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구워놓은 제주서 보낸 옥돔과 목포에서 보낸 김으로 아침밥을 먹는다. 짭쪼름한 옥돔을 젓가락으로 부셔가다보니, 문득 작년 이맘때 먹었던 기가막혔던 연어구이의 맛이 혀끝에 아른거린다. 그날 실연에 직면한 친구를 위해 긴급 소집한 대책회의에서 난 친구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채 대책 마련 대신 연어구이에 올인~
끈적거리는 젤라틴이 줄줄 흘러내리던 연어대가리를 손에 들고 뼈끝까지 쪽쪽 빨던 그 순간은 천국이었고, 난 그저 한 마리 연어 중독자였다. -.,-
요 며칠 이상하게 작년 이맘때가 많이 생각난다. 그 때의 느낌, 그 때 바랬던 것들, 그 때 입었던 옷들, 그 때 하늘의 색깔….11월 클럽데이는 모든 것을 바뀌게 했고, 크리스마스를 향해 가던 시간은 요상한 무지개빛을 띄며 요동쳤었다. 난 감상주의에 푹 쩔어있었고….그 감상의 필터덕에 모든 것이 쓸쓸하고 아름답기만 했다.
그 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오늘 이 날이 올 줄은 알았지만, 힘들어하던 친구가 새로운 사랑을 찾을 줄 몰랐듯 나의 이런 모습을 상상할 수는 없었으니. 삶은 언제나 beyond imagination. 1년 후의 나는 또 무엇으로 있을까. 2005년 12월 6일 아침엔…
남은 12월 달력 한 장, 마지막 잎새. 한 해가 저무는데 난 이제서야 겨우 뭔가를 시작하는 기분이다. 친구들을 소집해 생선구이나 먹으러 갈까. 그런데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태라 곤란하다…연어구이에 정종이 빠진다면…..너무도 곤란하며 또한 난감하며 절대적으로 연어구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타임, 겐세이 한마디!
{연어를 위한 연어가 아니라면, 연어를 위한 정종이 아니라면… 다 사람을 위한 그것일지언데 곤란하며 난감할 것은 무엇인가~! 아픈몸으로 어설프게 연어에 대한 예의를 차리려는 것이 더 무례한 듯 하도다. 통통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