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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May, 2011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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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RANG – ARIRANG – Interview Kim Ki Duk

솔직하기가 얼마나 힘든건지,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솔직할 수 있는 능력만으로도 칸에서 상도 받을 수 있다. 우는 게 얼마나 레어한 거냐면, 한 남자가 인터뷰 중에 엉엉 울었다는 것만으로 기사가 쫙 깔린다.

Canne. 김기덕 감독 Canal Plus 인터뷰. 13년 동안 15편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다는 못 봤지만, 볼 때마다 줄기차게도 ‘구원’이었다. 그토록 간절히 구원을 갈구했던 남자가 운다. 백발 성성한 아저씨가, 엄마 손 놓친 어린애처럼 엉엉 운다. 쳐다 보는 사람 신경 하나 안 쓰고, 부르던 ‘아리랑’도 다 부르지 못하고.

김기덕의 영화는 불편하게 한다. 사람 사는 꼴에 좋은 것만 있을 수는 없는데, 대부분 덮어놓거나 (이만해도 양반) 심지어 나쁜 거라며 욕하고 비하하고 단죄하는 것을 떡하니 끄집어내니까. 하지만, 그냥 그런 일들보다 더한 일들도 세상에는 벌어지므로, 그보다 더 가학 피학인 관계도 지천하므로, 그 보다 더 부담스러운 행각들도 벌어지므로, 어쩔 수 없지. 그런 것들이 있어서 있다고 하는 걸 뭘 어떻게 해?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이런 심정이 되고 만다.

이번에 운 것도 그렇다. 다 큰 한국 남자가, 그것도 상도 많이 받은 저명하신 영화 감독씩이나 되는 분께서 어디 칸 나가서, 전 세계에 송출될 방송에 나와 인터뷰중에 울어? 쪽팔리게. 그것도 무방비로 하나도 안 멋지게. 임재범이 ‘여러분’ 부를 때 멋스럽게도 아니고. 이거 한국 남자에 대한 심각한 명예 훼손이 아냐? 정말이지 불편한 장면이다. 날 것의 슬픔을 있는 그대로 노출하는 불편함.

하지만, 늘 이상했었다. 왜 다 큰 남자들은 이렇게 울지 않을까. 다들 그렇게 괴로워 하면서들.

영화는 사적인 것일까? 공적인 것일까? 둘 다일 거다. 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영화 보는 쾌감의 극대치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균형이 깨진 지는 이미 오래다. 자본의 논리는 영화를 사적 성취가 아닌 (나에겐 다소 재미없는) 공장의 산출물로 개조한지 오래다.

자기 방어와 포장은 공적 세계의 에티켓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존재하게 한 자본에 대한 예의라고는 하나도 없이 에티켓 따위 무시하고, 정 반대편의 사적 세계로 초월해갔다. (미움받을 수 밖에) 그리고, 각종 찌라시 정보를 종합해 봤을 때, 그는 그 세계의 끝에서 ‘전무후무한’ 영화 하나를 만든 것 같다. 맛집과 스위트홈과 오늘의 멋진 하루로 가득한 타임라인. 부정적 단면조차 위트있는 문구로 가다듬은 후에나 포스팅 할 수 있고, 블로그 사진 한 장 올리는데도 포토샵과 라룸이 필수인 자기 과시, 자기 포장의 세상에서, 연약하고 상처받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이 과연 실행 가능한 일인가. 아니, 그게 대체 영화로서 어떤 의미가 있다는 건가.

예를 들어, 유진이는 과연 독자도 거의 없다시피하며 늘 자기 자신이 메인 클라이언트인 추억의 로깅장이라 주장하는 유진닷컴에서나마 100% 솔직할 수 있는가. 슬플 때 내 블로그에서 엉엉 울 수 있는가? Oh, No…아무리 숨어 있어도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의미가 있다고도 보지 않는다.

하지만…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화 행사 한 가운데서 엉엉 울어버린 김기덕에 삘받아 발언해 보자면,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 역시 ‘구원’을 바랄 때라고 답할 수 밖에. 이 지점에서, 나는 김기덕을 만난다. 그래서, 김기덕의 도전이 몹시 흥미롭게 느껴지고, 그 결과가 무책임한 자의식의 과잉일지 아니면, 구원에 한 걸음 다가가는 신세계의 발견일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건 작정하고 남들 보여주겠다고 만드는 ‘영화’가 아닌가.

‘한 인간이 카메라(타인의 시선) 앞에서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을까?’ 김기덕의 ‘아리랑’이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남의 실명까지 밝혀가며 극단적으로 ‘솔직해 진다’는 것이 구원이나 치유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그게 흥미를 배가시키며 동시에 진정성을 망쳐버리는 속된 뒷담화와 뭐가 그리 다르다는 건지. 곰곰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내가 나 자신에게 조작하고 있는 어떤 림보 상태에 킥을 강요하는 대단히 불편한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 까야되나? 덮어야 되나? 고민된다.

