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스 (Once)
넘치는 교감과 소통으로 함께 했던 임대 스튜디오에서의 빛났던 3일.
한 걸음 더 다가가가지 못함으로, 다 말하지 못함으로, 더 뜨거울 수 없음으로 완성된 순간, 원스.
– Thank you for the company. I needed it.
– Me, too
머 이따우가 다 있어. 하지만, 얼빵한 소매치기(?!)랑 되도 않는 말싸움을 벌이던 시작부터
한 순간 한 순간이 모두 따뜻했다.
사랑에 미친 순간 또라이인양 다 버리고 그것만을 택하지 않아서 끄덕일 수 있었다.
같이 커피, 산책 or something 거절하고 집청소하다가도, 애 저금통 뜯어 밤거리 뛰쳐나가 CDP 배터리 채워 길거리서 가사를 읊어댈 만큼
아직은 뜨거워서
그래봤자 엄마 두고 런던에서 새출발 할 수는 없다는 사실에 굴복할 만큼, 이래뵈도 그만큼은 나도 어른이라.
다시 돌아온 남편이 반가웠을까, 언뜻 지나쳤던 그녀 말처럼 그저 아이 없는 아빠 만드는 게 더 미안했을 수도.
여기도 색즉시공인가. 다 비우고 돌아서는 순간, 돌아갈 수 있는 내 청춘의 그녀가 거기 있어 줘 다행이다.
원스 버전의 Happily Ever After… 는 그렇게 서로 ‘함께 있지 않음’으로 완성된다.
그렇기에 과거니 삶의 짐이니 있는 대로 짊어져 꼼짝달싹 할 수 없는
그저 누구나와 비슷한 이 나이, 이 시점의 나, 공감할 수 있다.
꼭 같이 있어야 행복해지는 건 아니야.
삶은 그렇게 얄팍한 것이 아니란다. 가지지 못한 것이 아쉬워도
보낼 것 보내고 나면 삶은 흘러가고 또 다시 행복이 스며드는 것이지.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길은 이어져 있어.
그래도 마지막 장면, 남자가 선물한 피아노를 치다 한 순간 아무도 모르게 창 밖으로 던진 여자의 간절한 시선이
이제는 죽어버린 나의 일부, 되돌릴 수 없는 Once를 향해 있음을 알 수 있어
영화를 헛보진 않았구나 했다.
숨겨야 하지만 말할 수 없지만 타버렸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그 시간, O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