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in Tokyo…그 7일간의 이야기
2004.9.24~30
# 출발
옛어른 이르시길,
훌랄레라도 동경만 가면 된다고~ ♪

어떻게 비행기는 탔더란다…
이 여행은 시작부터가 그렇게나 훌랄레였다.
이후 7일간 내가 일본에서 겪어야 했던 많은 일들처럼…
하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떠남의 흥분과 스릴이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여행이 내게 선사해 주는 값진 마음의 선물도.
뉴욕에서 오셨다는 진 (Jean) 할머니. 78세
비행 내내 손뜨개를 하시는 모습이 너무 고와 사진을 찍어도 좋겠냐고 여쭈었더니
화알짝 웃으면서 포즈를 취해주신다.

제 이름은 영어루 Jeanie라고 했더니,
신기해 하시며 첫 딸 이름이 바로 Jeanie라고.
목소리도 고우시고 행동도 고우시고…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는 예전 한국전에 참전하셨다는 증명 뱃지를 꺼내어 보여주셨다.
한국 전쟁 전에는 같은 학교에서 아는 선후배였다가
한국전 끝나고 와서 본격적으로 사귀고 결혼하셨는데
이번 한국여행이 바로 결혼 50주년 기념으로 자식들이 보내주신 거란다.
…50주년!!

유진이의 눈이 똥그래져셔는 50주년…50주년….
그 세월이 실감이 안나 그렇게 멍하게 있으려니
두 분이 마주보며 빙그레 웃으신다.
아무런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아주 편안하고 익숙한..
서로에게 지난 50년간 보여주었을 웃음을
전에는 사귀는 사람이 없으셨나요? 혹시 힘든 적은 없으셨어요? 좋지만은 않았을텐데…
(혹시나 빈 틈이 있나 꼬치꼬치 따져묻기)
있긴 했지만, nothing serious.
할아버지가 첫사랑이셨단다. 그렇게 50년..
마지막 할머니가 웃으시며 던지는 한 마디가 초강력 KO펀치를 날리면서
싱글라이프의 절정 추석때 다 내팽개친채 여행 떠나기 초식을 구사하던 유진이는
순간 부둣가에서 황당한 패자의 표정을 짓는 캐리가 되어 버렸다.
Yes..we’re blessed.
Oh, my….
여행길에 처음 만난 맥케이 부부는 그렇게 유진이의 꿈을 삶으로 보여주셨다.
오길 잘했다…아무리 훌랄레라도.
이런 짧은 만남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맥케이 할머니 할아버지는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로 트랜짓하시고
유진이는 홀로 나리따에 내려 3000엔짜리 리무진 버스에 오른다.

나리따. 2004.9.24. 14: 28
현재기온 24.5도…후끈~!
# Lost in Shinjuku
리무진은 유진이를 신주쿠에 내려주고 표표히 사라졌다..

내리자마자 바로, 욘사마 열풍~~
반가움도 잠시
이제부터 우리의 유진이, 신주쿠 헤매기가 시작되는데~! (얼쑤~)
가야할 요츠야 산쵸메는 어드메뇨…

유진이를 여러번 울고 싶게 만들었던
동경의 지하철 노선도
무슨 소셜네트워크맵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복잡하다는 신주쿠
온갖 라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왠만한 동경 사람들도 헷갈리기 십상.
그래서 이 신주쿠 역을 다 파악했다면, 동경에 좀 살았군…하는 거란다.

그 대단한 곳을
아무 사전정보없이 헤매였으니..

그래도 가는 길에 이런 반가운 광고판이 나를 반겨줘
므흣한 기분에 룰루랄라
특히나~!
유진이 배낭 속에는 집 앞 수퍼에서 사온 팩소주 10개가 조용히 잠들어 있었으니…
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소냐.
일본에서 진로는 칵테일링해서 홀짝이는
도시감각의 세련된 스타일리시 술로 포장되고 있었다.
하기야 술집 가면 경월도 키핑해서 먹는다던대..
경월을…ㅎㅎ

