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달게 해 주시구요…에스프레소를 많이 많이..찐하게..에스프레소를 많이요. 많이…”
캬라멜 마끼아또를 시킬 때 마다 내가 카운터에 매달려 신신당부 애걸복걸 하는 소리.
이 말을 하루에 한 번씩 꼭 보름 정도 매일같이 반복했다.
하루 거르려다 결국 참지 못하고 밤중에 천원짜리 몇 개 집어들고 정신없이 뛰쳐 나간다.
내 몸은 카페인을 못 견딘다.
커피를 마신 후 증상 : 심장이 뛴다. 어지럽다. 헛구역질. 소화불량.
잠을 못 이루는 것은 기본.
혹시나 몽유병 환자처럼 밤거리를 쏘다니는 지도…확인 불가다.
워낙에 커피란 놈이 내 혀와 친한 것도 아니다.
아무리 좋은 기계, 좋은 가루로 뽑는 거라도 아메리칸인지 하는 그 밍밍한 것은 참…별로다.
캔커피는 심지어 우웩이다.
니 맛도 아닌 내 맛도 아닌 절대적 평균치를 추구하는 그 인스탄트의 느낌이란 허탈하기 그지없다.
커피믹스류의 다방 및 자판기 커피는 기호식품이라기 보다는 주로 잠 깨는 구급약의 용도로 쓰인다.
그랬던 내가,
최근 급성 캬라멜 마끼아또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것도 오리지널 캬라멜 마끼아또 보다는 에스프레소에 가까운 진한 류의 맛에.
안 달게 먹으려면 걍 에스프레소를 먹지 왜 캬라멜 마끼아또를?
인정사정 볼 것 없는 독한 씁쓸함 끝에 살짝 묻어나는 혀를 녹여버릴 듯함 달짝지근함.
내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이상의 커피맛은 이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블렌딩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
마치 데낄라 원샷 후 레몬+설탕을 음미하듯,
원단 에스프레소와 캬라멜 원액을 따로 놓고 직접 간 봐가며 먹어야만 만들어질 수 있는 맛일거 같다.
오…멋진 아이디어닷!
언젠간 시도해 보리.
그 날 밤은 아마 커피에 취해서 들려가지 않을까?
현재 스코어 내가 마신 최고의 커피는
몇 년 전 태국에 갔을 때
비행기 타기 몇 시간 전, 어둠이 짙게 내린 방콕의 시암 스타벅스에서 마신
스트레이트한 에스프레소 두 잔.
그 여파로 비행기에서 내내 그리고 돌아와서도 하루 종일 눈 한 번 못 붙이고
결국 수면제 2알을 넘기고서야, 그것도 2,3시간을 뒤척이고서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거의 hell 이었지.
하지만 그날 밤, 유진이 태국 여행의 모든 것을 집적한 듯한 에스프레소의 깊은 맛은
정말 기가 막혔었다.
눈을 감으면, 그 자그맣고 하얀 잔에서 올라오던
진짜 커피향이 코끝으로 전해지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 밤의 불빛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몇 시간 후면 오랫동안 못 볼 이국의 풍경…눈이랑 코가 빨개지도록 벅차오르던 무엇.
아직 유효기간의 택조차 붙여지지 않은 너무나 싱싱한 추억들.
그날 밤은 모든 게 다 진했다.
내 마음의 키를 훌쩍 한 뼘 쯤은 더 키워버렸을 만큼.
그런데 오늘 밤은?
음… -_-;;
할 일이 많다.
주말 내내 빈둥거림 모드로 인터넷까지 외면한 채 방바닥에 붙어있다가
지금 이 시간까지 미뤄둔 것들…
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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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하자, 하자!! (느낌표 쾅쾅)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