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클럽(네오위즈)의 게임 파트가 ‘피망(pmang.com)‘으로 독립 선언했다. 8월 1일 오픈 전 티저 이벤트 페이지를 훔쳐 보며 든 생각
‘이젠 은퇴해야 하나?”
이 감각을 못 따라가겠다. 우..디자인은 왜 이리 멋진 것이고, 이벤트는 왜 이리 참신하더냐.
(이게 안 참신한 거라면, 유진이는 진짜 절망해야 할 지경일 것이다..)

피망 티저 이벤트 페이지 메인 (2003.7.25)
# 오픈 전 이벤트
0. 빨간 폭탄을 알려봐 : 유저마다 고유 ‘피망 URL’을 주고, 친구들에게 메신저나 메일로 이 페이지를 알린다. 이 자신의 고유 URL에 많은 이들이 방문할 수록 알리기 Point가 높아지고 이벤트 종료 후 Point가 가장 높은 500명 중 100명을 추첨해 플2, 나이키 MP3와 같은 선물을 준다.

1. 막을테면 막아봐 : 빨간선이나 파란선을 자르면 피망이 터짐. 빨간 폭탄 피망을 터지지 않고 선을 자른 경우 경품 지급. 하루에 1번 참여 가능 (내용 정확히 기억 안 남-_-; 비교적 참여하기 쉽고 진입장벽 낮은 간단한 게임 형식을 이용한 재방문 유도)
2. 뽁뽁이 게임에 도전해 봐 : 지뢰찾기 형식의 게임으로 빨간 폭탄 10개를 하나도 터트리지 않고 3분안에 모두 찾아내면 핸드폰으로 피망 코드 발송. 8월 1일 오픈일에 피망 코드 입력하면 경품의 기회가 주어짐. 참여 횟수 제한 없음. 난이도 있는 ‘게임’을 이용하여 중,고급 이용자(??-한마디로 그냥 와서 보고만 가기엔 심심한 욕구 충만한 이용자)에게 중독성있는 방문 유도.
3. PC 폭탄을 설치해봐 : ‘폭탄 설치하기’를 누르면 PC의 바탕화면에 피망 월페이퍼가 설치되고, 여기에서 돌아가는 피망 폭탄 프로모션이 8월 1일 오픈과 동시에 ‘깜짝 놀랄’ 선물로 바뀐다. 그 동안 이 피망 월페이퍼 피망 프로모션을 클릭하면 피망 사이트로 바로 이동한다. (유저의 데스크탑과 사이트를 연결하는 참신한 아이디어)
실지로 아직까지도 내 PC의 월페이퍼는 피망이 차지하고 있다. 8월 1일까지는 솔직히 깜짝 놀랄만한 선물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했고, 그 이후에는 바꾸기 귀찮아서. 난 그들의 이벤트 전략에 기꺼이 동참한 것이다.
사실 난 선물의 정체만큼이나 어떤 식으로 피망 폭탄이 선물로 바뀔까가 더 궁금했었다. (난 스파이더 맨에서도 스파이더 맨의 손바닥에서 거미줄이 나오는 장면이 어떻게 처리될까가 느무느무 궁금했었다.) 알라딘의 램프처럼 데스크톱에 돌아가던 피망 폭탄이 8월 1일 자정을 기해 펑~ 하고 불꽃놀이 한 판을 벌인 뒤 멋진 미놀타 7Hi로 바뀌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일까? 그리하여 난 마치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고 말리라고 작정하고 이불 속에서 졸린 눈을 껌벅이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뜬 눈으로 보내는 아이의 심정으로 8월 1일을 기대했던 것이다.