과중한 업무 끝에 밤새고 비행기타고 와서
가이드북 하나 없이 혼자 헤매기에
신주쿠는 너무나도 광활하고 복잡했다.
게다가 비까지 촐촐히 내려주는 바람에 더욱 더 난감에, 더하기
오는 길에 문제가 생겨 인천공항에서 새카트로 바꾸다가
(땡스 명근,my brother)
짐 중에 렌즈를 빼놓구 와서 자포자기적 심정이 되고 만다.
눈없는 유진이는 여행하고 싶지 않다. ㅠ.ㅜ
무조건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라 나오자마자 신주쿠의 가까운 안경점을 찾았는데
상담결과 일본에서는 렌즈를 사려면 꼭 의사의 검사를 받아야 하고
검사비용만 7~8000 엔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렌즈 비용도 두 쪽해서 또 그만큼 들고… @.@
돈문제가 아니라, 여러모로 내가 처한 이 상황들이 기막혀
그냥 황당~~해 하고 있으려니
내 앞에 있던 예쁜 언니가 ‘조또마땡 구다사이~ (wait a minute)’하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아리가또~! 아유미 (29)
그러면서 렌즈 두 팩을 꺼내다 테이블 위에 놓는다.
특별히 의사의 검진 없이 팔아주는 건가보다..하고 감사해 했더니
소곤소곤 이건 의사가 테스트할 때 쓰는 건데, 그냥 공짜로 가져가란다.
이 극적 반전에 갑자기 어깨를 내리누르던 모든 압박이 화악 가시면서
비오는 신주쿠 거리에 빛 한 줄기가 내려오는 듯 했다.

돈 문제가 아니라니깐…
진심의 아리가또를 날릴 수 있게 해주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의 온기가
영혼까지 스며들어 따스하게 한다.
필연도 좋지만, 우연도 소중하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게 한다.
나 역시 우연의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될 날이 있을 거다.
그것이 내 생에 두 번 다시 이어지지 않을 인연이라도.
# 신주쿠 밤풍경
꼭 7개월 만이다.

여전히..
북적인다

여전히 천박하고 현란한
신주쿠의 밤
하지만 시부야계와 다른 원시적 힘이 넘친다고 해야할까?

개당 105엔짜리 회전초밥집이 유행인가.
가는 곳마다 있고, 볼 때마다 사람들이 가득가득 차 있다..

파친코 G-Seven
살짝 애로할 뻔한 가게명
기계앞에 나란히 들러붙어 있는 이들.
정말 참…나란하기도 하지

프랜차이즈 슈즈숍인 에스페란자는
올 겨울 어그, 애니멀 프린트, 트위드의 강세를 반영한다.
동일한 소재, 스타일이라도 모두 다 조금씩의 베리에이션.
같은 게 없다.

같으면서도 모두 다른 에스페란자 구두들은
모든 상품에 촘촘히 세분화된 사이즈와 다양한 선택의 옵션들이 존재하는
인구 1억, 내수 2배의 일본 시장의 특수성과 가능성을 상기하게 했다.
그들의 민족적 특성과 함께

Legal Drug
손톱만한 조그만 봉지가 3000엔.
물에 타 먹기도 하고, 혀로 녹여먹어도 된단다.
근데…리갈과 안 리갈의 기준은 먼대?

Chandan과 Nag Champa
길가다 너무나 향이 좋아서 너무너무 좋아서 인디아제고 머고 안 돌아보고
동경 쇼핑리스트 제 1번에 올렸다.
이걸 쓰고 있는 지금도 내방에서는 이 향이 타들어 가고 있다.
너무 좋다…

요츠야 산쵸메 역에서 만난 무숙자 할배는
비에 젖은 도시를 바라보며 친구를 기다리는 나에게 말을 건다.
“와타시와 칸코쿠진 데쓰~ 니혼고가…” (도리도리도리)
오오오오 칸코쿠진.
그러면서도 계속 일본어로 뭔가 나에게 몸짓 발짓을 섞어 설명해 주신다.
뭔가 한국과도 관련이 있을 듯한 소재를 선택하여…
러시아 히로시마…쿠궁~~ 폭탄이 터지고 버섯 구름이 솟고..

왠지 웃는 모습이 정이 가는 할배…
난 할배의 짐옆에 새로 산 향을 한 대 태워드리고
할배는 나에게 담배 한 가치를 건네셨다.
우리를 가린 지하철 지붕 바깥으로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할배는 이 도시의 파편이다.
숨은 파편들의 도시,
나에게 동경은 내내 그랬다.

밤, TV를 켜자 바로 기타노 다케시가 등장한다.
와앗~!!
이 자는, 이 잔인한 자는, 세계적 감독이되 일본의 코미디언이라는 이 자는
여전히 야심한 코메디 프로에 나와
새까맣게 후배일 젊은 넘들과 함께 저 특유의 무심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넘어가게 하고 있다.

엄숙주의여 그에게는 다가갈 자리 없어라…
멋지십니다~!

동경에서의 첫날 밤이
이렇게 깊어간다.
# 신주쿠 스케치
A short transition to the paradise

웰컴 투 신주쿠~!