개봉도 안 하고 심지어 국내 판권조차 팔리지 않은(누가 살지??) 영화에 대해 벌써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다니, 역시 대~단하신 김기덕 감독님ㅋ 거칠고 소박하지만 날 것이어서 레어하고 강렬한 존재들이 있다.

맥주의 추억 – yuna님 코멘트에 붙여

어제 올린 ‘각자의 밤‘ 포스트에 yuna님이 이런 코멘트를 붙여주셨습니다.

yuna said,(May 19, 2011 @ 9:33 am )
혼자 두병 마셨을 지도…

저는 다음 2가지 이유로 동일인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1. 맥주의 취향
오렌지향 폴폴나는 부드러운 호가든과 뒷맛 쓰고 목넘김 강한 하이네켄을 동시에 이어 마실 변태 취향은 많지 않을 겁니다. 혹시나, 바에서 취해 이것저것 트라이하는 차원에서 시켰다면 몰라도, 의지적으로 마트에서 선행 결정해 2병를 동시에 선택할 확률은 정말 낮을거라 봅니다.

2. 병 위치
제가 설정한 게 아니구요. 원래 병 위치가 저랬습니다. 딱 두 사람 나란히 앉을 만한 폭이죠. 한 사람이 마시고 저렇게 단정하게 띄어서 놓고 갔다면….왠지 ‘싸이코패스’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가네요.

남+여 조합이었다면 여자가 호가든, 남자가 하이네켄였겠죠. 호가든은 보통 여자들이 선호하는 맥주구요. 포지션으로 보면 남자가 왼쪽, 여자가 오른쪽. 남자가 오른팔을 뻗어 여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남녀의 전형적인 디폴트 자리배정입니다.

이상한 것은, 당시 현장에 호가든 병 옆 오른쪽(즉 하이네켄 반대편) 30cm쯤 블록 사이에 비벼끈 말보로 꽁초 1개가 놓여있었다는 점입니다. 위치만 보면 호가든이 피우다 껐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호가든 역시 남자일까요? 남과 여가 같이 있는데, 여자만 혼자 말보로 1대를 피우고 껐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호가든따위를 마시는 남자가 말보로를 피웠고 하이네켄을 선택한 남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역시 좀 상상이 안되네요.

전 하이네켄남이 말보로를 피웠고 (이제서야 뭔가 마초적 궁합이~), 뭔가 액션을 취하려고 오른쪽 여자에게 다가가면서 그 옆에 담배를 비벼껐다 쪽으로 일단 한 표를 던져봅니다. 과학이랑 상관없이, 그냥 내가 상상하고 싶은 쪽으로~~ ㅋㅋ

오늘 새로 발견한 것은, 현장에서 그린 팩토리 방면으로 약 100~150m 쯤에 버려진 담배 꽁초입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말보로 입니다. 같은 인물이라고 *가정*하면,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중에 한 명은 담배를 한 대 피면서 이동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흡연자는 1인이고, 일어나서 바로 담배를 물었겠죠. 뭔가 금단적 상황이 해지된 듯한 느낌 안드나요? 보통 담배는 맥주와 곁들이는 게 일반인데, 맥주를 다 마시고 일어나면서야 담배를 피워물었다. 그리고, 정작 맥주 한 잔을 마시는 동안에는 딱 1대의 담배를 피웠다. 편차는 있겠지만, 레귤러 흡연자가 맥주 1병을 마시면서 피우는 담배의 평균 갯수는 몇 대일까요? 맥주를 마시고 있었지만, 담배는 피우지 않았던(혹은 피울 수 없었던) 시간,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물론, 그 현장의 담배와 인근의 담배가 동일 흡연자의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국과수에 보내 DNA 검사라도 해 봐야 할까요? 그리썸 반장님 요즘 어디 계시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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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풍경 다 파헤쳐 시멘트만 덕지덕지 발라놓고 관리라고는 하지 않는 훌륭하신 행정 기관 덕에 오늘 아침에도 현장은 어제 상태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출근길 버전의 현장 사진입니다. 위의 가정을 베이스로, 점심시간에 다시 현장 탐사를 해 봐야겠습니다! 정자동에 증거 보존용 비닐봉지와 핀셋, 수술장갑, 적외선 카메라, 수사견, 다우징용 펜듈럼 등등 파는 곳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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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은 병뚜껑이 있었고, 호가든은 없었음. 호가든은 트위스트 방식이므로 마트에서 사서 가져오면서 중간에 미리 땄을까? 남여조합에서는 이상한 상황.
오프너 없이 하이네켄을 딴 것으로 보아 최소한 남자 1명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됨. 심지어 미리 따 오지도 않는 자신감. 확실히 여여 조합은 아닐 가능성 높음.

