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싫증 내는 그 순간을 더이상 참아내긴 싫다.”
별거 별거 다 한다. 맛있게 한다. 주인공 둘은 내내 살색만 보여주면서도 편해 보여 좋았다. 찍는게 편했으랴…만은, 그렇게 보이면 그만인 것이 영화아니더냐.
한 눈에 눈이 맞아 그냥 하고, 다시 만나 또 하고, 각종 체위에 오랄, 애널..이번엔 장소를 바꾸어 누군가가 엿보는 공중 화장실, 시외버스안, 온몸에 초코렛도 발라보고,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기대어 하기도 한다. 소리도 대사도 다 실감난다. 특히나 많이도 묻혔다..였던가. 침대 시트를 보며 김성수가 내밷던 대사는 한참이나 애로했다. 찌리릿 쿵쿵..그런 것들에 취해서 어어어..하고 있다보면 영화는 끝나 있다.
사말, 풀하우스에 이어 유리화까지 재벌 2세 이미지로 굳어진 이성수의 진짜 매력을 봤다. 햐…영화 속 남자의 육체가 이만큼 자연스럽게 다가올 때, 판타지와 현실의 경게는 모네 그림 속 꽃밭처럼 뭉개진다. 입안에는 침이 고이고,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고 있으며, 눈은 @.@ <--이런 모양이 ... 흣흣흣... 여주인공인 김서형도 파리의 연인의 기주 전부인보다는 훨씬 더 매력적인 여자더라. 내 앞에 있으면 살짝 코를 깨물어 주고 싶은 그런 발칙한 사랑스러움. 영화의 모든 매력은 그녀에게서부터 나온다. 어쨌든 자연스러운 젊은 남녀의 애로 행각만으로도 영화가 되더라고, 좋은 영화냐? 뭐, 이런 영화도 있는 거고. 그래도 내가 이전에 못봤던 걸 보여주지 않으냐. 그러니까 인정하는거지. 그건 뭣보담도 섹스라는 것에 뭐 무거운 플러스 알파가 얹혀져 있지 않아서,라고 보는데. 대개 영화 속 섹스신이란 십자가 원정을 떠나는 기사들처럼 과중한 역할을 떠맡기 마련이다. 여주인공의 아픔이나 소외를 보여준다거나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극한의 사랑을 대변한다거나 소통의 시적 표현이라던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사회나 정치적 압박으로부터의 해방이라든가...섹스가 무슨 한나라당 대변인도 아닐진데. 가장 최근에 본 두 편의 영화가 그래서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주홍글씨에서의 이은주와 한석규. 헉헉대며 한석규를 부둥켜 안고 사랑해 사랑해..너무 사랑해 너무사랑해...를 내지르던 이은주는 쾌락보다 정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좋기 보다는 무척이나 피로해 뵈더라. 벽에 탕탕 맨살을 부딪치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러움이 앞섰다. 조차고 하는 섹스가 아니라 좀 과격한 수위의 사랑의 데몬스트레이션? 때로 섹스가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한다만... 얼굴없는 미녀에서의 김혜수. 케이블TV에 쫙 깔렸던 트레일러에서부터 지겹게 반복된 너무 부드럽구..따듯해. 그 역시 주인공과 상황의 비정상이 너무 도드라져, 애로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톱여배우의 파격 노출이라는 이슈 역시 섹스보다는 김혜수의 노출 부위에 더 집중하게 했고, 또 너무 심각하고 멋들어져서... 하기야 또 감독이 이건 그냥 섹스야, 라고 하면 어느 미친 여배우가 "넹, 좋아용~" 하면서 홀딱 다 벗구 그 비싼 살색을 보여줄까. 작품성이라든가 작품에 꼭 필요하다면, 이라는 조건은 섹스가 내 벗은 몸값만큼의 이유를 담아야 한다는 뜻일건데, 이유라면 필요한 거겠지만 무엇에든 너무 꼬치꼬치 "왜?"만 캐다보면 이유 이상의 무게가 실려버린다. 하는 사람 보는 사람이 다 불편해질 만큼... 사실은 그냥 보고 싶은 거고, 그냥 하는 건데. 빨간 영화들이 싫은 것도 그냥이 아니기 때문. 개념이 없는 게 그냥인 것 같지만, 과장되지 않은 가장 자연스런 그 적확한 지점이 '그냥'아니겠나. 그러고보면 이 '그냥'을 제대로 표현하기도 만만치 않은 거...예술이란 것이 되는 걸거고. 주홍글씨나 얼굴없는 미녀의 섹스신이야 나름의 이유를 담은거고, 그래서 '맛있는'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여튼 맛있는이 화면 가득히 펼쳐놓은 그 풍경들이 그냥 조차고 하는 두 젊은 남녀의 섹스신에 대한 갈급을 채워준 건 사실이다. 맛은 그냥 맛있을 때 맛있는거지, 테이블의 음식이 내 생의 소외와 고독 혹은 철학이나 내 안의 비정상성을 대변할 때 거기서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을까... 맛있는은 살색이 자유분방하게 뛰어노는 영화다. 그렇게 함께 어울려 놀아도 다다를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이 있어, 네가 내 몸을 가졌다고 날 아는 척 하지마 라는 서형의 대사가 뜻있게 다가온다.
男 : 도대체 왜 그러는데… 미안해… 미안하다구….
女 : 뭐가 미안한데…
男 : 네가 막 화를 내니깐
女 : 네가 내 몸을 가졌다고 날 다 아는 척 하지마.
끝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싫증 내는 그 순간을 더이상 참아내긴 싫다.”
이럴 수 있나? 이러면 되나?
쿨함은 추한 꼴 안 보게 하는 미덕이지만 종종 치기어린 얄팍함이다. 서른이 넘은 나는 그 싫증을 노력하며 무난히 넘겨낼 수 있는 지혜로운 파트너쉽을 원한다. 앗~!! 그런데 그러기에 나는 여전히 너무 쿨하다. ㅎㅎㅎ;;;
ps. 여기까지 쓰고나서 네이버 블로그 검색을 해보는 데 정말 대작 포스트 한 편을 발견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토록 방대한 작품을…유진인 그저 깨갱이로고.
영화에 대한 얘기인 듯 하다가 또 아닌 듯 하다…삼라만상, 우주의 신비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가 결국 일상으로 회귀하는..
네이버 블로그 완상칠봉님이 쓰신 (닉네임부터 예사롭지 않아…)
맛있는 섹스,그리고 사랑!..그리고 삶
이 영화 시사회때 여자친구랑 봤는데… 오히려 여자친구가 더 좋아하더군요. 끝나고 나오는 길에 김서형씨한테 싸인 받아온 것도 여자친구였구요… 굳이 예술로 포장하지 않아도 여친과 함께 봐도 민망하지 않을 정도의 섹스영화라면…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