 맘도 우울했는데.
삿포로 아이들의 친절함이 조금은 맘을 풀어준다. 영어는 못해도 푸근하게~
도쿄 애들은 이런 맛이 없다규! 너무 과하거나, 너무 쌩하거나.
삿포로는 로망의 대상이기 전에 촌이다~ 사람들 만나며 많이 느꼈다.


홈페이지에서 봤던 아방가르드한 부처상. 그리고 영업중이라는 한자.
영업 시작 시간이 10시 30분이라는 거. ㅋ
마감은 아침 5시다.

문 앞에서부터 알 수 없는 록 음악이 쿵쿵쿵쿵 들여온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얼굴만 빼꼼히 들이미는데
사람은 안 뵈지만
흠~ 뭔가 따뜻하고 정겹고 오래 묵은 공간의 냄새. 야~ 잘 찾아왔다.

쥔장 츠토무(Tsutomu) 아저씨. 55세.
주름은 자글해도, 옷차림이니 행동이나, 말이니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다.
글고 50세 남자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귀여움의 포스가… ㅋ


술집이니 우선 술부터 한 잔 시키고. 이름은 없다.
유진이의 오스스메 리퀘스트에 대응하는 사토리 스페셜 칵테일.

술도 술이지만, 조거조거…크래커에 얹혀진 치즈T_T
기대도 안 했던 조 쬐그만 것들이 눈물나게 맛났다.


손님은 항 개두 없는데
아저씨는 영어가 거의 안 됀다.
나는 일본어가 거의 안 됀다.
그래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울 수 있다.

밴드 뭐를 좋아하냐고 해서 …너무나 유명한 레드 제플린이요.
(나의 한계, 하지만 클래식의 힘! ㅋ)
그랬더니 바로 레드 제플린 뮤직 비디오를 틀어주신다.
로버트 플랜트, 멋진 guy 랜다.


츠토무 아저씨는 사토리를 처음 낸 것은 1985년,
그리고 이 자리에 낸 것은 1991년이랜다. 무려 24년의 역사를 가진 바다.

당시 사토리라는 밴드가 앨범을 냈고, 그게 좋아서 이름을 글케 붙인 거랜다.
그게 바로 이 판이다. 몇 트랙 들어봤는데 난해하다~
실험정신 충만한 청춘의 음악. 지금의 나에게는 쫌…^^;;


손짓 발짓, 전자 사전까지 동원되어 이야기를 나눈다.
음악, 가게, 사는 얘기들.

근데 너무 잼있당. 통하는 기운의 느껴짐이… 나도 한 때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나??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두 사람이 만드는 즐거운 분위기

중간에 다른 단골 아저씨가 한 분 오셔서 합류~
주인과 손님이 모두 마셔 마셔~ 채워지는 잔과 함께 밤이 깊어간다.


바 한 쪽은 츠토무 아저씨의 CRAFT 작업장.
왼쪽의 하얀 가죽이 저렇게 멋들어진 지갑으로 탄생하는 공간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에도 가죽 바느질에 손님 온 줄도 모르고 -_-a


눈이 많이 나쁘신 듯, 명함을 보여드리니 돋보기로 들여다 보신다.
아것도 아마 오랜 CRAFT 작업 때문은 아닌지.

게야키 라멘 맛있냐고 물으니, 난처한 표정.
갸우뚱 갸우뚱~ 게야키는 애드버타이즈먼트를 잘하지만…음음
게야키 라멘은 삿포로 라멘은 아니야. 맛있는 라멘집은 따로 있는데…(아쉽게도 더 이상 영어로 설명이 안된다 흑)

저 먼 한국서 여기 삿포로까지 왔는데,
눈은 녹고 날씨는 덥고 게야키 라멘은 열라 맛없고 투덜투덜 주절주절하는 사이
술잔들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위스키, 여러 종의 사케, 맥주도 한 병…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며, 여름에 다시 오랜다.
삿포로는 여름이 좋다며.
꼭 다시 찾아 오라고.
그때까지 영어를 배울 테니, 나보고는 일본어를 배우라고 하신다.

드라마 속 포장과는 달리 북해도는 여름이 더 좋은 곳이 아닐까.


불운한 삿포로 여행객을 위한, 프레젠또!

좁다란 공간이었지만
그 좁은 사토리에는
음악에 바친 청춘의 흔적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작은 몇 평의 공간이나마 온전히 자기 것인
나로서 살 수 있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진…
지친 몸을 이끌고 문 두드리는 이가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공간.

20년이고 30년이고 쥔장의 숨결이 깃들어
밤마다 그 긴 세월을 목격한 가구며 소품이며 가전들이
깊은 눈으로 방문자들의 영혼을 들여다보며 지긋이 미소짓는 공간.

삿포로…I don’t know about it yet.
But 사토리 is Number ONE.

좋은 음악과 멋진 주인장. 맛있는 술과 열린 소통이 있기에.


작은 빛이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SATORI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

유진이의 여섯 번째 일본 여행기 : 북해도 5박 6일

● Day 1: 하코다테 → 삿포로 상경, 작은 빛 사토리

Day 2: For The Good Time in Crazy Ridiculous 삿포로

Day 3: 노보리베츠, 뜨거운 물과 하얀 눈의 의로

Day 4: 이국적인 항구 도시, 함관(函館) 1일 산보

Day 5,6 : 유노가와 온천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Categories유진이의 여행기포토 아카이브

23일 (금) Day 2: For The Good Time in Crazy Ridiculous 삿포로

뷰티플 재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삿포로를 놓치고 슬로우 보트에 오르다.

눈 떠보니 10시가 넘었다.

오늘의 일정은 삿포로 시내 관광과 삿포로 맥주 박물관(맥주 시음과 치즈/각종 안주 구매),
그리고 오타루! 달콤한 인생 불륜의 너무도 낭만적인 배경이었던 오타루 운하와 오르골 당.
JR 프리 패스로 오타루는 부담없이 찍을 수 있다.

일정은 그랬는데,
어제 도착하자마자 산 푸딩 한 텀 냠냠~하구 다시 호텔 침대에 쓰러진다.

홋카이도 한정판 < 사무라이 푸딩>
비몽사몽간에도 어찌나 맛있던지 …

이 후 한국에 있을 때 입도 안 댔던 푸딩을
여행 내내 입에 달고 다니다 못해, 한국까지 싸들고 왔다.

특히나 바닥에 잠긴 저 커피맛 액체…진한 우유맛 감도는 푸딩에 적셔 먹으면.. 캬~

그래도 잠은 깨지 않았다. -_-a

한참 자다보니
전화벨이 울린다.