유진이의 데스크탑 화면
결과는…뭐 그다지 뒤로 넘어갈만한 것은 없었다. 8월 1일 아침 컴을 켜자 월페이퍼에 한 줄의 암호같은 피망 코드가 새로이 떠 있었을 뿐, 현란한 불꽃놀이나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 깜짝쇼 같은 것은 없었다. (제작비가 부족했나?) 난 얌전하게 사이트로 가서(이로써 다시 한 번 사이트 방문 & 로그인) 피망 코드를 입력하고, 피망이 내게 선사한 ‘깜짝 놀랄만한 선물’인 고스톱 머니 50만원을 받아 왔다. 피망은 나에겐 전혀 새로운 세계라 도저히 나에게 주어진 이 어마어마(?)한 돈의 환률에 대한 감이 안 잡힌다. 50만원이란 돈이 많은 건가? 아니면 적은 건가? 혹시…잭팟이라도 터트린건가? 마치 내 손 안에 50링깃이나 50페세타가 쥐어진 것처럼 낯설다. 피망 나라에선 이걸로 갓 구운 따끈한 햄치즈 페스츄리 하나 정도는 사 먹을 수 있는 걸까? (유진이의 상상력이란 소박도 하지…햄치즈 페스츄리라니,,)
# 오픈 후 이벤트
1. 잭팟 터트리기 : 룰렛 같은 걸 돌려 소니 디지털 캠코더, 소니 홈씨어터, 스타 크루즈 주말권, HP 아이팩, Tomy 미니 애완로봇 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당첨 100%) 단 빨간 폭탄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 빨간 폭탄을 받으려면? 피망에서 게임을 해야 한다. (우짜든동 일단 게임 해보게 하기)
2. 순간포착! 빨간폭탄 사진발~ : 코엑스나 메가박스에 설치된 프로모션용 빨간 폭탄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혹은 빨간 폭탄이 연상되는 사진을 찍어 보내면 상품 증정. (디지털 키드들의 생필품인 디카를 이용한 브랜딩, 커뮤니티)

3. 눈과 귀가 즐겁다 피망송 : 피망송을 친구들에게 보내면 선물을 준단다. 플래쉬로 열심히 만들었다. 왠지 일본삘 나는데 폭발적인 성원을 얻기에는 엽기성이나 유머 감각에서 2% 부족한 듯 싶다. 일관된 피망의 컨셉 비주얼도 연계되지 못했다.
4. 오픈 전 입력받은 핸드폰 번호로 피망의 오픈을 알려주었다. SMS의 내용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옮겨본다.
‘드디어 터졌다! 빨간폭탄 피망! 지금 피망의 대규모 행운융단폭격이 시작!>>www.pmang.com’ 8월4일 오후 4:33
# 디자인
디자인에서 주목할 점은….잘했다는 것이다. ^^ 대한민국 상용 웹디자인의 수준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보자. 보고 말하자.
전문 디자이너 혹은 그 누구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여하튼 내 눈에는 너무너무 잘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내가 이 페이지의 기획자인데 디자이너가 이런 디자인을 들고 왔다면 너무 기뻐서 치와와로 변해버렸을 것 같다. (허지만 기획과 디자인, 개발의 그 속사정이야 그 누가 알랴. 마치 부부생활의 이면과도 같은 것. 겉보기와는 너무도 다른 일들이 벌어지지지 않는가. 여하튼 결과물이 좋으면 또 모든 것이 용서되는 우리네 프로-노가다 인생이여..)
이벤트 페이지가 참 예쁘다. 하지만, 예쁜만큼 사이트의 비주얼이 브랜드의 컨셉을 잘 살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피망이라고 하면 지금까지는 대대손손 피자 위에 얹어 먹는 심심한 초록색의 야채이건만, 이 피망을 얼토당토않게 빨간 폭탄으로 유저들의 머리 속에 심자니 기획자나 카피라이터나 디자이너 모두가 그 얼마나 합심해 고민을 했을까 싶다.
-키워드 : 폭탄. 터지는 게임. 피망. 피망이 쏜다.
-비주얼 : 커다란 피망 폭탄이 페이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피망을 폭탄으로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폭탄이 날라오고, 폭탄이 떨어지고, 폭탄이 터지는 비주얼을 강조한다.
자 그럼 이제 정유진 웹 전문가님께서는 ‘유저빌리티’과 ‘인포메이션 아키텍쳐’의 근엄한 잣대를 꺼내들 시간이 되셨도다. 다당당~ 일단 800*600 모드에서 보면 이 페이지는 가로/세로 스크롤이 생기며,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유저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불필요하게 로고가 크게 디자인 되어있다. 또한 플래쉬 애니메이션이 남용되어 어지러운 감을 주며…헉 전문가님이 지금 이거 뭐하는 짓이야? 어짜피 이건 이벤트 페이지가 아닌가?
# 피망의 영리함
여긴 피망의 이벤트 페이지이다. 그리고 이 이벤트 페이지들은 피망의 원래 사이트와 별개로 돌아가는 사이트처럼 독립해 있다.
▶ 피망 메인 사이트
▶ 피망 이벤트 사이트
처음에 피망 사이트를 보고 ‘야, 이 사이트 디게 새롭고 특이한대!’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이벤트 페이지에 압도된 일시적인 착시 현상일 뿐이었다. 피망의 메인 사이트를 보면 지극히 기존 세이클럽의 스타일 가이드를 지루하리만큼 고~대로 따라갔음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실상 별로 새롭지가 않은 것이다. (피망 사이트에서 피망 프로모션 배너 부분만 가리고 페이지를 보면 바로 감이 온다. 단정하고 정리가 잘 된 그런 일반적인 사이트다.)
