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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하늘 – 숲에서 보낸 한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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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숲에서 헤맨 가을이 있어.
가시나무 덩굴을 헤치고, 바람에 쓰러진 죽은 나무들을 넘고,
얼음처럼 차가운 개울들을 건너갔지.
누가 내 놓은 길은 없었지만, 어디로든 가기 위해서 나는 계속 나아가야 했고
그래서 그것은 나에게는 길일 수 밖에 없었어.
길을 잃은 것일까, 비로소 길을 찾은 것일까
분간할 수 없어 이상한 숲이었어.
이럴 때 물어봐야 할 합당한 질문은 “어디로 가고 있었는데?”이겠지만
“끝까지 가고 싶었어” 라든가 “행복의 나라로-” 같은 것들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들일거야.

그래도 거기서 바라본 하늘은 푸르고 아름다워서
내내 고개를 치켜들고 하늘을 보고 있었어.
길이 아니라 하늘을 따라가고 있었던게지.

그리고, 아직도
가끔은 이렇게 하늘만 보고 있을 때도 있어.
헐벗은 나뭇가지들이 드리운, 터질 듯 환한 빛을 머금은 푸름으로 꽉 찬 하늘

[2004년 2월] 여의도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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