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욕스런 色의 향연속에서 날뛰는 the freaks.
흐르는 피에 반으로 쪼개져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린 두 개의 얼굴, 두 개의 세계.
1년 하고도 4개월………
그를 기다렸다.
Pedro Almodóvar

나쁜 교육엔 남자와 여자들이 나온다. 남자들과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가 되어버린 여자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빠시온(Pasión)이라는 악령에 사로잡힌 채, 열정이 폭주하는 고속도로 위에 자신을 투신한다. 그리고 운명은 이나시온의 목을 비트는 뚱보 신부처럼 한치의 주저도 없이 그들의 목을 비튼다. 마지막 고해성사를 할 틈 따위 주지 않은 채.
하지만 목을 비틀린 채로도,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것처럼 너덜해진 육체와 마음으로도 계속 살아 있다. 신부는 파계하고, 천상의 미는 마약에 찌들어 어떤 성형수술로도 구제할 수 없는 추악한 얼굴로 변해있고, 사랑은 스토커가 되어 돈을 뜯어 내다 뺑소니에 치어 죽으며, 죽인다.
하지만 열정은 껍데기뿐인 시체조차 달리게 만드는 것일까? 신은 믿음이 아닌 육체에 깃들어 있고, 성서는 본능의 뜨거운 피로 쓰여진다. 그들이 오르는 골고다 언덕엔 육정에 해골들이 발로 채이고, 그들이 마지막 십자가에 매달려 토해내는 한 마디 “PASIÓN”
알모도바르는 그 마지막 메시지로 화면을 가득채운다. 지나친 이미지 확대의 결과로 알파벳의 픽셀들이 다 알리아스로 깨지거나 말거나 그는 그렇게 밀어부친다. 그답다. 나는 그런 그다움이 좋다.
알모도바르는 늙어가고 있고 원숙해져 가고 있다. 나쁜 교육은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나 ‘그녀에게’와는 달리 그의 개망나니과의 원천 세계에 보다 가까이 닿아있다. 하지만 어쩐지 거기까지 가지 못하고 마무리는 힘이 없다. 여전히 나의 best는 라이브 프레쉬다. 하지만 단 일주일 천국의 맛을 보고 나머지 생을 파탄으로 망가뜨리는, 8mm 캠코더에 잡힌 그 늙수구레한 아저씨의 욕망에 젖은 눈빛은 ‘愛慾’의 근본을 보여줘서, 가슴을 찔렀다.
나쁜 교육은 내가 본 알모도바르의 10번째 영화. 그게 내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전부였다. 지금도 술 먹고 삘 받은 밤이면, 라이브 프레쉬를 튼다. 틀어만 놓고 있어도 좋다. 때론 오직 그만이 그 커다란 스크린 위에 존재가 갇힌 이 불가해한 세계를 ‘올바로’ 그려주는 것 같다.

어쨌든 많은 제안과 행사를 물리치고 꿋꿋이 영화보러 갔다옴. 그리고 그를 만났다. 알모도바르..알모도바르. 어떻게 인간이 있어서, 또 이런 영화를 만들어주고 있다.

와우~!! 진짜 알모도바르틱한 박스.
나쁜 교육의 오프닝 크레딧은 또 얼마나 환상인지.
참 크레딧에 장 뽈 고띠에란 이름이 보이더라.. ㅎㅎ
- 사랑하는 엔리께…난 해냈어.
그 비극성이란… - 자비에르 까마라(‘그녀에게’에 주인공이었던)의 게이 연기는 일품이었다. 날씬하고 몸이 좋고 얼굴이 잘나고 이 셋 중에 단 하나도 못 갖춰도 배우란 이런 것이다. 그의 생기발랄함은 영화 초반을 활기로 가득 채운다.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아모레스페로스에선 그 깊고 푸른 눈에 취해 전혀 몰랐었다. 이투마마에서야 의심이 시작되었고. 역시 그랬다…그는!! 숏다리였던 거다. ㅠ.ㅜ 이런이런……..

이 배우의 모든 것은 그 얼굴에, 특히 그 눈에 있다. 이 남자 표정, 너무 풍요롭고 강렬하다. 첫장면에서 바하라 고아한 공연씬. 그리고 엔리께랑 오디션(^^;;;) 할 때 그 쾌락에 일그러진 표정. 그래 숏다리라두 좋다…이런 표정을 보여준다면. 매혹덩어리 옴므파탈…멕시코의 뜨거운 태양.
- 알모도바르의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눈빛을 봐야한다.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이글거리며 욕망이란 연료를 불태우는…
- 토요일 저녁 시간인데 객석은 반이 넘게 비었고, 덕분에 난 입장받는 언니에게 싸바싸바….두 번 연 속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본 심상에 젖어, 밤늦은 신촌거리를 내려오는 데 빨랑이라는 햄버거집이 보여 확 깼다. 아앗 빨랑~~! 바로 여기였구나. 사진을 찍으려는데 배터리가 없다. 직업병은 무섭다. 어쨌든 신촌 아트레온, 땡큐~~! ㅎㅎㅎ
- 알모도바르의 다음 작품은 무엇이 될 거나…남자와 여자, 여자와 여자, 어머니와 딸, 어머니와 아들에 이어 남자와 남자까지. 인간에게 가능한 모든 관계의 수들을 훑어내려가고 있는 듯한 그의 머리 속은 또 무엇을 탐욕하고 있으려나. 또 다시, 나는 기다림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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