방 청소(Room Clean)를 해야 하니 비워달랜다.
나중에 하라니까 안됀댄다.
시계를 보니 12시.

15분 때울 궁리에
질질 신발을 끌고 밖으로 나오는데
이게 왠일인가.

비다~
촉촉한 비가 삿포로를 적시고 있었다.
우르릉 쾅쾅. 마음에서는 천둥 번개가 치고. ///
컨디션은 최악.

서울서 가져온 우산 하나 챙겨들고
점심겸 찍어놨던 근처 맛집을 향한다.
비도 오는데 따뜻하니~ 보글보글 게 샤브샤브 어때? 이렇게 스스로 맘을 달래면서.

스스키노 그린1호텔, 입지 가격 정말 짱이다.
3500엔에 한국으로 치면 명동 한 가운데 자리.
나가면 여행책에 나오는 왠만한 맛집들 다 10분 내 위치.
왠만한 시내 관광지 죄다 도보로 커버 가능

까칠한 한국 블로거, 카페인들이 극찬해 마지 않았던
(ex. 서울 와서도 그거 먹고 싶어 죽겠어요. 요즘 게 튀김덮밥이 꿈에 나와요~)
< 빙설의 문> 역시 불과 3분 거리에 있었다.

아마 이렇게 가깝지 않았다면
컨디션상 어디를 멀리 찾아가서 먹게 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열튼 찾아가 보니.

널찍한 다다미 방에 나홀로~
하긴 이런 것도 일본 여행의 묘미긴 하다.
혼자서 호화 일식 코스…한국에서는 돈있어도 꿈도 못 꿀.
(이상한 여자 취급받지 않을까?)

다른 방을 엿들어 보니
지긋하신 일본 중년 아줌마 계모임 분위기가 대세.

런치 스페셜 게 샤브샤브.

게다리가 참으로 싱싱~
삿포로는 게(카니)로 유명하다.
그래서 어디가나 커다란 게 간판이 붙어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고
90분에 몇 천엔 하는 게 부페가 있지만 시간제한 두고 먹는 건 딱 질색이라
가벼이 북해도 게 맛을 보고자 선택한 곳이 바로 빙설의 문, 효세츠노몬이다.

氷雪の門
http://www.hyousetsu.co.jp/

다 먹고 나면 샤브국으로 게살죽도 끓여줌.
기타 감자 그라탕과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나옴.

근데 맛있었냐고?
맛없었다.
육수 간이 맞지 않았고, 익혀보니 게 맛도 별 특이사항 없었다.
(며칠 전 먹고 왔던 신사동 부산집 꽃게범벅만 머리 속에 뭉게 뭉게~~)

아마도 너무 비몽사몽간에 입맛이 없는 상태에서 먹어서 그랬는지도.

이 집 원래 가격대비론 저~엉말 저렴(?!)한 2,100엔 짜리 런치 스페셜인데. (@.@)
이런 부담스런데 말고
차라리 그냥 길거리의 필꽂히는 허름한 아무 식당이나 무작정 들어가 봤으면 어떨까?
다음에 삿포로에 오면 꼭 그렇게 해보고 싶다.
너무 아쉬운 부분.

이렇게 하나 둘 씩
왠지 삿포로를 감쌌던 여러 신비로운 오라들이 조금씩 벗겨져 나가는 느낌.

겨우 밥을 우겨넣고 나오니
거리는 요런 식이다.

비는 추적추적
바람은 불어대지
스산한 거리에
서울서 가져온 우산은 우산살이 다 고장나서 바람에 엎어지고
컨디션은 나쁘고
피곤하고
새로산 장화는 따뜻하긴 하지만 걷기는 싫게 만들고
설사에다가 느글거리는 속에다
최악의 상황 속으로.


2월 5일부터 눈축제라는데,
팬시한 포스터만 붙여놓으면 머하냐고요. 정작 눈이 없는데.

너무 따뜻해서 다들 날씨가 Crazy한단다.
삿포로의 겨울에 눈이 온다니…세상이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며
Crazy라는 표현을 삿포로 주민 세 명에게서 들었다. Ridiculous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눈축제 관계자들은 걱정이 태산이고
눈이 없어 지금 축제를 위해 산에서 트럭으로 눈을 실어나르고 있단다.
쿠시로 습원지대는 물이 너무 따뜻해서 기포같은 게 올라와 뉴스에 나온단다.
지구 온난화는 여기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빅 프라블름!!

어쨌든 지쳐버린 나는
모든 일정 포기하고 다시 호텔로 복귀.
가져온 D2로 < 신의 저울>보다가 스스륵 다시 잠.

……
……
……

눈 떠 보니 저녁 7시 -_-a
시계탑이랑 맥주 박물관, 오타루여 안녕~
이렇게 삿포로의 두번째 날이 지나가는가?

어둠이 내려앉은 호텔 침대서 멍때리다
삿포로 역으로 일단 나가본다.
일단 사람들 많고 반짝반짝이는 것들로 기분을 업시키기에는
백화점이 짱이라는 판단하에.


다이마루 백화점의 소문한 지하 식품관

7시 넘어서면 타임 서비스로 할인이 되어
맛있는 일본 백화점 음식들을 싸게 먹어볼 수 있다고들 했다.
그래서 여기서 도시락을 싸서 호텔 조식 대신 먹으면 좋다나 머라나.
(아 진짜 사전 정보 충만했다)


약간의 식량과 스트로베리 숏케익 구매.
기분이 좀 좋아지려나~

여기저기 숍들도 둘러보고…
근데 쓸 돈도 없지만
필요한 것도 없네.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그런게 별로 없어진 것 같다.
여하간 여기엔 없다.

그런 나에게는
이스타, 스텔라플레이스, 다이마루 등이 즐비한
쇼핑 천국 삿포로 역도 아무런 아트락숑(attraction)이 없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디에 가서 찾을 수 있을까?

슬로우보트(SLOW BOAT)

재즈바다.
매일 매일 재즈 라이브가 연주되는.

빠른 시간의 흐름을
느긋이 가로질러가는 재즈 보트~

일본 전체에서도 손꼽힌다는 피아니스트
료 후쿠이(Ryo Hukui)씨가 직접 운영.
와이프 분은 샵을 보시고, 아저씨는 연주를 한다.

이 날은 료 후쿠이 트리오의 날

단렌즈의 한계로 세 분의 연주 장면 풀숏을 담지 못했으나..(흑)
멋드러진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사람들로 꽉 찼고
특히 나이드신 노인분들이 맥주 한 잔 놓고
진지하게 연주를 경청하시는 모습이 인상적.