하지만, 만약 사이트를 이대로 오픈했다면? 그것은 정말로 새롭지 않은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사이트로 다가가고 말았을 것이다. 네오위즈가 게임 부분을 독립시켰겠거니…하는 정도의. 허나, 이런 티저 사이트와 이벤트 페이지들의 참신함과 더 중요하게는 ‘터지는 게임 – 빨간 폭탄 피망’이라는 컨셉을 눈과 귀, 비주얼과 텍스트, 소리를 통해 마구 마구 주입을 시키면서 하나도 안 새로운 이 게임 사이트를 매우 새로운 것으로 포장하고 포지셔닝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 자그마한 컨셉 하나로 사이트를 아주 풍요롭게 만든 것이다. 한마디로 마케팅의 성공이란 거지.
그런데 어떻게 성공한 줄 아냐구? FBI를 통해 피망의 로그 분석 파일이라도 입수했냐구? 실은 잘 모른다…-_-;; 그냥 그런 것 같다는 막연한 감일 뿐. 젊은 애들 모이는 사이트에서 이 피망이 꽤 회자가 되더란 것 정도만 확인했다. 심지어 피망의 오픈을 기뻐하기까지 하더라. (왜였을까? 그들도 나처럼 월페이퍼에 깔아놓은 빨간 폭탄이 산타 할아버지로 바뀌는 특수효과를 기대했던가?)
하지만 솔직히 이 점은 나도 묻고 싶다. 네오위즈 관계자님. 피망 사이트 런칭을 성공으로 보시나요? ‘마케팅의 승리’라는 표현을 써도 되겠습니까? (점점 뻔뻔해진다)
어쨌든 난, 이런 구도 (이벤트/마케팅/브랜드 페이지와 본 메인 페이지의 분리)가 참으로 흥미로웠다. 어떤 젊은 애들 겨냥하는 사이트들에서는 그야말로 젊은 애들이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말 뭐가 뭐인지 구분을 못하고 사이트 전체를 실험적이고 현란한 플래쉬와 비주얼들로 깔아놓은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잠시 참신해 보일지 모르지만 쓰는 입장이나 운영하는 입장이나 서로 부담스러워지고 그러다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운영의 썰렁함, 업데이트의 썰렁함, 확장의 썰렁함 등…해서리 결국 유저 반응의 썰렁함이라는 파국으로. 그래서 더욱이 이런 네오위즈의 판단이 영리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역할이 다른 페이지들은 분리하자는. 그래서 서로 자기 할 일에 충실하자는. 만약 이런 피망 이벤트 페이지의 과한 디자인들을 본 페이지에 마구 뿌렸다면?? 피망송이 사이트 전체에 마구 흘러나왔다면??
경험을 심는 것이 정보를 전달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페이지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단발로 치고 빠지는 영화 프로모션 사이트. 정보 전달 보다 ‘이 영화를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를 심는 게 중요하다. 결국 ‘극장가서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정보가 이런 기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시청각적 체험이 아무래도 중요해 진다) 이런 사이트에서는 대체로 아름다운 것이 더 잘 기능한다. 그런 페이지에서는 경험을 심는데 성공했는지를 가지고 성공을 따져야 한다. 다른 잣대는 모두 2차적인 것일 뿐이다. 하지만 정보를 전달하거나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 사이트에서 지나치게 경험을 심는데 주력한다면, 그 또한 반갑지 않은 실패라는 친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지름길일 것이다.
Take-Out Entertainment를 내세우는 잼버거라는 정체 불명의 사이트를 접하고 그런 실패의 냄새를 감지했다. 배철수씨 목소리로 맥도날드 패러디한 tv 광고도 하드만. 이 또한 브랜드나 마케팅 효과가 더 중요한 사이트라고? 설마…킁킁 (다시 냄새 맡는 中)

세이클럽답게, 모질라로는 접근도 못하게 해놨군요. 무조건 낙제.
kz님 답게, 세이클럽에 모질라로 접근하셨군요! ^^
익스가 아니면 즐-_- 이네요…
오페라도 접속 못하다니…
넷스케이프 7.1을 가끔 쓰는데…(프레임 있는 사이트 구경할 때) 넷스케이프로도 접근 안되네요. 구태여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익스플로러 기준으로 화면을 맞추느라고 넷스케이프에서 화면이 깨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구태여 이렇게 다른 브라우저의 접속 자체를 막는… 반인터넷적인 사고발상이 가끔은 이해되지 않는군요.
