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IT

[내 비즈니스 + 알파]의 서비스 모델링

블로그가 뜬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들이
블로그 + 모바일, 블로그 + 메신저, 블로그 + 클럽, 블로그 + P2P, 블로그 + 오프라인 미디어….

블로그 + {내 비즈니스} =?

해 보면 알겠지만, 이건 참 재밌는 상상이다.

실지로 나 역시 최근 블로그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이트를 기획하면서,
여기에 블로그를 붙여보면 어떨까..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관계자들로부터 매우 좋은 반응을 얻은 적이 있다.

신선하다는 평이었고, 화이트 보드 앞에서 매직으로 찍찍 그어가며 횡설수설하는 와중에서도
나 역시 상당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물론 결국은 현실화되지 못하고 나래를 펼치는 수준에서 끝났지만.

어떤 킬러 서비스가 나타났을 때 한 번쯤 그걸 우리 사이트에 붙여보거나
우리 회사가 강한 서비스/솔루션과 결합해 보는 것이 업자의 본능이다.

사실 블로그라는 것이 퍼지는 속도, 이에 대한 관심은 정말 놀라울 지경이다. 요즘 유진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No 1 : “블로그가 뭐예요?”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전혀 다른 주제에서 시작했는데도, 어느 새 블로그 얘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저 밑에 드림위즈 개편 관련 글에 붙은 코멘트 역시. 왜 거기서 얘기가 거기로 흐르냐고…

업자로서는 나쁘지 않다. 사실 아무 것도 없이 벽만 쳐다보면서 각종 산업 지수들의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그리는 걸 무기력하게 지켜 보는 것 보다는 뭐라도 하나 짠-하고 나타나 업계를 탄력받게 해 주는 편이 훨씬 더 기운나니까. 봐라. 벌써 블로그 때문에 생겨난 고용 창출 효과라든가 (주변의 블로그 때문에 일자리를 얻거나 더 좋은 회사로 옮기게 된 사람들), 웹에 대한 대한 새로운 관심이랄까, 회의 시간엔 말발도 섰고…사람들은 스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뺏고 주머니를 열게 할 찬란하고도 글래머러스한 스타를. 그게 가짜건 진짜건 간에 말이다.

자 그렇다면 이 시점에, 한 시절을 풍미했던 그때 그 스타들의 명예의 전당을 찾아가 볼까?

태초에 인터넷이 있었고, 그 다음 이커머스가 있었고, 커뮤니티, 개인화, 이메일 마케팅, 메신저, CMS, CRM, P2P, 유료화, 아바타, 온라인 게임, 모바일….

이런 스타들 때문에 얼마나 발발거리고, 우루루 깃발따라 몰려다니고(‘와 저기가 개인화다’ ‘와 다음 고지는 P2P다’), 쓰잘데기 없는 검토로 지치고, 때로는 막막하고 힘들었던가 (윗 어르신들이 무조건 해 내라고 해서 때로는 말도 안 되는 문서들을 붙잡고 몇 주 동안이나 괴로워 한 적도 있다.). 잘못된 사격으로 시간을 버린 적도 있다 (온라인 게임이 뜨니 우리 사이트도 ‘게임적 사이트’를 만들자고 주창한다든가..)

이들은 여전히 ‘유효’한 비즈니스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가슴을 설레게 하는 찬란한 후광은 거두어지고 보다 현실적인 필요에 맞게 정착되어 간다. 진품 명품 여부도 전문가 집단에 의해 검증이 되고. 돈방석 위에 앉혀줄 진품인 줄 알고 애지중지 키워왔던 서비스가 시장성 영 아니올시다로 판명되어 눈물 흘리는 케이스도 생겨난다. 블로그도 그런 과정을 거칠 것이다.

이 타임에 뭐가 하나 뜨면 꼭 그걸 하지 않으면 안될듯이 너도나도 달려들어 다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의 기질을 논하며 찬 물 끼얹는 것은 접어두자. 그 기질로 얻은 것도 많으니. 많은 실험을 했고,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로 인해 성숙했다. 진짜 체험을 해 본 자만이 얻는 내공을 아랫배 깊숙히 심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그리고 그로 인한 빛나는 성취들도 있었고.

한편 그냥 블로그는 블로그다. 산업이 아니라 순수한 블로그로서 의미를 가진다…라는 주장도 재미없다. 설사 종국엔 그런 결론이 날지라도, 인터넷 비즈니스로 먹고 사는 나 같은 사람들은 그냥 이 블로그 현상을 순수 인터넷 정신의 일환이 아닌, 산업적 의미를 가지는 무엇으로 해석해 내기 위해 끝까지 머리를 굴려봐야 한다. $$를 만들어 내거나 아니면 비즈니스에 유용한 어떤 툴로 활용해 보기 위해. 물론 결국 킬러의 킬러됨을 이해하려면 그 배후에 있는 순수한 열정과 재미의 요소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부터 이해해야겠지만.

블로그는 이런 검토조차도 하지 않고, 그냥 넘겨 버리기에는 아까운 대단히 파괴력 있는 서비스다. 아 정 뭐하면 ‘변형’이라는 수법도 있잖아…뭔가를 추가한다든지 바꾼다든지. 오리지널 보다 나은 하이브리드.