어렸을 땐 아코디언을 하셨다는데
지금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재즈 피아노 연주자라고~
일본 투어는 물론 세계 투어까지도.

얼마나 유명한지는 모르지만 연주는 너무 좋았다~

특히 료 아저씨가 직접 작곡했다는 Mellow Dream…
긴 피아노 솔로 뒤에 이어지는 트리오 연주.
자유로우면서도 단단한 정신 세계가 느껴지는 곡이다.

슬로우보트 홈페이지
http://fweb.midi.co.jp/~slowboat/index.htm


동석했던 더그(Douglas) 아저씨.
동경 대학 아바리시 캠퍼스에서 영어를 가르치신단다.

뉴욕에서 잘~살다가
대학 때 일본으로 유학와 일본의 매력에 빠져 이후 30년 넘게 일본에서 사셨다는데.
동경에서 오래 살았지만
나이드니 시골이 좋다고 삿포로에서 몇 년 살다가
아예 북해도 최북단 아바리시로 넘어와 애들 가르치는 재미에 사신다고.

동네에서는 파란눈 미국인니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니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기인이란다.
그 유명세가 피곤해 휴가는 삿포로에 와서 많이 보내신다고.

도시의 장점과 촌의 장점
삿포로는 그 두가지의 very nice compromise라고.
특히, 사람들이 인간적이어서 좋단다. 동경애들은 셀피쉬하구 기타 등등…

친절한 더그 아저씨는
벙어리 유진이의 즉석 통역사가 되어 주셔서
덕분에 사람들과 잘 놀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손님들 하나 둘 씩 돌아가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더그 아저씨와 놀던 나는 얼떨결에 금요일 연주 뒷풀이에 합류.

각자 사케 댓병과 안주를 손에 들고
하나 둘 씩 모여든 료 아저씨 지인들과 밴드 멤버들


I’m JR Man~!! 케이지 타카하시 아저씨.

JR 철도회사에 다니는데, 그 안에서도 JR 재즈 밴드를 하고 있단다.

한국말도 꽤 하셔서
내가 어제 JR을 타고 왔다니, 고맙습니다~를 연발하신다.


후끈 달아오른 유지니~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 명씩 나와서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다들 생긴 건 영락없는 원단 아저씨인데
연주를 시작하니…이게 왠일~ 다들 한 연주씩들 하신다. 헥.

카운터 보던 애교 넘치는 마유미양까지 연주에 합세.
알고 보니 모두 다 아티스트?!

조금 버벅대니 후쿠이 아저씨가 옆에서 연주를 돕는다.
아까 라이브때 드럼 치던 아저씨도 이 흥겨운 즉석 잼에 합류하고.

두꺼비 같이 웃기게 생긴 타마카와 켄이치로 아저씨
엄청 웃긴 아저씬데 (일단 마스크부터)
노래를 시작하니 @.@ 와오 …

“타마 베넷” (토니 베넷 패로디)이라고 별명을 불러드리니 껄껄껄~
Tama Sings라는 타이틀로 슬로우보트에서 정기적으로 라이브를 갖는 프로 재즈 싱어다.

노래와 연주가 어우러진
삿포로의 따뜻한 겨울밤이 얼큰하게 취해간다.

어느새 우울했던 기분도 확 가시고~

한참 술이 거나하게 오갈 무렵
더그 아저씨를 부르더니 후쿠이 아저씨가 통역을 부탁한다.
내용은 이러했다.


“연주자로서 세상 여러 곳을 여행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사람들이 나에게 잘 대해 주었다.
그들은 나에게 Good Time을 선사해 주었다.
그래서 나도 너에게 삿포로에서의 Good Time을 선사해 주고 싶다”

감동이~ *.*

“감사합니다. 후쿠이 아저씨.
저도 저희 나라에 오는 이들에게 아저씨가 저에게 해 주셨던 것처럼 똑같이 대해줄께요.
저도 그들에게 Good Time을 선사해 줄께요”


잊을 수 없는 Good Time을 선물해 주신 후쿠이 아저씨
다시 찾아갈 날을 기다린다.

사람들이 삿포로 여행 어떻냐고 물어 …그간의 슬픈 사정을 말씀드렸다.
게야키 라멘에 실망했고,
(다들 영 아니라는 표정들…타츠무 아저씨와 똑같은 반응)
다루마 징기스칸이나 먹으러 가야 겠다니 다들 동시다발로 고개를 저으며 만류한다.

다루마 징기스칸이 맛집은 아니라고. 더 맛있는 진짜 삿포로 징기스칸 집이 있다고.

헥~ 이런.
삿포로 자유 광객이라면 안 들리고 못 배길 최고 유명 징기스칸집이 아니라니.
현지인들의 시각은 또 다른가보다.

다루마는 애드버타이즈먼트를 잘하고, 아무나 막 받아주지만
다른 집이 있는데 거기는 아무나 다 어서옵셔~하지 않는다고.
고집과 정신을 가진 징기스칸집이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놀래고 있으려니
이참에 다들 아예 그 집으로 가자고 일어선다.


얼떨결에 따라나선 유진이.

스스키노 중심부에서 2,3블록 더 간다. 그래봐야 한 10분?


바로 이 곳.

일단 들어가자 마자 모든 옷가지와 가방을 커다란 비닐 팩에 넣어 보관한다.
냄새를 막기 위함이다.


유명한 집에 가면 꼭 있는 이것.
나무로 만들어진 허름한 건물…오쎈틱한 식당 느낌.


주인아저씨
명성높은 고기집 주인장의 포오쓰~


고기 나왔다~
숙주부터 돌려 깔고…위에 한 점씩 양고기 얹어.
저녁도 못 먹는 유진이 헥헥 침 질질
이상하게 설사가 싹 사라졌다.


다들 모여 앉아 생맥주 한 잔과 함께 징기스칸 파티~
연신 대화와 웃음이 이어지고


이 분이 바로 후쿠이 아저씨 와이프
깊은 눈의 선량한 인상


맥주와 징기스칸은 찰떡 궁합~


가게만큼이나 개성적인 일하는 종업원 아저씨 ㅋ
첨엔 주인인 줄 알았다.


왠지 자꾸 생각나는 마스크 ㅋㅋ


여자 셋이만
정겨운 기념사진~


토요일 밤, 흔들리는 스스키노 거리.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굿바이를 외치고 돌아선다.

북해도 두 번째 밤이 깊어가고.

기다렸던 눈이 …이제서야 내리기 시작한다.

