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no, no life!
Why should a dog, a horse, a rat, have life,
And thou no breath at all? Thou’lt come no more,
Never, never, never, never, never!William Shakespeare, King Lear, Act V, scene iii
비가 내려.
빗방울은 흙더미처럼
덩그런 구덩이에 내리고
천천히 그 위를 덮어가.
바라보고 있어.
검은 드레스를 입고
돼지새끼 한 마리의 발을 붙잡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리워하는 환각
존재하길 바라는 희망과
존재하지 않음에 대한 인식이
뒤섞여 나를 적셔.
하지만 알아.
없다는 것을.
저 속에 눕혀져
천천히 매장되고 있는 것은
생명을 잃었다는 것을.
저 무덤을 파헤쳐 봤자
부활하지 않는다는 것을.
혹시 숨이 붙어 있지 않을까
나와 같지 않을까.
의문과 갈망의 상태는
끝이 났다는 것을.
그 이후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듯
지금 또한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지금 이 순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아니
지금 이 물의 장례는
부질없는 부관참시였을 뿐.
모든 건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음을.
이미 꺼진 불 앞에서
팔지도 못할 성냥을 그어 구했던
소녀의 행복같은 것.
비가 내려.
내리는 물이
구덩이를 덮고
높은 봉우리를 만들어.
다시 무덤을 열지 못하게.
내 힘으로는 열지 못하게.
그 무엇으로도 열지 못하게.
물과 풀이 만나 퍼져나가는 냄새
머리카락에 와닿는 물기
여전히 행복한 돼지의 꿀꿀거림
돼지야 돼지야
우리 이제 어디로 갈까.
돼지의 발을 잡고
묻는다.
꿀꿀꿀
꿀꿀
꿀
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