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히
첫 장면부터 너무너무 웃겼다.
테녹과 훌리오
멕시코의 아이들.
1주일의 시간 따위, 아무 것도 안 하고 보내도 문제될 일 없고
여자친구랑 섹스나 하고
여자친구가 떠나니 수영장의 점프대에 나란히 누워 마스터베이션이나 하고
잠수 시합 따위나 하며 방학을 떼우는 태초의 낙원 속 아담들.
세상은 가볍고, 현실이란 진부한 거고, 자기들만의 규칙을 만들어가며, 지들이 다 큰 남잔 줄 안다.
이 아이들에게 많은 건 ‘시간’이다.
그 시간에 포함되지 않은 건 ‘무게’다.
그래서 나이 먹고 남편의 그늘 속에서 주저주저하는 줄리아에게 서슴없이 다가가 농을 걸며
‘천국의 입’이라는 있지도 않은 해변으로의 여행을 제안할 수도 있다.
몸매가 듀금이라 눈에 띈 어리버리 아줌마를
잠깐 장난끼가 발동해 심심풀이 땅콩으로 가지고 논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가벼움.
그랬기 때문에, 영화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두 아이와 한 아줌마가 펼치는 Threesome 섹스신이 아니라
한없이 수줍기만 하던 이 아줌마의 진짜 내공이 드러나면서
이 건들건들 사내 흉내를 내는 아이들이 허걱~ 한걸음 주춤 물러나게 되고
이들의 역학관계가 180도 뒤집어지는 과정이었다.
아무리 팔팔하더라도 치기 정도론 맞장뜨기 난해한.
“너희들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봤니?”
주도권은 아줌마에게 넘어가고,
아줌마의 규칙을 만들어 이들에게 선포한다.
그래도 이 아이들은 에너지에 넘쳐서
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줄리아의 눈에는 한없이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줄리아가 정말로 매력적인 캐릭터인 이유는
그 무거움 속에서
그 무거움을 모두 떠안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한없이 가벼웠다는 점이다.
인생은 파도타기
바다에 그냥 몸을 맡기렴
가족이니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니 싸그리 빼앗겨 고아같은 존재로 버려지고
말기암이어서 살 날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남편이란 인간은 딴 여자랑 바람이나 피우는데도
그녀는 두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고
털털거리는 차 안에서 인생을 이야기하고
그런 와중에도 전화를 걸어 남편의 식사와 세탁물을 챙긴다.
그렇게 다 하고 나선
벌거벗은 채로
천국의 입에 혼자 남아
한없이 푸른 바다에 몸을 맡기고
태양을 향해 생에 대한 원망이라곤 한 톨도 섞이지 않은 해맑은 웃음을 웃는다.
그녀에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데도
오히려 점점 더 첫부분의 두 아이처럼 한없이 시간 흘리는 방만 모드가 되어갈 뿐
쫓기는 구석이 없다.
영화 첫 부분의 아이들의 모습과 줄리아의 모습이
영화 마지막에선 서로 교차되는 느낌이랄까.
이 여행 이후로 삶은 두 아이에겐 더 이상 가볍지 않아졌고
그 지점에서 그들은 다시 어른으로 커나간다.
한없는 가벼움으로 부정했던 그 무거움의 세계 속으로-
무엇과 무엇을 바꾸어가며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여기도 질량 보존의 법칙이어서
잃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때론 잃기 싫은 것을 반납해 가며 얻고 싶지 않은 것을 떠안기도 해야 하지만
거기에도 무슨 뜻이 있을거고
몇 년 더 지나고 열심히 열심히 자라나다 보면
그들도 줄리아의 ‘무거움을 딛고 선 가벼움’의 경지에 오를 수 있겠지.
나도 앞으로 며칠간은 마음 속에 줄리아를 담아봐야겠다.
가볍게 가볍게
첨벙첨벙
이렇게 태어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태양을 향해 씨익-
- 멕시코에 태어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해
이렇게 활기찬 삶을 살고 있잖아. - 셋이 같이 술 먹는 장면
바다가 멀지 않으며 나무들이 제멋대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야외 술집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데낄라 원샷~! 또 샷, 샷, 샷시큼한 레몬에 커피가루와 설탕을 으깨듯 부벼 빨아먹는 그 맛이란 이이이이이……
와인이니 칵테일이니에 빠져서리 데낄라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 이런…
잊고 있었던 옛 애인에 대한 상념이 치밀어 오르듯 데낄라에 대한 그리움
안돼겠다. 아무리 일이 넘치더라도 조만간 데낄라 먹을 수 있는 술자리를 섭외해야지. - 루이자 : 넌 클리토리스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해
테녹 : 무슨 놈의 친구가 늘 그렇게 숨어만 있죠? - 그래도 가끔은 줄리아처럼
빈 방에 혼자 남겨져 꺼억꺽 숨죽인 울음을 울어야 할 지도.때론 대책없이 까발겨지는 줄리아의 고독, 8월의 크리스마스 보다는 현실적이다.
- 아모레스 페로스에서 형수와 사랑에 빠지는 옥타비오는 한 눈에도 매력적인 멕시코 남자였다.
푹 패여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이 특히 그랬다.
그런데 훌리오는 …아, 진정 그가 그 옥타비오란 말인가. 이렇게 키가 작았나? 이리 어렸나? (와르르..-_-;;)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DNA에 남미의 뜨거운 태양과 쾌락이 새겨진 매력남이다.
알모도바르도 그를 알아봤나보다. 차기작 La Mala educación(Bad Education)에서 주인공 발탁
언제 찍어, 언제 개봉하나…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아, 나도 꼭 봐야 할 거 같다. 극장 개봉작이냐? 아님, 비됴???
글고 언제 시간나남? 내가 데낄라 사주께.
너랑 나는 보는 영화도, 만화도, 책도 참 다르구나.
새삼 생각한다.
한데, 다른 영화를, 만화를, 책을 보고서 하는 생각은,
비슷할 때가 많구나, 하고 역시 새삼스럽다.
이 자식, 내 집에 놀러 오란 말이다. 윤정, 니도….
윤정쓰 데낄라 말구 시간(time) 같은 거나 좀 임대해 다오. 월세도 좋고 전세도 좋아. 지난 주에 올려주겠다던 진아 사진도 아직…머리 속이 꽉이네.
해롱쓰!!
키리코 나나난의 정체가 대체 뭐야?????? 이 놀라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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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해서 가장 심한 걸 해 주고 싶어.
뭐든 좋으니 안타깝게 해줘-
그럼 우리들
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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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컥 (쓰러짐)
아아 나의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