유진이의 여섯 번째 일본 여행기 : 북해도 5박 6일

Day 1: 하코다테 → 삿포로 상경, 작은 빛 사토리

● Day 2: For The Good Time in Crazy Ridiculous 삿포로

Day 3: 노보리베츠, 뜨거운 물과 하얀 눈의 의로

Day 4: 이국적인 항구 도시, 함관(函館) 1일 산보

Day 5,6 : 유노가와 온천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Categories유진이의 여행기포토 아카이브

24일 (토) Day 3: 노보리베츠, 뜨거운 물과 하얀 눈의 위로

뷰티플 재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삿포로의 세째 날 아침

더 이상 볼 것이 있을까?
보고 싶은 것은?
혹은 꼭 봐야 하는 것은?

없다.

홋카이도 대학이니 초콜렛 박물관이니 예정했던 스케줄은 모두 취소

10시에 일어나 부리나케 10시 30분 열차를 잡아타고 노보리베츠로 떠난다.
숙취로 머리가 무겁다.
차창 밖 새하얀 눈벌판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잠기고자 했으나….!!
그 백색 장관을 앞에두고도
뒷골이 땡기고 속이 울렁거려 그다지 낭만적이지 못한 상태로 이동.


노보리베츠,
일본 3대 온천지 중의 하나로 꼽히는 오리지널 온천 마을!!

풀릴 새 없는 여독과 연이은 과음으로 떡이 된 내 심신이 갈구하는 곳.

죽을똥 말똥 역사 코인라커에 짐을 맡기고 (이것도 300엔)
대기 중인 버스를 타고 노보리베츠 온천으로. 털레 털레~~

노보리베츠의 상징 도깨비 장승이 환영 인사를 한다.
이렇게 한 15분을 타고 가면, 노보리베츠 온천 마을.
내리지마자…코로 스며드는 퀘~~한 향기가 예사롭지 않다.

우선 온천 예정인 다이이치타키모토관에
히가에리(당일치기) 온천 신청 후 백을 맡기고 지옥 계곡 산책으로 나선다.

당일치기 온천 무려 2,000엔.
소문난 온천이긴 하지만, 얼마나 대단하길래 흥!


노보리베츠 지옥 계곡
일명, 지오쿠다니 입구

**노보리베츠 지옥 계곡
지름이 450m나 되는 절구 모양의 웅덩이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매 분 3000리터의 열탕이 솟아오르논 골짜기
http://www.noboribetsu.tv/facil/jigoku.html

일단은 매우 관광객스러운 기념 사진을 한 컷 찍어주고 난 다음
본격적인 지옥 계곡 산책에 나선다.


골짜기 곳곳에서 허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퀘퀘한 썩은 달걀 냄새가 (=유황냄새)가 가득하다.
그런데 이상하지?
굉장히 기분 나쁜 냄새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이 냄새를 맡으니
왠지 마음이 평온해지며
오전 내내 나를 짓눌러서 숙취와 뒷골땡김 현상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다.
점차 편안해지는 몸상태의 부름으로 킁킁대며 냄새를 쫓고…야성의 엘자인양~

어느새 기운생동을 되찾아
씩씩하게 산책길 = 위험천만한 얼음으로 뒤덮힌 계곡길을 날렵하게 미끄러져 내려간다.
우짜든동 신선한 공기와 온 몸을 감싸는 좋은 기운….
나이들어가며 자연을 찾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눈 덮힌 사이로 펄펄 끓는 유황물이 흐르고…뜨뜻한 열기로 가득
산책로 곳곳에는 간헐천도 마련되어 있다.
마실 수도 없고 담글 수도 없어 별 효용은 없으나 신기했음.

오염없는 깨끗한 하늘


깨끗한 풍경에 마음이 씻겨내려가는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어설픈 파노라마~^^V


눈도 펄펄 내리고
신나서 포즈를 취해보는데~!! 얼쑤


이럴루가!!!!!

커플부대의 만행은 여기서도 계속된다.

뒷쪽이 일본 커플부대, 앞쪽은 중국인 관광객 커플부대.
같은 버스 타고 오면서부터 예감이 불길했는데
산책길 내내 함께 이동하면서 히히 호호 온갖 닭살 행각들…윽
사이 좋게 서로 사진찍어 주고 더블 셀카.


혼자서 각도 안 나오는 셀카짓을 하고 있자니
중국인 커플부대가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자청을 한다.
나도 지지 않고 포~오즈를 취해본다. 우리는 강철의 쏠로부대자나~~~

노보리베츠 지옥 계속에서
일본 파견 인터내셔널 쏠로부대원의 고독한 외침T_T

지옥 계곡 투어를 마치고
얼릉 온천하러 고고씽~

다이이치타키모토관은 지옥 계곡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온천으로
겉에서 보면 현대식 호텔같지만 내부는 다다미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노보리베츠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깊은 온천 여관인데
증축을 거듭해 지금처럼 현대식으로 바뀌고 규모도 커졌다고.

겉으로만 볼 때는 그냥 온천 호텔같아 숙박은 별로였는데
그 유명하다는 온천에 입장한 순간.

헥. 정말 거대하다.

1500평의 대욕장에 서로 다른 7가지 온천 성분의 탕이 있어 일명 온천 메구리(순례)가 가능한 곳
각종 증기탕에 사우나에
욕장의 산쪽 면은 전체 통유리로 야외를 바라보며 실내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이럴 땐 얼른 홈피에서 펌질을

총 7개의 스파로 구성
Cure Spa, Healing Spa, Heat Spa, Panacea Spa, Demon Spa, Beauty Spa, Beautiful Skin Spa


다이이치타키모토관 홈페이지
http://www.takimotokan.co.jp/

하지만 그 뿐인가. 예상치도 않았던
야.외.온.천…!!!

하얀 눈에 덮힌 산자락을 바라보며 뜨거운 욕탕속에 몸을 담그니…
가슴 윗쪽은 차고
물에 담근 몸은 뜨겁고… 맑디 맑은 산기운을 온 몸 가득히
어머, 여기 천국인가봐.

2천엔 안 아까워.

사진으로 보기엔 너무 현대식 호텔로 보여
그다지 하루 묵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정작 온천을 하고 여유롭게 맥주도 마시고 편한 유카타 입고 여관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여기서 하루 묶으며 여유롭게 온천하고, 저녁 바이킹(부페)도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ㅋㅋ 하지만 난 여행 마지막 날 복안이 있지롱.

온천 3시간이 후다닥 – 사진이 없어 아쉽당.