대체 모질라나 오페라에서 유진닷컴은 어찌 보이시는지요? 가능하다면 캡쳐 화면을 좀 보내주시지 않으시겠어요?
고기탐식자에서 채식주의자, 채식주의라면 질색을 하는 요리사와 고기에는 스크롤이 생기면 절대로 안 된다고 압박하는 요리 평론가까지…모든 이가 행복해야 하는 이 희한한 요릿집에서 웹전문가란 자는 무엇을 주장해야 한단 말입니까?
1) 채식주의는 실명을 야기할 수 있어요. 채식하지 마세요.
2) 단 0.1%의 채식주의자도 절대로 배려해야 합니다.
3) 채식주의자들은 채식 전문 식당으로~! 선택과 집중의 미덕을 살려 돈 될 사람들에게 집중하자.
정말 전문적이게 근거없는 답변 아닙니까? (-_-;;) 이게 바로 웹디자인에서 표준(standard)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또한 상당한 정치성을 띈 흥미로운 주제이지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꽤 많은 사이트를 만들고 있지만 한번도 코더나 디자이너에게 오페라나 모질라, 심지어 넷스케이프조차 배려하라고 주문한 적이 없네요. 이게 잘못된 건가? 흠…
반인터넷적 발상…너무도 당연해요.
돈받고 하는 웹개발이란 거..정말 너무도 반인터넷적인 마인드 속에서 이루어지는 너무도 반인터넷적인 프로세스의 연속이걸랑요. 이런 와중에 인터넷적 발상에 부합하는 서비스들이 나온다는 게 오히려 기적이죠. ㅎㅎ
실무의 어려움이야 어렴풋이나마 알지만, 그런 프로세스 자체가 잘못된 건 사실이죠.
굳이 JScript를 안 쓰더라도 ECMAScript와 DOM만으로 충분히 DHTML을 구축할 수 있고, 굳이 ActiveX 안 쓰더라도 SSL 같은 걸로 충분히 보안 유지할 수 있는데 ‘굳이’ MS 의존적인 구도로 몰아가는 건 잘못된 겁니다.
Wired News가 6주년 개편 당시에 천명한 XHTML+CSS 선언이 새삼 그립군요.
알라딘 같이 나름대로 지적하면 잘 고려해주는 데가 있긴 있죠. 애초부터 모든 걸 고려하는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쉽게 고칠 수 있는 JScript 같은 걸 지적하고 어떻게 고치면 된다는 걸 알려주면, 그게 무슨 말인지 재깍 알아먹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런 면에서 알라딘의 기술 지원에 만족합니다.
1주일이나 기다린 메인 시안이 영 꽝이라 다시 3일을 기다려 새로운 컨셉의 시안을 받고서도 도저히 답이 안 나와 발을 동동 구르며 새 디자인 펌을 찾다 시간 다 까먹구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나온 시안에 클라이언트(혹은 이사님)는 엄하게 버튼이 이상하네 메뉴바가 마음에 안 드네 하며 엄하게 딴지 놓구, 그나마도 이제와서 블랙 앤 화이트에 원색을 포인트로 한 아뜨적 페이지로 다시 잡아달라고 사람 뒷통수 치지 않으면 감지덕지 해야 하구, 시간은 흐르고 시안은 결정해야 하고 디자인은 누구의 마음에도 안 들고, 그러면서 디자이너는 지난 48시간동안 꼬박 밤을 새 기절해 버려 연락 두절…답답한 마음에 내가 포토샵을 켜서 클라이언트가 말한 색상 이리저리 맞추고 이미지 잘라가며…삐져버린 디자이너 달래달래 겨우 새로 시안 잡아 시안 통과를 하면 프로그래머는 내일까지 코딩된 페이지 안 나오면 절대로 스케줄 못 맞춘다고 압박하구…밤새워 작업한 디자이너에게 다시 하룻밤만 더 새서 내일까지 게시판 디자인까지 다 해서 코딩 해 넘겨달라고 애원해야 하구..
후후.
글쎄 남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경우는 디자인 시안이 통과되기까지가 전쟁이라, 여기다 대고 넷스케이프를 고려해라 오페라나 모질라를 고려해서 코딩해라 이런 말 하는 건 전쟁터에서 아이스크림 달라고 떼쓰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요.