{내 비즈니스 + 블로그} {내 비즈니스 + 지식 검색} {내 비즈니스 + 킬러 알파}
이런 서비스 모델링은 꼭 블로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다지 낯선 것도 아니다. 이미 많이들 하는 거고, 창조성 워크샵 같은 데서도 응용해 볼 수 있는 아이템이고, 사람들끼리 모여 심심풀이 땅콩으로 쓰기에도 상당한 지적 즐거움을 주는 소재다. 혹시 알아? 그러다 대박날지?…

최근에 눈에 띄는 이런 몇몇 [내 비즈니스 + 알파]로 탄생한 서비스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 [검색 + 일반인 지식 검색] = 네이버 지식인

네이버의 지식 검색. 지식 검색은 내가 아는 한은 디비딕(現 엠파스 지식거래소)에서 시작했고, 그 이전부터 뉴욕 타임즈의 Abuzz 서비스가 있었다. 지식 검색이라고 하면, 컨텐츠나 오피니언 중심의 언론사에 적합한 서비스처럼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검색 포털에서 검색 결과와 함께 일반인들이 올린 지식 검색 결과를 뿌려주기 시작했을 때 정말로 그 지식 검색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금에야 네이버 지식검색이 당연하지만, 처음에 [검색 + 지식 검색]이란 발상은 어떤 한 사람의 머리 속 상상에서부터 시작된 막연한 그림이었을 것이다.

# [쇼핑몰 + 지식 검색] = CJ몰 지식 나눔터

이 지식 검색이 이제 쇼핑몰로 옮겨갔다. 개편한 CJ몰에서 서비스하는 지식 나눔터.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컨텐츠와 커뮤니티의 결합을 단숨에 해결하고 있다. 여기서의 지식 검색은 쇼핑몰의 상품과 결합되어 한 차원 더 깊숙히 기존 사이트와 통합된다. 게다가 실제 환금성 있는 포인트 제도와 결합되어 더욱 탄력을 받는다. 서비스 완성도 면으로는 몇 가지 짚어볼 문제가 있는 듯 보이지만, 큰 그림으론 어려운 문제를 이미 레퍼런스가 있는 솔루션 차원에서 다소 쉽게 해결한 듯 하다. 생짜로 오리지낼리티 있는 서비스들을 개척해 가고 있는 LGeshop과의 비교가 흥미롭다.

CJMall_20030819.jpg

# [쇼핑몰 + 음악 사이트의 쥬크박스] = 알라딘의 My서재

꼭 블로그라고 할 수는 없지만, 블로그의 방법론이 많이 적용되었다. 지난 번 알라딘의 김성동 팀장님이 글을 올려주셨듯이, 벅스 뮤직이나 뮤즈 캐스트에서 제공하는 쥬크박스 서비스가 원형이 된 듯 하다. 쇼핑몰에서의 커뮤니티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DB화된 컨텐츠에 개인화 그것에 다시 커넥티비티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참 재미난 서비스 하나가 완성되었다. 이 서비스는 진짜 알라딘 내공으로 인정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이 My 서재를 어떻게 사이트 바깥으로 연계(connect)하고 확장할까? 좀 앞서나간 듯도 하지만, 무버블 타입과 관련된 MTAmazon (Amazon.com products plugin for Movable Type)을 벤치마킹 해 볼만 하다.

꼭 이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아마존의 어필리에이션 프로그램이나 웹서비스 + 커뮤니티/ 블로그 = ? 은 많은 서비스 아이디어를 자극한다.

유행하는 킬러 서비스에는 분명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 킬러의 기를 받아 우리 사이트를 띄울 수 있을까? 에서 시작하는 이 발상은 결코 후지거나 나쁜게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이트의 비전과 전략을 맡고 있는 위치라면, 그런 거 안 하는 게 직무 유기지.

그래서 난 이 이상 과열의 블로그 현상을 조금 느긋하게 바라보려 한다. 그리고 기대를 가지고 기존 비즈니스와 블로그가 결합된 새로운 아이디어, 단순히 재치만 넘치는 게 아니라 돈을 벌어줄 수 있거나 비즈니스에 도움되는 유용한 서비스들의 출현을 기다린다. 예전처럼 말도 안 되는 것에 무조건 눈이 돌아가고, 돈을 쏟아 붓지는 않을 만큼 시장은 아픈만큼 성숙했다고 믿으니까. (그리고 지금 아직 뜬지 얼마 안 돼서 그렇지, 일단 시간만 좀 지나면 미국보다 훨씬 더 나은 블로그 응용 서비스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등장할 것이다. 그럼 그럼 우리나라가 어떤 나란데..세계 최강 IT 강국인데. 웹에서 다른 나라들 많이 돌아다녀 봐도 우리나라 것만큼 완성도 높은 사이트들 찾기 힘들다.)

다만 무엇이 우리 서비스와 맞고 틀리는지를 잘 구분해 내어, 때로는 약간의 변형이나 응용까지도 시도해 가면서 내 비즈니스와 궁합이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내는 것이 전략적 센스라 불리는 멋진 것이 될 것이다.
(나도 틈나는 대로 짱구를 굴려보련다. 낑낑..)

3 comments on “[내 비즈니스 + 알파]의 서비스 모델링”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