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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돌풍’ 아직 상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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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2) vs 레스터시티 (1)

지난 7월 첼시가 베론에게 오퍼를 던졌을 때, 한 첼시팬의 반응.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세바스챤 베론에게도 오퍼를 던졌습니다…왜 불가능한 영입제의만 계속하는지 좀 답답할 뿐입니다..제발 가능성있는 영입제의로 좋은 선수들을 빨리 영입했으면 합니다 …”

오늘 드디어 베론이 첼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뛰는 모습을 봤어요. 불가능한 일이 이루어진 거죠. 돈의 위력을 입증한거고. 이 경기를 기다렸던 사람들의 기대는 대략 반반이었겠죠. 유럽을 뒤흔들었던 첼시의 막대한 돈잔치가 과연 돈값을 할런지. 그 루머 투성이 ‘첼시 돌풍’의 진실을 확인하고 싶다는…그리고 베론이 보고 싶다는.

그리고 후자에는 맨유의 중원에서 베론을 내몬 퍼거슨 감독에 대한 성토의 감정도 한 반쯤은 섞여있을 거예요.
“봐라 봐. 이렇게 훌륭한 베론을 빼다니..당신 제 정신?”

지난 2년간 맨유에서 베론은 특별한 활약을 못 보였다고 하죠. 하기야 베론 같은 선수가 못하기야 했을까마는 그 이름값에 비해 그랬다는 뜻일 거예요. 홈런왕을 해야 하는 이승엽이 매번 2루타 뿐이 못 치고 홈런은 10경기에 한 번 정도 밖에 못 치는 그런 상황 아니었을까. 퍼거슨 감독과 스타일이 안 맞았다고도 하고.

그런데도 베론이 떠난다고 했을 때 맨유 팬들은 발칵 뒤집혀 버렸죠. 퍼거슨에 대한 비난도 극에 달했었고. 오히려 베컴씨가 떠났을 때보다도 더 상실감이 큰 것 처럼 보였어요. 활약이 미흡해도 팬들은 좋은 선수를 알아보고 그를 아끼나봐요. 골 모음 장면을 보니 지난 번 베론이 첼시가서 뛴 첫 경기(vs 리버풀)에서 첫 골을 넣자 중계보는 아나운서 마저도 흥분해서 소리소리 지르더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당신은 이 장면을 보고 있는가~~’ 영국산 축구 아나운서…못말리는 다혈질 덩어리들.

물론 꼬리를 9개 달고도 한 서너 개 쯤은 주머니 속에 숨겨 놓고 다니는 듯한 퍼거슨씨는 이미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두, 클레베르손 같은 대어급 신인을 발탁해 멋지게 데뷔시키면서 이미 이런 비난에서 쏙 빠져나가 버렸죠. 그리고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결과적으로 베론의 컨디션은 별로였고, 큰 활약도 없었어요. 결정적인 순간에 몇 번 볼을 뺐기기도 했고…사실 내내 그리 저조한 것만은 아니었고, 후반에는 패스 같은 거 빈 공간에 잘 찔러주는 베론 특유의 장면도 꽤 만들었는데, 골로 연결이 안 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베론은 베론. 이름값 했다.”라는 역전을 이루지 못한거죠.

대신 지단과 비슷하게 생긴 무투가 떴고, 지칠 줄 모르고 경기 내내 뛰어 다니던 무한 체력 더프도 시선 집중. 그리고 막판에 교체된 조 콜도 수비수들 현란하게 따돌리며 몇 차례 위력적인 슛팅. 안타깝게 골대 맞고 나와서 무효가 되긴 했지만. 조 콜은 사람들이 잉글랜드의 차세대 축구 천재라고 칭찬에 칭찬을 마지 않는 선수인데, 요즘은 하도 천재급들이 많이 등장해 소름이 끼치거나 머리가 이상해질 정도로 잘 하지 않으면 ‘천재’란 수식은 좀 멋적은 감이 있죠. 어쨌든 내가 보지 못한 경기들에서 검증받은 칭호이니 일단 인정하고 앞으로 지켜봐야할 듯.

어쨌든 이겼다곤 해도 첼시의 2골 중 한 골은 자살골이었고, 한 골은 프리킥이었으니 아직 첼시 돌풍이라고 하긴 이르죠. 아직 첼시의 경기력은 여전히 가격대비 “물음표” 상태. 맨유가 볼튼 과의 경기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피력한 반면(“우린 베컴, 베론 없이도 최강이야!!”), 첼시는 여러가지 가능성과 불안요소가 혼재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해요. 그래서 결국엔 우왕좌왕 관전평들을 내놓으며 또 그 중에 누가 맞나 계속 지켜 볼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이거 무슨 헐리웃 시나리오 작가가 개입한 것도 아니면서 왜 이리 회마다 계속 흥미진진해 지는 건지.

