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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그 치열한 삶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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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는 1961년 제 12회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서 < 길에 끌리는 바이올린>을 퍼포먼스중인 故백남준의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긴 줄에 바이올린을 매달고 시멘트 바닥을 천천히 걷고 있는 백남준 씨의 모습. 그가 생전에 피아노나 넥타이에 대해 했던 말을 패러디해 본다면, “바이올린이란 연주 뿐만 아니라 줄에 매달아 길바닥에 끌고 다닐 수도 있다.”

현재 미술을 뒤흔든 천재적 실험 작가로 평가 받는 그는 이렇게 평생을 사람들의 고정 관념 속에 갇히 악기와 TV와 그 많은 사물들을 해방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미적 관념의 해방을 통해 인간의 근원과 자유를 표현했죠. 이 책은 제목처럼 그 과정에서의 그 치열한 삶의 예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빼놓을 수 없는 그 특유의 장난스러움과 유희 정신을 포함해서 말이죠.

타계 소식과 함께 아티스트 백남준에게 각종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사와 추모 방송 물론, 각종 추모전과 행사들이 기획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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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이 책에 주목하게 되는 특별한 이유는 이 책이 오랜 기간 동안 백남준과 교류를 나누었던 저자가 1년 이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기사를 모태로 만들어졌다는 점. 그러면서도 백남준이라는 브랜드를 신화화 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려내고자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글을 쓰게 된 비평가 이용우 교수는 나와 오랜 동안 사는 이야기, 예술 이야기를 나누어 온 지기다. 우리가 사람에 대하여 다 알지 못하듯이 글을 쓰면서 그도 나의 인생과 작업의 일부분을 이해하고 기술할 것이다. (본문 10p)

책 앞머리에 있는 글입니다. 백남준씨가 직접 동아일보 연재 기사의 1회에 기고했던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고작 나의 일부분을 알고 기술할 거라니. 앞으로 계속 연재 글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기분나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책에서 펼쳐지는 저자의 내공도 만만치 않습니다. 백남준이라는 거대한 후광에 매몰되지 않고, 백남준의 예술과 삶의 드러난 앞면은 물론 뒷면까지를 함께 짚어내고자 시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백남준 역시 몇 줄의 분석으로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함락될 인물은 아니었지만요. 마치 백남준과 이용우가 팽팽한 기싸움이라도 벌이는 듯 하다고 할까요? 나중에 저자가 소호의 작업실에 찾아갔을 때 “이용우가 쓴 글 속에 내가 모르는 내용도 있더구먼! 재미있게 잘 읽었어.” 라고 평했다니, 승패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은 가장 훌륭한 검증을 받은 셈입니다.

지난 3일 故백남준의 장례식에서는 백남준을 위한 작은 퍼포먼스가 벌어졌습니다. 방문한 조문객들의 서로의 넥타이를 가위로 잘라 관 안에 넣은 것이죠. 수북히 쌓인 지인들의 넥타이 조각들 사이에서 백남준은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동안 극단적인 파격과 혁신을 추구했던 그는 이 정도의 평범한 아이디어에 만족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가 사랑하는 친구들을 이 세상에서 떠나보내며 벌였던, 그 과격한 퍼포먼스에 비하면 말이죠.

▣ 백남준의 친구들

  • 조셉 보이스 : 백남준의 예술적 쌍동이라고 일컫어지는 현대 미술의 개척자. 플럭서스의 창시자. 그가 사망하자 백남준은 갓과 보이스의 펠트 모자를 태우며 넋을 기리는 < 보이스 추모굿 (1990)을 벌였다.
  • 존 케이지 : 미국의 전위 음악가. 백남준이 꼽은 인생의 스승으로 플럭서스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함. 연주자로 4분 33초 동안 피아노 앞에 가만히 앉아 있다 퇴장하는 ‘4분 33초’로 유명
  • 샬로트 무어만 : 백남준의 예술적 분신. < 섹스 트로니크> 등 수많은 퍼포먼스를 같이 했으며, 끊임없이 예술적 영감을 주고 받았다.

지금도 그들은 하늘나라에 모여 뒤늦게 도착한 백남준의 환영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겠죠? 천사의 머리 위에 얹힌 링을 굴렁쇠로 굴린다거나, 날개로 붓글씨를 그린다거나 하면서요. 그를 잃은 여기도 각종 행사와 뉴스로 시끄럽지만, 저기 윗쪽이야말로 앞으로 한참은 시끄럽겠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저 위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하고 싶군요. 굿모닝 미스터 백남준! 그렇게 우리는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

▣ 백남준의 대표작


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습작 (1960)피아노로 쇼팽을 연주하던 백남준이 갑자기 관중석에 내려와 관람중이던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자르고 사라졌다가, 근처 술집에서 공연장으로 전화를 해 공연이 끝났음을 알렸다. 플럭서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


휴먼 첼로 (1961,1971)
샬로트 무어만이 백남준을 몸에 첼로의 현을 대고 연주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
미디어의 빅브라더화를 예견한 조지 오웰 <1984>년의 주장과는 달리 텔레비전을 통해서 세상이 지구촌으로 바뀐 모습을 생생히 전달. 1984년 1월 1일 전 세계에 생중계. 백남준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됨.

기타 대표작

▣ 백남준 관련 동영상

▣ 백남준 관련 사이트

– 백남준 공식 웹사이트
–
백남준 팬사이트(국내)
– FLUX : Nam June Paik in the 90’s

▣ 백남준 어록

한 행사장에서 죽으면 무엇이 가장 섭섭할 것 같냐는 질문에 존 케이지가 “백남준의 입담을 못 듣는 것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거침없고, 재기발랄했으며 늘 화제를 몰고 다녔던 백남준 어록.

▲”원래 예술이란 게 반이 사기입니다” -1984년 귀국 인터뷰에서

▲”넥타이는 맬 뿐만 아니라 자를 수도 있으며, 피아노는 연주 뿐만 아니라 두들겨 부술 수도 있다.” = 1962년 관객의 넥타이를 자르고, 피아노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면서

▲예술가는 좀 게을러야 해. 그래야 이것저것 궁리할 시간이 많지”-1995년 호암상 예술상 수상 직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인의 가능성과 생명력을 남대문ㆍ동대문 시장에서 찾는다. 세계 경제의 경쟁력은 유통과 자유시장 기능인데, 남대문ㆍ동대문 시장은 이 문제를 100년 전에 이미 해결해 놓았다” – 1999년 4월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소원이며 한국에 묻히고 싶다” – 2004년 10월 뉴욕 맨해튼의 백남준스튜디오에서 신작 발표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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