나야 하코다테로 이동하는 스케줄이지만 삿포로에서는
하루 온천 + 왕복 셔틀 + 점심 식사 1일 패키지가 2500엔이니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다이이치타키모토관의 1일 입욕권
http://www.takimotokan.co.jp/plan/other/higaeri.html

대충 마무리 하고 다시 버스타고 노보리베츠 역으로~ 정말 고고씽의 하루구만.

어느덧 원기를 회복한 나, 본성이 드러나고 있다 ^^
노보리베츠는 곰 목장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입장료 2천엔이나 그 목장은 별 볼일 없다는 소문이 파다~
걍 곰 기념 사진으로 만족


JR 홋카이도 프리패스 여행자인데, 이 정도 기념샷은~~


다시 열차에 몸을 싣고 하코다테로

하코다테 도착하니 어언 9시.
눈발이 내린다.
나 홀로 카트를 끌고 한 15분 걸어 숙소 < 라비스타 호텔>로~
근데 이 동네 참 조용하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 보니
예상치 못했던 프레젠또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룸에서의 야경…


카메라로는 도저히 잡아낼 수 없는
너무도 환상적인 야경!

가네모리 창고군과 하코다테 베이 에어리어, 하코다네 산과
책에서만 봤던 각종 관광지와 성당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야경

세상에…이런 경이로운 프레젠또가…

하지만 일단 밥부터~
점찍었던 쿠라이로 고고씽. 어찌나 좁은지 여기도 호텔에서 3분 거리다.


이렇게 테이블 중간에 긴 화로가 놓여져 있어
손님들마다 각자 자리에서 맛있게 구워먹는 구이집이다.


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숯불을 피워주고.


가리비 치즈 구이부터~ 요이땅!
석쇠 위에 올려놓고 지글지글
버터가 녹으면서 가리비 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쯤
생맥주와 함께….쓰러진다.


항구도시 하코다테는 오징어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오징어 맛을 봐야지~ 오징어 소면 추가요


간장 소스에 찍어서 소면처럼 후루룩. 녹는다 녹아요.


마지막으로
서빙보는 언니가 추천해 준 돼지꼬치구이.


꼬치를 구워 계란 푼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랜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

맛은 말 그대로 숯불꼬치다.

난 이렇게 3개만 먹어도 배가 불러와 도저히…근데 배가 불렀기에 망정이지
맥주 한 잔에 이거 세 개 먹었는데 3천엔이 나와버린다.
배가 안 불렀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_-a


그런데, 내 옆자리에 앉았던 중국인 관광객 3명.
이들 정말 대단했다.
메뉴판을 보고 한 5개쯤 시키더니, 그 담에 또 다섯 개, 또 다섯 개…
구이 종류 대로 죄다, 탕에, 죽에, 사시미에, 비빔밥 비시무리한 거에, 쌀밥에, 생선 구이, 고기 구이, 쌈 비슷한 것 까지…
정말 끝도 없이 주문을 해서 먹어치운다. 대체 얼마가 나왔을까?

그야말로 경약스런 “대륙의 주문”…옆에 앉은 나 완전 기 죽고.


온천과 이동에 피곤했는지 맥주 한 잔에 알딸딸~


밖에 나와보니
퍼얼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눈이 아주 지대로 내리고 있었다.


밤의 창고군 …그 너머로 우리 호텔이 보이고.
숙소가 눈 앞에 보이니 안심이 되고.


외로운 에비스 연인의 벤치
내 마음이구료 힝~


한 11시 밖에 안되었는데, 거리는 죽은 듯 조용하다.
인적도 없고, 차도 정말 가끔씩만…
눈만 저 혼자 신나서 이 텅 빈 동네를 나리고 있다.


어디를 찍어도 내 발자국만.
여기 눈은 동글동글 입자가 분명하다. 녹지 않고 그대로 알알이 쌓이는 눈들.

조용하다.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왠지 모를 해방감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여기저기 발자국을 찍으며 싸돌아댕긴다.
야~~ 나, 북해도 왔다!!!

호텔 & 스파 리조트 라비스타, 맘에 쏙 드는 명품 호텔.
자란넷으로 예약, 1박 7천엔 (조식 불포함)

고동색 원목으로 쫙 깐 인테리어 하며
방과 가구들도 고급스럽고
복도 창에서 내다 보이는 풍경도 감탄스럽다.

하지만 이 날의 방점은
온천.

13층에 바다물을 끌어다 올린 야외 온천이 있다. 물론 실내 온천도.
하코다테 야경을 내려다 보면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스팀 사우나실
독탕, 공동탕이 구비된 야외 온천탕
어찌 형용이 안되네.

이럴 땐 또 그림을 퍼오자.
La Vista 페이지
http://www.hotespa.net/hotels/lahakodate/

노보리베츠의 온천과는 또 다른 모던한 온천의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Two Thumbs Up!


온천을 마치고 나오면
바로 휴식할 수 있는 라운지가 있다.
심지어 여기도 view가 예술이다.

야외 온천 하고 편안한 라운지 체어에 누워 맥주 한 잔 마시며 야경 감상이라…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유진이의 여섯 번째 일본 여행기 : 북해도 5박 6일

Day 1: 하코다테 → 삿포로 상경, 작은 빛 사토리

Day 2: For The Good Time in Crazy Ridiculous 삿포로

● Day 3: 노보리베츠, 뜨거운 물과 하얀 눈의 의로

Day 4: 이국적인 항구 도시, 함관(函館) 1일 산보

Day 5,6 : 유노가와 온천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Categories유진이의 여행기포토 아카이브

2월 25일 (일) Day 4 – 이국적인 항구 도시, 함관(函館) 1일 산보

뷰티플 재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부시시 눈을 떠 보니 침대 옆 창 밖으로 이런 풍경이~
감동 *.*

잠결에도 벅차올라, 카메라에 담아본다. 라비스타의 view는 백만불~
내 돈 내고 자는 호텔에 와서 고마운 느낌은 첨이다.


눈 덮힌 창고군(가네모리 아카렌가)과 메이지칸

손에 잡을 듯 가까운 하코다테 야마(하코다테 산)와 로프웨이, 각종 성당들
일단 눈으로 사전답사 완료~

좁은 줄은 알았지만, 그 많은 관광지가
이만큼 한 눈에 다 들어올 줄이라고는….
실제로도 하코다테 주요 관광지는 걸어서 반나절이면 모두 찍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
옹기종기 붙어 있었다.

하코다테는 어떤 곳인가?

