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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 치터스 : 쓰레기통에 담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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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누구든 한 번쯤은 이 지옥에 다다르게 된다. 사람에 대해서든 그 무엇에 대해서든.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고독한 인간들이 부딪친 이 극적인 좌절의 모먼트를 현장고발 치터스는 화면에 잡는다. 치터스와 치티스…그 강력한 관계의 다이내믹.

글렌은 은퇴한 복서다. 5년 전 그의 인생에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클럽에서 스트립 댄서인 스물 한 살의 테사를 만났다고 한다. 그는 반복한다. “I wanted to be whole…I wanted to be whole” 마음에 와 닿는 말이다.

나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해 줄 누군가를 원했어요. 그런데 도나가 나타났어요. 그리고 그녀는 거기 있었어요. 항상 거기 있었습니다. 정말 사랑했어요.
She was there…She was always there for me…

정말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온 것 같다.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요즘 그녀가 달라졌단다.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지옥을 털어놓는 이 남자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숨겨지지 않는 진심의 묻어난다. 이 남자의 눈은 애써 감춘 불안으로 흔들리고 있다.

대화를 시도해 보신 적은 있습니까?
얘기 꺼내나 마나 똑같아요.
그런 일 없으니까 안심하라는 얘기죠.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하게 있을 수는 없잖아요.

공식 의뢰를 받은 치터스 추적팀은 주도면밀하게 테사를 추적한다. 그리고 스트립바에서 만난 손님과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 마약을 구입하는 장면들을 몰래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그 손님과 함께 하는 결정적인 현장에 글렌을 데리고 간다. 그에게 그간 찍었던 테이프를 보여주고 현장으로 데리고 가는데, 이 전직 복서였다는 덩치 큰 남자가 차 안에서 어린애처럼 엉엉 운다.

cheaters4.jpg마침내 confrontation… 극적인 순간. 이 남자는 고통으로 울부짖는다. 그녀와 바람난 손님은 횅하니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고, 남자 앞에 서서 매일 당신에게만 손을 벌릴 수 없어 했던 거라고 해명하는 여자의 손은 두려움으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그녀에게도 그는 구원이었을 것이다.

5년동안 자기만 사랑했고, 결혼까지 생각했어. 나는 너를 사랑했어. 그런데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 거지?

창피한 줄도 모르고 사람들 앞에서 울부짖는 이 남자의 결론이 기막히다.

내가 이제부터 뭘 할 지 알아? 너를 데리고 가서 도와줄거야. 내가 온 힘을 다해서 도와줄께. 하지만 자기가 이겨내고, 혼자서도 문제가 없게 되면 그땐 우리 일을 결정할 거야. 자기와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려하겠어

우아아…이런 게 남자의 사랑이군아. 끝내더라도 너를 회복시킨 다음에 버리겠다. 참 대단한 남자다. 이 이야기의 후일담은 결국 그녀가 스트립댄서를 그만두고 간호사가 된다는 것을 알린다. 토미 그랜드의 말처럼 흔치 않은 사랑인 듯.

글렌과 테사의 사례는 정말 고결한 끝맺음이다. 나로 하여금 Q채널 주목하게 한 ‘현장고발 치터스’ 늦게 야근하고 돌아와 TV 채널 서핑할 때마다 걸려드는데, 처음엔 아으 싸구려~~ 외면하다 한 두번 글렌-테사 못지않은 흥미로운 케이스들을 접하면서 빠져들게 됐다.

처제와 바람난 남편은 비디오를 보여줘도 아무 일 없었다고 딱 잡아 떼고, 대책없이 그냥 도망가는 넘도 있고, 바람핀 건 니가 먼저라고 오히려 당당하게 상대방을 비난하는 아내부터 …정말 온갖 사연과 태도들이 인간의 다양성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사회자인 토미 그랜드. 언제나 검은 옷에 약간 수염을 기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스타일을 흉내낸 듯한 그는 카메라를 치우라는 불륜의 당사자들에게 정의의 심판관이라도 된 듯 온갖 그럴듯한 모랄을 늘어놓는다. 보세요…그녀는 항상 충실한 아내였습니다. 당신에게 식사를 차려주고, 당신을 보살폈어요. 그런데 당신은 지금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언제나 대화를 나누라고 한다. 그 수많은 치터스 스태프들과 조명과 카메라 앞에서…

걸려든 불륜의 죄인들은 모두 지금 무슨 대화냐며 카메라부터 치우라는 반응들이지만, 응징자 토미 그랜드의 확고부동한 자세에는 변함이 없다. 오마이갓…그리고 치터스들의 죄성을 배가시키는 뻔한 트릭들. 처음 의뢰자의 인터뷰에서는 치터스들이 치팅을 하면서도 여전히 얼마나 그럴 듯한 거짓말을 늘어놓는지에 대한 확인사살부터 시작한다.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죠?” 이런 것들이 나중에 치터스들을 추궁할 기초 자료가 된다.

코헨오빠들의 ‘참을 수 없는 사랑’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불륜고발 프로그램은 아마 이 프로에서 힌트를 얻었던 것 같다. 매회마다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이 부부와 파트너간의 신뢰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성스러운 기획의도를 밝히는 이 TV프로그램은 한마디로 최악의 쓰레기다. 그러나 미디어의 놀라운 점은 이 쓰레기통에 인간의 가장 절절하고 호소력 만점인 생의 사연들이 담긴다는 점이다.

쓰레기통은 쓰레기통인데, 그 악취에도 불구하고 혼자 남겨진 지옥을 견디지 못한 연약한 인간들은 여기를 찾아와 자신의 생의 진정성을 담는다. 이렇게 전파를 탄 쓰레기통은 돈을 쓸어담는 보물상자가 되고. 유진이는 또 밤 늦게 들어와 빨간 눈으로 거기에 진정성이 담겨있다는 둥 하 되도않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눈이 빠져라 들여다보고 있고.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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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하단에는 이혼, 결혼, 배우자의 부정등을 위한 변호사 상담 텍스트 광고가 흐른다.

사회생활 8년차. 난 수많은 치터스들을 목격했다. 어린 시절의 충격이 지금은 무덤덤하게 다가올 만큼, 치팅이란 보편적 일상이다. 그래봤자 남의 이야기니까, 물이나 공기같은 일상의 보편재과 맞설 에너지가 없어 그들의 치팅 스토리로 농담을 따먹기도 하고, 상담을 해 주기도 하고, 그렇거니 하며 웃음으로 넘기기도 한다. 안 그러면 또 어쩔테냐?…

그렇다고 치팅에 대한 내 자세가 세련되어 진걸까? 남이 아닌 내 얘기로 치환해서 곰곰 생각해 보면 과연 이런 시대에 commitment란 무엇일까, 혼란스럽다. 정말 결혼 못 할 것 같다. 종교에나 귀의해야할까봐…ㅎㅎ

3 comments on “현장고발 치터스 : 쓰레기통에 담긴 진심”

  1. 치팅에 있어서 세련된 자세를 보이는 것은… 굉장히 어색하군요.
    내 인생을 건 상대라면 그런 모습을 절대 보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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