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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ew Pin-up Guy : His name iz Joosuc

joosuc.jpg

오늘부터 내 방에 들어올 때 나의 멘트는

“하이, 주석!”

난 사람은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꼭 이루어지게 된다고 믿고 있고
실제로 이 믿음을 확인시켜 준, 눈물과 웃음이 관련된 여러 사건들을 체험했다.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겨우 짬을 내 블로그를 끄적이는 일요일 밤이 간증의 시간은 아니지만
오늘 밤엔 문득 그 중 하나가 떠오른다.

My ex-ex-ex 회사에 다닐 때, 실은 프리랜서였으니 내 회사라고 부르기도 뭣하지만.
그러고 보니, 내가 요새 출퇴근 하는 바로 이 건물이군.
돌고도는 물레방아 인생도 아닌 것이 거 참.

할튼 그 삼실의 내가 속한 곳과 전혀 다른 부서 쪽에 포스터가 한 장 붙어 있었다.
보는 순간, 한 눈에 반했다.

저건 내꺼야.
일단 좋아하면 푹 빠져서 너무너무 좋아해 버리는 이 기질.

몰래 가서 훔쳐올까, 교보에 가서 찾아볼까…
당시 유진이는 인터넷의 인자만 겨우 접해본 상태로, 인터넷으로 포스터를 구매한다든지 하는 건 상상조차 못했었다.
포스터를 산다고 하면 겨우 교보문고 지하의 문방사운지 하는 데를 뒤져볼 수 밖에 없었던 실정.

그렇게 몇 달 동안 침만 흘리며
일이 힘 들 때마다 그 쪽 파티션으로 가 멀리서나마 그 포스터를 바라보며

안녕, 얘들아.
니들도 힘이 들어서 그러지?

나만의 대화를 하곤했다. (나도 참 성격 특이하다)

심각한 결심도 아닌 너무도 자연스런 사실로 저 포스터가 언젠간 내 방에 걸릴거라 믿으며.

근데근데근데!!

어느 토요일 늦은 오후.
일을 마치고, 어둑하고 텅 빈 삼실을 나와 혼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운명처럼, 나도 하고 있는 줄 몰랐던 기도가 이루어진 것처럼

그 포스터가 엘레베이터 벽에 붙어 있는 것이었다.
마치 나보고 얼른 떼어가란 듯이.

왜 그 포스터가 그 시간, 거기 붙어 있었는지,
그 회사의 특성상 예측을 굳이 하자면 못하겠는 것도 아니겠지만

그 순간, 난 모든 분석과 논리를 뛰어넘는 신의 오묘한 간섭을 감지해버리고 만 것이다.
바라는 건 뭐든 이루어 지게 만드는 마음의 힘.

당연히 난 그 포스터를 조심스레 떼어와 방에 붙였고
그 후로 그 녀석은 몇 년간 거기에 붙어 있었다.

술 먹고 온 밤이면, 난 그 쓸쓸한 애들과 한없는 얘기를 나누었다.
그 애들은 아무도 모르는 내 죄의 목격자.
내가 끊임없이 지껄여대는 어둡고 웃긴 나라의 에피소드들을 무심히 들어주었다.

얼마 전 대대적인 심경의 정리를 하며 그 놈을 떼어낼 때까지.

boymeetsgirl_poster.jpg0. 포스터 퀴

1. 별이 반짝반짝

2. 남자는 여자의 목덜미를 들여다 보고 있어요.

3. 체크무늬 남방을 코끝까지 올리고

4. 소년 소녀를 만나다 ………….. 축

boymeetsgirl.jpg
‘우린 이별을 하기 위해 왔다’
미레이유 페리에의 얼굴선이 너무 고았다.

그건, 너무나 매혹적이지만 이젠 더 이상 내 안에 보듬을 수 없는,
그래선 안돼는, 치기어리고 과장된 사춘기적 감상주의에 대한 굿바이였다.

주석을 좋아했다.
어떤 이유라고 묻는다면, 음악이 좋았다고 대답해야겠지만
더 솔직히는 뭐랄까 좀 더 미묘한 뭔가가 있을 수도 있겠다.

섹쉬함? 으헤헤…그런건 아니고. 아, 음…사실 그것도 포함해서. (횡설수설…^^)

솔직히 쏠로부대 여성지부 당원들에겐 핀업가이가 필요한 거 아닌가.
그게 누가 됐든 말인지.

주석의 멋진 사진을 찾고 싶었는데 의외로 찾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살짝 늦은 밤 신촌 거리를 걸어오는데
웁스..

벽에 붙여진 포스터 속에서 주석이 칼있수마 만빵 모드로 날 노려 보고 있는 거 아닌가.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앞 뒤와 체면을 안가리고, 얼른 빽을 뒤로 제끼고 옆에 있던 언니에게 짐을 맡긴 후
신촌 한 복판에서 포스터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내는 그야말로 빠순스런 행동을 실행에 옮기고 만 것이다.

집에 오는 내내 뿌듯, 뿌듯.
(이 부분에서 죄없는 자들은 나에게 돌을 던지시오)

집에 왔더니 이상하게도 스피커 위에 올려두었던 씨네 21의 421호가 도로록 떨어진다.
남진군이 표지 모델이었던.

그렇게 기막힌 타이밍으로 남진군은 서랍 속으로 이사를 하고
이제 내 방 벽엔 주석군이 떡~ 버티고 섰다.

솔직히 주석의 멋짐에 대해 충분히 표현한 사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훨씬 더 멋있게 찍을 수도 있었으련만
세련된 연출이 없어도 그냥 이쁜 그게 또 젊음의 마력이려니.

오늘 빠에서 올 크리스마스 시즌의 첫 캐롤을 들었다.
조금 발랄한 버전의 ‘White Christmas’

첫 눈이 온 것처럼, 그 달콤함에 심장이 녹아내릴 듯 했다.
주인이 바람이 났는지, 세 곡이나 연속으로 캐롤만 튼다. 우우우….

첫 캐롤을 들은 날, 주석의 포스터를 내 방에 붙인다.

그렇게 주석군
올 크리스마스까지만 여기에 있어줘.

새 남자를 들였으니
방에 들어올 때마다, 옷 매무새 신경 쓰일 것 같다. ^^

ps
쓸 게 너무 많은데 하나도 안 써진다.
바쁘고 정신없고 친구 하나가 비상사태라 대책 본부도 꾸려야 했고…

다음 주의 헤비한 스케줄
살떨린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내리란 걸 알고 있다.
난 그런 사람.
;-)

6 comments on “My New Pin-up Guy : His name iz Joosuc”

  1. 어제 내 친구 시타가 ‘주석’ 無限大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나왔더라. 주석 음반 프로모션 티셔츠였지. 날짜를 보니 같은 날이네. ㅋㅋ

  2. 이봐 이봐, 기획사 사람들이 읽었음 정말 가슴을 쳤겠군. 장당 백원씩 주고, 열씨미 부쳐놨더니 떼어간단 말이지……

  3. 뛰다 포스터 떼어온 것도 아닌데 몰 그리 열을 내.

    그리구 내 홈피의 주석 프로모션 효과 100원어치는 더한다 모.

    글고 너 나랑 얘기 좀 해야돼…..일종의 상담.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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