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Diary

그림구경

그림 구경을 했다. 아니, 그림들이 걸리는 과정을.

걸리기 전의 그림은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담고 있다. 그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고, 그 벌어질 일들이 세심하게 선택한 공간의 그림들과 어울리기를 바란다.

그림을 걸 때는 그림을 구경할 것을 생각하지만, 정작 걸리고 나면 그림이 공간을 구경하게 된다. 아마 그 중 어떤 것들은 필연적으로 그림이 걸릴 때의 기대와 위배되는 일들이리라. 하지만, 그런 때 조차 이 그림들은 말없이 공간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이 무언의 목격자는 공간의 소용이 한계에 다다를 때, 말없이 함께 퇴장하게 될거다. 이 공간의 더께가 내려 앉아 그 전과는 다른 그림이 되어. 무엇을 본 그림들이 되어 있을까? 퇴장할 그림들의 표정이 궁금하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요즘 뭔가를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걸 때보다 더 기쁜 마음으로 그림을 떼고 Exit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
3
5
4
6
2
7
8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