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좋아하는 히감독님(치콕)은 영화란 현실에서 재미없는 부분을 잘라낸 거라고 했다. 그런데 또 누군가는 여지없이 잘려져야 마땅할 그 제일 재미없는 부분만 모아서 영화라는 걸 만든다. 그걸로 또 하나의 세계를 이루기도 하고. 재미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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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분위기와 영화 분위기가 이렇게나 틀린 수가! 계절부터가 거꾸로다. 뜨거운 태양과 짙푸른 바다가 빛나는 원색은 어디에도 없다. 인물들의 행태는 또 어찌나 과거지향적인지, 여자는 남자의 미래 운운하는 타이틀의 발랄함이 죄송합니다 잘 못 끼어들었습니다 하고 후다닥 내뺄 지경이다. 술마시고 퍼져있는 모습들은 실감이 지나쳐 불편할 정도였고. 전반적으로 맥아리가 없어도 너무 없다. 보는 사람까지 지칠 정도로.
일상의 낱낱을 보자고 현미경이나 돋보기를 댔을 때, 못보던 진실이 드러날 수도 있지만 그런 특수 배율의 렌즈에 맺히는 像 또한 계속해서 들여다 볼 때 또 하나의 현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시간 많은 유한 대학생들 같다. 그렇게 미시적인 일상을 판박이한 듯 하면서도, 그만큼 또 일상에서 멀찍이 떨어져있다. 그의 영화야말로 ‘생활의 발견’이 필요한 것 아닐까.
이 영화는 앞으로 계속될 홍감독님(상수)의 필모그라피에서 도약 직전 바닥을 쳤다는 그런 의미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홍상수 영화의 도약이란 어떤 식일까. 아마 홍상수라면 시시하진 않으리라. 다음 번엔 꼭 그 새로운 세계를 가지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흥미롭고, 기대되고, 보고싶다. 헤아릴 수 없는 시선과 취향과 말들이 가로지르는 대중 예술의 도박판에서 분명한 자기 철학, 자기 세계를 이룬 사람이 또 다시 자기 부정의 고달픈 과정을 거쳐 스스로의 패러다임을 깨고 또 다른 차원으로 비약해 가는 과정, 그리고 그 눈부신 결과.
이 영화 기대하고 보려고 했는데, 유진님 글 읽으니.. 다시 기대를 접고 봐야 겠군요 ^^;;
저 드디어 블로그 겨우겨우.. 고생해서 틀을 잡았습니다. 제 실력상.. 디자인까지 신경쓰기엔 역부족이라서^^
자주 들를께요~!