函館(함관), Hakodate

위치 일본 홋카이도
면적(㎢) 677.89
인구(명) 287,691 (2008)
인구밀도(명/㎢) 424 (2008)
홈페이지 http://www.city.hakodate.hokkaido.jp/

혼슈와 마주하는 홋카이도의 관문.
1854년 미-일 화친조약에 의하여 일본 최초의 개항장이 되어 홋카이도 제일의 도시로 발전

에도시대 이래 홋카이도의 행정중심지였는데,
1871년 행정청의 삿포로[札幌] 이전에 따라 행정기능은 상실하였으나 혼슈와의 연락항, 북양어업기지로서 발전

(네이버 백과사전 발췌)

한 때 북해도 교역과 행정의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조용한 관광지로 역할을 바꾼 1일 함관 투어~
직접 찾아가 보자.

투어를 떠나기 전 우선 밥부터.
키쿠요 식당의 삼색동 셋트.

연어알, 성게알, 게살
맛보기 전에 눈으로 먼저 홀려버리는…
세 가지 색의 조화가 너무 예쁘다.

입안에서 톡톡 튀는 싱싱한 연어알의 맛과
깊은 바다내음 가득 담은 성게알. 그리고 북해도의 명물 게살.

키쿠요 식당은 하코다테 아침시장에서도 유명하다.
술프고 늦잠자느라 아침시장은 찍지도 못하고, 호텔 바로 옆 분점에서 해결.
관광객에게 라비스타 호텔은 입지도 최강이다.
문 열고 나가면 바로 가네모리 창고군, 메이지칸 등
하코다테 주요 관광지의 시작점이다.


가네모리 창고군 – 낮 vs 밤

단, 완전히 여행지로 특화된 곳이라
하코다테 보통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다.
현지 사람들이 드나드는 허름한 꼬치구이집 하나 만날 수 없었으니까.


옛 무역 황금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 다수,.

왼쪽은 타카타야 카헤(에도 후기 해상무역, 운송업자) 자료관
오른쪽 건물의 굴뚝이 일본 최초의 굴뚝이래나 머래나…


나를 슬프게한 북해도 라멘
그래도 마음은 즐겁다


낮의 창고군
예전 교역이 발달했던 시절,
창고로 쓰였던 벽돌 건물이 개조, 대형 쇼핑센터로 변신했고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하코다테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풍미했던 한 시절의 역사가 스민 곳
낡고 오래된 것이 세월의 흐름에 발맞추어 변신하여
새로운 쓸모를 찾은 모습이 기분좋다.

아무도 없이 펑펑 눈만 쌓이던 어제 밤의 풍경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창고군 잠깐 쇼핑
이것 저것 많지만 …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는 오직 …술!

북해도 한정 삿포로 클래식이 잔뜩 쌓여있는 아름다운 모습.

하지만, 이번 하코다테 여행에서 발견한
새로운 술의 세계는…바로 과실주!

일본 과실주의 향연…포장도 예쁘고, 맛도 예쁘고
부담스럽지 않은 도수와 유치하지 않은 달콤함이 어우러져
나 홀로 한 잔 하기에 너무나 짱이다.

한국에 가져오려고 2~3병 샀다가
방에서 홀짝거리며 여행 중 다 마셔 버림 -_-a


삿포로 부터 모든 쇼핑 센터에서 한 번씩 찍었던
너무나 업어오고 싶었던 오토코야마 준마이 다이긴죠

오토코야마는 북해도 중부 아사하키와 지역의 술 브랜드로
그 중에서도 오토코야마 준마이 다이긴죠는
세계 주류 콩쿨에서 32년간 금메달을 지켜온 북해도 최고의 명주로 꼽힌다.
5천엔 정도 하는데, 한국 오면 E마트에서 15만원에 판다는 술

하지만 가격 보다도 과연 이 후덜덜 가격의 사케를 딸 배포가 있느냐에서 심히 걸렸다.
언제 먹을지도 모를 명주 대신 따기 쉬운 북해도 한정판 오토코야마로 대체 구매했다.

오토코야마 홈페이지
http://www.otokoyama.com/


치즈 케익으로 유명한 스내플

진한 북해도 치즈맛이 입안에 가득했지만~~ 박스 구매는 패스!!
나에겐 뎀비표 치즈케익이 있기 땜시롱

삿포로 오가는 열차에서 스내플 쇼핑백 든 사람들 여러 명을 만날 수 있었다.
한 번은 맛보아야 할 하코다테 대표 간식 중 하나~!
낱개로 1개만 구매해서 냠냠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코다테 투어
해변도로를 따라 무작정 걷는 것이 기본 코스의 출발이다.

새하얀 눈으로 덮힌 하코다테 거리
한없이 걸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멀리까지 갈 필요는 없다.
10분도 못 미처 언덕처럼 생긴 각종 슬로프들을 만나게 된다.


해변 도로쪽으로 연결된 슬로프(slope)들.
이중 모토이자카에서 슬로프를 올라
다시 온쪽으로 돌아 가다보면 관광지들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굳이 찾아 다닐 필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만나지니까.


모토이자카의 표지판
구공회당, 모토마치 공원으로 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죄다 200m 내외~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설렁설렁 산보다니기 좋은 하코다테


예쁜 간판~ 뭐하는 곳인지는 도통
특히 관광지라도 영어가 잘 쓰이지 않는 북해도에서
눈뜬 봉사, 까막눈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이후의 관광 코스들
각 스팟에 대한 상세 내용은 검색해서 보시면 된다.
그냥 찍고 왔다는 데 의의를 두며.

단 두 가지.
첫 째, 이 놈들 문화적으로 정말 막 받아줬다는 느낌.

동네 곳곳에서 보이는 다양한 서양식 문물의 흔적 외에도
영국 국교회인 성공회 성요한 교회, 러시아 정교회인 하리스토스 정교회,
프랑스 선교사가 지은 카톨릭 교회인 모토마치 교회
하코다테 교회 3총사가 불과 몇 십 미터 사이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건축 양식도 다르고, 종교 배경도 다른 이런 건물들이
서울 한 복판 막 지어졌다면 조선 시대 양반들은 뭐라 했을까.

쇄국이니 위정척사니로 꽁꽁 문을 닫아걸던 시절에
그들은 이렇게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 받아내고 있다.

그래서 얻은 것과 그래서 잃은 것이 있겠지만.

또 하나.
가이드북에나 웹사이트서 그럴 듯하게 포장된 이런 관광지들,
가 보면 정말 별 거 없다.

덩그라니 규모도 없는 건물 하나
그런데 그걸 마케팅적으로 너무나 잘 포장해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이에 비하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펀더멘털은 너무나 훌륭한데 말이다.


