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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말 2회 -4회 : 속지 마

“너무 사랑할 땐 상처를 주는 줄도 모르는 법이죠”

영화 <라빠르망> 中
A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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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엔터테인먼트.
‘사랑한다 말해줘’ 2회에서 4회 연속 보기.

2회는 iMBC 드라마 다시 보기, 3,4회는 녹화해 둔 비디오로. (땡스, 뎀-)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랑하는 이가 누리는 황홀한 아름다움을 서슴치 않고 부숴버리는 조이나나
건들거리며 플레이보이 흉내를 내다, 질투에 뒷덜미를 잡혀 지옥을 불사르는 박희수나
단 한 번의 섹스도 더럽혀짐이어서, 다신 사랑하는 그녀에게 돌아갈 수 없다고 믿는 극단의 순수순결주의 병수나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지 않으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없는 병수의존적 정서 불구자 영채나

모두들 깊이 사랑하는데
모두들 그 사랑을 괴상한 방식으로 풀어버리고

지독히 예민한 촉수들로 그 비틀린 과정과 결과에 슬퍼하면서도,
다들 고집을 부리면서 그 이상한 사랑의 방식을 놓지 않는
극단을 달리는 또라이들.

정서란 것에도 메이저 리그와 마이너 리그가 있다고 한다면

확실히 이 드라마는 어떤 류의 사람을 몹시 불편 내지 불쾌하게 할 수도
도대체 왜들 저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있는

마이너 리그 주자일텐데.

나에게는
별로 비현실적이지도 않고, 불쾌 불편하지는 더더욱 않고
그냥 심장의 박동수만 빨라지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3부 초반, 가렵다는 둥 꽃을 피우고 싶다는 둥 하는 조이나의 긴 자기 고백에서부터 김이 좀 새긴 했지만
(‘저렇게 수도꼭지여서는 매력적일 수 없구나…난 드라마 주인공이 아니라 너무 다행이야?!’)

김래원이 애써 표현하고 있는
반승반속(半僧半俗-반은 속세의 사람, 반은 중)이라는 병수의 캐릭터는
난로에 데인 것처럼 마음 한 구석을 뜨겁고도 아프게 하면서
내가 잃은 것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깨닫게 해 주었고

그것도 이제는 그리 욕심 나는 인생은 아니어서
마음 속의 MDD(무덤덤) 전선에는 큰 타격이 없다고 해야 할까. (..말까?)

다만 여기선 어떤 끝이 가능할까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는데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도 모두 자기가 친 덫에 빠져 파멸되어 버려라…는 괴팍한 주문도 외워보고
골때리게 조이나랑 병수랑 맺어져 서로를 지독히도 미워하며 살아가는 현대판 올비의 ‘버지니아 울프’를 상상하기도 했고
결국 누구도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노희경의 ‘거짓말’의 결말 같은 것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조이나가 초반에 저렇게 선전하는 것을 보니
결국은 다들 원래 제 짝을 찾아갈 것 같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겠지만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보니,
아무리 치열하고 엿같아도 역시 드라마 속 인생은 현실보다는 평안하구나.

대리만족 욕구로 가득 찬 성실한 드라마 시청자로서의 99퍼센트의 안도감과
해피엔딩을 써 줄 작가 따위 존재하지 않는 현실인으로서의 1퍼센트의 짜디짠 서글픔.
나도 드라마 속으로 걸어 들어가 버리고 싶었다.

내가 이 드라마에 매혹됐던 가장 큰 모티브는
‘잃어버린 꽃시절’ 그리고 ‘아무도, 아무 것도 건드리지 못하는 두 사람만의 길고 오랜 연대’에 대한 질투

이제 그 불같은 질투의 시기는 끝나고
뺏고 빼앗는 구체적인 과정만이 남았으니
어짜피 실패로 끝날 저 과정을 지켜보는 일에는…’취급주의’ 딱지를 붙여놓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사람의 마음이 아닌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얻지 못하더라도, 저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단 한 번의 진심이라면
아니라도 저 길을 가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위험한 따라쟁이식 발상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XXX 엑스표 세 개를 쳐야 마땅할.

그래서 나의 결론은
조이나가 극단의 힘으로 발산하는 저 강렬하고 매혹적인 공감대에
속지 말자.

는 것.

그래도

“두 사람이 그렇다면
너 나에게 그렇게 웃지 말았어야지.

너희 두 사람,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지.”

이런 마음은
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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