이상 뻘소리였습니다~!! 사진을 붙여야 해서 포스트로 썼습니다. ^^;;

각자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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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누군가 탄천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일 것이다.

가로등 불빛이 어른거리는 탄천의 느린 흐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겠지. 이따금씩 자전거를 탔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지나갔을테고. 어제의 좋았던 바람이 두 사람에게도 불었을 거다. 탄천과 바람과 어둠, 그리고 맥주의 미세한 알콜기가 그들의 감각에 어떤 작용을 일으켰을까?

그들이 남긴 흔적은 단정하다. 정갈하게 라벨의 방향대로 놓여진 빈 맥주병 둘. 불사르는 격한 액션(?)보다는 가녀린 봄밤에 어울리는 새털같은 키스같은. 하지만, 아침 출근길에 남겨진 흔적만으론 그 밤의 실체를 가늠할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밤을 맞는다. 그리고, 때로 아침에 남겨진 흔적만이 누군가의 밤이 어떠했는지 상상하게 한다. 하지만, 어떠한 것이었든, 그 밤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그들이 빈 맥주병을 내려놓고 탄천을 떠나, 지금 탄천과 무관한 곳에서 탄천과 무관한 무언가에 골몰하고 있을 것처럼. 그렇게, 먼 하루가 지나고 또 다시 그 날의 탄천을 그리워만하는 각자의 밤이 돌아올 때까지.

더 브레이브(True Grit) – 하드보일드 러브스토리

더 브레이브(True Grit) directed by my favorite 코헨형제 (2010)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서부의 복수극이다. 하지만,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

영화는 아버지의 죽음인 자에게 복수를 실행하는 당돌한 소녀, 마티(헤일리 스타인펠드)의 모험의 여정을 따른다. 여기에, 전혀 반대의 성정을 가진 두 어른이 개입된다. 잔인하고 인정머리없기로 소문난 알콜중독 보안관 루스터(제프 브리지스)와 포상금을 위해 열심히, 성실하게 살인자를 뒤쫓는 텍사스 경비대원 라뷔프(맷 데이먼)이다.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 두 전문가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살인자를 쫓다, 결국 살인자를 눈 앞에 두고 추격을 포기하는 순간 오직 14살짜리 어린 여자애만이 그 앞에 다가가 총을 겨눈다.

영화의 제목, True Grit을 실현하는 마티는 < 레옹>의 마틸다를 연상시킨다. 아버지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총을 든 조숙한 소녀들. 이름부터가 마티와 마틸다다. 게다가 두 소녀 옆에는 그녀들을 결국 사건, 즉 잔인한 어른 남자의 세계로 들어오도록 허락하고, 그 거친 환경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그녀들을 보호하며, 끔찍하게 아끼는 굉장한 나이 차이의 아저씨들이 등장한다. 한물 간 킬러 레옹과 보안관 루스터. 많은 인간을 죽임으로써, 자신의 직업을 연명한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사랑과 부정 사이의 경계를 줄타기하는 이들은 결국 결단을 내리고 복수를 완성시킨 후, 사력을 다해 소녀를 안전한 세상으로 돌려보내고, 그 결과는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소녀는 그들을 땅에 묻어주고, 그 앞에 무언가 맹세하며, 살아 생전 평생 떠돌이로 살아야 했던 그들을 죽어서나마 간신히 지상에 뿌리내리게 한다. 남자는 소녀를 육체적으로 구원하지만, 소녀는 그들의 영혼을 구해낸다. 이런 식의 구원의 exchange는 오그라드는 로맨스와는 비교조차 수 없는 하드보일드한 여운으로 너무 많은 나이 차이가 나는 소녀와 남자의 영혼을 하나로 묶어낸다.

궤도에서 이탈한 괴팍한 캐릭터들과 장광설의 수다, 걸걸한 속어들. 사소한 개인의 디테일에 집착하는 캐릭터들. 그리고, 결국엔 예상 밖의, 전혀 진부하지 않은 코헨식의 상식과 휴머니즘. 아무리봐도 전형의 코헨형제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언제부터인가, 그랬다. 아카데미 작품상씩이나 수상한 칭송 자자한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접선하지 못했고, < 번 애프터 리딩>은 아예 보다 꺼서, 끝까지 보지 못한 최초의 코헨 영화로 등극했다.

‘문화적 차이’라고 막연히 생각해 보지만…쩝. 요즘은 코헨영화 볼 때마다 스티브 부세미와 존 터투로와 …존 굿맨!이 프레임에 엉키고 설켜 들락날락하는 코헨의 황금 시대가 너무나 그리워진다. 제프 브리지스만해도 < 빅 레보스키>의 더드…ㅠㅠ 아휴, 저 대책없는 인간들~~ 한숨이 절로 나오는 껄렁껄렁 엇박자 인생을 살지만 동시에 그 무대뽀 대책없음에 실실 웃음이 터져나오게 만드는,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든다.

