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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流星雨)

yoosungwoo1.jpg
오늘, 유성우야.
뻥이요~………… ^^;;

뒷동산에서 바라본 우리 동네, 잘 보면 어딘가 우리 집도…

(그래도 나름대로 사연있는 풍경이야.
나중에 더 많이 추워지고 감상주의에 푹 쩔은 날, 썰을 함 풀어보려구.)

떨어지는 별을 보러 나갔다
붙어있는 별들만 잔뜩 보고 들어 왔어.

무려 한 시간 반 동안 인적드문 동네 뒷동산에 쪼그리고 앉아
꿈도 야무지게 IXY 300에다 삼각대까지 달아가지구
폭포처럼 쏟아지는 유성우를 찍겠다구……..

첨엔 유성우 찾느라고 혈안이 되어가지구
목이 빠져라 하늘을 여기저기 search 하믄서
혹시 여긴가 혹시 저긴가….가뜩이나 흐린 서울 하늘을 헤집는데
나중에는 착시 현상 비슷하게, 붙어있는 별도 막 떨어지는 것 처럼 보이는 거 있지?

머리를 흔들고 눈을 비비며
지금 별이 떨어진거야 안 떨어진거야 헷갈려하면서.

이쪽 하늘을 보고 있으면 내가 제대로 못 본 저쪽에서 별이 휙-하고 떨어지는 것 같고.
저쪽을 보면 이쪽에서 떨어지는 것 같고. 좌불안석, 노심초사….

뉴스가 많이 나갔는지, 그 늦은 시간에도 드문드문 동네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던데
그러고 있는 내가 구경거린거 같더라.

날 보며 자기들끼리 쑤근쑤근….

하하, 진짜 기막혀.

근데 그러고 30분 정도 미친 짓을 하고 있다보니
갑자기 어느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야.

왜 꼭 이러고 나서야만 제 정신이 들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지는,,
운명론까지 들먹여야 할 만큼 어리석은 천성 탓이겠지만

어쨌든 생각해 보니, 이렇게 고개 들어 밤하늘의 별들이란 것들을 바라본지도 꽤 오래 됐지, 아마.

저 별들이 내는 빛이 몇 만년 전 거래…이런 클리쉐스런 사실이 새삼 감동스럽게 다가오며
지구라는 혹성이 저 많은 별들과 함께 검고 드넓은 우주에 둥둥 떠있는 광경이
천체 도감 속의 일러스트처럼 3차원 입체 서라운드로 머리 속에 그려졌어.

경이롭다………..

그 다음 1시간은 아주 빨리 지나가더군.

고기능 오리털 침낭과 와인 한 병과 크래커만 있으면
내내 그러고 있다 그냥 잠들고 싶을 정도로.

그 흐린 서울 하늘과 그냥 가만히 붙어있는 별들만으로도 좋았어.
이렇게, 1시간만에도 들어버리는 게 정이란거냐?

제길 인간의 적응력이란
정말 복기를 두어보면 짜증이 날 정도야.
럭셔리하게 살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지.

유성우를 보러 나갔으면, 유성우를 보고 와야지
왜 붙박이 별들을 보고 감동해버리니.

에잇. 아무리 졸려도
다시 나가서 유성우 찾아볼란다.

그런데 딱 10분만.
못찾으면 블로그한테든 누구한테든 암것두 안 쭝얼거리고
걍 이불덮고 잘란다.

무릎 관절이 뻐근하다는, 현실 ㅠ.ㅠ

때이른 오리털 파카로 무장하고 나가서 춥지는 않았는데
양말을 안 신고 나가서 발만 꽁꽁 얼었어.

누가 호~하고 발가락 불어줬으면 좋겠다
헤~……..

PS.근데 나 지난 번에 유성우 봤어.
뎀비랑 같이 우리집 옥상에서.
별들이 휙휙 떨어지는 거 분명히 봤어.

별이 떨어진단건 말야
붙어있던 별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어디선가 휙 하구 어둠 속에서 티밥같은 빛이 나타났다
짧은 꼬리를 그으며 사라지는 거야.

그러니까 사실 붙어있는 별을 아무리 들여다 봐봤자 암 소용 없는 거라구.
어때 진짜같지?

그 때 무엇을 빌었는지도 기억나.
자유롭게 살게 해 달라고 했어.

지금도 나는 같은 걸 빌어.
사람은 자기가 못 가진 걸 가지고 싶어하거든.

하지만 이번엔 무척 다른 뜻이야.

5 comments on “유성우(流星雨)”

  1. 저두, 희미한 오리온자리만 쳐다보다가 왔어요.
    지난번에 홍천에 갔을때는 진짜 하늘에 별이 왕창있었는데..
    아마, 오늘밤도 그곳에서는 별이 왕창왕창 떨어질겁니다.

  2. 기다리다 기다리다 뒷베란다에서 잠이 들뻔 했다는…ㅡㅡ;
    (결국 못봤단 이야기야..ㅜㅜ)

  3. jinto님, 전 북두칠성두 못 찾겠드라구요

    저것도 국자 같구 저~~것두 국자같구
    밤하늘에 국자가 왜 이리 많은겨??

    그래도 별은 좋았네요.

    그리고, 짱양!!

    니 뽐뿌질에 내가 저 난리를 폈다는 거 아냐.
    췟~! 고마버!!

  4. Pingback: si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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