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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브리티시 오픈 후기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디오픈의 아쉬움이 싹 날라갈 만큼 자연과의 도전, 코스와의 대결이었던
LPGA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선수들의 절정의 샷감각 보다는 거대한 자연앞에서 나약해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색달랐다! 혼자서 피식피식.

‘쟤들도 인간맞구만~ㅋㅋ’

그 정점은 비바람 몰아치던 2R. 그들의 플레이는 참으로 인간적이었다.
우리가 흔히 라운딩하다가 접하는 상황들 속에 신의 경지에 오른 그들이 있더라.

베키 브리워튼은 산에서 산으로 보내기 신공을 펼쳤고,
폴라 크리머는 산에서 치다가 삑사리 내고 간신히 페어웨이로 들어와 어이없는 우드 탑볼, 일명 띠리릭 샷을 쳤다.
압권은 한 홀에서 10자를 그린 카트리나 매튜. 파4 13번 홀에서 러프라고 하기도 뭐한 갈대밭에 들어가 헛스윙 2번에 2타를 까먹고.
100돌이 들이야 너도 나도 “연습 스윙 한 거지?” 하고 넘어갈 일이
그들에게는 타수 하나로 기록되어 무려 한 홀에서 6오버.
작년 브리티시 오픈의 신들린 샷들은 대체 어디로…디펜딩 챔피언이 81타를 치고 컷오프.

이번 컷이 5오버였으니 그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다.
컷을 통과한 지애도 3R에서 파4 11번홀에서 4오버…전체 스코어가 아니라 무려 한 홀에서. 그러니까 양파를 했다는 거다.
LPGA에서, 그리고 지애에게서는 더더욱 보기 힘든 얼마나 인간적인 플레이인가.
그러니까 그런 걸로도 구경거리가 되었다.

마지막날 챙 야니의 눈물도 그랬다.
메이저만 두 번을 먹고도 퍼터를 들며 씩 하고 웃고 말던 챙 야니군이 캐디품에 안겨 한참이나 훌쩍 훌쩍. 흑흑흑…

18홀 내내 드라이버 에이밍도 자신이 없어 몇 번씩 다시 셋업을 하고, 숏퍼트도 자신이 없어 주저했다.
입스가 온 듯한…뭔가 완전히 빠져나간 듯한 플레이.
다행히 넘어준 선수가 없어 우승컵을 들긴 했지만, 그 네 시간 매 홀이 얼마나 길고 힘들었을까?

그들도 인간이었다. 탑볼도 치고, B2B(bunker to bunker)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고, 훌쩍이기도 하는.
신의 경지에 오른 그들이 그럴지인데, 인간류에서도 저~ 하층인 나야 대체 어떠랴.

하지만, 때론 너무 억울하다. 챙 야니군이 울 때, 나도 울었고…그 기막힌 스토리는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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