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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비극, 마음이라는 호러 – <걸어도 걸어도> <킬링 디어>

## 걸어도 걸어도

잔잔한 일본 가족 영화라는 둥…
가족끼리 보면 좋을 영화라는 둥….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영화 포스터…

완전히 속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의 섬뜩함에 속이 미식거렸다. 같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무도 모른다> 대런 애로노브스키 <레퀴엠>을 봤을 때와 비슷한 신체 반응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닿지 않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거리.
아무리 애써도 이해될 수 없는 나
죽음이라는 형태로 최종 봉인되는 인간의 심연

지금 내 속에 존재하는
내가 지니고 있으며
아직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마음에 닥칠 운명이란…그런 것이다…

이 잔인한 선언이 어린 날 여름 방학 풍경처럼 아름답게 그려졌다. 따뜻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 표정 그대로 등에 칼을 꼽는다. 칼을 맞고 나서야 드디어 정신이 차려 진다. 그래 이렇게 될거야. 다른 길은 없어,,,

## 킬링디어

넷플릭스로 보다가 몇 번을 멈췄다. 역시 사전 정보없이 봤고 흥미진진한 범죄 추리극이라고 예상했는데, 결과는 내 인생 최대의 기분 나쁜 영화.

극광각의 프레임 속에 생체실험실의 생쥐처럼 놓여진 존재들, 괴상한 시점숏들, 기분이란걸 긁어내리는 듯한 엇박자의 사운드들ㅣㅣㅣ ㅠㅠㅠ

세상의 모든 시청각적 기분나쁨을 쪽집게처럼 뽑아내서 똘똘 뭉쳐놓은 영화,,,하지만 제일 기분 나쁜 건 그 실험 상황들!!! 그 중에서도 진실로 기분이가 나쁜 장면은,,,자식이란 존재를 두고, (자기 살려달라고) 실실대며 남편 유혹하는 니콜 키드먼.

인간 관계의 정점으로 꼽히는 엄마와 자식. 엄마로서 지니는 본능적 모성. 모성의 부정, 모성의 재해석, 모성의 한계 등등을 다룬 영화는 많다.

하지만, 생존 본능이 모성의 절대성을 가볍게 짓밟아 버리는 순간의 목격은 진실로 구역질났다. 마지막 랜덤 초이스까지도….ㅠㅠㅠ 인간의 가치를 산산히 부숴버린다. 절대 왕권의 붕괴를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그렇게나 어떤 상황이 되면 인간에게 남는 건 살려는 발버둥뿐이다. 그러니까 뭔가 가치를 지닌 척 계속 해 봤자 그건 껍데기일 뿐이야. 그 껍데기는 이렇게나 한심한거야.

왜 이렇게까지 부정해야 하는걸가. 무엇을 위하여,,,감독에게 따지고 싶었다. 이래서 얻는 게 뭐냐고. 우리 다 그냥 정글에서 동물로 살까??? 응????

요르고스 란티모스!!!
이제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보는 영화가 많은데 절대 잊혀지지 않을 존재감으로 각인된 이 감독. 너무 황당해서 인터뷰 찾아봤는데 역시나 너무나 평범하고 온화하게 조근조근,,, 괴상한 똘아이 아니었음 ㅠㅠ 아 놔

그런데 왜 이 감독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고 있는 걸까. 역겨움의 밑바닥에 변태적 쾌감은 무엇일까? 정글 속 동물로 사는 것이 사실 이 삶의 본질이라는 것을 일깨워줬기 때문일까. 지구상 인간들이 정성과 지성을 다 합쳐서 영차영차 덮고 있는, 절대 봉인의 뚜껑 속 진실을 한 감독이 영화란 힘으로 까발려줘서?

난 물론 다시 덮고 살아가겠지만은, 그 껍질을 열고 봤던 순간들을 잊지못할 것 같다. 그리고 다시 그의 다른 영화들을 통해 잠시나마 그 속을 다시 열어 보고 싶은 것이다. 문명이니 사회니 하는 것들 밑바닥의 인간의 본성을….

아뭏튼 두 개의 굉장한 영화로 혼이 났다. 간만에 이렇게 주절거릴 만큼,,,혼나느라 힘들었으니 이제 바차타를 들어야겠다….내 꿀. 내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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