우짜든동 즐겁게


때로는 그윽(?)하게~모토마치 공원


관광 스팟들 보다
이런 스팟들을 연결하는 동네가 더 이쁘다.
눈이 소복소복


슬로프 중 제일 유명한 하치만자카
바다로 이어지는 전경이 멋있어 다들 한 방씩 찍어주는 곳.
나라고 별 수 있나~~ 기념으로 남겨본다.


설설설 걷다 보니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지고
그 유명한 하코다테 야경을 보기 위해 로프웨이 타러 가는 길
잠깐 얼은 몸을 녹이려 카페에 들린다.

아이스크림은 북해도에서는 자꾸 자꾸 먹게 되는 아이템


슬로프를 타고 하코다테 산으로~
일본 3대 야경 중 하나라는 하코다테 야경

과연…장관이었다.


얼핏 보면 한반도 처럼 허리가 잘록~
넋놓고 보게 된다.

저 불빛 하나 하나에 담긴 사람들의 삶도
저렇게 반짝였으면 좋겠다.


후다닥 내려와서
일찌감치 찜해 둔 저녁을 먹으러 가본다.

여기가 어디게~~

럭키 삐에로의 차이니즈 치킨 버거
하코다테 들리면 죄다 들리는 유명한 햄버거집

300엔 정도로 가격도 싸서 한 끼 해결에 무난하다.

그 유명한 모스 버거도 입에 안 댄 내가
최초로 시식한 일본 햄버거.

스탬프를 찍어야죠~
나에게 행운을 불러다 줄 럭키 스탬프

일본에서는 이렇게 가는 곳마다 스탬프를 찍어
다녀온 히스토리를 남기는 것이 여행의 기본이다.

또 하나 하코다테의 유명 먹거리인 하세가와 스토어의 야끼도리 벤또.
하세가와 스토어는 편의점인데 이 즉석 꼬치 벤또로 더 유명하다.

야끼도리는 닭을 의미하는데 이 야끼도리에는 돼지가 쓰인단다.
추위를 이기기 위한 변형이라는 해석.
하코다테 출신 일본 그룹 GRAY가 어느 TV프로그램에 나와 선전하 이후로
완전 유명해진 하코다테의 명물 벤또

3가지 소스 중 하나를 고르는데 난 소금구이가 젤로 맛났다~
먹구 싶다 꿀꺽~

잘 먹고 배 두드리며 마지막 기념샷
하코다테 개항 150주년 기념
확실히 그들은 …빨랐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챙기고자 했다.

다시 털레 털레 창고군으로
하도 자주 들락날락해 감흥이 사라지려 한다


담쟁이 덩쿨을 건물 벽에 납작 다림질 해 놓은 듯한
독특한 장식…인상적


호텔로 돌아오는 길
푸딩들을 빼놓을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푸딩, 푸딩하고 있더라.

욕심껏 죄다 사들여(이 이후로도 계속) 다 못 먹고 서울까지 가져옴ㅋ

그리고 호텔에 와서
삿포로 맥주와 딸기주 한 잔~
안주는 편의점에서 산 팩에 담긴 게 살
꿀맛이다

그리고 밤새 이어지는 야간 스파도

호강한다.
그 동안 고생 많았으니
마음껏 누리렴

그래야 또 뛰어가지~ :-)

유진이의 여섯 번째 일본 여행기 : 북해도 5박 6일

Day 1: 하코다테 → 삿포로 상경, 작은 빛 사토리

Day 2: For The Good Time in Crazy Ridiculous 삿포로

Day 3: 노보리베츠, 뜨거운 물과 하얀 눈의 의로

● Day 4: 이국적인 항구 도시, 함관(函館) 1일 산보

Day 5,6 : 유노가와 온천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Categories유진이의 여행기포토 아카이브

26~27일 (월~화) Day 5,6 : 유노가와 프린스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뷰티플 재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로이 맞은 하루
(늦잠으로 이미 하루의 중반을 넘긴 -_-)

무조건 시작은 밥이다


이지사이 라멘
관광객들에게는 젤로 유명한 라멘집이다.


하코다테의 또 다른 유명 먹거리인 시오라멘(소금라멘)
실망스러웠던 북해도 라멘의 실추된 명예를 살려줄 것인가.

조금은 회복했다. 깔끔한 국물, 그래도 짰다.
먹고 나서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짐


도로를 가로지르는 전차
사실 하코다테 너무 좁아서 나처럼 걷기 좋아하는 인간들은 교통 수단 이용할 일이 없지만
괜히 분위기만으로 한 번 쯤 타볼만하다


요금은 거리제인데
사람들이 탈 때마다 이렇게 사람별로 탄 곳과 요금이 입력된다.

여기서는 젤 오래 탄 사람이 250엔 내야 하는 거리인거고…
그런데 어떻게 탄 사람과 그 사람이 내야할 요금을 매칭하는지. 미스테리했었다.


내가 내린 곳은 야치가시라 종점


하코다테의 땅끝
다치마치미사키(立待岬)를 찾아가는 길이다.

하코다테 시내를 제외하면
고류카쿠 공원이나 외국인 묘지, 트라피누스 수도원, 다치마치미사키 등이 투어 물망에 오르는데
느낌상 가 보나마다 다들 그냥 그럴 거고
난 그냥 탁 트인 풍경이나 봤으면 했다.

전차에서 내려 한 15분 걸어가는데
도중에 일본인 묘지가 있어 묘~한 느낌을 들게 한다.


묘지 앞 메마른 꽃

단애절벽의 절경을 바라보며 죽음의 향기가 진하게 풍기는 곳

시도 때도 없이
까악까악 울어대는 까마귀들의 음산한 사운드도 이 정취와 매우 잘 어울린다.

마치 늘어선 귀신들의 하고픈 말을 대신하는 듯한 -_-a


드디어 도착한 다치마치미사키
역시나 별 건 없지만
탁 트인 절경이 마음을 뻥~ 뚫어준다. 자연의 힘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서울을 떠올린다.
이 바다는 거기까지 이어져 있겠지.


오징어 따라하기~


잊지 못할 추억


다치마치미사키를 내려와
바로 이어진 작은 어촌으로~


인적이 너무 드물어 쓸쓸하기까지 한 동네
자동차과 집들이 죄다 도시락 모양을 한 동네

하지만 건물들을 보면 모락모락 사람의 온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어느새 내 표정도 편안해지고..


구경을 마친 후
너무나 맛있는 하코다테 우유와 스내플 치즈케익의 환상 컴비네이션


호텔까지 오는 길은 전차 안 타고
동네 마실 기분으로 찬찬히 산보로 걸어와 본다.
눈이 펄펄펄 내리기 시작하는데
동네 사람들은 죄다 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을 시키더라.


