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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개막전 – 혼다 타일랜드 오픈

쩡야니 돌풍이 LPGA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가 관전 포인트였다. 2011년 2대회 연속 우승으로 문을 연 쩡야니군. 연승 행진은 이번 주까지 이어졌다. 작년에 미야자또 아이가 승수를 챙겨나갈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정말 강해졌다’….

2R까지만해도 유로피언 리그보다는 풍부한 LPGA의 선수풀은 올해도 혼자 앞서가는 독주 스타를 허용하지 않는 듯 했다. 1R에서 김인경 프로가 노보기 9언더로 치고 나갈 때 까지만해도, 쩡야니군은 3타 뒤진 66타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1R 김인경 프로의 성적은 예외적이다. 2,3,FR의 최저타 평균이 67타니까. 즉, 이번 대회에서 66타보다 낮은 타수를 기록한 것은 김인경 프로가 유일하다.

쩡야니양은 68.25타를 쳤다. 하지만, 66타 2개, 70타 1개, 71타 1개의 평균이다. 그러니까, 무난~하게 4언더씩 친 게 아니라, 1, 2언더도 치고 6언더도 치고해서 우승한거다. 특히 FR에서 다시 6개 줄여, 66타를 쳤다. 2R까지 선두를 못 지켰는데, 무서운 뒷심이고, 쩡야니 플레이가 재미있는 이유다. 좀 뒤쳐져 있어도, FR 언제든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선수.

좀 억울한 것도 있다. 3R에서 미쉘위와 김인경이 한 조로 쳤는데, 견제하다 서로 까먹는 플레이양상이 됐다. 88년(인경), 89년(미쉘위) 비슷한 나이의 두 선수가 같이 쳤는데, 미쉘 위는 키(-_-)와 거리에서 인경을 압도했고, 인경은 정교한 어프로치로 미쉘 위 기를 죽였다. 둘다 비슷하게 71타, 72타 기록했는데, 이것도 전반에 두 선수 서로 같이 죽 쑤다 후반에서 겨우 만회한 타수다. 결국 이게 FR에서 쩡야니가 마음편히 앞서갈 수 있는 빌미를 줬다.

FR에서는 서양 vs 동양의 대결이 인상적이었다. 챔피언 조에서는 미쉘 위와 쩡야니가 붙었고, 그 다음 조에서는 폴라 크리머와 김인경이 붙었다.

조금 밀리긴 했지만,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미쉘 위와 맞장 뜨는 여자 선수 첨봤다. 하기야 늘 얘기하듯, 쩡 야니’군’이지만. 그래도 미쉘 위 드라이버 많이 안정됐더라. 피니쉬 끝까지 않하고 딱 콘트롤 해서 치는데, 예전같은 호쾌함은 없지만 대부분 페어웨이 적중을 했다. 폼이 좀 딱딱해진 느낌이지만, 좋은 징조인듯 하다. 문제는 퍼트였다.

골프는 기싸움이다. 특히, 기가 가장 많이 좌우하게 되는 부분이 퍼트일 거다. 퍼트는 강인한 근육이나 높은 운동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정돈된 마음을 요구한다. 그리고, 프로에게 가장 열광하게 되는 부분도 바로 이 퍼팅이다. 결정적인 클러치 펏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낚아챌 때 우리는 그를 진정한 ‘승부사’라고 인정하게 된다. 오늘 미쉘 위에게도 쩡야니를 따라잡을 결정적인 클러치 펏 기회가 몇 번 왔었다. 하지만, 살리지 못했다. 몇몇 펏은 완전히 그린을 잘 못 읽었다.

지난 3년간 미쉘 위가 좀 심하게 퍼팅 삽질하는 걸 여러번 봤다. 선천적인 퍼트 능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마음이 딸리는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래서, 아무리 드라이버가 많이 나가고, 스윙 폼이 훌륭하더라도 미쉘 위에게 열광까지는 할 수가 없는 거다. LPGA급이 되면 실력은 다들 종이 한장 차이, 비슷하다고 들었다. 우승을 한다는 것은 기회를 잡는 능력이라고 들었다. 그 능력은 마음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미쉘 위의 마음이 그만큼 단단해 질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녀의 운동 능력은 이미 챔피언이니까.