< 더 브레이브> 역시 접선은 뒤늦게 이루어졌다. 서부극의 메인 스토리가 종료되고, 갑자기 뜬금없으리만치 이상한 수위로 박차올라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루스터가 뱀에 물린 마티를 안은 채 종마 리틀 블랙키를 타고 황량한 서부의 낮과 밤을 뛰는 장면. 왜 이 텁텁한 먼지 투성이 복수의 서부극에 이런 서정적인? 감상적인?? 장면이 필요했을까?

마티를 데리고 다니는 내내 자신의 실패한 인생과 여인들을 복기하는 주절거림에 바빴던 루스터가 쓰러지며 남긴 마지막 말은 “난 이제 늙었어”다. 루스터는 그날 새벽 소녀가 눈을 뜨기 전 떠나가고, 독사에 물려 한 쪽 팔을 잃은 소녀는 ‘짧지 않은’ 1/4세기 동안 결혼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 여차하면 추격자를 죽이는데 인색하지 않아 대놓고 공공의 적이자 필요악이었던 남자는 어처구니없이 서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쇼단의 일원으로 죽음을 맞는다. 죽음을 목전에 둔 남자는 그제서야 소녀를 부르지만, 외팔이로 서른 아홉이 되어서도 여전히 무표정인 하드보일드의 그녀가 도착했을 때 이미 남자는 죽고 없다. 한치의 여지도 주지 않는 주인공들의 행적이나 태도에서 로맨스를 읽어낼 여지는 없다. 하지만, 이야기는 몹시도 아련하다는 느낌으로 끝을 맺는다.

끝으로. 이 영화 역시 코헨형제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보이스 오버로 시작한다. 한 사내의 시신이 천천히 줌인되는 동안 그 사내 즉,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사연을 말하는 마티의 오프닝 나레이션은 이렇게 끝맺는다.

You must pay for everything in this world, one way and another. There is nothing free except the grace of God.

제길. 뭐라 할 말이 없게 만드는 타이밍이었다. 방점이 찍힌다고나 할까. 이렇게까지 강조할 필요는 없었을텐데, 누군가 저 위에서 누가 시켜 자막이라도 찍어서 내보내는 느낌이었다. Pay해야 한다는 거, 그거 나도 안다고요!!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몰랐던 것. 유일한 예외인 신의 은총은 어디에. 세상에 말할 수 없는, 두 사람만이 공유했던 True했던 한 순간…어쩌면 그것이 은총의 순간이었을까.

예고편

페드로 알모도바르 – La Piel Que Habito


La Piel Que Habito (The Skin I Live In)

솔까, 난 < 그녀에게>도 < 내 엄마의 모든 것>도 < 부서진 포옹>도 다 마뜩찮았음. 알모도바르의 정점은 여전히 극세사의 감정이 아닌 덩어리의 몸, 아니 욕망에 미쳐 날뛰는 ‘살’의 세계 < 라이브 프레쉬(Carne trémula)>라고 주장함. Flesh. Carné. Meat. 고기덩어리. 마음같은 자의적 해석의 여지같은건 껌으로 보는 살의 세계를 믿어 의심치 않음. 그런 그가 이제야 비로소 다시 살의 세계로 돌아왔을까? 그렇다면, Welcome!…

그리하여, ‘비명과 경기가 없는 공포영화가 될 것. 과거 나의 어떤 영화보다 가장 심한 영화가 될 것’이라는 그의 선언은 매우 짜릿함. 더 과할 수 있어? 어떻게?? 최상급의 표현에 걸맞는 극한의 이야기를 기대함. the harshest among the so&so harsher.

almodovar_old
그래도, 많이 늙었다. 알모도바르씨. 그래도, 혹은 그래서 어떻게 여기까지 밀어부쳐 볼 수 있었던 건가? 박수는 영화 보고 치기로 하고…

Esta es una historia durísima de venganza, entre hombres y mujeres, que incluye un personaje muy diabólico que me está costando bastante ponerme en su piel
이건 여자와 남자 사이에 벌어지는 터프한 복수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는 아주 악마적인 캐릭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의 살 속에 살기위해 꽤나 많은 것을 지불해야했어요.

헥- 간만에 스페니쉬. 번역 자신없음.-_-;;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지불.cost. 해야 한다는 것.
많은 이들이 하고서 얻은 것과 하지 않음으로 포기해야 하는 것 사이를 저울질 하는 동안, 그는 이미 지불하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포인트. 꽤 깊은 사적 경험이 녹아있을 듯한 기대감을 주는 멘트다.