경기 외적으론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네요.

우선 관중석에 등장했던 크레스포(인터밀란의 그 크레스포!). 헥. 크레스포까지 온다면? 그래서 크레스포와 베론이 호흡을 맞춘다면? 며칠 안에 이 가공할 만한 시나리오가 완성된다면, 글쎄 그 때는 그야말로 ‘돌풍’이라는 단어가 적합할 만한 일들이 벌어지겠군요.

두번째 흥미로웠던 건 간간히 얼굴을 비치던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씨. 러시아의 갑부로, 약 9억 달러(약 1조 2천억원…맞나??)의 천문학적인 운영 자금을 대며 위로는 앙리, 비에리, 라울로부터 (차마 지단, 피구 이런 이름은 못 올리겠네요 너무 엄하게 느껴져서) 다비즈, 푸욜, 크리스타아노 호나우두 까지 유럽 리그의 빅 선수들에게 죄다 오퍼를 넣었고, 실제로 베론, 더프, 무투…크레스포까지 대어들을 낚어올렸죠. 그러고도 한다는 말이

“이길 수 있는 팀을 갖출 수만 있다면 돈은 문제가 아니다 지금 쓴 것보다 더 쓸 수도 있다”

→ 바로 이런 게 화제에 오를 수 밖에 없는 발언이죠. 돈 있는 자에게로 향하는 양가 감정을 모두 자극하는…

그래서인지 오늘 중계에서도 예외적으로 감독보다도 이 돈많은 러시아 구단주를 더 많이 비춰주더군요. 한 7-8번은 나온 것 같은데. 한마디로 예상을 뛰어넘는 마스크더군요. 난 러시아 석유 갑부라고 해서 콧수염 기르고 눈 찢어지고 얼굴 오각형에 기름기 좔좔 흐르는 배 나온 할배를 예상했더니만, 아주 착하고 순하게 생겨먹은 젊은 오빠더라구요. 저런 유약스런 마스크에서 어찌 저런 과감한 결단이 나왔는지 그림이 안 그려지는. 어찌 보면 정말 평범하고 순하고… 골 넣으면 손뼉치며 배시시 웃고, 골 안 들어가면 안타까워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이 정체불명의 ‘러시아 갑부’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첼시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이 돈자랑 하는 러시아 갑부의 이미지도 많이 좋아질 듯 해요. 설정인지 뭔지 몰라도 걍 사람좋은 그런 사람으로 비춰져서.

아브라모비치는 36세의 유태계 젊은 갑부로 약 57억 달러의 재산을 가졌다고 추정되는 인물이죠. 그러니 한 10억달러 쯤은 우습게 풀 수도 있는 거고. (흠..예를 들어 내가 가진 자산의 1/5 정도를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에다 몽땅 다 투자한다면? 뭐 별 거 아니네. 할 만 하네. ‘이길 수 있는 팀을 갖출 수만 있다면 돈은 문제가 아니다. 100만원 보다 더 쓸 수도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2003년 세계 부자 순위 49위, 40대 이하에 갑부 순위에서는 4위에 오른 인물. 역시나 석유 재벌이고 항공사 주식도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요. 공식적으로만 57억 달러니 뭐 비공식적으론 얼마를 갖고 있는지 헤아릴 수 없고.

특히 그는 지난 1년 동안 개인자산을 27억 달러나 늘려 포브스 갑부 랭킹에서 급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정적으로 그 이유가 그 유명한 이라크 전 때문이라죠. 전쟁 덕에 석유값이 올라. 참 아이러니 하죠. 반전을 외쳤으면서 전쟁으로 번 돈이 뿌려진 축구 경기에 채널을 맞추고 있다. 수많은 희생자가 속출한, 정말로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명분없는 전쟁에서 또 누군가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 나를 즐겁게 해 주고 있다. 아아 죄의식이 곁들여진 쾌락이라…더욱 달콤해지려고 하는군요. -_-;;

참!! 네덜란드에서는 박지성 군이 1골 2 AS 대단한 활약을 했답니다.
이쁜 지성군. 이젠 좀 실력이 나오는건가? 부상 조심하고.
못 봐서 아쉬움…

재방송이라도 놓치지 않을께.
MBC-ESPN 24일 일요일 오후 2:30분, 밤 12:00 25일 월요일 낮 12:00

근데 왜 아스날 경기는 중계 안 해주는 거야…우띠.

