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긴 생머리 늘어뜨린 채 ‘시한부 음악가’ 최재성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려대던 고현정이 떠오른다.
저 미스코리아는 그 많은 눈물을 어디에 담아놨다가 저렇게 회마다 거침없이 뽑아대는 걸까?
2.
가을마다 꺼내 듣는 칼라 보노프의 CD.
계절이 깊어갈 무렵, 중력의 지배권에서 벗어나 저 멀리 어딘가로 달아나는 듯한 투명하고 차가운 가을의 공기는
칼라 보노프의 깨끗하고 맑은 음색과 참 잘 어울린다.
슬픔과는 다른 …놓쳐버린 수소 풍선을 바라보는 아련함 혹은 아스라함.
한 해가 기울며 만드는 서늘한 그늘이 예고도 없이 머리 위로 드리워져 ‘왠지’ 우울해지는 시간,
그리고 그 앞뒤없는 왠지가 가장 그럴 듯한 이유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계절,
내가 이 CD에서 ‘워러 이즈 와이드’보다 좋아하는 ‘더 레러‘라는 노래는
바람난 애인에 대한 한 점의 기대마저 지워버리는 여자의 가공할 차분함으로
앞으로 더욱 심해지기만 할 가을의 냉랭함에 대처하는 유진이의 ‘자세’를 반복 학습 시킨다.
3.
밤에 들으면 좋고, 그 밤이 가을일 때면 몇 배로 더 좋은 찰스 로이드 할배.
그래서 듣다보면 계속해서 ‘한 번 더~’를 외칠 수 밖에 없어, 짧은 내 밤을 긴 밤으로 연장시키게 만들곤 하셨던 장본인!
지금 보니 영계?! 브래드 멜다우의 백업이 있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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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 ...영롱한 무지개와 더불어 활짝 갬~의 반전없이 계속되는 회색빛의 꿀꿀함 속에서
건조되지 못한 습기가 둥둥 떠다니며 음습한 물의 기운을 뼈마디로 실어나르는 이 고단한 하루 속에서
누군가 보내준 링크 하나가. 햐 너무 좋았다. 하루 일과에 정신없던 가운데, 한 숨을 돌릴 틈 4분 4초.
사는 거 힘들지만, 드문드문 '티밥처럼' 이런 시간이 박혀 있어서 가까스로 괴물 안 되고 다시 사람 모양으로 기운을 내서 달려보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내 앞엔 뜨거운 여름이 펼쳐져 있지만, 오늘 밤만은 한~껏 가을 느낌이다.
special thanks to 승!
음악을 즐겨듣지는 않지만, 가끔 이렇게 듣는 음악이 평소에 듣는 음악보다 더 좋게 느껴집니다.
오늘 웹2.0 기획론 책이 왔네요.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