우디 알렌 – Midnight in Paris

칸 개막작. 이번엔 파리다. 자타공인 우디 알렌 영화의 백미는 촌철살인의 ‘대사’에 있다. 하지만, 뭐랄까. 그 대사들은 이미 나에겐 내재화된, 조금은 당연해진 세계. 그래서 요즘 영감님 영화에서 그 특유의 대사들보다 더 신선하게 느끼는 건, 한 도시의 essence을 오롯이 잡아내는 공간 창조의 스타일. 뉴욕에 이어 런던, 바르셀로나에 이어 파리의 미드나잇으로. 기대 된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 언뜻 오랜만의 Everyone says I love you 풍이 아닐까…그냥 예상만.

왕가위 – 일대종사(The Grandmasters)

대체 언제 개봉할 셈이냐. 이런 멋지구리한 예고편만 떨궈놓구. 혜교양은 재촬영을 위해 며칠 전 중국으로 떳다하고. 칸엔 불참. 알모도바르씨도 우디알렌씨도 왔는데, 뭔 배짱으로 영화를 이렇게 길게 만드냐고.

이소룡의 무술 사부로 알려진 엽문 스토리. 근데 너무 웃긴건 왕가위 기다리다 못한 제작자들이 견자단을 캐스팅해 영화 엽문 제작완료하고 개봉까지 마쳤다는거.-_-; 역시 대륙의 영화제작.

영화의 내용에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여정까지 < 동사서독>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장국영과 장만옥이 빠져있다는 거… 그런 신화적인 캐릭터들을 이 영화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I don’t think so….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구시대의 향수, 시대착오에 빠져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ㅎㅎ 이 모순적인 기대감의 정체는 대체 모지? 왕가위니까!

환상의 그대 – DELUSION, A NECESSITY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
환상의 그대 –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 (2010)

런던 외곽, 한 할머니가 택시에서 내려 불안한 표정으로 눈을 굴리다 허름한 뒷골목으로 스며든다. 40년간 같이 살던 남편에게 이혼 ‘당’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다 지쳐 마침내 점쟁이를 찾아 간 헬레나(젬마 존스). 오갈 데 없는 그녀가 자신에게 남은 한 가지, ‘돈지갑’을 들고 막장으로 향하는 모습 위로 나레이션이 흐른다. “인생은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차 있고,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다.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그녀 주변에는 어느밤 갑자기 ‘영원’을 보게 되어, 조강지처 버리고 새인생 출발해 보겠다 발버둥치는 전남편 알피(안소니 홉킨스)와 갤러리 운영이 꿈이지만 팔리지도 않는 소설이나 쓰고 있는 남편 덕(?)에 갤러리 어시스트 해야 하는 딸 샐리(나오미 와츠), 의대 나와서 안정된 길 버리고 소설 쓰다가 재능의 한계로 이제 리무진 운전수를 해야 할 처지에 놓인 샐리의 남편 로이(조시 브롤린)이 있다.

모두 미래니 전생이니 하는 점쟁이 헛소리에 놀아나는 샐리를 보며 비웃고 짜증내지만 정작 다들 제 꾀에 넘어가 파국을 맞고, 가지를 늘어뜨린 빼곡한 수목, 풍성한 초록의 나뭇잎들 사이에서 벤치에 둘이 앉아 해피엔딩의 키스신을 맞이하는 것은 오직 헬레나 뿐이다. 하지만, 이조차 ‘해피엔딩’이라 부르기엔 뭔가 어색하다. 정신줄 놓은 이들의 ‘그들만의 연대’가 주는 불편함 때문이다. 동의할 수 없는 전제에서 꽃 핀 행복을 지켜봐야하는 자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디 알렌씨는 이런 말도 안되는 전제라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인생은 무의미하고 엉망징창이라는 사실을 아름다운 런던의 구석구석에서 밝혀내며, 관객을 항복시킨다. 너의 그 대단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전제가 정작 너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할 때, 어떻게 할거냐고 질문하며.

