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Music

바비 맥퍼린 : 혼의 자유로움? …그걸 핑계삼은 그냥 이런 저런 잡생각들

bobby.jpg

2004.2.7(토) 예술의 전당 7:30(pm)

애초부터 희한하리만치 별 기대도 없었지만,
한국이 변두리란 걸 잘 느끼게 해 주는 2프로 부족한 공연

그래도 그는 그 누구로도 대체불가한 유니크한 존재이기에 보기를 잘 했다는 결론.

한 재능 비상한 인간이 진정진심으로 추구해 온 40년이 넘은 독특한 음악의 궤적을
채 2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집약해서 깔끔한 종합구성 패키지로 감상할 수 있었으니까.

어떤 한 분야에서 경지에 이르른 자유로움을, 언저리에서나마 슬쩍 혀를 대고 맛보았다.
제대로 올라 타서 숟갈들고 왕창왕창 파먹어도 고프겠지만…오늘은 바빠서 이만. ^^

  • 1부 마지막 바비의 솔로가 실질적 클라이맥스였고, 2부의 기대했던 구노의 아베마리아에서 너무 깨서
    둘을 바꾸었으면 어떨까,, 라는 느낌.
    양성원씨가 들고 나온 일렉트릭 첼로의 얄팍한 소리가 영 마음에 차지 않았으며
    아베마리아의 깊이는 역시 급조된 앙상블의 즉흥적인 호흡으로는 커버하기 힘든 신성의 경지였음을 확인했음.

  • 2부에선 관객들을 둘로 나누어 높은 음/낮은 음으로 나누어 코러스하게 하고
    이 음에 맞추어 바비 맥퍼린이 스캣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그렇게 맞춰지는 화음이 참 아름다웠다.

  • 이런 공연을 눈 앞에 무대가 있고, 여기저기 구식 핀 조명이 떨어지고, 퀴~한 맥주 냄새 넘쳐 흐르는 그런 작은 재즈바에서 들어볼 수는 없는걸까?
  • 나는 오리지널한 혼의 발현을 원한다.
    인간들이 뿜어내는 담배 연기에 흐물흐물 연주자들의 정기가 서려 육체 대 육체로 나를 휘감아
    그 소리만으로 온통 쩔어버리게 만드는 그런 라이브 연주.

    당신 몸 속을 돌고 있는 에너지를 순도 100프로로 뽑아내 내 눈앞에 소리로 그려내 주시오.
    감동받게 해 주시오.
    나는 그렇게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 조금의 돈을 내면서. ^^;;

  • 아…………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It’s so Cliche..
    경쾌한 진군을 위해서라면
    이런 거 말고, 그냥저냥 가볍고 신나고 시원한 퓨전 그런 것에 한 번 느긋하게 빠져봐야겠다.
    Incognito는 언제 또 오려나. 뭐 그런 류…

  • 팜플렛을 보니 그 역시 ‘키스 자렛’의 솔로 연주에서 엄청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 거야. 갑자기 방가방가 배실배실 눈웃음을 날리게 되며, 그가 너무나도 가깝게 느껴지는 거 있지? 실제로 그의 스캣 솔로에서 난 나를 미치게 하는 키스 자렛의 그 요소 (양 극단 간의 순간 이동식 비약)를 들었다. 제멋대로의 비운율 스캣을 구사하다가 갑자기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며 컨츄리 빠 분위기 연출 그러다가 다시 스캣으로. 지멋대로 왔다갔다….완죤 가지고 노시는군요. 음..좋았어요. exactly 내 취향. (하지만 이런 사람은 딱 질색이야~!!)
  • 키스자렛은 언제쯤 한국에, 아니 일본에라도 올까.
    내년 스케줄도 유럽에서 꽉이드만. 보따리 싸들고 쫓아 가리오…
    트리오가 아닌 솔로가 듣고 싶은데, 이젠 기력이 딸리는 것일까. 취향이 바뀐걸까, 틀에 박힌 걸까…나만의 추측만 무성.

    SOLO같은 걸 라이브로 듣는다면, 여한이 없을 듯 하다.

  • 혜란이네 공연이 크게 플랭카드가 걸려있드만, 아앗 정말 미안해. 오늘까지 기회는 있건만, 으으음…..
  • 모두들 ‘Don’t Worry Be Happy’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던 앵콜곡으로 ‘Black Bird’를 불러줘서 유진이 정말 감동
    얘기했던 것처럼 난 비틀즈의 모든 노래 중에서 블랙버드를 제일 좋아해. 블랙버드를 처음 듣는 순간부터 그랬고 비틀즈의 노래라면 그때보다 더 많이 듣게된 지금은 더 그렇다. (그 다음으론 Here Comes The Sun)

    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 하고 많은 노래 중에 블랙버드였을까 라고 생각해 보면, 그 사람 역시 그 노래가 이야기하는 꺾인 날개를 달고도 어렵사리 나는 법을 배워 밤의 어둠 속으로 날아가는 작은 새의 모티브에, 그리고 그 단촐하면서도 마음의 약한 층위를 파고들어 오래 여진을 남기는 멜로디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취향의 싱크에 두 번씩이나 황홀해하면서, 어쩌면 저 사람이 지은 마음의 집은 유진이에게도 아주 친숙한 곳일지 모르겠다…라고 착각해봤다. 확인 불가. 패스.

  • 세상에 좋은 건 많지만, 제일 좋은 거라고 말할 수 있어야 제일 좋은 거라고.
    난 그래.

  • Blackbird singing in the dead of night
    Take these broken wings and learn to fly
    All your life
    you were only waiting for this moment to arise

    유진이의 인생에도 그런 축복의 순간이-
    그러기 위해서는 꺾인 날개의 부실함에 집착하지 말고, 나는 법의 배움에 충실하라.
    (말은 또 일케 잘해요~…밷은 말처럼만 살아. 쫌~!! ^^;;)

4 comments on “바비 맥퍼린 : 혼의 자유로움? …그걸 핑계삼은 그냥 이런 저런 잡생각들”

  1. 공연하는 사람으로서 젤 부러웠던 건
    그의 손짓. 그의 여유있는 몸짓.
    지휘하는 손짓의 정확함(전체를 꿰뚫는 한 부분의 손짓)
    여유만만한 손짓의 힘 – 이천 오백명을 순식간에 움직이게 만드는…

    예전에 메레디쓰 몽크가 왔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대가들의 몸에는 한 점의 불필요한 긴장도 없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도, 마치, 대본에 있는 것처럼
    긴장 하나 없는 몸으로 반응한다.

    40년이라…

  2. 공연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부럽더군

    Relax…달래 그 단어를 사랑하겠어?

    하지만 역시 릴랙스와 헐렁함 사이의 미묘한 간극이 아슬아슬한 공연이었지. 그렇지 않드나? 어쨌든, 다시 생각해 봐도 돈 워리 비 해피를 안 부른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그게 바비 맥퍼린에 나에 대해 갖춰준 음악적 예의의 마지노선인 것 같은거야. 그래서 우짜든동 인정할 수 있는거고.

  3. 오늘의 행인입니다 ^^;
    작년 이맘때쯤 지인에게서 바비 맥퍼린의 DVD를 선물받고 정말 위의 말대로 그가 대체 불가능한 유니크한 작자임에 놀랐었는데..
    공연을 못가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읽으며 상상이나 해보는군요.

  4.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착각이 드는 글.
    잘 봤습니다.

    꼭 가고 싶었는데 못가서 너무 아쉬웠거든요.

    dvd라도 사서 달래야지요 ㅠ.ㅠ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