커밍 아웃 하나. 심지어 매직엔 작업할 때 저는 넷스케이프 유저들은 고려하지 말자는 장문의 리포트를 클라이언트한테 보내 설득에 성공하기도 했답니다. 실제로 당시 사이트 이용자의 로그 분석에서 브라우저 97% 이상이 익스플로러로 나타났거든요. 사실은 우리쪽 디자이너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였어요. (돌 맞겠다 ^^)
저로선 오페라나 모질라에 맞는 사이트들조차 의도적으로 그런 브라우저에 맞추기 위해 별도의 고려를 했다기 보다는 코딩하다 보이 우연히 그렇게 들어맞은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드네요.
그렇다고 이런 현실이 맞다는 건 아니구요.
결국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죠.
왜 웹페이지 제작에서 표준을 요구하는 것이 전쟁터에서 아이스크림 요구하는 것 정도의 중요성 밖에 가지지 못하는가?
1. 아무도 그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2.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른다.
한마디로 그런 환경과 분위기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죠.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그것도 내 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을 통해 구현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답조차 잘 모르는 노가다를 강요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내용과 형식의 분리’의 철학에 기반한 ‘표준(standard)의 문제는 기존 웹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매우 중요한 차기의 이슈가 될 거라고,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이 중요한 문제가 한 두 사이트 혹은 누구 개인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문제는 실제로 이에 대해 담론을 형성할 만큼 이 주제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사실 없는거죠.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도 잘 안 보이구. 더구나 실제로 손을 놀려야 하는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 커뮤니티에서 문제 제기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기획자가 말로만 따불따불 하면 뭐하나요. 실제 작업할 사람이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야지. 저도 제 사이트는 테이블 안 쓰고 CSS만으로 나름대로 머리 굴려가며 코딩했지만, 실제로 제가 참여하는 작업에서 이런 방식을 요구하기는 엄두가 안 나네요. 그렇게 해도, 브라우저마다 문제가 생기구요. 그러니 근거가 자꾸 희박해 지는 거예요.
실제로 CSS 코딩은 커녕 테이블에 상대값으로 쓰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디자이너들이 많더군요. (“그렇게 하려면 머리 아파요”→ 직접 디자이너에게 들었던 말) 테이블들이 자꾸 중첩되고, 테이블이 레이아웃 뿐만 아니라 조각 이미지도 붙이는 역할도 해야 하구, 여러 해상도의 모니터까지 고려해야 하니 그런가보다 또 이해가 되어 버리고 말죠.
저도 인하우스에서 일한다면 서서히 분위기를 만들고 공감대를 형성해 가며 그런 분위기로 나아갈 수 있겠지만, 실은 이런 부분에서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한계도 많아요.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1. 과연 세이클럽에서 모질라나 오페라 유저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이클럽 잠재 사용자 중 단 100명이 오페라를 사용한다고 한다면 이들을 위해 사이트를 바꾸어야 하는가?
2.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닷컴 현실에서 김중태 선생님이 말씀하신 인터넷 정신이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무조건 이것저것 다 지원하는게 인터넷 정신인가? 그렇다면 ‘타겟 유저’니 ‘유저 세그멘테이션’ 같은 건 또 뭐에다 쓰는 건가?
3. 개인적으로는 만약 어떤 지지해야만 하는 철학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관철해야 하는가? 모두를 설득하고 이끌만한 철학과 파워가 내게 있는가? (결국 이상의 실현은 정치로 이어지는 것)
서비스 하나를 기획해 보려고 해도 “그거 붙이면 돈 얼마가 버는데?”라고 물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웹사이트에 당장 먹고 사는 문제에 목숨이 달린 이들에게 오페라와 모질라를 얘기해 봤자 귀에 들어오지도 않죠.
W3C가 아무리 하라고 해도 그렇게 하겠어요? 와이어드의 선언이 우리나라 웹개발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겠어요. 개인적으론 블로그처럼 표준의 문제도 젊은 사람들의 쿨한 패션으로 먼저 퍼져 갔으면 하는 기대가 있어요. 실제로 저도 블로그의 템플릿 스타일시트 때문에 CSS 코딩을 많이 배우게 되었거든요. 전길남 박사님 같은 분들이라도 뭔가 목소리를 내시구요. 대형 사이트들, 오피니언 리더급 사이트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기대하기는 무리겠죠. 그보다는 국내 디자이너 커뮤니티에서 자체적으로 담론이 만들어지길 바래요.