이 영화는 집 안에서 행복하지 않은 이들이 집 밖으로 나가 행복을 찾다 병신되는 이야기다. 그래서, 영화는 집 안의 이야기와 집 밖의 이야기로 나뉜다. 집 안에서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다른 것을 바라고, 말을 하지만 내용은 상대방에게 닿지 않는다. 이 엇갈림을 표현하는 것은 샐리의 집 구조다. 서로 분리된 작은 공간들이 복도와 같은 좁은 통로로 연결된 이 집에서, 각자의 공간과 욕망은 이미 분리되어 있다. 그 공간은 이야기하다 불리해지면 도피하는 곳이기도 하고, 양해도 없이 불쑥 침범해 히스테리를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고, 아내의 눈치를 보며 건너집 여자를 관음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이 대화라는 것을 시도할 때, 카메라는 이들을 편안하게 안정된 고정 프레임으로 잡지 못하고, 이들이 움직는 공간과 공간 사이를 분주히 따라다니며 불쑥 끼어들거나 불쑥 도망친 사람들을 쫓아가며, 커트없이 원숏-투숏-쓰리숏이 연속해서 교체되는 역동적인 변화를 만든다. 두 사람이 소리칠 때,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쓰리숏을 만들었다가, 좌절한 사람이 빠져나가 투숏을 만들고, 갑자기 모두 사라져 보이스만 남겨지는 등 가족이 집 안에서 서로에게 가지는 복잡한 속내와 소통의 난해함을 카메라워크로 보여준다. 숏트가 바뀔때마다 화면에 남겨진 이들은 프레임을 바톤터치 받고, 절망적으로 갈등을 이어달린다. 특히, 로이의 책이 거절당하고 샐리가 상사와 친구의 진실을 확인한 후, 신경쇠약직전의 샐리-로이-헬레나가 서로에게 퍼붓는 3분여 간의 롱테이크는 이들이 직면한 감정적 붕괴를 탁월하게 그려낸 것 같다. 쇼트를 못 보는 내가 쇼트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

집에서 불행한 그들은 시선은 자연스럽게 밖을 향한다. 샐리는 갤러리 오너 그렉(안토니오 반데라스)을 바라보고, 로이는 건너 편 집 창문으로 넘겨다 보이는 빨간 옷의 여인을 욕망한다(이창적 상황!! 히치콕 만세~) 심지어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다른 집을 만든다. 밖은 런던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우디 알렌의 공간이다. 뉴욕에 대해 그러했듯, 우디 알렌은 런던의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끄집어내 펼쳐보인다. 그냥 보기 좋은 풍경 말구…그 도시의 진가를 알고 소중히 하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꽃가게, 공원, 거리…런던에 가본 적 없지만, 런던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공간에서 펼쳐지는 비극이라니.

이 비극은 아비를 살해하고, 총기가 난사하고, 출생의 비밀이나 거대한 정치적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다. 일상의 순간 순간 겪게 되는 ‘불안’ 젊은 와이프 몰래 비아그라를 먹고 약기운이 돌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노인네의 ‘불안’ 친구의 귀에서 마음에 둔 남자와 예전에 골랐던 귀걸이를 발견하게 된 순간의 ‘불안’ 홀딱 빠져버린 여자가 멋드러진 약혼자와 팔장 끼고 걸어가는 것을 목격할 때의 ‘불안’ 영혼을 잠식하는 깨알같은 불안의 순간들이 집 밖의 멋진 삶을 찾아 헤매이는 불안한 영혼들의 뒷통수에 끔찍한 비극의 칼날을 꼽는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이들이 당면하게 된 망연자실은 한 번쯤 새 삶을 찾아본 댓가라기엔 너무 과하다. 그리고, 평화의 한 순간은 욕망의 가해자로 가득한 이 스토리에서 우스꽝스러운 ‘환상’에 기댄 유일한 피해자에게 잠시 드리운다.

제 정신 가지고는 살 수 없는 세상, delusion은 일용품일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고 다시 돌아오고 싶지만, 집은 무너지고 없다. 너무 과한 댓가를 요구했던 risk-taking. 저 위에서 인생을 부감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우디 선생이 위트를 당의삼아 그린 잔인한 인생 지형도. 가장 어둡고 비극적으로 느껴졌던 내 27번째 a tall dark 우디 알렌.

PS.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에 박수-!

두 번째 라운딩 : 남여주 CC – Right on Track

겨울만 보내고 나면 겪어야 하는 봄의 불치병, 몸이 완전히 까먹어 버린 드라이버 스윙을 찾아서 난 지난 3,4월을 야심차게 새로 장만한 막대기(Viq Cl Drvier 2010, 11도, L-flex)하나 붙잡고 그렇게 울어야 했다.

원래 12.5도 A-flex를 쓰고 있었는데, 지난 가을 기준으로 탄도도 좀 낮추고 싶었고 좀 더 편하게 휘두르는 스윙을 하고 싶다는 욕망의 불꽃이 있었다.

하지만, 드라이버 바꾸고나서 스윙은 망해버렸고. 연습량이 태부족한 겨울이었고. 따로 전담 코치란 존재가 없기에, 아는 코치를 불러다 밥먹여가며 원포인트를 받기도 하고, 골프 카페 검색을 해 보기도 하고, 빈 스윙을 디립다 해보기도 했지만 새로 산 드라이버는 전혀 내 것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정점, 지난 번 SKY 72에서 겪은 드라이버 패닉에 완전히 질려서 …블로그에는 다소 희화해서 기술했지만, 실제론 파3 네 개 빼고 한 번도 드라이버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18홀 내내 헛스윙과 10m~100m 내외의 띠리릭을 반복하고 와서, 맘고생이 심했었다. 바로 그 주말에 잡힌 라운딩 일정을 바로 취소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캐디백을 여는 것조차 마음이 무거울만큼. 물론, 그 날은 음주 골프였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그것이 정말로 이유인지, 술이 깨면 제대로 칠 수 있는지 전혀 자신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싼 그린피에 합리적인 시설로 부킹 당첨이 로또 당첨이라 알려진 남여주 CC, 첫 홀. 파4 티샷. 드라이버를 맞고 뻥~하고 파란 하늘을 뚫을 기세로 쭉쭉 날아가는 공을 보면, 내 속이 다 뻥~ 뚫리는 것 같은 희열을 느꼈다.