7 comments on “‘첼시 돌풍’ 아직 상륙 중”

  1. “넌 왠 치통이야.. 이 더운데.. 환장하겠군. 치통.. 그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 알지.. 병원서 그러는데, 진짜 심한 치통은 약도 없덴다.. 빨랑 시간이 지나길 바라는 수 밖에..! ”

    어떤 아리따운 여인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바칩니다….그 이름하여 뎀비…라구.

  2. 지금 정말 첼시 열풍은 장난 아니랍니다..

    제가 지금 런던에 있거든요..

    저도 사실 Gunner인데..
    요즘 아스날은 새로운 구장에 엃힌 자금 문제 때문에..
    새로운 큰 투자를 못하고 있죠..^^::

    그에 반해
    첼스키(첼시가 러시아 갑부에게 팔렸을때..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렇게 불렀습니다.)는…
    세계 기록을 세우며…선수를 사대고 있으니…
    크레스포도 이번주중에 계약하고..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시킬 꺼라고 하더군요…

    하여간..
    저 역시
    Henry의 팬으로서..
    아스날을 지켜보고 있지만…
    이번 시즌 가장 관심이 가는 팀은 첼시 입니다…

    참..
    그리고 맨유의…
    새로운 Ronaldo 플레이 하는거 보셨어요..??
    장난 아닙니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화려함이였습니다…^^::
    정말 별 다섯개 찍고 주목해야 할 선수 인듯……

  3. 유진님은 축구 매니아신가 봐요? 저도 축구 보는 것, 하는 것 다 좋아하거든요. ‘부상의 추억’도 있구요.^^ 전 개인적으로 R.마드리드의 카를로스를 좋아한답니다. 그 환상적인 UFO 프리킥… 정말, 죽이죠.

  4. {iwwwi님}
    아..런던이라. 지금 이 순간 유진이에겐 가장 부러운 분.
    게다가 gunner시라니. 비록 구장 새로 짓느라 돈은 없지만서두 워낙 기존 멤버가 빵빵하여 지난 번 미들스보로와의 경기 결과 아시죠? 4:0 완승. (현재 1위..맨유와 공동 1위기는 하지만) ㅎㅎㅎ
    그리고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Nick Hornby씨의 Fever Pitch 거든요. 시간되면 일독을 강추..하믄서 Ronaldo 플레이에 대해서는 글 아래 붙어있는 [혼자 축구 보기] 최근 글 보기의 ‘프리미어 리그 개막 – 괴물이 나타났다’를 한 번 봐주세요.
    (iwwwi님의 글 때문에 느낀 바 있어 네비게이션을 추가했어요)
    종종 오셔서 현재의 생생한 소식들 좀 전해주시구요.
    여기에선 1주일 1번씩 밖에 중계를 안 해주거든요. ㅠ.ㅠ

    {spica님}
    매니아라 하기엔 엄청 쑥쓰러운 단계구요. 그냥 좋아하는 수준이예요. 보는 것 뿐만 아니라 하는 것까지 좋아하신다니 아..좋겠다. 아무래도 경기 보는 눈이 다를 거예요. 직접 해 보면.

    까를로스 너무 좋죠? 플레이도 환상이지만, 그 인간됨하며..유머 감각, 장난끼라니.

    지난 번 베컴 이적 관련 인터뷰 하는데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하더라구요. “카를로스가 여태까지 팀에 잘 생긴 선수가 자기 한 사람 밖에 없어서 골치 아팠는데, 베컴이 와서 다행이라구..여지껏 ugly한 선수들에 둘어쌓여 힘들었다..고 그랬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어찌나 귀엽던지.

    베컴은 뭐 까를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이런 진짜 재미없는 답변으로 넘어가고 말았지만요. 까를로스의 그 주름 자글자글한 사람 좋은 웃음을 보면 울적했던 기분이 다 좋아져요. UFO 슛과 함께 프랑스 월드컵에서 브라질 골 넣구 히바우두 등을 타고 좋아하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

  5. 인간성 정말 좋은 놈(?)이죠.^^ 전 기억에 남는게… 언젠가 까를로스가 상대편 골키퍼와 마찰이 생겨서, 그 골키퍼가 까를로스 얼굴에 침을 뱉었을 때 그냥 웃으며 넘어갔던게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엄청 성질났을텐데… 또, 싸움도 잘 할 것 같은데… 암튼 제가 보기엔 귀여운 악동 정도…^^
    글구, 축구를 직접하면 축구 선수들 잘 못해도 욕이 덜(?) 나오더라구요. 스스로 한계를 느끼기에…ㅋㅋ

  6. 빨간마스크가 정말있나?빨간마스크는어떻게생겼을까????그런데빨간마스크사진이어디있나요?????너무궁금해요.한궁말조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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