무지하게 횡설수설했는데, 여튼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많아서요. 결국 난 필드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실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돈 받고 웹기획하면서 그걸로 먹고 사는 저에게 가장 1차적인 책임감은 ‘돈값하자’는 거니까요. 이 돈값과 철학의 상관관계가 머리를 아프게 하네요.
유진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대부분 맞는 말씀입니다.
지금 이야기 하시는 내용의 대상은 기획자가 아닌 개발자, 디자이너들에게서 답을 찾아야 할 부분인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이트 개발이 오픈일정에 맞추기위하여 시간에 쫓겨일을 한다고 하지만 모든 개발자, 디자이너들이 그런것은 아닙니다.
물론 대부분이 그렇지요. 이게 구조적인 문제인지 개발자, 디자이너의 습관화된 작업패턴인지는 알수없지만 제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디자이너, 개발자, 기획자들이 이 습과화된 작업패턴의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들이 이 작업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외부적요인 (표준)이 생기기전까지는 그 어떤 변화에도 쉽게 움직이지 못할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인지 요즘 PM의 중요성을 떠들고있는 사람도 많은것 같구요. 많은 회사들이 PM역활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얼마나 그 역활을 잘 수행하시고 계신지는 …???
그냥 쭉읽어보다 지금 저희회사에서 논하고 있는 이야기들 (주제는 다르지만 정장 문제의 핵심은 같은것 같네요)과 비슷한 부분에 대한 글인것 같아 횡설수설해봤습니다.
가장 궁금한것.
“왜 하필 피망일까요?”
“피망과 빨간폭탄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음…..
웹기획에 대하여… 나중에 만나면 제 나름대로 생각한 바를 말씀 드리죠. 여기에 글로 적기에는 긴 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글로 쓰기 뭐한 내용도 있고 그러네요…
피망 게임을 개발한 사람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질라나 오페라를 사용하시는 분에게는 대단히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잘 아시다시피 웹페이지에서 Local의 실행파일(exe)을 수행 할 수 있는 방법은 ActiveX를 통하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른 이유들도 있지만 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망은 슈퍼서 사라
글구 잼버거는 맥도날드에 안판다
IT 좆치안타
온라인 지옥 오프라인 천국
에그머니나, 피망 담당자분이 직접 들러주셨네요.
그런 사정이 있는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저는 솔직히 전문인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가 더 궁금하구요.
어쨌든 직접 개발한 입장에서 보면, 또 밖에서 이렇게 쉽게 떠드는 거랑은 사정이 많이 틀릴텐데
저도 실무자로서 여러 고충 알면서도 제 홈피에선 그냥 지극히 자연인의 한 사람인 유진이의 단순 평면적 생각을 가감없이 무책임하게 떠들게 돼요.
근데 써놓고 나서 누가 내가 최선을 다한 작업에 대해 이딴 식으로 무성의하게 딴지 걸면 화가 날 것 같기도 해요. ^^
어쨌든 피망 화이팅~ 슈퍼에 없는 피망, 세이클럽에 달린 피망이 더 맛있다!
뤠양 언 넘이 뤠를 감당할쏘냐..후후.
로컬 실행은.. 역시 액튀부엑쑤… 원츄!- _-)b
일반적으로 외국 개발자들은 익스플로러의 결함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css 관련 사이트들을 보면 수많은 explorer hack등이 있습니다. 익스플로러가 지원하지 못하는 부분을 우회하고 익스플로러가 가진 잘못된 레이아웃을 우회하는 트릭들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표준을 지키고 익스플로러의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는 입장이지요.
세계적으로 표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의 경합이 극에 달했을 때였고 처음부터 표준을 지켜왔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한참 웹브라우져 전쟁으로 비표준 규약들이 확산될 즈음에 보다 논리적인 구조에 대한 갈망, 보다 많은 고객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요구, 웹 접근성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의 확산에 따라서 웹 개발자들이 웹 표준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넷스케이프 5가 완전히 망해버린 이유에는 유저그룹의 요구를 수용해서 표준을 지키는 브라우져 개발을 위해 프로젝트를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 것도 큰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새로운 브라우져 핵인 gecko엔진이 쓸만한 수준이 되는데는 2년 이상이 걸렸으니 시장 지배력을 잃어버릴 수 밖에요. 넷스케이프에겐 안된일이지만 gecko 덕에 파이어폭스가 나와서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국내 웹 사이트들도 언젠가는 표준을 지켜가게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웹 계통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프로세서가 보다 합리화되고 체계가 잡혀갔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