스코어는 106. 이게 모야~ 싶지만, 여전한 불면증에 날밤을 꼬박새고 30분 취침하고, 빨개진 눈 부라려가며 친 성적으로는 만족한다. 무엇보다 스코어랑 안 친한 봄이고, 겨우 두 번째 라운딩이니까. 드라이버만큼은 한 홀도 삑사리 안 냈으니까. 다른 것들은 앞으로 잘하면 되고, 이제는 제대로 노력할 수 있게 된 것 같으니까. 싸우는 거 말고.

그러기 위해서, 일요일날 코치님 찾아가 렛슨받고, 어제 밤 11시까지 아무도 없는 연습장에서 혼자 “팔이 아니라 몸!! 몸 전체 턴!!!” 주문을 외우며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란딩 전날 연습은 금기에 가깝지만, 그런 저런 거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어쩌면, 어제 내가 한 것은 스윙이 아니라 불안과 싸우는 연습이었는지도 모른다.

골프의 기본 중 기본, 당연히 맞아야 되는 드라이브를 맞춘 것일 뿐이지만, 당연한 것을 제대로 못할 때 근간이 흔들리는 불안감이 온다. 난이도 높은 기술적인 테크닉 구사하지 못하거나 그린을 미스해 투온 챈스를 놓쳤다든가 하는 것과는 차원이 틀리다. 정말 앞으로 이 짓을 놔야할 지도 모른다는 혼미한 정신 상태에 이르게 한다.

그리하여, 오늘 라운딩의 성과는 Right on Track. 일단 헤매지 말고 제대로 트랙 안에 들어와야, 시작할 수 있고 나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해 볼 만 하다!고 또 골프신은 그렇게 악마의 속삭임으로 내 귀를 간지럽힌다. 너무나 달콤하게…또 짜릿하게.

당연히 드라이버는 다시 무너질거고 세컨샷은 어이없을 거고, 어프로치는 탑핑이 날 거고, 내리막 퍼팅은 홀을 살짝 지나 한없이 굴러내려 갈거다. But, today ma driver was kissable…At least, that was possible. That’s enough for one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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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도라이방…차마 못 내놨던 12.5도를 드디어 장터에 매물로 내놓아야 할 때가 온 듯하다. 이 아이와 함께 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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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골퍼의 로망, 남여주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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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항개두 못했다. 보기만 8개.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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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발걸음 씩씩해 보여~ 오늘은 정말 다 좋았다. 날씨도 함께 했던 사람들도.

Blow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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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의 재발견과 함께 요즘 너무나 애정하게 된 티볼리에
다락에 쳐박아 뒀던 구식 소니 CDP를 물려
내 방과 내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오디오 시스템을 완성했다!

세월의 뒤안길에 숨은 고수 둘이 만나 멋지게 하이파이브하고 나만을 위한 절창을 뽑아주는 느낌이랄까?

컨텐츠도 이에 질세라 Suzuki Isao Trio – Blow Up
디바이스의 콤비네이션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5번 연속 재생 ㅋㅋ
아방하고 엣지있으면서도 중간중간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멜로우하게 마구마구 녹아내려주는 이 스따~일이 넘흐넘흐 좋은 거시다. (이건 어디 병신체? ㅋ)
다른 CD도 틀어봤지만, 아무래도 오늘 분위기는 120% 스즈키 이사오. 아침부터 밤까지 이 이상의 선곡은 없다.

ps. 때로 어떤 사람을 향한 마음이 마음의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하고, 아무런 표현이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없을 때
내가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저 이 또한 그토록 무수하고 진부한 ‘나에 관한’ 것일 뿐인걸까?

고마워하고 있다…그래도.

2011 라이딩 킥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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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딴길 새서 안양천 합수부까지밖에 못 뛰었지만, 그래두 너무너무 좋았던 날씨! 파란 하늘!!
셔츠속으로 밀려드는 쾌적한 바람을 느끼며…
이 시점의 체력저하는 당연지사이지만, 열심히 뛰다보면 가을에는 또 저기 한강 저편 끝까지 정도는 가뿐하게 달려주겠지요.
(라이딩 라운딩 모두 다 가을만 믿고 가는 분위기~ ㅎ)

나의 봄은 이제서야 시작된 것 같다~ 기지개 켜고 활짝~

올해 세 번째 라운딩 : All New Something

라스베가스 엔젤파크 GC, 하와이 와이켈리 CC에 이은 올해 3번째 라운딩 그리고 국내 첫 시즌 스타트. 스코어는 점점 내려가다 못해 바닥 뚫고 지하 벙커 팠음. 하지만 어쩐지 진정한 골퍼로 거듭 태어난 듯한 이 으쓱한 기분이란!