게 판매점이 눈에 띄지만 넘흐 비싸
다리 4개 쯤 묶어놓고 3천엔씩 하니…이거 원.
귀한 털게는 더 비싸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눈발이 거세진다.
고작 4시를 조금 넘었을 뿐인데 벌써 어둑해질 뿐이고

일찍 지는 해는 겨울 북해도 여행의 변수다.
그만큼 밖에서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는 거니까.

호텔에 맡긴 짐을 찾아
다시 전차를 타고 하코다테 근처 유노가와 온천으로 이동
한 20분 걸린 듯


유노가와 프린스~!
북해도의 마지막 밤을 럭셔리하게 장식해 줄
온천 호텔이다.

야외 온천은 물론
다다미 방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

관광객들 보다는 일본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보니
잘 선택했다 싶었다.

그런데 온천보다 더 감동적인 서비스
카트 질질 끌고 오는 걸 보고
길가까지 나와 짐 들어 주는 거 하며
추위에 호텔 찾아온 투숙객들을 위한 따뜻한 웰컴 드링크
짐 받아주는 거 하며
방안에 갖춰진 꼼꼼한 시설들

옷만 해도
실내복, 실외복, 방안 온천 후 걸칠 목욕 가운 (너무 너무 포근해서 훔쳐오고 싶을 정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목욕용품들
다다미 방에 셋팅되어 있는 차와 과자
온천을 하고 나서 야경을 보며 바로 잠쉬 쉴 수 있는 베란다 공간의 구성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단순 럭셔리를 압도하는 배려였다.
한국에서는 돈으로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종류의 서비스 정신이었다.

가자마자 온천부터
눈 덮힌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야외 온천하는 기분~말로 표현이 잘 안된다.

온천 후 편안한 유카다 입은 채 식당으로 직행
환상적인 디너 부페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나 즉석으로 무한정 구워주는 게살과 가리비,
질 좋은 북해도산 스테이크


하나 하나 너무 맛있다
박당 12,000엔 선으로 투숙료는 부담이 되지만
룸 온천은 물로 이런 환상적인 디너 부페와 아침 조식 부페까지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감수할 만 하다.


특히나 게~~
어찌나 속이 꽉 차고 살들이 통통한지

게 다리 몇 개 묶어놓고 몇 천엔씩 받던데
게만 푸짐하게 먹어도 숙박비가 꽤 빠진다.


디저트까지…
커피가 너무 맛나서 두 잔이나 먹는 바람에 밤에 잠이 안왔다능;;;

열튼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먹었던 것 같다.


정작 방안의 온천과 시설을 찍었어야 했는데
배부르고 쇼핑한 과실주 먹고 온천에 푹 빠져 인증샷 확보를 까맣게 잊었다.


다시 홈피에서 슬쩍~

하지만 그 밤의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고.

방에 딸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온천에서
맛있는 술 한 병 놓고, 눈 내리는 밤하늘과 야경을 바라보며
보슬보슬 내리는 눈을 맞으며 데일 듯 뜨거운 온천물 속에 몸을 담그던 기분

유노가와 프린스 홈페이지
http://nagisatei.info/

아무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
난 뭘 찾으러 온 게 아니다.
비우러 온거다.

다 버리고 도망친 자가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잠시 흉내나마 내 보고 싶었던 거다.

배려왕자 유노가와 프린스
라 비스타와 함께 잊지 못할 호텔이 될 것이다.

돈 많이 벌어서 다시 와 보고 싶다.
어디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호텔에 틀여박혀 온천만 하고 싶다.
온천하고 다다미 방에서 좀 자고
뒹굴뒹굴 하다가 또 온천하고 그러고 부페 먹고
방에 와서 또 술 먹으며 온천하고.

꿈결같은 시간

이젠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
여전히 눈이 내린다.
여기가 북해도임을 각인시키려 하는 듯이.


북해도에서 마지막으로 산 패주
유노가와 프린스의 기념품 샵에서 샀는데
프라이스 태그가 반 가격으로 붙혀진 틈을 타 얼씨구나 사 왔다.
지들 잘 못이니 어쩔 수 있어
판매원이 유어 럭키, 라더라.
작은 에피소드고 세이브한 돈도 얼마 되지는 않지만

어쩐지 나는 이것이 하코다테가 준 마지막 선물같았다.
환율도 높은데 와 줘서 고맙다는.


하코다테 공항
이제 다시 돌아갈 시간이다


나를 기다리는 비행기
자~~~ 출발
다시 제자리로 고고씽


눈 덮힌 북해도
온통 화이트


서서히 멀어져간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의 끝은 그저 아쉬움이다.


바다와 산, 구름과 하늘이 하나 된 풍경
이 또한 떠나는 이를 위한 감동의 프레젠또


그리고 다시 돌아온 이 곳, 한국.

눈보러 북해도 갔더만
삿포로엔 비만 오고
정작 한국에는 눈이 펑펑 왔다더라.

매운 것이 너무 X100만큼 고파 바로 놀부 부대 찌게를 찾았다.
고작 6천원짜리(불과 400엔) 부대찌게를 허겁지겁 먹으며
세상에나 세상에나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또 있으랴~~
이렇게 맛있는 걸 가까우 두고 내가 대체 그 먼데까지 가서 뭘 찾으러 갔나 싶었다.

행복의 파랑새도 가까운 곳에 있다지만
맛있는 파랑새로 바로 여기에 있었다.


돌아오는 길을 섭섭치 않게 해 준 북해도 과자들
모두 다 사오는 이시야의 하얀연인(시로이고비히토), 마르세이 샌드, 로이스의 포테이토 쵸코칩


한 개씩 간단히 깨먹기 좋은 소포장 안주들


그리고 내 식량, 내 사랑~~

북해도의 5박 6일
사람과 물과 눈의 온기를 마음에 담아
추억을 가득 담은 나는
조금은 기운이 나는 내가 되어
조금 더 씩씩하게 살 수 있으리라.

이제야 새로운 한 해, 2009년이 비로소 시작된 느낌이다.

유진이의 여섯 번째 일본 여행기 : 북해도 5박 6일

Day 1: 하코다테 → 삿포로 상경, 작은 빛 사토리

Day 2: For The Good Time in Crazy Ridiculous 삿포로

Day 3: 노보리베츠, 뜨거운 물과 하얀 눈의 의로

Day 4: 이국적인 항구 도시, 함관(函館) 1일 산보

● Day 5,6 : 유노가와 온천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