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나려고 했는데, 미리 떠난 선배가 있어서 차려놓은 밥상에 밥숟가락 얹듯 합류했다.
홍천이래서, 고속버스 1시간 거리로 당일치기 여행으로 예상했는데
동서울에서 최종 확인한 시외버스 3시간 거리의 상남.
최종 목적지는 거기에서도 40여분 차를 타고 더 들어가는 홍천 내면 살둔산장이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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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이 깊은 산중…불빛만이 깜박이고.
밥 먹으러 차 타고 산 넘어 30여분을 달린다.
송어회와 능이불백, 그리고 맑고 단 강원도 山 소주 몇 병으로 떼운 저녁.
산장에는 아무도 없고, 우리 일행 뿐.
나무로 불을 떼우느라, 선배들은 시간마다 마음 졸이며 왔다리 갔다리~
배상면주가 공장에서 사온 오매라퍽을 깼는데,
꼬냑도 아닌 것이 전통주도 아닌 것이 애매하게 달달한 것이 맛났다.
취하다 먹다 깨다 이야기하다.
새벽 4시에 비몽사몽 돼지고기 김치구이에 햇반을 데워 먹으며
우리가 겪은 일들과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앞뒤없는 썰을 풀어내는 하루밤.
하기싫은 말, 하고 싶은 말…문득문득 북받쳐 오르는 감정들.
이겼다면 안 해도 됐을 고민과 모색들이 밤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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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시 팅팅 일어나 창호지 문 열어보니
밖은 온통 눈밭이다.
달디 단 오지의 찬 공기가 폐안으로 밀려들어오고…
밤새 뗀 나무덕에 바닥은 등짝은 설설 끓어
보양 황토방 숯가마 분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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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 사이로 아침 햇살…나무 군불 태우는 연기
밤새 창틈 사이로 나무 태우는 냄새가 기분 좋았다. 맡고 있으면 몸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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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 눈 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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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엔 고드름…갑자기 추워진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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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둔산장. 30년된 통나무 황토집. 사찰, 일본식 건축, 전통 귀틀집의 형태가 혼합된 건축물로
한국의 100대 살고싶은 집에 선정되기도 했다나. < 시인의 오지 기행> 첫 장에 소개되기도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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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윤두선(전 대학산악인연맹 회장)씨가 백담사에서 기거하다 우연히 살둔마을을 들른 후
살둔에서 살고 싶어 직접 지었다고 한다.
근처에는 유일하게 북쪽으로 흐른다는 내린천이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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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둔 동네에는 사람들. 아침부터 장작 패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쫙쫙 장작 가르는 소리가 고요한 산골 마을의 차가운 공기를 가른다.
나무패는 남자라니…쫌 멋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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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강아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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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와 칼. 나무패는 기구들. 크게 나무를 잘라 하루에 한 두 번만 불을 넣어주면 끄떡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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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로 한겹 둘러놓은 살둔 마을의 겨울나기. 이 황량한 곳에서 어떻게 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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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뒤로하고, 아침 먹으러 출발. 그런데 식당 대신 구룡령 정상으로. 해발 101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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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00m 에서 바라보는 겹겹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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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누구의 오름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산세…
겨울산이란 게 이런 거였구나. 참 오랜만에 본다.
근데 망원으로 풍경찍으려니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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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에 매달린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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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가는 길. 유진이는 차를 멈추고 열심히 진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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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다 보니 배고픔에 가까운 산장에서 모두부와 더덕정식, 산채정식, 굴비 정식 섞어먹고.
동동주도 한 잔~ 몰려오는 졸음을 이기며 찾아간 곳은 양양의 < 휴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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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바다가 보였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자세로 바다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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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즐겁게 포즈를 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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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추억이 될 닭살V를 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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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깊은 생각에 추운 줄도 모르고, 꼼짝도 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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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파도는 몰아친다. 무섭게 달려와 파도를 내리치고 잔결로 해변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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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진득한 우유 크림같다.
커피 위를 덮은 생크림처럼 바다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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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거센 파도치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기가 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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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말이 터진다. 새하얀 포말이 산산히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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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아…이건 주진우의 말인데.
주진우 어디로 갔으려나. 정말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이제는 파도를 타는 대신, 파도를 맞는 대신, 파도를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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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로운 해변에 닿을 때까지 열심히 배를 저어 새로운 세상으로 가야 한다.
저쪽 해변…조용하고 아무도 모르는 그런 해변에 닿을 때까지.
부디 거기서 편안하길 바란다. 조용히…뭘 하려고 하는 대신 편히 쉴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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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될 수 있게 해 주세요. 기도할께요.
휴휴암에서는 나는 기도 비슷한 것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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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겨울 바다와 맞서고 난 후,,, 따뜻한 커피 한 잔.
카페 <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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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셨던 원조고독지기는 돌아가시고,
사모님이 카페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계신다.
살아계실 때는 오디오에 관심이 많으셔서, 직접 오디오를 제작하여 틀어놓곤 하셨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마음으로 카페를 만드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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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 오밀조밀 예쁘게 꾸며져있고, 홀리데이 같은 옛날 팝송이 연이어 흘러나온다.
시간을 거슬러 저 먼 70년대, 80년대로 돌아간 느낌. 응답하라, 그 시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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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 예쁜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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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용을 잃은 겨울 선풍기도 제법 무시당하지 않고 제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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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이 직접 내려주신 커피…내내 추위에 달달 떨었는데
뜨근한 커피 한 잔이 목으로 스스륵 넘어갔다. 꾸벅꾸벅 졸음이 왔지만…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선배들 사진이라 못 올리는 게 좀 아쉬운데 그래도 한 두개만 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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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의 대결 ! 한진사 장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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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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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보니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어가려 하고 있었다.
난 어쩐지 다 보내버린 기분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