캘러웨이, 스릭슨, 핑 3개 커뮤니티 연합 자선 골프대회 (2011/4/23)

디리링 디리링 어디선가 진동이 울리는데, 한참 있다 정신차려보니 재킷 주머니의 핸드폰 울리는 소리. “언니, 집 앞인데 왜 안나와요??” 허걱. 문자와 부재중 전화 다수. 난 렌즈 낀 채로, 재킷까지 어제 입은 옷 그대로 가방까지 맨 채 이불위에 쓰러져 있었을 뿐이고.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좀 전에 엄마랑 인사한 기억이 난다. 엄마의 놀라는 얼굴도. “지금 들어오니??” 그때 시간 대략 아침 6시.

란딩 가방 하나도 안 싸놨는데, 술이 안 깨 온 집안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이거저거 닥치는대로 가방에 쑤셔넣고 …30분 후 간신히 출발. 후배님께는 백배사죄 ㅠ

골프장 화장실에서 렌즈 끼는데, 한 쪽을 끼고 보니 다른 한 쪽 분실. 약 15분간 스카이 72 화장실 바닥을 또한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어딘가 떨어진 오른쪽 렌즈 찾기. 사람도 없었지만, 술이 안 깨서 심지어 별로 부끄럽지도 않았다. 포기하고 걍 장님 골프로 가려고 왼쪽 눈에서 렌즈 뺐는데, 빼고 보니 렌즈 2개가 떨어진다. 한쪽 눈에 나도 모르게 렌즈 2개 끼기. 이거슨 진기명기…??

1홀, 나름 멋지게 티샷 드라이버를 휘두르는데…음. 분명히 스윙을 했는데, 공이 그냥 티위에 얌전히 놓여져 있네. 술은 안 깼지만, 착시도 아니었다. 공은 그냥 거기에 있었다. “히히히..” 근데 왜 웃음이 나지. 동반자분들은 벙찐 표정(이 여자 뭐야…??). 스코어는 Uncountable.

그래도, 술기운에 참으로 흥겨웠던 민폐초아. 흥겨움을 못 이겨 여러 조 돌아다니며, 이 사람 저 사람 사진도 참 많이 찍어줬는데, 죄다 어디에 맞췄는지 알 수 없는 당나라 포커스 ㅋ

문제는 후반 9홀. 술이 점차 깨면서 새록새록…세컨샷 하러 가다, 문득 떠오른 어제 밤 기억에 우드로 페어웨이를 내려치며 주저앉음. 사람들 놀래서 달려와 공 안 맞을 수도 있지, 왜 그러냐며. 나는 (속으로만) 공이 문제가 아니라며.

스카이 72랑 나랑은 궁합이 참 ~ 뷁스럽다. 지난 번 첫 차사고 내고 밤에 치러 간 데가 바로 스카이 72. 뭔가 사건사고와 연결되는 골프장이다. 술은 안 깼어도, 코스 관리 개판인 건 똑똑히 보이더라. 그린피만 미쳤지, 무슨 동남아 시골 골프장같애. 인제 여기 안 올래.

구래두 파 1개 했다 ㅠ 파당 만원, 버디 2만원 도네이숑해야 되는데, 달랑 만원 내기 참 뭐해서 최저가 2만원 도네이숑

골프 채널에도 출연하고~SBS 골프투데이 2011/5/2
golftoday
3개사 연합 도네이션 라운딩이라 화제가 좀 되었던 모양. 그러고 보니 벌써 2번째 골프 채널 출연! 첫번째는 신지애 프로와 함께~

여하튼 하도 Dog판을 쳐서 다시 채 잡을 엄두가 안난다. 올 시즌도 이렇게 다이내믹하게 스타트! 걱정마라. 그래도, 가을에는 90대 간다. (ㅠㅠ..그러겠지, 설마? 응??)

sky72
‘그래도 흥겹게’란 그저 컨셉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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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광년이~ 다들 퍼팅 연습하는데 나 혼자 신나서 오묘~한 표정으로 잔디밭 뒹굴링(속바지 있음!!). 잘보면 잔디밭도 아니고 그냥 길바닥 주변-_-;;

자고로, 음주 골프 정도는 해 보고 그래야 진정한 골퍼라 할 수 있는 법! All New Something, 신선한 체험…이었다고 우겨만 본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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