카카가 알마니 모델로…꺄악
일본도 축구선수들이 인기인가보다..
하갸 더 하면 더하겠지 머.
일본언냐들의 광적인 꽃미남 밝힘증 ^^

꼼므싸 스토어에서 …숨은 그녀 찾기~

도코모 최신 폰 선전하러 나온
언냐와 함께

줄서서 먹는다는 신주쿠 유명 라멘집
코우류(Kouryu)
각종 토핑을 선택해서 먹는 재미가 있다
맛도 물론~!!

라멘집의 빨간두건 옵빠

밤 12시의 신주쿠역
어디서 이렇게 쏟아져들 나오는 것일까.
풀지 못한 미스테리.

신주쿠역의 밤…한 귀퉁이 롤러족들
난 그냥 하염없이 앉아서 보고 있다.
그 때 원했던 것처럼
한없이 차고 투명한 이 시간들을 졸졸 흘려보내면서
아까운 줄도 모르고.
#요코하마 럭셔리 나잇
일본의 한 작은 바닷가 마을 코시고에를 찾았다.
히로(Hiro)씨가 초대한 The Fish and Jazz Festival에 가보기 위해서

말로만 듣던 요코하마
이런 데 와 보게 될 줄이야.. @.@

그래도 셀프질은 계속된다~
동경에서 요코하마를 거쳐 후지사와로…그 복잡한 전철을 4번이나 갈아타고
말 한마디 모르면서 2시간 반이 넘게가서… ㅠ.ㅜ
비는 내리고, 우산은 없고
페스티벌은 어디서 하는지 흔적을 찾을 수 없었지만

간신히 뒷풀이에는 참석할 수 있었다. ^^
비 때문에 페스티벌은 30분만에 끝나고,
근처 소바집으로 몰려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쬐그만 물고기들과 함께 한 소바..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맛났다. ㅎㅎ

히로씨와 나
요코하마에 있는 워커(Mr.Walker)씨네서 조촐(?)한 파티가 있을 거라구
잠깐 들렸다 가라구 해서
열라 럭셔리한 아우디 타고 (-_-;;) 요코하마까지 진출

예상을 깨는 직접 설계한 듯한 멋진 단독 주택이었다.

테이블에는 맛있는 것들이 잔뜩 차려져 있고

워커씨 부인은 파티준비에 한창이다..
탐스런 포도, 자몽, 크래커에 고급 치즈, 샐러드에
치즈 자르는 도구들도 따로 따로 있고
음료도 몇 종류의 와인부터 기린, 코로나, 우롱차까지 입맛대로 선택
쉬폰 케이크는 생크림 요거트과 생딸기 시럽에 얹어먹는다… @,@

모두 워커 부인이 직접 요리하신 것이란다.
가정주부인데 상당히 품격있어 보이시고
요리도 모두 생긴 것 만큼이나 일품인데다
직접 그렸다는 그림들이 집안 여기저기에 걸려 있었는데 상당한 수준.
우~~………

좌나오(Nao) 우유코(Yuko)
동경의 생기발랄한 아가씨들….영어도 모두들 유창하다

음악도 틀어놓고, 수다도 떨고…
한쪽에 있는 컴에서 한국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보여줬더니
모두들 좋아라 한다.

나오와 유진이
나오는 한국 온적도 있고,
한국에 대해 무척 관심이 많은 아가씨였다.
많은 일본 아가씨들이 그러하듯이.. ^^

유진이가 칸코쿠진이라면 맨 처음 나오는 말
“욘사마~~~♥♡”
흐흐
그러면 유진이는 뭐라 하게롱~!
오, 욘사마 당근 알지…
근데 욘사마 마랴..꼭 해리포터 같지 않아??
ㅋㅋ 다들 뒤집어진다.
맞어맞어 하면서…
일본 친구들과 친해지는 팁.
이 죠크로 참 많은 일본 친구들과 쉽게 가까워졌다^^

11월달에 한국에 온다고..
모두들 그 때 다시 볼 수 있겠네요.
벌써들 보고 싶으네.
훌랄레로 시작해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던 동경에서의 이틀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하지만 그 무엇이 오든…좋다.
’cause youzin is ready.
이런 각오를 와르르 무너뜨리는
더 기상천외한 상황이 유진이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제 유진이는 동경을 떠나
하코네로 향한다.
[2004.9] Lost in Tokyo…그 7일간의 이야기
- 훌랄레라도 간다고….신주쿠, 요코하마
- 하코네의 아름다운 시간들
- 버드&시호코, 아키하바라 판타지아
- Last Scene : 동경코어 시부야&록본기
와우! 렌즈사건은 완전 땡 잡았네…ㅋㅋㅋ
언냐 사진 넘 웃겨… 스카프로 얼굴가린 사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