폴라 크리머와 인경의 대결은 …인경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키가 한 30cm는 더 커보이는 폴라 크리머. 하지만, 드라이버 거리조차 인경과 비슷했다. 인경은 세컨샷부터가 일품이다. 특히, 그린을 놓쳐도 써드 샷에서 붙이는 숏게임 능력이 인상적이다. 폴라 크리머 공주, 잘 했지만 손가락 부상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 같았다. 공주님 계열을 워낙 별로라 해서 인경의 선전이 반가웠다. 폴라 크리머 스윙을 보면, 굉장히 몸에 무리가 가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허리가 심하게 휜다. 저렇게 쳐서는 몇 살까지 골프할 수 있을까? 금방 허리 나갈 것 같은데.

잘했던 인경이 무너진 것은 17번 홀이었다. 그린 근처에서 인경의 장기인 써드샷 실패하는 것 까지 보여주고 광고가 끼었는데, 다시 현장으로 와 보니 6번째 샷을 같은 자리에서 하고 있었다. 띵~ 결국 좀 긴 채로 바꿔잡고 데 툭 치는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그린 오버. 결국 5오버, 퀸터플 보기를 기록했다. 아마추어 100돌이가 양파만 해도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데, 프로가 양파를 넘는 퀸터플 보기를 했으니. 그것도 2타차 2위인 상황에서. 에..휴! 플랍샷이란 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다. 당분간 절대로 띄우는 샷따윈 시도조차 못할 것 같다. 무서워서-_-;;

그렇다고 해도, 폴라 크리머 그렇게 싱글생글 웃으면서 홀아웃 할 수 있는건가. 지나치게 솔직한 건지, 그런게 미국 식인건지…얄미웠다!! 정이 안 간다고..췟

인경은 굉장한 또박이다. 모범생, 또박이, 노력파, 악바리, 똑순이…다 인경을 표현하는 말들이다. 지애와 동갑내기. 하지만, 지애와는 다른 로열 코스를 걸어왔다. 초딩때 골프 시작했고, 17살에 미국에 유학가서 US여자주니어 골프챔피언쉽에서 우승했고, 사상최초로 2부 투어 Q스쿨, 지옥의 LPGA Q스쿨에서 모두 1등했다. 한국선수가 LPGA Q스쿨에서 1등한 건 97년 박세리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아마때부터 누릴 거 해야 할 거 다 한 선수다.

그런 인경이 퀸터플 보기를…본인 프로데뷔이후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저 독한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저런 비슷한 어프로치를 연습할지 상상이 된다. 5년 전 인터뷰에서 5년 뒷 1등 깃발 꽂고 절대 안 내려올 거라고 인터뷰했었다. 열일곱살 아이의 꿈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골프 머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인경이 넘어야 할 산은 이제부터가 아닐까. 인경은 이제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 되어야 할 때인 것 같다. 태극 낭자 모두들, 갇혀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그 세계 속에는 또 뭔가 어려운 것이 있겠지.

그런 점에서 쩡야니. 복잡한 거 없다. 막 친다. 하체 리드로 골반을 쭉 뻗어주는 피니쉬로 폭발적인 거리를 만든다. 보기, 더블 보기 하고도 바로 버디로 리커버한다. 까맣게 탄 근육은 탄탄하게 빛나고, 표정은 늘 여유만만이다. 눈동자는 인형 눈처럼 새까맣게 반짝거리고, 잘 치고 나면 완전히 애기 웃음이 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좋아한다. 노력도 많이 했겠지만, 생긴거 부터가 운동 선수, 타고난 체육과다. 왜 그런 애들 있잖아. 특별히 별 거 안 가르쳐도, 체육시간만 되면 날라다니며 좋아하는 애들. 우리 아이들이 잘 치고 못 치고에 연연하고, 샷 하나 하나에 전전긍긍 분발하며, 짜여진 스윙의 틀에서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는 동안, 대만의 한 아이가 나타나 스윙은 몸으로 또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애…부진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지애는 다른 방향으로, 스윙 머쉰을 넘어서 있다. 그래서 지애를 좋아하는 거겠지. 많은 일을 겪었던 지애, 해맑은 쩡야니. 어떤 식으로든 ‘틀’을 벗어나 있는 두 선수의 대결이 기대된다. 물론, ‘틀’의 대명사인 미쉘 위, 인경도 이 레이스에 가세할 전망. 결국 뭐가 이길까? 요런 포인트로 한껏 흥미로운 2011, LPGA 스타~~트!!


한창 중계 보고 있는데, 뎀비가 들어와선 한 마디 쿡~ 던지고 간다. “에휴…또 골프~~~~~ 저놈의 골프사랑. 저 짝사랑. 저 몇 년간의 짝사랑.” 잉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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